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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15) 南郭子綦隱机而坐 仰天而噓 荅言似喪其耦 남 곽 자 기 은 궤 이 좌 앙 천 이 허 답 언 사 상 기 우 남곽자기가 책상에 기대어 앉아 있다가 하늘을 우러러보며 빙그레 미소지었다. 육신이 해체되어 흡사 몸이라는 짝을 버린 듯했다. 顔成子游立侍乎前曰 何居乎 形固可使如槁木 안 성 자 유 립 시 호 전 왈 하 거 호 형 고 가 사 여 고 목 而心固可使如死灰乎 今之隱机者 非昔之隱机者也 이 심 고 가 사 여 사 회 호 금 지 은 궤 자 비 석 지 은 궤 자 야 안성자유가 앞에서 모시고 있다가 물었다. "무슨 까닭입니까? 육신을 마른 장작 같게 하고 마음을 참으로 불 꺼진 재와 같게 할 수 있습니까? 지금 책상에 기대어 계신 모습은 예전의 그 모습과는 아주 다릅니다."
子綦曰 偃不亦善乎 而問之也 今者吾喪我 汝知之乎 자 기 왈 언 불 역 선 호 이 문 지 야 금 자 오 상 아 여 지 지 호 남곽자기가 대답했다. "언아, 어리석구나, 그런 질문을 하다니! 지금 나는 나를 잊었는데 자네가 이를 알겠는가!"
汝聞人籟而未聞地籟 汝聞地籟而未聞天籟夫 여 문 인 뢰 이 미 문 지 뢰 여 문 지 뢰 이 미 문 천 뢰 부 "자네는 사람의 피리 소리는 들었어도 땅의 피리 소리는 못 들었을 게야. 설령 땅의 피리 소리는 들었더라도 하늘이 내는 피리 소리는 못 들었을 것이네."
南郭子綦(남곽자기) : 초나라 소왕(昭王)의 서제(庶弟). 남쪽 외성쪽에 살았다고 하여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 顔成子游(안성자유) : 성은 안(顔). 자유(子游)는 자이며 이름은 언(偃)이라 하였다.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16) 子游曰 敢問其方 자 유 왈 감 문 기 방 자유가 말했다. “감히 그 도리를 듣고자 합니다.”
子綦曰 夫大塊噫氣 其名爲風 자 기 왈 부 대 괴 희 기 기 명 위 풍 是唯無作 作則萬窺怒呺 而獨不聞之翏翏乎 시 유 무 작 작 칙 만 규 노 효 이 독 불 문 지 료 료 호 자기는 대답하였다. 대지가 쉬는 숨을 바람이라고 한다. 그게 일지 않으면 그뿐이지만 일단 일었다 하면 온갖 구멍이 울부짖는다. 너는 저 멀리서 들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느냐?
山陵之畏佳 大木百圍之竅穴 似鼻似口似耳似枅 산 릉 지 외 가 대 목 백 위 지 규 혈 사 비 사 구 사 이 사 계 似圈似臼似洼者 似汚者激者謞者叱者 사 권 사 구 사 와 자 사 오 자 격 자 학 자 질 자 높은 산 깊은 숲속에서 둘레가 백 아름이 넘는 커다란 나무의 구멍이 코 같고 입 같고 귀 같고 목이 긴 병 같고 술잔 같고 절구 같고 깊은 웅덩이 같고 앝은 웅덩이 같은데 거기에서 급히 물이 부딪히는 소리, 화살이 나는 소리, 꾸짖는 소리 같다.
吸者叫者 譹者宎者咬者 前者唱于而隨者唱喁 흡 자 규 자 호 자 요 자 교 자 전 자 창 우 이 수 자 창 우 숨 들이마시는 소리, 외치는 소리 곡하는 소리, 둔하게 울리는 소리, 맑게 울리는 소리를 낸다. 앞의 바람이 가볍게 소리를 내면 뒤따르는 바람도 소리를 낸다.
冷風則小知 飄風則大和 厲風濟則衆竅爲虛 냉 풍 즉 소 지 표 풍 즉 대 화 려 풍 제 즉 중 규 위 허 가벼운 바람에는 가볍게 응답하고, 사나운 바람에는 온갖 구멍들은 크게 응답하는데 사나운 바람이 그치면 구멍들은 텅 비게 된다.
而獨不見之調調之刁刁乎 이 독 불 견 지 조 조 지 조 조 호 너도 바람이 지나간 뒤에 나뭇가지들이 흔들거리는 모습을 본 적이 있겠지.
子游曰 地籟則衆竅是已 人籟則比竹是已 敢問天籟 자 유 왈 지 뢰 즉 중 규 시 이 인 뢰 즉 비 죽 시 이 감 문 천 뢰 자유가 말했다. 땅의 소리란 여러 구멍에서 나는 소리이고, 사람의 소리란 피리에서 나오는 소리군요. 감히 하늘의 소리에 대해 여쭙고자 합니다.
子綦曰 夫吹萬不同 而使其自己也 咸其自取 怒者其誰邪 자 기 왈 부 취 만 부 동 이 사 기 자 기 야 함 기 자 취 노 자 기 수 사 자기가 대답했다. 부는 소리는 만 가지로 같지 않지만 스스로 소리를 내는 것이라네. 모두 스스로 얻은 소리인데 그렇다면 그 구멍들이 성난 소리를 내게 하는 것은 누구인가?
籟(뢰) : 피리, 피리 소리. 여기서는 사람을 비롯하여 자연에서 나는 모든 소리를 대표한다.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17) 大知閑閑 小知間間 大言炎炎 小言詹詹 대 지 한 한 소 지 간 간 대 언 담 담 소 언 첨 첨 큰 지혜는 여유롭지만, 작은 지혜는 남의 눈치만 본다. 훌륭한 말은 담담하나, 작은 말은 수다스럽다.
其寐也魂交 其覺也形開 與接爲搆 日以心鬪 기 매 야 혼 교 기 각 야 형 개 여 접 위 구 일 이 심 투 잠들어서도 쉴 새 없이 꿈을 꾸어 혼이 들락거리고, 깨어나면 몸의 감각이 열려 사물과 접하면서 매일같이 마음의 갈등을 일으킨다.
縵者 ○者 密者 小恐惴惴 大恐縵縵 만 자 교 자 밀 자 소 공 췌 췌 대 공 만 만 其發若機栝 其司是非之謂也 기 발 약 기 괄 기 사 시 비 지 위 야 너그럽다가, 심각하다가, 세밀하게 마음을 써서 두려움이 작을 때에는 두려워 떨지만, 두려움이 크면 멍해진다. 그 튕겨 나가는 기세가 활에 건 화살처럼 모진 것은 시비를 따지기 때문이다.
其留如詛盟 其守勝之謂也 其殺若秋冬 以言其日消也 기 류 여 저 맹 기 수 승 지 위 야 기 살 약 추 동 이 언 기 일 소 야 신에게 맹세한 것처럼 꿈쩍하지 않음은 승세를 지키려는 고집 때문이다. 가을 겨울처럼 쇠한다는 것은 그들이 날로 쇠약해짐을 표현한 말이다.
其溺之所爲之 不可使復之也 其厭也緘 以言其老洫也 기 익 지 소 위 지 불 가 사 복 지 야 기 염 야 함 이 언 기 노 혁 야 近死之心 莫使復陽也 근 사 지 심 막 사 복 양 야 이렇게 하는 일에 자꾸 빠져 돌이킬 수 없게 된다. 끈으로 묶듯이 마음을 닫는 것은 늙어 욕심이 넘치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은 죽음에 가까이 간지라 다시 살게 할 수가 없다.
