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컵은 1D로 처음 출전하는 대회입니다.
뉴질랜드에서 제주로 회사 일을 옮긴 첫해가 2008년이었는데 그때 처음 출전했고
기억으로 그때가 제2회 대회였고 올해가 16회라니 벌써 14년이 지나갔네요.
저희 클럽 대부분이 직장인인데, 금요일부터 경기가 시작되는 부담감 등등
참여를 망설이긴 했지만 그래도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니 만큼
박진감 넘치고 다이내믹해 경기내내 크루들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회였습니다.
총 5 경기가 치뤄졌고 최종 승점은 한 경기를 빼고 나머지 4경기의 합으로 정해졌습니다.
코스탈 코스 (1경기, 5경기) 레이스에 대해 먼저 짚어 봅니다.
1경기 (11월 4일, 금요일)
북북동 약 12노트 바람의 풍하 스타트..
풍하 스타트이다보니 풍상과 반대로 핀엔드에서 출발 하는것이 스타보드 택으로 유리해
대부분의 배들이 출발 2분전부터 핀엔드에 모여있었습니다. 우리는 이를 예상하고 핀엔드 근처까지 갔다
1분 30초전쯤 태킹하며 배들이 상대적으로 적게 모여있는 중간쯤에 출발 신호에 맞춰 가속해 나가려고 전략을
세웠는데 다른 배들이 먼저 RC쪽으로 올라 오기 시작했습니다. 예상보다 핀엔드쪽 배들이 적어진 것을 보고
우린 계속해서 배들을 지나쳐 제일 끝으로 갔습니다. 40초전쯤 태킹으로 방향을 바꿔 다시 핀엔드 안쪽을 향해 올라갑니다.
출발 신호가 울리고 약 5초후 스타트 라인을 넘었지만 속도를 잃지 않고 통과합니다. 바로 스핀을 올렸고..
스핀이 안전정으로 세팅이 되고 주변을 살피니 저희보다 앞쪽에 있는 배는 비키라와 평택엔젤스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한시간 가량 달리고 나니 오곡도가 바로 오른쪽에 있었고, 나머지 배들은 대부분 코스 왼쪽에 있었습니다.
이때까지도 저희배는 3등을 유지하고 있었고 Ididit 하고만 업치락 뒷치락 하는 상황이었는데..
빵빵하던 스핀이 갑자기 깨지기 시작합니다. 바로 상황을 인지하고 자이빙을 하고 최대한 무풍지대를 탈출하려 애를 씁니다.
그렇게 10여분이 흘러 제대로 바람을 받고 달리는데, 갑자기 스핀 가이줄이 터집니다.
풍상 가이가 터지니 스핀은 풍하에서 연날리기 하듯 날뜁니다. 어쩔수없이 거리를 손해보면서 런으로 달리며,
스핀을 회수해보려합니다. 다행히 다들 우왕좌왕 하지 않고, 일심하여 바다에 빠진 스핀을 걷어 올립니다.
런으로 달리며 잃은 거리는 물론 물에 빠진 스핀때문 그 전 달리던 속도의 모멤텀까지 모두 잃습니다.
그 사이 다른 배들이 벌써 앞으로 추월해 나가고 있습니다.
마크라운딩에 이어 풍상으로 올라오면서 오곡도에 이르니 역시나 바람이 많이 약해집니다.
거기다가 바람 방향이 쉴새 없이 자꾸 바뀌어 버립니다. Wind vane 이 없는 1D는 이제부턴 진짜 초 집중해서 바람을
읽어야 했고 그에 맞춰 늦지않게 방향 전환을 해 나가야 합니다.
다행히 수십번의 태킹 또 태킹해가며 순간 순간 빠른 대처력으로 다른 팀을 하나씩 추월해 갑니다.
5등으로 들어왔지만. 뒤에있던 하쿠나마타타와 아프로블루가 핸디캡에서 앞서며 6위를 합니다.
5경기 (11월 6일, 일요일)
바람의 방향은 거의 제 1 경기와 비슷하나 풍속은 좀 더 쌧고 꾸준하게 불어 왔었습니다.
스타트 방법도 1경기와 대동소이했는데, 단 스타트하면서 앞 선 비키라와 접촉을 피해야 했기엔 핀앤드 출발 라인을
넘기자 마자 바로 자이빙 할 수 뿐이 없었고, 스핀 백 준비가 포트이어서 결국 3번의 연속적인 자이빙이 있었습니다.
아직도 폴업에 이어 스핀 세팅까지 1분이 한 참 더 걸립니다.. 선두와 50m 거리가 갑자기 100m로 늘어 납니다.
그래도 오곡도 전방까지 3등으로 풍하 범주를 했는데, 우리가 전날 스핀을 찢어 먹고 약간의 트라우마가 있었기에
스핀 다운은 무조건 안전하게 마크라운딩 한 참 전에 집업을 시작하고 스핀 다운을 준비합니다.
어쩔수없이 Dinso와 하쿠나 마타타에게 3등과 4등의 터닝을 내 주면서 돌았습니다.
마크라운딩하자마자 메인과 짚 쉬팅이 완료되는데 2분 가까이 걸렸고, 여기서 Ididit에게 5등 자리까지도 내 주었습니다.
전열을 가다듬고 포스테이와 아웃홀의 텐션을 타이트하게 해주면서 새로 맞춘 메인과 짚세일의 진가가 들어나기 시작합니다.
1D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가 15노트 이상의 바람에서 너무 쉽게 걸려버리는 오바파워의 문제가 거의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메인의 러프쪽 백윈드도 없어졌고요.
1D 와의 레이스에서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많은 배들이 역시나 상금이 제일 큰 이번 대회에 모두 참여 했습니다.
물론 종합 성적은 6위를 했지만, 3경기를 치룬 둘째날 어이없는 스핀 컷의 실수로 스핀을 찢어 먹으며 리타이어 하는 등
순위에서 갑자기 멀어진 계기가 된 것을 빼고는 여러 우여곡절이 많았음에도 레이스 내내 그 어느팀과도 일방적으로
꿀리지는 않겠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경기는 두번째 경기와 마찬가지로 비키라, Ididit, 평택 엔젤스에 이어 4등을 합니다.
국내 최고의 팀 비키라와 약 100분의 경기에서 4분 차이입니다.
내년엔 4%의 차이를 3%로 줄여 보고 싶네요.
내년 대회가 더 기다려집니다.
[5경기 풍상]
[5경기 풍하]
첫댓글 저도 다양한 경험을 한 대회였습니다.
몰랐던 것, 부족한 것 등이 보였고 자만하지 않게 만들어 준 대회라 생각합니다.
또, 힘들었지만 배 타는게 즐겁다는걸 다시금 느끼게 했다는 것~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