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알부민' 효능 있을까?
'먹는 알부민' 효능 있을까?
손석준
식품 원료로 쓰는 난백 알부민을 의약품인 혈청 알부민과 동일시 인식하는 경우가 있는데, 혈청 알부민은 혈액 내에서 고유한 생리 기능을 수행하는 단백질로 의사의 처방에 따라 간경변 환자 등에게 주사하는 전문의약품인 반면, 난백 알부민은 달걀의 흰자에서 유래한 식품 단백질로 섭취 시 영양소 공급원이 될 뿐이므로 의약품 성분인 혈청 알부민이 함유된 것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최근 '먹는 알부민' 영양제가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피로 회복과 간 건강, 체력 개선, 면역력 강화 등을 내세우는 알부민 광고가 TV와 온라인을 통해 넘쳐난다. 의사까지 가세해 알부민 제품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중에 유통되는 알부민 제품이 1200여 종이나 된다고 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먹는 알부민 열풍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이런 광고에 현혹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실상 아무런 효능이 없다는 지적이다. 값비싼 알부민 영양제를 사 먹느니 차라리 슈퍼에서 계란을 사 먹는 게 훨씬 낫다고 말하기도 한다.
알부민(albumin)은 간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 성분의 혈액 구성 요소다. 적혈구·백혈구·혈소판 등을 제외한 혈액 속 액체 성분인 혈장을 구성하는 요소로 혈액 속 단백질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간에서 하루에 약 10∼15g 정도의 알부민을 꾸준히 만들어 혈액 속으로 내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알부민은 혈액을 따라 몸 전체를 돌며 여러 가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장 대표적인 기능은 혈액의 삼투압을 유지하는 것이다. 알부민이 물을 붙잡아둬 혈관 안과 밖의 수분 균형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 알부민이 충분하면 혈관 안과 밖의 수분 균형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그러나 간질환이나 콩팥질환, 영양결핍, 패혈증, 대량 출혈, 화상 등으로 혈중 알부민 수치가 떨어질 수 있다. 이때 알부민이 부족해 혈관 안의 수분을 붙잡아두지 못하기에 다리나 얼굴이 붓는 부종이 생기거나 복강에 물이 차는 복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알부민은 또 체내 운반체 역할도 한다. 지방산, 호르몬, 빌리루빈, 칼슘 같은 물질은 물론 일부 약물도 알부민에 붙어 혈액을 통해 몸 곳곳으로 이동한다. 건강한 상태라면 간에서 꾸준히 합성되며 소변으로도 배출되지 않기에 별도로 보충할 필요가 없다.
의료에서 사용하는 알부민은 대부분 정맥주사 형태의 치료제다. 사람 혈장에서 알부민을 추출해 만든 의약품을 혈관으로 직접 투여하는 의료행위이다. 간경변이나 패혈증, 대량 출혈, 화상 등으로 혈중 알부민 수치가 크게 떨어진 환자에게 혈관으로 직접 투여해 체액 균형을 회복시키는 데 사용된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먹는 알부민' 제품은 일반 식품에 해당하며 대부분은 달걀흰자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넣은 혼합음료 형태다. 알부민은 분자 크기가 커 먹는 방식으론 우리 몸에 알부민 그대로 흡수되지 않는다. 소화 과정을 통해 우리 몸이 흡수할 수 있는 작은 단백질 형태인 아미노산으로 분해될 뿐이다. 알부민을 섭취한다고 해서 혈중 알부민 수치가 직접적으로 크게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알부민 수치는 간의 합성 능력과 영양 상태에 의해 조절되는 것이지 특정 성분을 먹는다고 바로 올라가는 구조가 아니다. 간은 개인의 영양 상태에 따라 우리 몸에 필요한 만큼만 알부민을 만들기 때문이다. 단백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안 되는 콩팥병, 통풍 환자에게는 오히려 건강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의료계에서는 알부민이 간에서 합성되는 단백질인 만큼 경구 섭취로 혈중 알부민 농도를 직접 높인다는 개념 자체가 의학적으로 맞지 않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그런데도 국내에서 '먹는 알부민' 제품이 빠르게 늘어나는 배경에는 급속한 고령화 추세가 있다. 나이가 들수록 체력 저하와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이 늘면서 단백질 보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혈액 단백질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알부민이 건강식품으로 확장됐다는 분석이다.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균형 잡힌 식사와 건강한 생활 습관이다. 고가의 알부민을 사 먹는 대신 육류, 두부, 계란, 우유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는 게 훨씬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