魂交(혼교) : 혼백이 교접되어 꿈을 꾸는 것 殺(살) : 쇠하는 것 厭(염) : 억눌리다, 막히다 洫(혁) : 시들다, 고갈되다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18) 喜怒哀樂 慮嘆變○ 姚佚啓態 희 노 애 락 려 탄 변 집 요 일 계 태 사람들은 기뻐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하고 슬퍼하기도 하고 즐거워하기도 한다. 또 걱정과 한탄을 하기도 하고 변덕을 부리거나 집착하기도 한다. 또 재앙을 당하기도 하고 교만을 부리기도 하며 솔직하기도 하고 꾸미기도 한다.
樂出虛 蒸成菌 日夜相代乎前 而莫知其所萌 락 출 허 증 성 균 일 야 상 대 호 전 이 막 지 기 소 맹 진정한 기쁨은 허에서 나오지만, 곰팡이는 습한 곳에서 생긴다. 낮과 밤이 바뀌어도 왜 그런지 알지 못한다.
已乎 已乎 旦暮得此 其所由以生乎 非彼無我 非我無所取 이 호 이 호 단 모 득 차 기 소 유 이 생 호 비 피 무 아 비 아 무 소 취 그만두자, 그만두자. 아침과 저녁도 이를 얻어 생긴 것이다. 저것이 없으면 내 몸이 있을 수 없고, 육신이 없으면 내가 없고, 내가 아니면 그것을 취할 수 없다.
是亦近矣 而不知所爲使 시 역 근 의 이 부 지 소 위 사 이를 얻으면 도에 가까우리라. 허나 무엇이 그리되는지는 모르겠다.
若有眞宰 而特不得其○ 可行已信 而不見其形 약 유 진 재 이 특 부 득 기 진 가 행 이 신 이 불 견 기 형 참된 자기가 있기는 해도 다만 그 조짐을 알 수가 없고, 참된 자기의 움직임은 일상에 있어 또렷하나 그 모습을 찾을 수는 없다.
有情而無形 유 정 이 무 형 참된 자기는 실재하지만 형체가 없을 뿐이다.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19) 百骸九竅六藏 賅而存焉 吾誰與爲親 백 해 구 규 육 장 해 이 존 언 오 수 여 위 친 백 개의 뼈, 아홉 개의 구멍, 여섯 장기가 갖추어져 있는데 어느 것이 나와 가까운가?
汝皆說之乎 其有私焉 如是皆有爲臣妾乎 여 개 설 지 호 기 유 사 언 여 시 개 유 위 신 첩 호 그대는 그것을 모두 좋아하는가? 아니면 그 중 사사로이 사랑하는 것이 있는가? 모두 같다면 모두를 신하와 첩으로 삼을 것인가?
其臣妾不足以相治乎 其遞相爲君臣乎 其有眞君存焉 기 신 첩 부 족 이 상 치호 기 체 상 위 군 신 호 기 유 진 군 존 언 신하와 첩은 다투기만 할 뿐 서로 다스릴 수 없다. 번갈아 왕이 되기도 하고 신하가 되기도 하는 것일까? 그러나 참된 왕은 존재할 것이다.
如求得其情與不得 無益損乎其眞 여 구 득 기 정 여 부 득 무 익 손 호 기 진 그 실재(情)를 알든 모르든 참다운 진실(眞)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百骸(백해) : 백 개의 뼈. 백이란 숫자는 많음을 형용함. 九竅(구규) : 아홉 개의 구멍. 눈, 코, 입, 귀, 소변과 대변이 나오는 곳. 六藏(육장) : 심장, 간장, 비장, 폐, 신장(둘). 私(사) : 한 가지만 특별히 더 사랑함.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20) 一受其成形 不亡(忘)以待盡 일 수 기 성 형 불 망 이 대 진 한 번 몸(형체)이 이루어지면 자연스럽게 살다 죽으면 된다.
與物相刃相靡 其行進如馳 而莫之能止 不亦悲乎 여 물 상 인 상 미 기 행 진 여 치 이 막 지 능 지 불 역 비 호 사물과 서로 맞서고 마찰을 일으켜 내닫는 것이 마치 말 달리는 것과 같아 멈추게 할 수 없으니 또한 슬프지 아니한가!
終身役役而不見其成功 苶然疲役而不知其所歸 可不哀邪 종 신 역 역 이 불 견 기 성 공 날 연 피 역 이 부 지 기 소 귀 가 불 애 사 평생토록 고생하지만 결국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고달프게 부림을 당하면서도 돌아갈 곳을 알지 못하니 애달프지 아니한가!
人謂之不死 奚益 其形化 其心與之然 可不謂大哀乎 인 위 지 불 사 해 익 기 형 화 기 심 여 지 연 가 불 위 대 애 호 세상 사람들이 이를 아직 살아 있다고 하지만 무슨 이로움이 있겠는가! 겉모습이 늙어감에 따라 그 마음도 따라서 늙어간다면 큰 슬픔이라 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人之生也 固若是芒乎 其我獨芒 而人亦有不芒者乎 인 지 생 야 고 약 시 망 호 기 아 독 망 이 인 역 유 불 망 자 호 인간의 삶이란 이다지도 아둔한 것인가. 나만 홀로 어둡고 세상 사람들은 어둡지 않은 것일까.
刃(인) : 칼날처럼 외부 세계와 맞서는 것. 靡(미) : 마찰을 일으키는 것. 役役(역역) : 애쓰는 모양, 발버둥치듯이 하는 것. 心與之然(심여지연) : 마음이 육체를 따라 그렇게 노화해 가는 것. 芒(망) : 사리에 어두운 것, 아둔한 것.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21) 夫隨其成心而死之 誰獨且无師乎 부 수 기 성 심 이 사 지 수 독 차 무 사 호 奚必知代而心自取者有之 愚者與有焉 해 필 지 대 이 심 자 취 자 유 지 우 자 여 유 언 본래 지니고 있는 마음을 좇아 스승으로 삼는다면 누군들 스승이 없겠는가! 어찌 마음의 변화를 인식하고 나서 마음에 스스로 깨닫는 자라야 그런 것이 있겠는가. 어리석은 자에게도 똑같이 마음이 있는 법이다.
未成乎心而有是非 是今日適越而昔至也 是以無有爲有 미 성 호 심 이 유 시 비 시 금 일 적 월 이 석 지 야 시 이 무 유 위 유 마음으로 스승을 삼지 않고 시비를 따진다면 이는 오늘 월나라로 떠나면서 어제 도착했다는 말과 같다. 이것은 없는 것을 있다고 하는 것이다.
無有爲有 雖有神禹 且不能知 吾獨且奈何哉 무 유 위 유 수 유 신 우 차 불 능 지 오 독 차 내 하 재 없는 것을 있다고 한다면 성왕인 우왕이라 하더라도 어찌 알아줄 수 있겠는가! 하물며 내가 어찌 알 수 있겠는가!
