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갈주생중달(死諸葛走生仲達) 죽은제갈공명이 산 사마중달을 쫓다.
사제갈주생중달(死諸葛走生仲達)
할 달
死;죽을 사 諸;여러 제 葛;칡 갈 走;달릴 주 生;낳을 생 仲;버금 중 達;통달
<죽은 제갈공명이 산 사마중달(司馬仲達)을 쫓다.> 전략의 천재 제갈공명이 죽은 후에도 생전의 위세로 살아있는 사마중달의 군사를 쫓은 데서 유래했다. 출전은《삼국지》「축지」, 《십팔사략》.
촉의 제갈공명은 위나라의 대장군 사마중달과의 전투에서 승패를 빨리 결정하려고 했다. 하지만 사마중달은 공명의 신출귀몰하는 전략이 두려웠고, 한편 촉나라 군사의 보급로가 먼 것을 간파했기 때문에 지구전으로 대치했다. 그래서 제갈공명은 사마중달에게 여인의 목걸이와 옷 등을 보내 남자답게 싸우지 못하는 그를 야유했지만, 중달은 전혀 개의치 않고 제갈공명의 동정만 살폈다. 적진을 살피고 돌아온 사자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제갈공명께서는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하십니다. 상벌을 몸소 처리하시고, 식사는 조금밖에 드시지 않습니다.」
이 말을 들은 사마중달이 말했다.
「그렇게 심하게 일하다니 오래 살지는 못하겠군. 머잖아 결전의 때가 올 걸세.」
가을이 되자, 공명은 깊은 병에 걸렸다. 죽음이 임박한 걸 안 공명은 자기가 수레에 앉아 지휘하는 모습을 꾸며놓은 뒤, 철수를 명령했다. 얼마 뒤 큰 별이 빨간 꼬리를 끌면서 제갈공명의 진중에 떨어졌는데, 얼마 있다 공명은 죽었다.
공명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중달은 총공격을 개시해 촉나라 군사를 뒤쫓았다. 한참을 뒤쫓고 있는데, 갑자기 우렁찬 북소리와 촉의 깃발이 보이면서 공명이 탄 수레가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중달은 공명의 계략에 걸린 줄 지레 겁을 먹고 도망쳤다.
나중에 사람들은 이 사건을 듣고 웃으면서 말했다.
「죽은 제갈공명이 살아있는 사마중달을 내쫓았다(死諸葛走生仲達)」.
이 말을 들은 사마중달도 웃으면서 말했다.
「산 자의 책략은 알아도 죽은 자의 책략은 알 수 없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