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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는 시간을 기다리며, 조금만 늦으면 어디서 죽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그런 생각만으로도 걱정이 되어 죽을 것만 같다가 당신이 돌아오면 다시 살아난 것 같았지요. 허지만, 그러면 이번에는, 또 당신이 집에 있으면 있는대로 언젠가는 당신이 떠나가리라는 생각이 들어, 또 그게 겁이나서 죽을 것만 같더니만. 지금은 아뭏든 당신 소리를 듣고 있으니 숨을 쉬는 것 같아요. 결국 제가 꾼 꿈은 그렇게 터무니 없는 꿈은 아니었군요. 당신이 이 전화를 끊으면 공기관을 끊는 셈이 되니까요……. 물론이죠, 여보, 전 자고 있었어요. 처음이라 잤던 거죠. 의사도 그렇게 말하더군요. 중독 증상이라구요, 첫번째 밤은 잠이 오지요. 그리고 고통스러운 것도 오히려 잘 몰라 요. 여태까지와는 전혀 다른 고통이니까요. 어쨌든 그래도 견딜 만 했어요. 견디기 어려운 것은 두 번째 밤이었어요. 어제였지요. 그리고 세번째 밤이 오늘 밤이에요.
이제 몇분만 있으면 또 시작하는 거죠. 그리고 내일 모레, 그리고 또 그 다음날, 그 다음날……. 아, 어떻게 해서 그 날들을 견딜수 있을는지요?……. 열은 이제 없어요. 전연 없어요. 분명히 알겠는걸요……. 어차피, 그렇다고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니, 좀더 용기를 내고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는 편이 차라리 나았던 거예요……. 게다가……. 게다가 잠이 온다 하더라도 잠이 들면 꿈을 꿀테고, 그러면 다시 눈을 뜰테고, 그 다음엔 먹고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밖에 나가서 어디엔가 가는건데, 그게 어딜른지요?……. 하지만 전, 당신 시중 드는일 외엔 아무것도 안했었거든요……. 아뇨 그래요 전 언제나 매어 있었지요 당신에게, 당신을 위해서 매어 있었죠……. 마르뜨는 자기 생활을 질서 있게 살아가고 있어요……. 그건 물고기가 물 없이 어떻게 사는가고 물고기에게 물으시는 거나 같은 얘기군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전 아무도 필요없어요……. 기분 전환이라구요! 그럼 한 가지 얘기해 드리죠. 시적인 얘긴 아니지만 이건 진짜 얘기예요. 그 일요일 밤 이후로 전 꼭 한번 기분이 딴데로 쏠린 적이 있었는데, 그건 치과에서 신경을 건드렸을 때……. 꼭 한번……. 한번, 그때뿐이었어요……. 그 개는 이틀째 옆방에서 나오질 않네요……. 제가 불러서 쓰다듬어 주려해도 건드리는 걸 싫어하더군요. 하마트면 물릴 뻔 했어요……. 네, 저한테요! 이빨을 내밀고 으르렁거리든데요. 마치, 딴 개 같더라니까요. 무섭던데요……. 마르뜨네 집엘요? 글쎄 아무도 가까이 하질 못하게 하더라니까요. 마르뜨르가 밖으로 나가는데도 혼이 났었어요. 막무가내로 문을 못 열게 해서요……. 그러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죠. 정말 저도 이젠 그 개가 무서워졌어요. 먹지도 않고 움직이지도 않아요. 얼굴이 마주치면 무서워서 섬칫해 진다니까요.