成心(성심) : 이미 지니고 있는 마음 今日適越而昔至(금일적월이석지) : 오늘 월나라로 떠나면서 어제 도착했다고 하는 것. 일의 불합리함을 뜻하며, 천하(天下) 편에서는 이 말을 혜시(惠施)의 것으로 인용하고 있다. 神禹(신우) : 우(禹)는 하나라를 세운 임금의 이름. 신령한 우임금.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22) 夫言非吹也 言者有言 其所言者特未定也 부 언 비 취 야 언 자 유 언 기 소 언 자 특 미 정 야 무릇 말이란 소리가 아니다. 말에는 표현하려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표현하고자 하는 바는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果有言邪 其未嘗有言邪 과 유 언 사 기 미 상 유 언 사 其以爲異於鷇音 亦有辯乎 其無辯乎 기 이 위 이 어 구 음 역 유 변 호 기 무 변 호 과연 말이란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일찍이 없는 것일까? 말은 새끼 새의 울음과는 다르다고 하지만, 과연 차이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없는 것일까?
吹(취) : 소리, 음성 鷇(구) : 새끼 새, 병아리 辯(변) : 분별, 차별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23) 道惡乎隱而有眞僞 言惡乎隱而有是非 도 악 호 은 이 유 진 위 언 악 호 은 이 유 시 비 도는 어디에 숨겨져 있다가 진실과 거짓을 드러내는가? 말은 어디에 가려져 옳고 그름이 있게 되었는가?
道惡乎往而不存 言惡乎存而不可 道隱於小成 言隱於榮華 도 악 호 왕 이 부 존 언 악 호 존 이 불 가 도 은 어 소 성 언 은 어 영 화 도는 어디 간들 있지 않겠으며 참된 말은 어디에 있은들 옳지 않겠는가? 도는 작은 성취 때문에 숨어 버렸고, 말은 화려한 꾸밈 속에 숨어 버렸다.
故有儒墨之是非 以是其所非而非其所是 고 유 유 묵 지 시 비 이 시 기 소 비 이 비 기 소 시 欲是其所非而非其所是 則莫若以明 욕 시 기 소 비 이 비 기 소 시 즉 막 약 이 명 따라서 유가와 묵가의 시비가 생겨나 상대가 옳다고 하는 바를 이쪽에서 그르다고 한다. 상대가 그르다고 하는 것을 옳다고 하고 상대가 옳다고 하는 것을 그르다고 하려면 곧 밝은 지혜로써 해야 할 것이다.
小成(소성) : 조그만 성취, 보통 사람들이 바라는 성공. 明(명) : 밝은 지혜. 보통 사람들의 시비를 초월한 지혜.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24) 物无非彼 物无非是 自彼則不見 自是則知之 물 무 비 피 물 무 비 시 자 피 즉 불 견 자 시 즉 지 지 사물은 저것 아닌 것이 없으며 이것 아닌 것이 없다. 저것은 저것의 입장으로는 드러나지 않아도 스스로를 알려고 하면 그 사실을 알 수 있다.
故曰彼出於是 是亦因彼 彼是方生之說也 고 왈 피 출 어 시 시 역 인 피 피 시 방 생 지 설 야 그러므로 저것은 이것에서 비롯되고 이것은 저것에서 비롯된다고 한 것이다. 이는 저것과 이것이 함께 생겨난다는 설인것이다.
雖然 方生方死 方死方生 方可方不可 수 연 방 생 방 사 방 사 방 생 방 가 방 불 가 하지만 삶이 있으므로 죽음이 있고 죽음이 있으므로 삶이 있는 것이다. 가능함이 있으므로 가능하지 않음이 있다.
方生(방생) : 함께 생겨나는 것. 방(方)은 병(竝)의 뜻.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25) 因是因非 因非因是 是以聖人不由 而照之於天 亦因是也 인 시 인 비 인 비 인 시 시 이 성 인 불 유 이 조 지 어 천 역 인 시 야 옳음이 있으므로 그릇됨이 있고 그릇됨이 있으므로 옳음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성인은 이를 따르지 않고 자연에 비추어본다. 이것 또한 옳음에 말미암는 것이다.
是亦彼也 彼亦是也 彼亦一是非 此亦一是非 시 역 피 야 피 역 시 야 피 역 일 시 비 차 역 일 시 비 이것이 또한 저것이며 저것 또한 이것이다. 저것에도 하나의 옳고 그름이 있고 이것에도 옳고 그름이 있는 것이다.
果且有彼是乎哉 果且无彼是乎哉 과 차 유 피 시 호 재 과 차 무 피 시 호 재 과연 저것과 이것은 있는 것일까? 아니면 저것과 이것은 없는 것일까?
彼是莫得其偶 謂之道樞 樞始得其環中 以應无窮 피 시 막 득 기 우 위 지 도 추 추 시 득 기 환 중 이 응 무 궁 저것과 이것이란 상대적인 개념이 없는 것을 도추라 한다. 도추가 가장 알맞은 가운데 들어맞아야만 비로소 무궁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是亦一无窮 非亦一无窮也 故曰莫若以明 시 역 일 무 궁 비 역 일 무 궁 야 고 왈 막 약 이 명 옳음도 하나의 무궁한 변화이고 틀림도 또한 하나의 무궁한 변화 중 하나이다. 그러므로 "밝은 지혜로써 판단하는 것이 가장 좋다"라고 하는 것이다.
道樞(도추) : 도는 세상 모든 일의 중추(中樞)가 된다는 뜻에서 도추라 한다. 得其環中(득기환중) : 둥근 고리의 중심이란 가장 알맞은 중심이 되는 위치이며 바로 ‘공(空)’의 상태를 가리킨다.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26) 以指喩指之非指 不若以非指喩指之非指也 이 지 유 지 지 비 지 불 약 이 비 지 유 지 지 비 지 야 以馬喩馬之非馬 不若以非馬喩馬之非馬也 이 마 유 마 지 비 마 불 약 이 비 마 유 마 지 비 마 야 손가락을 가지고 손가락을 손가락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손가락이 아닌 것으로 손가락을 손가락이 아니라고 하는 것만 못하다. 말을 가지고 말을 말이 아니라 하는 것은 말이 아닌 것으로 말을 말이 아니라 하는 것만 못하다.
天地一指也 萬物一馬也 可乎可 不可乎不可 천 지 일 지 야 만 물 일 마 야 가 호 가 불 가 호 불 가 천지도 하나의 손가락이고 만물도 한 마리의 말일 따름이다. 가능한 것은 가능하고 불가능한 것은 불가능하다.
道行之而成 物謂之而然 惡乎可 然於然 도 행 지 이 성 물 위 지 이 연 오 호 가 연 어 연 길은 걸어다니다 보니 생기고 사물은 사람들이 부르다 보니 그러한 이름이 된 것이다. 어째서 그렇게 되는 것인가? 그렇게 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惡乎不可 不然於不然 오 호 불 가 불 연 어 불 연 어째서 그렇게 되지 않는가? 그렇게 되지 않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物固有所然 物固有所可 無物不然 無物不可 물 고 유 소 연 물 고 유 소 가 무 물 불 연 무 물 불 가 만물에는 본시부터 그렇게 될 요소가 담겨 있으며 사물마다 고유한 쓰임새가 정해져 있다. 어떤 사물이건 본래 가능한 요소가 있으며 그렇지 않은 물건이란 없는 것이다.
惡(오) : 어찌. 固(고) : 본시.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27) 故爲是擧莛與楹 厲與西施 恢恑憰怪 道通爲一 고 위 시 거 정 여 영 려 여 서 시 회 궤 휼 괴 도 통 위 일 그러므로 이를 위해서 종채와 기둥, 문둥이와 서시, 귀한 것과 괴상한 것을 놓고 볼 때 도에서는 모두 통하여 하나가 된다.
