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전문기자들이 직접 다녀온 둘레길 33
가야산 둘레 10개 지방, 즉 지금의 예산·서산·홍성·당진·태안·아산 일대를 가리키는 내포 지방 중에서도 서산은 독특하다. 토박이들이 ‘스으산’ 하는 어감은 친근하고,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유홍준 교수가 극찬한 불교유산, 리아스식 해안이 펼쳐진 가로림만, 웅장한 가야산의 품까지 어느 하나 절경 아닌 것이 없다. 아라메길은 바다의 고유어인 ‘아라’와 산의 우리말인 ‘메’를 합친 말로 바다와 산이 만나는 서산의 특색을 담고 있다.
운산과 해미를 연결한 1구간
서산 아라메길 1구간은 유기방 가옥~용현계곡 마애삼존불과 보원사지~일락사~해미읍성으로 이어진다. 지도를 펴놓고 길을 검토하다가, 초반에 가야산을 넘을 심산으로 거꾸로 코스를 잡았다.
해미읍성은 세종 때 왜구를 막기 위해 쌓기 시작하여 1491년(성종 22년)에 완성됐다. 정문 격인 진남문으로 들어서니 드넓은 잔디가 시원하고 옛 건물과 나무들이 어울려 평화롭다. 동헌으로 가는 길에 300년 넘은 거대한 호야나무(회화나무의 충청도 방언)가 우뚝하다. 동헌 뒤의 야산은 가야산 줄기가 마을까지 내려온 지점이다. 해미읍성은 전부 돌로 쌓은 것이 아니라 이 부분은 자연 지형을 그대로 이용했다. 야산의 구불구불한 소나무의 곡선미와 분위기가 가히 일품이다. 여기서부터 성벽을 따라 진남문까지 반 바퀴 도는 것이 좋다.
해미읍성을 나와 일락사로 가는 길은 신작로 수준이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좁은 시멘트길과 황락저수지를 끼고 돌면 일락사가 나온다. 마당 왼쪽에 아라메길을 알리는 리본이 펄럭거린다. 그 길을 따라 그윽한 솔숲을 걸으면 능선을 만나고, 완만한 길을 20분쯤 밟으니 일락산에 올라붙는다. 정상 비석이 없는 일락산은 정자가 이정표 노릇을 한다. 정자 아래로 좀 내려오면 소나무 사이로 시원하게 조망이 열린다. 일락사가 짙은 숲에 묻혀 있고, 가야산이 끝나면서 펼쳐진 푸른 들녘에 해미읍이 자리 잡았다. 멀리 천수만과 안면도, 서산시와 가로림만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옛집과 미륵이 지키는 여미리
일락산에서 내려오면 사잇고개. 여기서 아라메길은 임도를 따라 용현계곡으로 내려선다. 임도가 깔린 길이지만 인적이 뜸하고 숲이 좋다. 용현자연휴양림으로 들어서자 사람들로 북적인다. 용현계곡은 가야산에서 가장 크고 긴 계곡으로 서산 시민의 전용 피서지다.
휴양림을 벗어나도 수려한 계곡이 이어지고, 식당 거리를 지나 보원사터에 닿는다. 전설에 따르면 이 골짜기 안에 99개의 사찰과 암자가 있었는데, 100개를 채우지 말라는 계시를 어기고 100번째로 백암사를 짓는 바람에 모두 망해버렸다고 한다. 보원사터를 지나면 마애삼존불 입구에 닿는다. 층암절벽과 가파른 계단을 지나자 마애불이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가운데 본존 여래입상, 오른쪽에는 보살입상, 왼쪽은 반가사유상이다.
마애불에서 내려오면 유상묵 가옥까지 약 7㎞ 도로를 걸어야 하는 따르는 고행길이 기다리고 있다. 고풍터널, 쉰질바위 앞, 운산 시내를 차례로 지나면 여미리의 유상묵 가옥을 만난다. 둥그렇게 쌓은 돌담은 마치 용이 집을 호위하는 듯한 멋진 모습이었다. 유상묵 가옥을 나오면 우거진 솔숲에서 여미리 미륵이 기품 있게 서 있다. 이어 300살이 넘은 20m 높이의 비자나무를 지나면 대망의 유기방 가옥이다. 솟을대문이 이채로운 고풍스러운 전통가옥에서 하룻밤 묵어가면 좋겠다.
information
●교통 서산 운산면이 기점이다. 승용차는 서해고속도로 서산 나들목으로 나와 운산 시내를 거쳐 여미리로 들어간다. 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운산행 버스는 06:40~20:00 약 40분 간격으로 운행하며 2시간이 안 걸린다. 종착점인 해미에서 서울행 버스는 08:43~20:23 약 1시간 간격으로 있다. 운산에서 시작점인 여미리 유기방 가옥까지는 택시를 이용한다. 5분 걸리고 요금은 4,000원. 걸어가면 30분쯤 걸린다. 서산터미널에서 운산 보원사지(마애삼존불상) 가는 버스는 09:15, 11:30, 13:50, 16:00, 18:55에 있다. 운산개인택시 (041-664-8272). 해미개인택시 (041-688-2250).
●숙식(지역번호 041) 용현집(663-4090)은 마애불 입구에서 어죽과 매운탕을 파는 맛집이다. 젊은 주인장 장천훈씨는 이곳 토박이로 서울에서 생활하다 귀향해 가업을 잇고 있다. 다른 지역의 어죽과 달리 밥과 국수를 함께 넣어 끓이고,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어죽 5,000원. 매운탕 2만5,000~3만5,000원.
용현자연휴양림은 가야산의 깊은 품인 용현계곡 가운데에 자리 잡은 국립휴양림이다. 인터넷(www.huyang. go.kr)을 통해 예약해야 숙박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 여성조선
진행 백은영 취재팀장 | 취재 월간 산 취재팀 | 사진 조선일보 DB
자료협조 서울특별시 관광과(www.visitseoul.net)
첫댓글 여행정보 감사해요
잘 보고 갑니다.
여행정보 감사 합니다
잘 보고갑니다..
잘보고 갑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