그걸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필경, 제가 당신한테 못되게 굴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에요……. 그개 불상해요……. 그렇지만, 그 개가 미운 생각은 들지 않아요. 개의 기분을 너무 잘 아니까요. 그놈은 당신이 좋은거에요. 그런데, 당신이 돌아오질 않으니까. 그게 다 제 탓인줄 알거든요……. 조제프를 보내도록 해보세요……. 틀림없이 그 개가 조제프는 따라갈테니……. 저요?……. 아무래도 좋아요……. 그 개가 저는 전혀 좋아하질 않으니까요! 그게 모두 산증거 인걸요……. 그야 얼른 봐선 그렇게도 보일 수 있었겠죠. 허지만, 지금 같아선 건드리지도, 못할 것 같아요……. 당신이 데려가지 않겠다면 개 수용소에 갖다 주겠어요. 그러다가 개가 병이 나서 사나와지면 안될테니까요……. 당신한테 가 있으면, 누구도 물려고 덤벼들지 않을걸요. 그놈은 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면 다 좋아하니까요……. 아뇨, 제가 하는 말은, 그 개는 당신이 같이 사는 사람이면 다 좋아할거라는 얘기예요……. 그건 그래요. 알고 있어요, 허지만 어쨌든 개는 개니까요. 그것까지 눈치채진 못할거예요. 암만 영리하기로서니!……. 전, 개 앞이라고 해서 조금도 신경을 써 본 일은 없어요. 그러니까 그개는 별의별 광경을 다 본거죠!……. 결국, 그 개가 저를 이젠 알아보지 못한다는 얘기예요. 그 개는 제가 무서워진 거예요……. 그건 알리 없지요……. 아니, 그 반대죠……. 생각해 보세요, 제가 쟌느 아주머니한테 그분의 아들이 죽었다는 걸 알려 주던 날 밤 말이예요. 아주머니는 창백하고 자그마한 분이었죠? 그런데 그런 아주머니가 그날 밤엔 갑자기 시뻘개 가지고 굉장히 큰 여자같이 보였어요……. 시뻘겋고 거대한 여자가 되었더란 말이예요. 머리는 천장에 부딪칠 정도였고, 손은 어디에나 닿을 만큼 길어서 그림자가 방 안을 가득 채워, 무섭더군요……. 사뭇 무섭더란 말씀이에요!……. 용서하세요. 바로 그때 아주머니의 개가 있었죠. 장롱 뒤에 숨어서, 무슨 짐승에게라도 달려들듯이 짖어대더군요……. 허지만, 그건 저도 모르겠어요. 그걸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그렇게 되면 제 정신이 아니죠. 전 지독한 짓을 했던 것 같아요. 사진 꾸러미와, 사진관의 봉투들을 한꺼번에 전부 찢어 버렸거든요. 정신없이 그랬던 거예요. 남자라도 꽤 힘이 들었을 것을……. 자동차 면허증의 사진두요……. 네?……. 아뇨, 이제 면허증 같은 것 제겐 필요 없는걸요, 뭐……. 손해랄 것도 없어요. 어쨌든 그때의 제 꼴을 남이 보았더라면 끔찍 했을 거예요……. 아뇨! 절대로 여행 같은건 안하겠어요. 전엔 운이 좋아서 여행하다가 당신을 만나게 되었던 거지만, 이제부터는 여행을 해본댔자 혹시 당신을 만나더라도 불행하기만 할테데요 뭐……. 그런 말씀은 마세요……. 그런 얘긴 그만 둡시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 부인, 또 당신이었군요, 끊어주세요. 여긴 전화국이 아니에요. 여보세요! 아니라니까요……. 허지만 부인, 우리는 남이 들으라고 얘기하고 있는건 아니니까 혼선 돼 있는 것을 그대로 엿듣고 있다는건 말도 안돼요……. 우리 얘기가 듣기 거북하면 끊으시면 될게 아니에요?……. 아!……. 여보, 여보! 화내지 마세요. 아, 이제 됐군요……. 아니, 아니, 저예요. 이번엔. 그 여자가 전화를 끊었군요. 그런 몰상식한 소릴 하더니, 이내 끊었군요……. 여보세요!……. 당신, 기분이 상하셨군요……. 아뇨, 당신, 방금 그소리를 들어서 기분이 상하셨나본데요. 전 당신 목소리로 알아요……. 당신은 기분이 언짢아진 거예요……. 전……. 허지만 여보, 그 여잔 질이 좋지않은 여자 같애요. 그러나 당신에 관해선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 거예요. 그 여자야 당신을 보통 다른 남자들과 같은 사람으로 알고 있겠죠 뭐……. 