其分也成也 其成也毁也 凡物無成與毁 復通爲一 기 분 야 성 야 기 성 야 훼 야 범 물 무 성 여 훼 복 통 위 일 나누어지는 것은 곧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루어지는 것은 곧 파괴이다. 하지만 만물은 본래 완성도 파괴도 없이 모두 하나이다.
唯達者知通爲一 爲是不用而寓諸庸 유 달 자 지 통 위 일 위 시 불 용 이 우 제 용 오직 도에 능통한 사람이라야 만물과 하나 됨을 알아 개인적인 판단이 아니라 보편적인 영원한 것에 맡겨 버린다.
庸也者 用也 用也者 通也 通也者 得也 適得而幾矣 용 야 자 용 야 용 야 자 통 야 통 야 자 득 야 적 득 이 기 의 因是已 已而不知其然 謂之道 인 시 이 이 이 부 지 기 연 위 지 도 용이란 작용이고, 작용이란 통함이고 통함은 터득함이니 터득함은 도에 가깝다. 이를 근거로 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저 그렇게 할 뿐이고 그러한 까닭은 모르는 것을 도라고 한다.
莛(정) : 종치는 나무 막대기. 楹(영) : 기둥. 西施(서시) : 월왕(越王) 구천(句踐)이 오왕(吳王) 부차(夫差) 에게 바쳤던 미인. 오왕은 서시의 아름다움에 혹하여 나라를 망치게 된다.
達者(달자) : 세상의 모든 이치에 통달한 사람. 不用(불용) : 개인의 판단이나 지혜를 사용하지 않음. 庸(용) : 언제 어디에나 있고 영원한 것. 幾(기) : 거의 도(道)에 이른 것. 已(이) : 멈추다, 이뿐이다. 이미 그렇게 되었다.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28) 努神明爲一 而不知其同也 謂之朝三 노 신 명 위 일 이 부 지 기 동 야 위 지 조 삼 신명을 통일하려 애쓰면서도 끝내 하나 됨을 이루지 못한다. 이를 조삼이라 일컫는다.
何謂朝三 狙公賦芧曰 朝三而暮四 衆狙皆怒 하 위 조 삼 저 공 부 서 왈 조 삼 이 모 사 중 저 개 노 조삼이란 무엇인가? 원숭이 사육사가 도토리를 원숭이에게 주면서 말했다.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를 주겠다." 그러자 원숭이들이 모두 화를 냈다.
曰然則朝四而暮三 衆狙皆悅 왈 연 칙 조 사 이 모 삼 중 저 개 열 다시 "그러면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 주겠다."하니 원숭이들이 모두 기뻐하였다.
名實未虧而喜怒爲用 亦因是也 명 실 미 휴 이 희 노 위 용 역 인 시 야 是以聖人和之以是非 而休乎天鈞 是之謂兩行 시 이 성 인 화 지 이 시 비 이 휴 호 천 균 시 지 위 량 행 명분과 사실은 달라지지 않았으나 기쁨과 노여움이 작용한 것도또한 그 때문이다. 따라서 성인은 시비를 조화시켜 자연의 균형에 맡기는데이를 양행이라 한다.
神明(신명) : 정신과 마음. 天鈞(천균) : 균형이 잘 잡힌 자연 兩行(양행) : 밖의 만물과 자신이 알력이나 충돌 없이 원만하게 어울려 무슨 일에나 잘 통한다는 뜻.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29) 古之人 其知有所至矣 惡乎至 고 지 인 기 지 유 소 지 의 오 호 지 有以爲未始有物者 至矣盡矣 不可以加矣 유 이 위 미 시 유 물 자 지 의 진 의 불 가 이 가 의 옛사람은 그 지혜가 지극했다. 무엇이 지극하다고 하는가? 처음에 사물이 아직 없다고 생각한 자가 있었는데 지극하고 극진하여 더 보탤 것이 없는 것이다.
其次 以爲有物矣 而未始有封也 기 차 이 위 유 물 의 이 미 시 유 봉 야 其次 以爲有封焉 而未始有是非也 기 차 이 위 유 봉 언 이 미 시 유 시 비 야 그 다음은 사물은 있으나 구분하지 않는 경지이다. 그 다음은 사물이 구별은 있으나 처음부터 옳고 그름은 없다는 경지이다.
是非之彰也 道之所以虧也 道之所以虧 愛之所以成 시 비 지 창 야 도 지 소 이 휴 야 도 지 소 이 휴 애 지 소 이 성 果且有成與虧乎哉 果且無成與虧乎哉 과 차 유 성 여 휴 호 재 과 차 무 성 여 휴 호 재 옳고 그름이 드러나면 도가 무너지고 도가 무너지면 사사로운 사랑이 생기는 까닭이 된다. 과연 이루어짐과 무너짐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이루어짐과 무너짐이 없는 것일까?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30) 有成與虧 故昭氏之鼓琴也 無成與虧 故昭氏之不鼓琴也 유 성 여 휴 고 소 씨 지 고 금 야 무 성 여 휴 고 소 씨 지 불 고 금 야 완성과 파괴가 있는 것은 옛날 소씨가 거문고를 연주하는 것과 같고 완성과 파괴가 없는 것은 소씨가 거문고를 연주하지 않는 것과 같다.
昭文之鼓琴也 師曠之枝策也 惠子之據梧也 소 문 지 고 금 야 사 광 지 지 책 야 혜 자 지 거 오 야 소씨는 거문고를 타고 사광이 지팡이를 짚고 음악을 들으며 혜자가 안석에 기댄 채 변론하였다.
三子之知 幾乎皆其盛者也 故載之末年 삼 자 지 지 기 호 개 기 성 자 야 고 재 지 말 년 이 세 사람의 지혜는 모두가 그 극치에 다다랐다. 따라서 말년에 이르기까지 그대로 이어졌던 것이다.
故昭氏(고소씨) : 성이 소(昭), 이름은 문(文). 거문고의 명수로 유명했다. 師曠(사광) : 자는 자야(子野). 진(晋) 나라 평공(平公)의 악사로써 음악 이론에 밝았다. 혜자(惠子) : 장자의 친구 혜시(惠施). 末年(말년) : 만년(晩年).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31) 唯其好之也 以異於彼 其好之也 欲以明之 유 기 호 지 야 이 이 어 피 기 호 지 야 욕 이 명 지 다만 이 세 사람의 좋아하는 바가 세상 사람들과 달라 자신들이 좋아함으로써 (다른 이들에게) 밝히려 했다.
彼非所明而明之 故以堅白之昧終 피 비 소 명 이 명 지 고 이 견 백 지 매 종 밝혀질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남들에게 밝히려 했기 때문에 견백론이란 어리석음과 같은 결말이 된 것이다.
而其子又以文之綸終 終身無成 이 기 자 우 이 문 지 륜 종 종 신 무 성 若是而可謂成乎 雖我無成 亦可謂成矣 약 시 이 가 위 성 호 수 아 무 성 역 가 위 성 의 소씨의 경우도 아들로서 아버지의 기술만 흉내 냈을 뿐 평생 도를 이루지 못했다. 이를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내가 이룬 것이 없어도 나 역시 성공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若是而不可謂成乎 物與我無成也 是故滑疑之耀 聖人之所圖也 약 시 이 불 가 위 성 호 물 여 아 무 성 야 시 고 활 의 지 요 성 인 지 소 도 야 이와 같이 하고 도를 이루었다고 할 수 없다면 그렇다면 사물이나 우리에게도 이루어 놓은 것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희미함 속에 감추어진 그윽한 빛은 바로 성인이 도모하는 바이다.
