순천 ‘기적의 놀이터’ 탄생!

[물안개]

순천 ‘기적의 놀이터’ 탄생!

특별한 놀이기구 없는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어떻게 놀 수 있을까? 이달 7일 개장한 순천 기적의 놀이터 ‘엉뚱발뚱’은 돌, 물, 통나무, 흙, 모래가 아이들의 놀이거리가 되어준다. 놀이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순천 기적의 놀이터로 아이들과 함께 떠나보자. 

잃어버린 놀이를 되찾다

옛날에는 작은 동산을 오르내리며 포대자루로 미끄럼을 타고, 운동장에 막대기로 그림을 그리고 놀았다. 돌 하나로 비석치기, 땅따먹기를 하고, 막대기로 자치기를 하며 놀았다. 그런데 요즘에는 아파트 단지 놀이터마다 형형색색의 미끄럼틀과 시소, 그네가 들어서 있지만 놀이터의 주인인 아이들은 도통 보기 힘들다. 지금의 아이들은 집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TV 보기를 더 좋아하는 터다. 이런 때 순천에 ‘기적의 놀이터’가 생긴다고 하니, 더없이 반갑다. 아이들이 이곳에서 정형화되지 않은 놀이, 잃어버렸던 놀이를 스스로 탐색하며 마음껏 즐길 수 있기를!   

순천시 연향2지구 호반3공원, 약 2년간의 준비 끝에 기적의 놀이터 1호가 탄생했다. 60명의 시민과 함께 순천에 사는 초등학생이 놀이터 디자인 아이디어를 냈고, 이들의 생각을 설계에 반영했다. 어린이 감리단도 운영해 아이들이 직접 타고 만져보는 등의 테스트를 했다. 그래서 이곳은 아이들의, 아이들의 의한,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다. 순천시는 2020년까지 기적의 놀이터 10개를 만들 계획이며, 공원 놀이터 활동가를 양성해 아이들이 즐겁게 놀이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이란다.

스스로 몸을 지키며, 놀이를 찾아가는 놀이터

기적의 놀이터는 아이들이 온 몸을 사용하며 놀 수 있는 자연 친화적인 놀이거리로 가득하다. 잔디 미끄럼틀, 원통 스릴 슬라이더를 비롯해 흔들다리, 동굴은 활동적인 아이들의 호기심과 모험심을 자극하기에 좋다. 특히 20m의 미끄럼틀과 슬라이더를 타기 위해서는 상당한 경사가 있는 산언덕을 오르내려야 해서 아이들의 활동량을 늘려주는 데 더욱 유용하다. 원통 스릴 슬라이더는 머리와 꼬리는 밖으로 나오고 몸통은 흙에 파묻혀있어, 이전과는 다른 미끄럼틀의 경험을 선사한다.

기적의 놀이터 중심에는 드넓게 펼쳐진 모래사장이 있고, 한 켠에는 아이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붉은 황토 놀이터가 있다. 흙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두 놀이터를 오가며 놀 수 있다. 

팽나무 고목과 너럭 바위는 자연을 오롯이 느끼며 쉬기도 하고, 놀 수도 있는 자연놀이물이다. 특히 팽나무 고목은 이리저리 옮기며 놀 수도 있다. 또 모래사장 둘레에는 U자 모양의 수로 연못이 놓여있다. 물은 양쪽 언덕에서 아이들이 직접 펌프질을 하면 나오도록 만들었다. 

기적의 놀이터는 바닥이 흙, 모래, 잔디로 되어 있어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다. 화장실도 가까이 있으며, 아이들이 직접 그린 벽화가 있는 의자에서 엄마들이 쉴 수 있다. 또 고양이 모양의 음수대가 설치되어 있어 물을 마시고, 손발을 씻기 편하도록 되어있다. 

‘기적의 놀이터’ 편해문 총괄 디자이너 미니 인터뷰

Q. 기적의 놀이터를 기획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한국에는 공공놀이터가 6만개 정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매우 비슷하고 획일적입니다. 한국은 지금 창의를 부르짖고 있습니다. 창의를 부르짖는 나라의 아이들이 10년을 보내는 놀이터를 이렇게 만들어놓고 창의를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거짓말이고 수사라는 것이 드러납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어딜 가도 똑같은 놀이터를 혁신해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곳으로 6만개 놀이터가 다 바뀔 수 있도록 하는 그 첫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번 놀이터 모토가 ‘스스로 몸을 돌보며 마음껏 뛰어놀자’인데, 이 놀이터를 통해 아이들이 어떻게 놀아야한다고 생각하나요?

기존 놀이터나 놀이기구를 보면 매우 지시적입니다. ‘저기로 올라가서 저걸 타고 내려 오라는구나’라는 것을 한눈에 보여주고 아이들은 그것을 대체적으로 따릅니다. 이런 놀이터는 아이들 사고를 굳게 하고 상황에 따른 변화 가능성을 매우 낮춥니다. 기적의 놀이터는 보시는 것처럼 어디로 올라가고 어디로 내려와야 할지를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열린 개방형 놀이터라고 볼 수 있지요. 또 하나 다른 점은 자기 몸은 자기가 돌보는 것을 배울 수 있는 놀이터라는 점입니다. 놀이터는 도전을 하는 곳입니다. 

 

Q. 이달 26일 순천시에서 어린이 놀이터 국제 심포지움이 열린다고 들었습니다. 앞으로 어린이 놀이터가 어떤 방향으로 지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놀이터는 다양성이 생명입니다. 아이들은 놀이터에 와서 첫 번째 공공건축에 대해 입문을 합니다. 그래서 놀이터가 중요합니다. 이 놀이터는 이렇게 만들었는데 저 놀이터에 가보니 저렇게 만들었구나. 이런 다양성을 학습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이해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어린이 놀이터 국제 심포지움 ‘놀이터의 미래에서 아이들의 미래를 보다’

지난 2년간 어린이와 주민과 행정이 함께 손잡고 머리 맞대 만든 1호 ‘기적의놀이터’가 5월 7일 순천시 연향2지구 호반3공원에 첫 문을 열었다. 순천시는 5년 동안 기적의놀이터를 10호까지 만들어 기적의도서관과 함께 아이들과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친절한 도시로 한 걸음 더 발돋움할 계획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5월 26일 도전과 모험과 상상이 깃든 놀이터의 패러다임 변화를 위한 첫걸음으로 독일, 미국, 일본, 한국의 놀이터 전문가들을 초청해 국제 어린이 놀이터 심포지엄을 마련했다.

일시: 2016. 5. 26 13:00~18:00

장소: 순천만국제습지센터 컨퍼런스홀

문의: 061-749-6331

박승혜 명예기자(mercyu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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