아뇨, 아주 틀리죠, 전연 다른걸료……. 후회라니, 뭘요?……. 여보세요!……. 이제 그런 얘긴 그만 둡시다. 그런 바보 같은 짓을 자꾸 생각하지 마세요. 이젠 끝난 거니까요!……. 당신, 정말 순진하시군요……. 누구요? 누구라도 상관 없어요. 그저께, 저, 그 여자 봤어요. S로 시작하는 이름의 여자 말예요……. S자말이 에요……. B.S 라는 이니셜……. 그래요, 앙리 마르땡의……. 그 여자, 저한테 당신 형제가 있느냐 없느냐 묻더군요. 그리고 결혼 통고를 낸 것이 당신 형제의 결혼이 아니냐고도 묻고요……. 그렇다고 제가 어떻게 되거나 하진 않았어요.……. 사실을 말했죠……. 안됐다는 듯한 표정을 하더군요. 솔직히 말씀드리지만 전 오래 있진 않았어요. 집에 손님들이 많다고 말하고는 얘길 끝냈죠…….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실 것 없어요. 아무 것도 아니니까요. 세상 사람들은 상대방의 관심에서 벗어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죠. 그런데 전 차츰처츰 사람들에게서 굉장히 관심을 돌려 버렸어요……. 우리 두사람 사이의 시간에 1분이라도 빼앗기는 게 아까와서 그랬던 거예요…….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니까요. 남들이야 무슨 소릴 하든 내버려 두는 거죠……. 세상을 공정하게 볼 줄 알아야겠죠. 우리들의 사일 세상 사람들은 몰라요……. 세상 사람들은 말예요……. 그 사람들이야, 서로 사랑하든가, 아니면 미워하든가, 둘 중의 하나니까요. 결별은 결별은 결별이구요. 그들은 보는 눈이 빠르죠. 당신은 그 사람들에게 아무리 별 소릴 다 해도 알아듣지 못해요……. 당신, 허지만……. 아무리, 그 사람들에게 납득을 시키려 해도 안 되는 게 있어요……. 제일 좋은 것은 저처럼 하는 거예요. 아무래도 좋다고 내팽개쳐 두는 거지요……. 완전히 말이에요. (낮고 괴로운 소리를 낸다.) 아!……. 아무 것도 아니에요. 얘길 하다 보니 아무 일없이 그전 같은 기분이 드는데, 갑자기 현실이 머리에 떠올라서……. (눈물) ……. 왜 이런 착란이 자꾸 생기는지 모르겠군요……. 네……. 네……. 아뇨, 전 같으면, 금새 만날 수 있었죠. 정신없이 약속 같은 것도 잊어버리고 불가능한 일까지 덤벼들곤 했지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키스를 한다든가, 끌어안으면서 설복시키는 일도 했었고. 눈길 하나로 만사가 달라질 수도 있었죠. 허지만 전화로는 끝난 건 명실공히 끝나는 거예요. 안심하세요. 자살은 두번은 안하니까요……. 그야, 먹을지는 몰라도 그건 잠들기 위해서죠……. 전 피스톨 같은 건 못 살 거예요!……. 여보, 지금의 저에게는 거짓말할 기력도 없어요……. 기운이 다 빠져 버려서……. 기운을 좀 내야겠어요. 때로는 거짓말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요. 여보, 당신이 우리들의 결별을 좀 덜 가슴아프게 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신다면……. 당신이 거짓말하신다는 얘기가 아니고요. 만약 당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고, 또 그걸 제가 안다면 하는 얘기예요. 이를테면 만약 당신이 지금 집에 있는게 아닌데, 제게는……. 아뇨, 아뇨, 그런게 아니에요. 여보……. 전, 당신을 믿어요……. 당신을 믿지 않는다는 얘길 하려던 게 아니에요……. 당신, 왜 그렇게 화를 내시죠? 화나셨어요. 목소릴 들으면 알아요. 제 얘긴, 다만 당신이 저를 아껴 주시는 뜻에서 거짓말을 하는데, 그걸 제가 설혹 안다 하더라도 당신에 대한 제 애정은 더욱 더 커지기만 할 거라는 얘길 하려던 거예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낮은 목소리로 다음과 같이 빨리 얘기하면서 수화기를 놓는다.)