爲是不用而寓諸庸 此之謂以明 위 시 불 용 이 우 제 용 차 지 위 이 명 그렇기에 사사로운 지혜를 쓰지 않고 자연에 맡긴다. 이를 밝음이라 한다.
堅白(견백) : 전국시대 조(趙)나라 공손룡(公孫龍)의 궤변의 일종. 이는 다음과 같다. 여기에 굳고 흰 돌(堅白)이 있다. 눈으로 보면 흰 것만을 알게 되고, 만져 보면 굳은 것만을 알게 된다. 그러니 굳고 흰 돌이란 굳은 돌과 흰 돌의 두 가지이지, 두 가지가 합해진 한 가지가 아니라는 말이다.
文之綸(문지륜) : 소문(昭文)의 유서(遺緖), 소문이 남긴 것. 滑疑之耀(활의지요) : 올바른 도를 어지럽히는 빛. 노장 사상에서는 빛은 드러나지 않고 싸여 있어야만 자연스러운 것으로 인정되었다.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32) 今且有言於此 不知其與是類乎 其與是不類乎 금 차 유 언 어 차 부 지 기 여 시 류 호 기 여 시 불 류 호 가령 여기에 어떤 이론이 있다고 하자. 그러나 이 말이 진리와 같은 것인지 아닌지 모른다.
類與不類 相與爲類 則與彼无以異矣 류 여 불 류 상 여 위 류 칙 여 피 무 이 이 의 같은 것과 같지 않은 것을 서로 같은 것으로 여기면 저 비진리와 다를 것이 없을 것이다.
雖然 請嘗言之 수 연 청 상 언 지 有始也者 有未始有始也者 有未始有夫未始有始也者 유 시 야 자 유 미 시 유 시 야 자 유 미 시 유 부 미 시 유 시 야 자 그러나 한번 말해 보겠다. 처음이 있고, 처음이 아직 있지 않았을 때가 있으며, 처음이 아직 있지 않았을 때가 아직 있지 않았을 때가 있었다.
有有也者 有无也者 有未始有无也者 유 유 야 자 유 무 야 자 유 미 시 유 무 야 자 있음이 있고, 없음이 있고, 없음이 아직 있지 않았을 때가 있으며,
有未始有夫未始有无也者 俄而有无矣 유 미 시 유 부 미 시 유 무 야 자 아 이 유 무 의 없음이 아직 있지 않았을 때가 아직 있지 않았을 때가 있었다가 갑자기 없음이 생긴 것이다.
而未知有无之果孰有孰无也 今我則已有謂矣 이 미 지 유 무 지 과 숙 유 숙 무 야 금 아 칙 이 유 위 의 而未知吾所謂之其果有謂乎 其果无謂乎 이 미 지 오 소 위 지 기 과 유 위 호 기 과 무 위 호 있음과 없음 중에서 과연 어느 것이 있고 어느 것이 없는 것인가. 내게는 이론이 있으나 이 이론이 존재하는 것일까. 아니면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알 수 없다.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33) 天下莫大於秋毫之末 而大山爲小 천 하 막 대 어 추 호 지 말 이 대 산 위 소 莫壽於殤子 而彭祖爲夭 막 수 어 상 자 이 팽 조 위 요 천하에 가을날 짐승털의 끝보다 큰 것은 없고 태산도 털끝보다 작다. 일찍 죽은 갓난아이보다 장수한 이는 없고 팽조도 요절한 셈이다.
天地與我竝生而萬物與我爲一 旣已爲一矣 且得有言乎 천 지 여 아 병 생 이 만 물 여 아 위 일 기 이 위 일 의 차 득 유 언 호 천지도 나와 함께 생긴 것이고, 만물도 나와 더불어 하나를 이룬다. 이미 하나가 되었는데 이 밖에 무슨 말을 하겠는가!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34) 旣已謂之一矣 且得无言乎 一與言爲二 二與一爲三 기 이 위 지 일 의 차 득 무 언 호 일 여 언 위 이 이 여 일 위 삼 이미 하나라고 하였다면 또 말이 없을 수 있겠는가. 하나와 말이라는 것이 합해져 둘이 되고 둘과 하나가 셋이 된다.
自此以往 巧曆不能得 而況其凡乎 자 차 이 왕 교 력 불 능 득 이 황 기 범 호 이렇게 나아가면 계산을 잘하는 자라도 계산할 수 없을 것이니 하물며 보통 사람이야 어찌하겠는가?
故自无適有以至於三 而況自有適有乎 无適焉 因是已 고 자 무 적 유 이 지 어 삼 이 황 자 유 적 유 호 무 적 언 인 시 이 따라서 무에서 유로 나아가는 데만 해도 셋이 되었으니 유에서 유로 나아가는 데는 어찌 되겠는가? 나아가지 말고 도를 근거로 해야만 할 것이다.
巧曆(교력) : 계산을 잘하는 사람 因是(인시) : ‘도(道)’ 또는 상대적인 개념을 초월한, ‘진실한 지혜’를 근거로 하는 것.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35) 夫道未始有封 言未始有常 爲是而有畛也 請言其畛 부 도 미 시 유 봉 언 미 시 유 상 위 시 이 유 진 야 청 언 기 진 무릇 도는 한계가 없는 것이다. 말에는 본래 정해진 내용이 없다. 이 말 때문에 사물에 구분이 있게 되었다. 구분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有左有右有倫有義 有分有辯有競有爭 此之謂八德 유 좌 유 우 유 륜 유 의 유 분 유 변 유 경 유 쟁 차 지 위 팔 덕 왼쪽이 있으면 오른쪽이 있고, 이론이 있고 설명이 있고, 분석이 있으면 분별이 있고, 겨룸이 있고 다툼이 있다. 이를 여덟 가지 덕이라 한다.
六合之外 聖人存而不論 六合之內 聖人論而不議 육 합 지 외 성 인 존 이 불 론 육 합 지 내 성 인 론 이 불 의 천지 사방 밖의 일을 성인은 그대로 놓아둘 뿐 말하지 않고, 천지 사방 안에 대해서도 논하기만 할 뿐 설명하지는 않는다.
春秋經世先王之志 聖人議而不辯 춘 추 경 세 선 왕 지 지 성 인 의 이 불 변 故分也者 有不分也 辯也者 有不辯也 고 분 야 자 유 불 분 야 변 야 자 유 불 변 야 ‘춘추’의 다스림에 대한 선왕들의 기록을 성인은 설명만 할 뿐 옳고 그름을 따지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분석할 것을 분석하지 않은 것이 있고 분석하더라도 분석하지 않은 것이 있다.
曰何也 聖人懷之 衆人辯之以相示也 왈 하 야 성 인 회 지 중 인 변 지 이 상 시 야 故曰辯也者 有不見也 고 왈 변 야 자 유 불 견 야 어째서인가. 성인은 그것을 품고 세상 사람들은 분별함으로써 드러낸다. 따라서 “분별하는 사람은 보지 못하는 게 있다”고 하는 것이다.
畛(진) : 밭두둑. 뜻이 변하여 ‘경계’, ‘구별’. 有倫有義(유륜유의) : 유론유의(有論有議)로 된 판본이 있으며 뒤에 “성인은 논하기는 하되 설명[議] 하지는 않는다”는 대목이 있으므로 륜(倫)은 론(論)과, 의(義)는 의(議)와 통하여 “이론이 있고 설명이 있다”로 풀이한다.
