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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 강
1, 시와 산문의 다른 점
■ '좋은 시의 조건 10가지'/ 박남희
1. 함축성이 있고 입체적인 시를 써라
시와 산문이 다른 점은 시가 지니고 있는 함축성 때문이다.
시는 평면적인 글을 의미전환 시키거나 이미지화해서 그 속에 새로운 의미를 갖게 해준다.
시에서 다양한 수사법(은유, 상징, 역설, 알레고리, 아이러니 등)을 사용하는 것도 평면적인 글을 입체적이고 함축적인 글로 만들려는 노력인 것이다.
그러므로 시인은 어떤 대상을 바라볼 때 그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않고 인간이나 사회의 어떤 현상과 연결시켜서 바라보고, 그것을 새롭게 인식하고 재해석해내려는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알레고리allegory
[명사] 어떤 한 주제 A를 말하기 위하여 다른 주제 B를 사용하여 그 유사성을 적절히 암시하면서 주제를 나타내는 수사법. 은유법과 유사한 표현 기교라고 할 수 있는데 은유법이 하나의 단어나 하나의 문장과 같다
알레고리(Allegory)는 은유적으로 의미를 전하는 표현 양식으로, 주로 문학에서 사용된다. 때론 우의(寓意), 풍유(諷喩)로 불리기도 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
반어(反語, 영어: Irony 아이러니[*])는 표현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실제와 반대되는 의미로 하는 말이다. 이렇게 말하는 방법을 반어법이라 한다.
스스로는 무식한 체하면서 사람들의 아는체하는 가면을 문답법으로 폭로한 소크라테스의 에이로네이아(짓궂음·야유)에서 유래하였다. 간접적인 문어적(文語的) 표현을 취하므로 사람들의 자각을 촉구하는 부정(否定)의 힘이 강하며, 같은 간접적인 표현을 하면서도 유머의 긍정적인 평온성에 비하여 가시돋친 준열성을 지닌다.
‘아이러니’라는 용어는 그리스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 중 등장인물인 ‘에이론’(Eiron)에서 나온 말이다. 영리한 개 에이론은 그의 재치로 적수인 허풍쟁이 등장인물인 ‘알라존’(Alazon)에 매번 승리를 거둔다. 플라톤의 대화에 나오는 소크라테스적 반어법은 이 희극에서 기원을 두고 있다.
2. 시 한편 같이 읽어보기
편지글로 쓴 시
매화꽃 어머니 / 김정희♣
어머니!
봄바람 부는 언덕
홀로 선 매화나무 가지마다
연분홍 매화꽃이 피는 것을 보았습니다.
매화꽃 한 송이씩 따서
어머니 분홍 치마저고리 끝동에
달아 드릴 수 있다면
한 겨울 매화나무 대신
언 땅에 서 있고 싶었습니다.
어머니 분홍 치마저고리에
한땀 한땀 매화꽃을 달아 드리던 날
무심한 봄바람에 매화나무 가지가 마르고
검은 소낙비에 매화꽃도 지고 말았습니다.
매화꽃이
모두 떨어지던 밤 꿈이련가
병들어 야위신 어머니에게
매화꽃 분홍 치마저고리 입혀드렸더니
"곱다 곱다" 하시며
이승의 마지막 손을 흔드셨습니다.
매화나무에
푸른 매실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시라 했건만
매화꽃 핀 꽃길 따라
먼 길 가고 싶다 하셨습니다.
끝까지 붙잡지 못함이
불효인 줄 아오나
어머니 머리 위에 씌워 드린
매화꽃 화관이 시들기 전
어머니 뜻에 따르려는 순종의 눈물로
보내드렸습니다.
어머니!
해마다 봄이 되어
병풍산 자락에 매화꽃 피면
힘들어도 잠시 일어나 앉아
매화꽃 핀 언덕을 바라보세요.
매화꽃 어머니의 숨결이 느껴져도
어머니 곁 가까이 다가갈 수 없겠지만
어머니 앞에 매화꽃 향기로 살고자 하는
자식의 모습을 지켜봐 주세요.
<행복/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여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게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인지도 모른다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풋울음 잡다 [정 숙]
딸아, 아무리 몸부림쳐도 꽃이 피지 않는다
봄날이 오지 않는다 투덜투덜
꽹과리 장구 깨지는 소리 따라다니지 말아라
한 생이 자벌레 키 자가웃도 못되는데
그렇게 헤프게 울거나 웃어 보내면 쓰겠느냐
놋쇠는 그런 풋울음 잡기 위해
불 속에서 수없이 담금질 당하고
수 천 번 두드려 맞는단다
주변의 쇠와 가죽 소리를 감싸 끌어안고
재 넘어 홀로 핀 가시연의 그리움 달래주는
징이 되기 위해서
그런 재울음은 삶의 고비 몇 고비 넘기면서 한을 삭히고 달래어 흐르는 물살처럼 부드러운 징채로 두드려야, 목으로 내지르는 쇳소리 아닌 이승과 저승의 경계 허무는 울림 징하게 터져 나오느니
비로소 햇살이 그 소리 비집고 들어 네 둥근 항아리 속 그늘진 도화 꽃 몽우리를 햇살로 피워 올릴 수 있는, 시의 참다운 징수로 다시 태어날 수 있으리
하관 [정 숙]
흙이불 꼭꼭 덮어 누릅니다
백한 살 삶의 비애 쉬 벗어나도록
외아들이 이미 팔순 노인
순서 거스를까 두려움의 무게 내려놓으시도록
딸들아, 삶은 아무것도 아니더라
너거들 덕분에 재미있게 잘 살다가 간다
엄마도, 여자도 흙덩이 속에 묻어두고
떠날란다, 날 애타게 부르지도 말아라
하얀 국화꽃 이파리 뿌리오니
엄마, 이 꽃 이파리로 날개 엮어 날아오르세요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그 참혹한 일도 다 엮어
봉화 꽃밭 잘 가꾸셨잖아요
그 아픔들 오목천에서 금호강으로
잘 흘려보내셨지요
하늘 문 열리며
벚꽃잎들 화르르 날아오르는 날
이십칠 년 동안 기다린 남편, 우화 씨 만나 손잡고
색동 옷자락 휘날리며 처용무 맘껏 추세요!
어얼쑤! 덩, 덩, 덩기덕
첫댓글 시 · 문예교실 강의차료. 감사합니다. 최상순드림
시와 산문 잘 읽고 옛날에 즐겨 읽었던 젊은 시절도 만끽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