하느님, 제발 그이가 다시 전화를 걸도록 해 주십시오. 하느님, 제발 그이가 다시 전화를 걸게 해 주십시요 다시 전화를 걸게 해 주십시요. 제발, 제발. (벨이 울린다. 수화기 든다.) 아, 전화가 끊어졌었죠? 아까 제 얘긴, 다만, 당신이 저를 아껴주시는 뜻에서 혹시 거짓말을 하는데, 그걸 제가 설혹 안다 하더라도 당신에 대한 제 애정은 더욱 커지기만 할거라는 얘기였어요……. 물론이죠……. 당신, 당치도 않은 소릴 하시는군요!……. 전 당신을 사랑해요……. 사랑해요, 여보……. (전화줄을목에 감는다.) ……. 그래요, 알고 있어요. 이젠 결국 끊어야겠지요……. 허지만 그건 너무 가혹해요……. 아무래도 전, 이 전화를 끊을 용기가 생길 것 같지 않아요……. 네, 그래요. 이렇게 둘이 꼭 붙어 있는 느낌인데, 별안간에 지하실이며 하수구며, 거리의 건물들이 둘 사이에 콱 끼어드는 것만 같아서……. 당신 언젠가 이 본느가 어떻게 해서 이렇게 꼬인 줄 속으로 사람의 목소리가 통하느냐고 이상하게 생각하던 일 생각나세요? 전, 지금 전화줄을 목에 감고 있어요. 그러니까, 당신 목소리를 목에 감고 있는 셈이 전화국에서 함부로 전화를 끊지 않는다는 일은 저보다는 당신쪽이 더 괴로우시죠? 저도 잘 알고 있어요……. 아뇨……. 마르세이유에 가세요?……. 여보, 저, 당신, 모레 저녁에 마르세이유에 가신다면 부탁이 하나 있는데……. 되도록이면……. 되도록이면 전에 우리가 늘 묵던 호텔에는 가지 말아 주셨으면 해요. 기분이 상하셨어요?……. 왜냐하면, 제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은, 이 세상에 없는거나 마찬가지니까요. 그리고 설령 있다 치더라도 그것은 어딘가 막연한 곳에 있기 때문에 별로 괴로울 것도 없을 테니까요.……. 제 뜻 이해하세요? 고마워요……. 당신은 좋은 분이에요. 사랑해요. (여자 일어서서 수화기를 든 채 침대 쪽으로 간다.) 자, 그럼……. 저도 모르게 "그럼 다시"할 뻔했군요…….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어떻게 될는지 모르겠어요……. 아!…….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어떻게 될는지 모르겠어요……. 아!……. 그러는 편이 낫겠군요……. 훨씬 낫지요……. (침대에 누워서 수화기를 꼭 끌어안는다.) 여보……. 여보……. 전 괜찮아요. 어서요. 자! 끊으세요, 빨리 끊으세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사랑해요! 당신을 사랑해요……. (수화기 바닥에 떨어진다.) - 막 -
보스맨과 레나 아돌 후가드 作(작)
시간: 현재
장소: 남아프리카 스와트콥스 강의 진흙 갯벌.
개요
남아프리카 사람의 어투를 사용하는 무거운 짐을 꾸린 유색인 보스맨이 폐차조각이 산재한 언덕과 쓰레기 벌판을 제외하고는 황량한 배경을한 무대위로 올라온다.그는 낡아빠진 골 함석을 뒤적이며 자기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운반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낡은 침대요라든가 담요, 낡아빠진 요리기구, 누더기옷 등이다.
그는 한 장소를 택해 골함석을 내려놓은 다음 자기의 짐을 내려 그 옆 바닥에 털썩 놓는다. 그는 확실히 멀리 걸어왔다.