六合(육합) : 천지 사방. 存(존) : 살피다.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36) 夫大道不稱 大辯不言 大仁不仁 大廉不嗛 大勇不忮 부 대 도 불 칭 대 변 불 언 대 인 불 인 대 렴 불 겸 대 용 불 기 큰 도는 일컬어지지 않으며, 큰 말은 말하지 않으며, 지극한 인은 어질지 않고, 참다운 청렴은 겸손하지 않은 듯하며, 진정한 용기는 사납지 않다.
道昭而不道 言辯而不及 仁常而不周 廉淸而不信 도 소 이 불 도 언 변 이 불 급 인 상 이 불 주 렴 청 이 불 신 勇忮而不成 五者圓而幾向方矣 용 기 이 불 성 오 자 원 이 기 향 방 의 도를 말로 분명하게 드러내면 도가 아니고, 말이 시비 다툼에 쓰이면 도에 미치지 못하며 언제나 어질다면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청렴해 맑기만 하면 미덥지 못하고, 남을 해치는 용기는 참되지 못하다. 이 다섯 가지를 버리지 않고 있어야만 거의 도를 향해 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故知止其所不知 至矣 고 지 지 기 소 불 지 지 의 孰知不言之辯 不道之道 若有能知 此之謂天府 그러므로 알지 못하는 데에 그칠 줄 알면 지극한 것이다. 누가 말 없는 말과 도가 아닌 도를 아는가. 만일 이를 알면 이를 두고 하늘의 창고라 할 것이다.
注焉而不滿 酌焉而不竭 而不知其所由來 此之謂葆光 주 언 이 불 만 작 언 이 불 갈 이 부 지 기 소 유 래 차 지 위 보 광 아무리 물을 부어도 차지 않고 마구 퍼내도 마르지 않는다. 그러나 그 유래를 알지 못하므로 이러한 경지를 빛을 싸서 감추는 ‘보광’이라 한다.
忮(기) : 남을 해치는 것, 사나운 것. 五者(오자) : 도(道), 말, 어짊, 청렴, 용기의 다섯 가지. 天府(천부) : 자연의 창고, 풍부한 창고. 공자의 ‘군자불기(君子不器)’와 비슷한 뜻을 지닌다. 여기에서 불기(不器)는 ‘채워지지 않는다’는 뜻.
注(주) : 물을 붓는 것. 葆光(보광) : 덮여 있는 빛.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빛.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 제 4장의 ‘화기광 동기진(和其光同其塵)’과 같은 의미로, ‘빛과 조화하고, 티끌과도 하나 된다’는 뜻이다. 줄여서 화광동진(和光同塵)이라고도 한다.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37) 故昔者堯問於舜曰 고 석 자 요 문 어 순 왈 我欲伐宗膾胥敖 南面而不釋然 其故何也 아 욕 벌 종 회 서 오 남 면 이 불 석 연 기 고 하 야 옛날에 요가 순에게 물었다. "나는 종, 회, 서오 세 나라를 정벌하려 하네. 그러나 임금 자리에 있으면서도 어쩐지 마음이 확연하지 않으니 왜 그런 것일까?"
舜曰 夫三子者 猶存乎蓬艾之間 若不釋然何哉 순 왈 부 삼 자 자 유 존 호 봉 애 지 간 약 불 석 연 하 재 순이 말했다. "세 나라는 아직 쑥풀이 무성한 미개한 부족 국가입니다. 마음이 꺼림칙한 것은 어쩐 일이십니까?
昔者十日竝出 萬物皆照 而況德之進乎日者乎 석 자 십 일 병 출 만 물 개 조 이 황 덕 지 진 호 일 자 호 옛적에 10개의 태양이 일시에 만물을 샅샅이 비춘 일이 있습니다. 하물며 마음의 덕이 태양보다 밝다면 무슨 꺼리낌이 있겠습니까?"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38) 齧缺問乎王倪曰 子知物之所同是乎 曰吾惡乎知之 설 결 문 호 왕 예 왈 자 지 물 지 소 동 시 호 왈 오 악 호 지 지 子知子之所不知邪 曰吾惡乎知之 자 지 자 지 소 부 지 사 왈 오 악 호 지 지 설결이 왕예에게 물었다. "선생님은 만물이 하나임을 아십니까?" 이르기를, "내가 어찌 알겠나." "선생님은 자신이 알지 못하는 바가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이르기를, "내 어찌 알겠는가."
然則物无知邪 曰吾惡乎知之 연 칙 물 무 지 사 왈 오 악 호 지 지 雖然嘗試言之 庸詎知吾所謂知之非不知邪 수 연 상 시 언 지 용 거 지 오 소 위 지 지 비 부 지 사 "그렇다면 아는 게 없으십니까?" 이르기를, "어허, 어찌 알겠나. 비록 그렇기는 하지만 어디 한번 말해 보기로 하지. 안다고 하는 게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닌 줄 어찌 알겠는가!
庸詎知吾所謂不知之非知邪 且吾嘗試問乎汝 용 거 지 오 소 위 부 지 지 비 지 사 차 오 상 시 문 호 여 民濕寢則腰疾偏死 鰌然乎哉 민 습 침 칙 요 질 편 사 추 연 호 재 또한 내가 모른다는 것이 아는 게 아닌 줄은 어떻게 알겠나! 이제 자네에게 한번 물어보겠네. 사람은 습한 데서 자면 허리병으로 반신불수가 되어 죽지만 미꾸라지도 그렇던가?
木處則惴慄恂懼 猨猴然乎哉 三者孰知正處 목 처 칙 췌 률 순 구 원 후 연 호 재 삼 자 숙 지 정 처 사람은 나무 위에 있으면 벌벌 떨지만 원숭이는 무서워하던가? 셋 가운데 어느 쪽이 바른 거처를 알고 있는 건가? 民食芻豢 麋鹿食薦 蝍蛆甘帶 鴟鴉嗜鼠 四者孰知正味 민 식 추 환 미 록 식 천 즉 저 감 대 치 아 기 서 사 자 숙 지 정 미 사람은 초식 동물의 고기를 먹고 순록은 풀을 뜯고 지네는 뱀을 맛있게 먹고 올빼미는 쥐를 즐겨 먹지. 넷 가운데 어느 누가 올바른 맛을 아는 것일까?
○○狙以爲雌 ○與鹿交 ○與魚游 원 편 저 이 위 자 미 여 록 교 추 여 어 유 원숭이는 편저를 짝으로 하고 고라니는 사슴과 교배하고 미꾸라지는 물고기와 함께 놀지.
毛○西施 人之所美也 모 장 서 시 인 지 소 미 야 魚見之深入 鳥見之高飛 ○鹿見之決驟 어 견 지 심 입 조 견 지 고 비 미 록 견 지 결 취 모장과 서시는 세상 사람들이 미녀라 칭송하지만, 그들을 보면 물고기는 물속 깊이 달아나고 새는 하늘 높이 날아오르며 순록과 사슴은 결사적으로 달아나지.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39) 四者孰知天下之正色哉 사 자 숙 지 천 하 지 정 색 재 自我觀之 仁義之端 是非之塗 樊然殽亂 吾惡能知其辯 자 아 관 지 인 의 지 단 시 비 지 도 번 연 효 란 오 오 능 지 기 변 넷 가운데 누가 천하의 미인을 아는 것일까? 내가 보건대 사람들이 인의(仁義)와 옳고 그름의 길을 어지럽게 주장하는데 나라고 어찌 그것들을 가려낼 수 있겠나!
