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도 4년제 대학 정시모집 비율은 모집요강 기준 23.8%로 역대 최저치입니다. 정시모집 비율은 정부정책에 의해 매년 줄어들고 있지요.
그래서 수능도 쉬워질 거라고 기대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정부의 정책방향이 수시 확대, 수능 절대평가니까 굳이 수능을 어렵게 내지 않을거라고 보시는 것이지요.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정시모집 비율이 줄어들수록 수능 난이도는 낮추기 어려워지거든요. 수능 난이도를 낮추면 동점자가 속출해 정시모집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만약, 내가 친구와 동점을 받았는데 내 친구는 붙고 나만 떨어졌다고 생각해보세요. 그걸 납득하실 수 있겠나요? 최소한 1점이라도 낮으면 결과에 승복할 수 있지만 동점인데 떨어졌다면 그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겠지요.
수능에서 과목별 만점자 비율이 1%를 넘지 못할 경우 수능이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흔히 불수능으로 불리게 되지요. 그런데 작년(2018학년도) 수능은 국어 만점자 비율이 0.61%, 수학 가형은 0.1%, 수학 나형은 0.11%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불수능을 넘어 마그마수능이라고 불리기도 했지요.
올해 수능 시험 난이도는 ‘작년과 비슷하거나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마그마수능이라 불린 작년 수능과 난이도가 비슷하니 올해도 국어와 수학의 만점자 비율은 1%를 넘기 어렵겠지요. 그래서 어려운 수능에 대한 항의의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시모집 비율이 지금처럼 줄어든 상황에서 불수능은 물수능보다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대학도 학생을 변별할 수 있고,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도 노력을 인정받을 수 있겠지요.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에 따르면 교육부가 대학에 정시모집 비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권고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미 정시모집 비율이 30%를 초과하는 대학들도 많고, 정시모집 비율 30%는 권고일 뿐 꼭 따라야 하는 지시가 아니기 때문에 인서울 15개 대학 기준으로 정시모집 증가폭은 소폭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국을 떠들석하게 만들었던 대입개편 공론화가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났으니까요.
따라서 앞으로도 정시모집 비율이 증가하지 않는 한 동점자 과다발생 방지를 위해 불수능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에 따라 정시모집을 준비하는 학생들 뿐 아니라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는 수시모집에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고난도 문제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학습난이도를 높여야겠네요.
추신 1. 상담하다 보면 ‘학교시험에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안 나온다’며 ‘굳이 어렵게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우리학교 시험에만 안 나올 뿐 수능에는 나오는 문제들입니다. 정시실적이 저조하고 수시실적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는 대학 위주로 나오는 학교들의 특징은 학교시험이 쉽다는 것이지요. 만약, 우리학교의 정시실적이 저조하고 수시 실적도 수능 최저가 없는 대학 위주라면 지금 당장 학습난이도를 높이는게 좋습니다.
추신 2. 현실은 고려하지 않고 자기 생각만 밀어부칠 수 있는 사람들이 정치인들이기 때문에 절대평가 전환을 위해 물수능을 밀어부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럴 경우 정시모집은 대혼란에 빠질 수 있겠네요. 동점인데 불합격된다면 정말 피눈물 날 거에요. T_T
(원문제목 : '수능이 불수능일 수밖에 없는 이유' - 출처 : 교육정보 무료공유 - 강명규쌤의 <스터디홀릭> http://www.studyholic.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