보스맨이 등장한후 에 이어서 아내가 등장하는데 그의 아내 레나는 남편과 마찬가지로 유색인이며 무거운 짐을 지고, 피로해 보이고, 맨발이며 한쪽팔 옆에는 장작 꾸러미를 들고 있다. 그리고, 가난함을 표현해 주듯이 말라빠진 체구에 초라한 옷을 입고 있다. 쪼들리고 방랑의 생활 때문인지 그들의 나이를 확실히는 알수 없지만 대략 50대쯤 되어 보인다.보스맨은 레나를 천천히 올려다 본다.그는 그녀를 못 마땅하게 쏘아본다.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그녀는 무거운 짐을 지고 그의 뒤만을 오랫동안 따라오며 이런 상태에서 한쪽 옆에 앉아 있는 그를 못 마땅해 하면서도 동물적인 복종심만을 가진 벙어리가 되어 버렸으며 단지 짐꾸러미에만 의존해 왔다. 그녀는 자기가 그를 추월해 버린것을 알면, 아직까지 그들이 더 걸어가야 한다면 그에게 얼굴을 돌리지는 못하고 그냥 멈춰선다. 레나는 장작과 짐꾸러미를 내려놓고 천천히 앉아 안도의 숨을 내쉰다.
레나: 여기에? 이런 진흙인 스와트콥스에! 이제 너무 늦었어. 그러니 이 곳이라도 별도리 있어! (잠시 멈추고 새를 본다.) 이놈아! 꺼져버리라구 이놈들아! 빨리 꺼지지 못해.네녀석들의 그림자조차 무거워 땅바닥에 남겨놔! 내일 네녀석들을 바람에 매달아 놓고 조롱해야지. 우리는 진흙에 있을 거란 말이다. 더러운 놈들. (그녀는 보스맨을 본다.) 당신 무엇때문에 이렇게 힘들게 걷기만 하죠? 서둘러서 여기 도착 하려구요? 젠장, 보스맨! 여기는 무엇하는 데죠? 이것 (그녀의 손가락 사이에 낀 진흙을 보며)--- 내일 하지 뭐.
그래. 이렇게 될줄 알았지, 제기랄, 세상은 썩어 버렸어. 편히 앉아요. 마지막 순간은 힘들었어요. 바람이 분다. 결코 당신은 걷는 것을 멈추리라고는 생각지 않았어요. 보다 더 걸으면 걸었지. 오늘 오후는 아침보다 힘들고 이 시간도 지난 시간보다 힘들어요. 그런데 또 앞으로의 사간이 다가오니 백인은 말하죠. "꺼져 버리라고" (보스맨은 그녀를 악의와 혐오의 눈초리로 쳐다본다.) 지난날을 기억해요? 세월도 빠르지. 우리 시간에 구애 받지 말아요. 보스맨, 우리 여기서는 골치 썩히지 말아요. 나는 더 이상 못가겠어요. 이봐요, 술이나 마셔요. (레나는 보스맨의 냉담한 눈총을 의식한 다음 그를 주시한다.) 정말 너무해요. 나를 쏘아보지 말아요. 백인을 저주해요. 오늘 아침에 당신은 즐거웠잖 아요.
[나의 주인님, 그것을 밀어 부쳐 버려요! 감사합니다. 주인님! 우리는 잘 됐잖아요!]
모두 오두막집에서 자기들의 물건을 건지기 위해서 이리저리 움직이는 가련한 사람들 말예요. 그때 당신은 한 바탕 웃었죠. 그런데 지금은? 우리 여기 앉아요. 이제 어두워지고 있어요. (그런데 보스맨은 다른 오두막집을 짓는 것에 관해 생각에 잠겨 있다. ) 당신이 이처럼 앉아 있을때는 세상이 크게 느껴져요. 이제는 웃을 시간도 있구요. 우리를 보고 있잖아요. 또다시 지붕이 돼 줄 하늘을 갖고 있는 보스맨과 레나! 정말 우습죠. (잠시 멈추고--- 보스맨은 그녀를 응시한다. ) 당신 무엇을 기다리죠?
보스맨: (마침내 침묵을 깨뜨리며 머리를 흔든다. ) 제기랄, 레나! 내가 말하지만 우리 이제 걸어야 돼---
레나: 당신과는 말하고 싶지 않아요.