齧缺曰 子不知利害 則至人固不知利害乎 설 결 왈 자 부 지 리 해 칙 지 인 고 부 지 리 해 호 설결이 물었다. "선생님은 이해를 모르시는데 지인(至人)은 참으로 이해를 모르는 것입니까?'
王倪曰 至人神矣 大澤焚而不能熱 河漢冱而不能寒 왕 예 왈 지 인 신 의 대 택 분 이 불 능 열 하 한 호 이 불 능 한 疾雷破山而不能傷 飄風振海而不能驚 질 뢰 파 산 이 불 능 상 표 풍 진 해 이 불 능 경 왕예가 대답했다. "지인은 신묘한 사람이라네. 큰 연못을 다 태워도 그를 태울 수는 없으며, 황하와 한수를 꽁꽁 얼려도 그를 얼릴 수는 없다네. 사나운 우뢰가 산을 부수어도 상하지 않고 태풍이 파도를 몰아쳐도 그는 눈 하나 꿈쩍하지 않지.
若然者 乘雲氣 騎日月 而遊乎四海之內 약 연 자 승 운 기 기 일 월 이 유 호 사 해 지 내 死生無變於己 而況利害之端乎 사 생 무 변 어 기 이 황 리 해 지 단 호 이런 사람은 구름을 타고 해와 달을 부리면서 사해 바깥에서 노닌다네. 삶과 죽음으로도 그를 움직일 수 없거늘 어찌 이해 따위에 꿈쩍이나 하겠는가!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40) 瞿鵲子問乎長梧子曰 구 작 자 문 호 장 오 자 왈 구작자가 장오자에게 물었다.
吾聞諸夫子 聖人不從事於務 不就利 不違害 오 문 제 부 자 성 인 불 종 사 어 무 불 취 리 불 위 해 不喜求 不緣道 无謂有謂 ○謂无謂 而遊乎塵垢之外 불 희 구 불 연 도 무 위 유 위 유 위 무 위 이 유 호 진 구 지 외 "제가 공자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만, 성인은 세상일을 좇지 않고 이익을 추구하지도 해로움을 피하지도 않고 아무 것도 얻으려 하지 않고 도를 따르지도 않고 말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말하고 말해도 말하지 않은 것 같아 초연히 이 세상 밖에서 노닌다고 합니다.
夫子以爲孟浪之言 而我以爲妙道之行 吾子以爲奚若 부 자 이 위 맹 랑 지 언 이 아 이 위 묘 도 지 행 오 자 이 위 해 약 공자는 이를 맹랑한 소리라 하였으나 저는 묘도를 체득한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長梧子曰 是皇帝之所聽熒也 而丘也何足以知之 장 오 자 왈 시 황 제 지 소 청 형 야 이 구 야 하 족 이 지 지 장오자가 말했다. "이는 황제가 들어도 믿지 않거늘 공구 따위가 어찌 이를 알겠는가.
且汝亦大早計 見卵而求時夜 見彈而求○炙 차 여 역 대 조 계 견 란 이 구 시 야 견 탄 이 구 효 자 자네도 지나치게 성급하네. 알을 보자마자 새벽 닭소리를 기다리고, 화살을 보자마자 올빼미 구이를 찾는 격이군.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41) 予嘗爲女妄言之 女以妄聽之奚 여 상 위 여 망 언 지 여 이 망 청 지 해 이제 자네에게 헛소리를 할 터이니 자네도 그리 알고 망녕되게 듣는 게 어떻겠는가.
旁日月 挾宇宙 爲其○合 방 일 월 협 우 주 위 기 문 합 置其滑○ ○隸相尊 衆人役役 치 기 활 혼 이 예 상 존 중 인 역 역 성인은 해와 달과 나란히 하고, 우주를 손바닥에 든 채 두 입술을 합치듯 온갖 변화와 하나 되고, 혼탁한 속세를 그대로 놓아 버려 노예 상태로 서로 멸시하거나 존중하게 되고 모든 사람들이 부림을 당해 외물에 얽매이게 되지.
聖人愚芚 參萬歲而一成純 萬物盡然 而以是相蘊 성 인 우 둔 참 만 세 이 일 성 순 만 물 진 연 이 이 시 상 온 성인만이 홀로 어리석고 우둔한 듯해서 천년 만년이 지나도 천연의 천진을 그대로 보전하지만 만물이 다하도록 사람들은 자기 주장에 집착해 시비 다툼만 늘어 가지.
予惡乎知說生之非惑邪 予惡乎知惡死之非弱喪而不知歸者邪 여 오 호 지 설 생 지 비 혹 사 여 오 호 지 오 사 지 비 약 상 이 부 지 귀 자 사 삶을 좋아함이 미혹한 게 아닌지 내 어찌 알겠는가. 죽음을 싫어하지만, 죽음이 어려서 떠난 고향으로 다시 돌아감이 아닌지 내 어찌 알겠나?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42) 麗之姬 艾封人之子也 晉國之始得之也 涕泣沾襟 려 지 희 애 봉 인 지 자 야 진 국 지 시 득 지 야 체 읍 첨 금 여희는 예라는 지방의 관리의 딸이었네. 진나라에서 강제로 끌고 갈 적에는 그녀는 눈물로 옷깃을 흠뻑 적셨지.
及其至於王所 與王同筐牀 食芻豢 而後悔其泣也 급 기 지 어 왕 소 여 왕 동 광 상 식 추 환 이 후 회 기 읍 야 予惡乎知夫死者不悔其始之蘄生乎 여 오 호 지 부 사 자 불 회 기 시 지 기 생 호 진나라 왕궁에 이르러 왕과 함께 화려한 생활을 하고 맛있는 고기 요리를 먹게 되자. 그녀는 눈물 흘린 일을 후회했다고 하네. 이와 마찬가지로 죽음에 이르는 사람이 살기를 고대했던 것을 나중에 후회할지 내 어찌 알겠나!
夢飮酒者 旦而哭泣 夢哭泣者 旦而田獵 몽 음 주 자 단 이 곡 읍 몽 곡 읍 자 단 이 전 렵 方其夢也 不知其夢也 夢之中又占其夢焉 覺而後知其夢也 방 기 몽 야 부 지 기 몽 야 몽 지 중 우 점 기 몽 언 각 이 후 지 기 몽 야 꿈속에서 유쾌하게 술을 마신 사람이 아침에 일어나면 울게 되고, 꿈속에서 구슬프게 운 사람은 사냥놀이 갈 일이 생긴다네. 한창 꿈을 꾸고 있을 때에는 그것이 꿈인 줄도 모르고 또한 꿈을 이리저리 풀어 보다가 꿈에서 깨어난 뒤에야 꿈인 줄 알지.
且有大覺而後知此其大夢也 차 유 대 각 이 후 지 차 기 대 몽 야 而愚者自以爲覺 竊竊然知之 君乎牧乎固哉 丘也與女 이 우 자 자 이 위 각 절 절 연 지 지 군 호 목 호 고 재 구 야 여 여 우리네 삶은 이와 같아서 진정한 깨달음이 있어야 삶이 한바탕 꿈 속인 줄 알게 되지. 그러나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깨달았다고 자처하여 짐짓 아는 체하면서, 왕입네, 재상입네 과시하려 들지. 참으로 어리석구나, 공자여!
皆夢也 予謂女夢 亦夢也 是其言也 其名爲弔詭 개 몽 야 여 위 여 몽 역 몽 야 시 기 언 야 기 명 위 조 궤 萬世之後而一遇大聖 知其解者 是旦暮遇之也 만 세 지 후 이 일 우 대 성 지 기 해 자 시 단 모 우 지 야 자네도 또한 꿈꾸고 있는 사람이네. 자네더러 꿈꾼다고 지적하는 나의 말도 또한 꿈 속의 헛소리라네. 이런 이야기는 매우 기이하기는 하지만, 오랜 뒤에라도 성인이 한번 나타나 이 말의 의미를 알아 준다면 이는 아침 저녁으로 만난 것과 다름없겠네.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43) 旣使我與若辯矣 若勝我 我不若勝 若果是也 我果非也邪 기 사 아 여 약 변 의 약 승 아 아 불 약 승 약 과 시 야 아 과 비 야 사 我勝若 若不吾勝 我果是也 而果非也邪 아 승 약 약 불 오 승 아 과 시 야 이 과 비 야 사 "가령 내가 자네와 논쟁한다고 하자. 자네가 나를 이기고 내가 자네에게 지면, 진정 자네가 옳고 나는 틀린 것인가? 내가 자네를 이기고 자네가 내게 지면, 정녕 나는 옳고 자네는 틀린 것인가?
其或是也 其或非也邪 其俱是也 其俱非也邪 기 혹 시 야 기 혹 비 야 사 기 구 시 야 기 구 비 야 사 我與若不能相知也 則人固受?闇 吾誰使正之 아 여 약 불 능 상 지 야 즉 인 고 수 담 암 오 수 사 정 지 한 쪽은 옳고 다른 쪽은 틀린 것일까? 아니면 둘 다 옳거나 둘 다 틀린 것은 아닐까? 나도 자네도 옳은지 알 수 없다면 즉 다른 사람들은 진실로 어둠에 빠지고 말 것이니 누구로 하여금 바로잡게 할 것인가.
使同乎若者正之 旣與若同矣 惡能正之 사 동 호 약 자 정 지 기 여 약 동 의 악 능 정 지 使同乎我者正之 旣同乎我矣 惡能正之 사 동 호 아 자 정 지 기 동 호 아 의 악 능 정 지 자네와 의견이 같은 사람에게 물어 보면, 이미 자네와 같은 생각이므로 어찌 바르게 판단할 수 있겠는가! 나와 의견이 같은 사람에게 물어 볼 경우, 벌써 나와 같은 의견을 갖고 있으므로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겠는가!
使異乎我與若者正之 旣異乎我與若矣 惡能正之 사 이 호 아 여 약 자 정 지 기 이 호 아 여 약 의 악 능 정 지 나와도 자네와도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에게 올바로 판정해 달라고 한다면 이미 두 사람 모두와 의견이 다르므로 어떻게 바르게 말할 수 있겠는가!
使同乎我與若者正之 旣同乎我與若矣 惡能正之 사 동 호 아 여 약 자 정 지 기 동 호 아 여 약 의 악 능 정 지 나와도 자네와도 입장이 같은 사람에게 올바로 판정해 달라고 한다면 우리 둘 모두와 입장이 같으므로 어떻게 올바로 판정할 수 있겠는가.
然則我與若與人俱不能相知也 而待彼也耶 연 칙 아 여 약 여 인 구 불 능 상 지 야 이 대 피 야 야 그렇다면 나도 자네도 또 어느 누구도 누가 옳은지 알 수 없는데, 또 다른 누구를 기다려야 할 것인가?
▶장자(莊子) 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44) 化聲之相待 若其不相待 和之以天倪 화 성 지 상 대 약 기 불 상 대 화 지 이 천 예 因之以曼衍 所以窮年也 인 지 이 만 연 소 이 궁 년야 불안정하고 변하기 쉬운 소리에 의지다는 것은 처음부터 의지하지 않았음과 마찬가지로 모든 것을 조화시키고 만연에 모든 것을 맡겨 둠이 천수를 다하는 방법이오. 何謂和之以天倪 曰是不是 然不然 하 위 화 지 이 천 예 왈 시 불 시 연 불 연 그러면 천연한 대도로 조화시킨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대답하기를, 옳다는 주장이 있으면 옳지 않다는 주장이 따르고, 그렇다는 입장이 있으면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 생기지.
是若果是也 則是之異乎不是也 亦無辯 시 약 과 시 야 칙 시 지 이 호 불 시 야 역 무 변 然若果然也 則然之異乎不然也亦無辯 연 약 과 연 야 칙 연 지 이 호 불 연 야 역 무 변 만일 옳다는 주장이 참으로 옳다면, 옳다는 주장이 옳지 않다는 것과 다르다고 구태여 말할 필요가 없네. 그렇다는 입장이 실제로 그렇다면 그렇다는 입장이 그렇지 않다는 입장과 다르다고 새삼스레 말할 필요도 없네.
忘年忘義 振於無竟 故寓諸無竟 망 년 망 의 진 어 무 경 고 우 제 무 경 나이도 의리도 잊으면 무궁한 경지로 뻗어나가게 되어 그래서 모든 것을 이 무한한 경지에 놓아 두는 것이네.
▶장자(莊子)내편(內篇) 제물론(齊物論)(45) 罔兩問景曰 망 량 문 경 왈 曩子行 今子止 曩子坐 今子起 何其无特操與 낭 자 행 금 자 지 낭 자 좌 금 자 기 하 기 무 특 조 여 바깥 그림자의 그림자가 안쪽 그림자에게 물었다. "조금 전 그대는 걷더니 이제는 멈추고, 전에는 앉아 있다가 지금은 일어나는구나. 왜 그리도 지조가 없는 게야!"
景曰 吾有待而然者邪 경 왈 오 유 대 이 연 자 사 吾所待又有待而然者邪 吾待蛇蚹蜩翼邪 오 소 대 우 유 대 이 연 자 사 오 대 사 부 조 익 사 안쪽 그림자가 대답했다. "의지하는 게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또한 내가 의지하는 것도 기대는 게 있어서 그러네. 혹시 나는 뱀의 비늘이나 매미의 날개에 기대고 있는 건 아닐까?
惡識所以然 惡識所以不然 악 식 소 이 연 악 식 소 이 불 연 昔者莊周夢爲胡蝶 栩栩然胡蝶也 自喩適志與 不知周也 석 자 장 주 몽 위 호 접 허 허 연 호 접 야 자 유 적 지 여 부 지 주 야 어째서 그런 줄 알며 왜 그렇지 않은 줄 알겠는가. 언젠가 장주가 꿈에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가 된 채 유쾌하게 즐기면서도 자기가 장주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
俄然覺 則蘧蘧然周也 不知周之夢爲胡蝶 胡蝶之夢爲周與 아 연 각 칙 거 거 연 주 야 부 지 주 지 몽 위 호 접 호 접 지 몽 위 주 여 周與胡蝶 則必有分矣 此之謂物化 주 여 호 접 칙 필 유 분 의 차 지 위 물 화 그러다가 문득 잠에서 깨어나 보니 자신이 분명히 누워 있는게 장주였다네. 그가 꿈에서 나비가 된 것인지 나비가 꿈에 그가 된 것인지 몰랐다네. 장주와 나비는 틀림없이 다른 존재일 것이므로 이를 <물화>라고 일컫는다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