보스맨: 이제 걸어야 한다니깐!---
레나: 어디로요?
보스맨: ---그냥 계속 걸어야지. 나는 걷고 또 걸어야지---
레나: ---
보스맨: --- 몹씨 걸어서 당신이 지쳐빠져 입에서 말이 안나올때까지 말야! 보스맨은 바로 오늘 아침 백인녀석이 자기의 오두막집을 철거해 다른데로 가라고 강요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레나는 다르게 느꼈다. [너희들이 내쫓기에는 너무 이른 아침이니, 맨발로 그냥 먼지 속에 앉아 있어라!]
스와트콥스로 걷는 동안 레나는 강아지가 자기 뒤를 따라오리라 바라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그 녀석은 따라오질 않았다. 오늘 레나는 쓸모없는 폐물처럼 초췌해 보였다, 그리고, 모든 빈병을 상점으로 가지고 가는 도중에 보스맨은 레나가 빈병을 떨어뜨려서 3개를 깨뜨렸다고 사람들앞에서 때렸었다.
무감각하게 그녀는 보스맨을 따라서 여기 스와콥스 진흙바닥까지 왔던 것이다.
여기서 그들은 헌 빈병을 주워 생계를 위해 상점에 팔아 넘길 것이다. 보스맨은 짐꾸러미속에서 물건들 분류하기 시작한다. 그러는 동안 레나는 보스맨에게 여기 이 장소는 전에도 한번 온 적이 있었으나 쓸만한 물건들은 결코 없었고, 심지어 한번은 홍수가 주어 모은 것들을 모두 쓸어가 버렸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그러나 보스맨은 레나를 외면하고 오두막집을 세우기 위한 지점으로 낡은 요를 끌고간다. 그는 골함석을 지어 들고 어떻게 하면 지붕이라든가 하는 다양한 용도로 이용할까하고 그것을 시험한다. 보스맨은 레나가 오래전 처음으로 코애가에서 비플라스까지 걸은 이래로 끊임없이 지껄여왔다고 여기고 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수없이 많은
떠돌이 여행을 해왔다. 레나는 다른 많은 장소도 이렇게 쓸쓸한 이곳보다는 더 나을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위에 사람이란 전혀없고 심지어는 강아지새끼 한마리조차 보이지 않는 이곳보다는 레나는 몸을 따스하게 할 술을 달라고 애걸하지만 보스맨은 그녀의 말을 듣지 않는다.
레나는 불을 피우기에 바쁘다. 그러면서 레나는 보스맨이 총끝을 들이대고 소유물을 내놓으라고 했을때를 기억한다.
"그가 우리에게 총을 쐈을때 보스맨은 자기 깡통을 팽개치고 토끼처럼 그 길을 뛰어 달아 났지--- '주인님, 쏘지 마세요. 나 역시 다른 도리가 없잖습니까?' 내가 그를 발견 했던 곳은---진흙 속에서 였지. 우리가 또다시 우리의 모든것을 잃어버렸을 때는 지옥 같았지. 우리의 옷이라든가, 그밖의 모든
것을 말야, 결코 다시는 그것을 안 잃어버려야지. 다른 길로 달아나야지. 어떻게 그런일이 일어날까"
기억하는 일은 레나의 기분을 달래준다. 그녀는 집을 정돈하고 독에 물을 채우는 잡일을 하면서 콧노래를 흥얼 거린다.
보스맨은 오두막집을 만들때 이용 할 수 있는 잡동사니, 나무 몇조각, 버려진 자동차 문짝등을 모으면서 레나가 술을 손대지나 않았을까 하는 의심을 한다. -그러나 그는 술에 손을 안댄 것을 확인한다. 보스맨은 폐품이라든가 금속잡동사니를 가지지 않은채 오두막집을 짓기 위해 다시 돌아온다.
한편 레나는 자기들이 함께 이곳 저곳 떠돌아 다닌 순간들을 기억하려 애쓴다. 보스맨은 얄궂게 그녀를 혼란 시킨다. )
레나: 비플라스- 레드하우스- 코스텐? (잠시 멈추고) 여기는 스와트콥스. (그녀의 멍한 모습은 보스맨에게는 관심이 없다.
그는 지금 이렇게 웃으며 좋아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것을 가지고 지옥 에나 가요. 나는 당신 말을 안듣고 있어요. 나는 여기에 있어요!
보스맨: 어디에? 비플라스에?
레나: (눈을 감고) 난-여기 있어요. 내가 여기 도착해 있다는
보스맨: 레드 하우스에서 미션발러로---나는 제 염소를 걸었지--- 미션발러에서 비틀스드롭으로 그리고 다시 되돌아 레드하우스로 그곳은 애들이 죽은 곳이지. 그런 후 클라인 스쿨로, 클라인스쿨에서 비플라스로, 비플라스에서 여기로 첫번째이지. 그후 다시 바아스 로비어가 죽은 레드 하우스로.
비틀스드롭, 코스텐, 비플라스, 그리고 다시 두번째로 여기에. 그런 다음 다시 미션발러, 비플라스, 코스텐, 그리고 지금 여기에
레나: (잠시--- 짐을 짊어진다.) 내가 어떻게 여기에?
보스맨: 그래.
레나: 정말로?
보스맨: 그렇다니깐. (잠시 멈춘다.)
레나: 더 이상 설명 할 수 없어요.
보스맨: 나도 알아.
레나: 아무튼 누군가가 봤어요. 개와 죽은 사람을(그들은 갈 준비를 한다.) 보스맨 나는 살아 있어요. 나에게는 생명이 존재하고 있어요. 당신은 줄곳 기회가 있었어요. 그것을 놓치지 말아요. 다음번에는 당신은 나를 죽일거예요. 정말로 죽일거예요. 당신은 나를 때려 죽일거예요. 너무 늦게 하지 말아요. 당신이 해요. 그 결과 때문에 당신이 교수형 당하지 않게 조심해야죠. 알겠죠. 그러니 너무 빨리 해서도 안돼요. 어두워지는군요. (그들은 마지막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주위를 돌아보고 둘이 어둠속으로 떠나 버린다. )
막 -
킬러들의 수다
# 1. 인트로……. 나무 숲 사이 한적한 길.
차가 거진 다니지 않는 한적한 도로다.
새벽. 안개.
길
옆에 상연이가 서 있다.
짙은 안개. 상연 시계를 본다.
그리고 시선을 먼 곳에 둔다.
그의 시선에 들어온 자동차 한 대.
저쪽에서 달려와 상연 앞에 선다.
상연 차에 탄다.
잠시 후 차안에서 들리는 여자의 목소리.
여인: (소리만) 혼자 왔어요. 안심하여도 되요.
상연 (소리만) 네…….
여인: (소리만) 처음이라서 뭘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잘 몰라요. 그냥 꼭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상연: (소리만) 아……. 네.
안개 속에 정지한 차…….
음악이 서서히 고조되면서……. F.O
#2. 한화빌딩. 늦은 밤
고급스럽고 높은 빌딩. 도시의 건물 숲 속에 유독 환하게 보이는 건물의 외경…….
#3. 한화빌딩 안. 어느 회의실
고급스러워 보이는 회의실.
정장차림의 사내들. 네 명이 회의를 하고 있다.
그들 앞 테이블에 놓인 서류들…….
사내들 뭔가 진지한 내용을 하면서도 웃기고 편안한 분위기다.
영화는 그들의 표정과 분위기를 스케치한다.
#4. 빌딩 안. 복도
모두가 퇴근을 했는지 고요히 보이는 건물 안.
복도에 있는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그러자 전기 수리공 차림의 하연이가 나온다. 그리고 반대편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경비원 차림의 상연이가 나온다.
그 둘은 익숙한 듯이 서로에게 눈짓을 보내고 다른 복도로 걸어간다.
#5. 빌딩. 환풍기 안
환풍기 안을 정우가 기어서 통과하고 있다.
그의 손에 들려 있는 소형 폭탄과 액체 통.
정우, 어느 지점에 도착해서 환풍기 창살을 내려다본다.
회의실 바로 위다.
그 밑으로 보이는 회의실 안 사내들의 모습.
#6. 빌딩 주차장
지하 주차장
카메라는 고급 승용차들이 일렬로 세워져 있는 주차장을 보여주며 어느 자동차 안으로 다가간다.
자동차는 킬러들의 차다.
차안에선 재영이가 총을 조립하고 있다.
능숙한 솜씨로 총을 조립하고 망원렌즈를 부착한다. 그리고 조수석에 앉아 운전석으로 다리를 뻗으며 자세를 잡는다.
#7. 취조실
유리를 통해 취조실이 보인다.
유리밖에는 최부장과 진형사가 안을 보고 있다.
안에선 탁 문배가 두명의 형사에게 취조를 당하고 있다.
탁 문배의 여유로운 표정.
최부장: 후. 쌍놈의 새끼// 아주 여유만망이구만……. 여의도는?
진형사: 김도신 사장 검거팀이 한시간 정도 후면 도착할겁니다. 장부 확인까지 된 걸로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최부장: (탁 문배의 여유로운 얼굴을 보곤) 그래, 웃어라……. 웃어……. 쌍놈의 새끼…….
최부장과 진형사가 나간다.
#8. 한화빌딩 앞 주차장
빌딩 앞 정원
나무들이 늘어선 곳에 어두운 그림자
형사팀이다.
그들이 정원과 주자된 차안. 모퉁이 등에 숨기고 잠복해 있다.
어둠 속에 살아 있는 눈빛들…….
귀에는 작음 이어폰을 끼고 있다.
#9. 한화빌딩 로비
로비 한구석에서 신문을 들고 앉아 있는 조 검사.
수신기에서 들리는 소리.
소리: 일어났습니다. 나갑니다.
조 검사: (송신기에 대고) 다들 준비해라.
#10. 빌딩 안, 전기 통제실
통제실 안으로 들어온 하연.
주머니에서 작은 종이를 꺼낸다.
건물의 회로도다.
하연이가 그 앞에 앉아 기계들을 조작한다.
#11. 빌딩 안, 복도
복도 구석에 기댄 상연…….
허리춤에서 권총을 꺼낸 뒤 탄창을 확인한다.
그리곤 여유 있는 얼굴로 회의실 쪽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러자 회의실 문이 열리며 사내들이 들어온다.
사내1 이 빌딩이 집무실인양 다른 사내들을 배웅한다.
상연은 사내들을 스쳐나가면서 가볍게 목례로 인사한다.
그리고 복도모퉁이를 돌자마자 자신의 무전기를 뽑아든다.
상연: 나왔다.
#12. 전기 통제실
하연이가 자신의 앞에 놓인 수신기에서 상연의 그 말을 들었다. 그리곤 자신 앞의 컨트롤 박스의 빨간 스위치를 누른다.
#13. 빌딩 안, 회의실 앞 복도
건물의 불이 깜박이더니……. 이내 꺼진다.
그리곤 잠시 후 다시 들어온다.
(인서트) 건물 구석구석 CCTV의 전원이 아웃된다.
(인서트) 로비
조 검사: 뭐야, 이건……. ?
소리: 전기가 잠깐 나갔던 거 같습니다.
조 검사: 대기하다가 건물 밖으로 나오면 잡아라…….
조 검사, 일어나선 준비를 한다.
#14. 전기 통제실
CCTV 모니터가 모두 꺼진다.
하연 그것을 확인 한 후 가방을 챙긴다.
#15. 건물 안, 회의실 앞 복도…….
사내들……. 이상한 듯 천장을 한번 보더니……. 다시 인사를 하고 나간다.
사내1은 집무실로 들어가고 다른 사내들……. 웃으며 엘리베이터로 향한다.
엘리베이터로 향한 사내들. 그때 갑자기 사내2가 멈춘다.
사내2: 잠깐만요. 나 뭐 좀 두고 왔네…….
사내2, 다시 집무실로 향한다.
사내2, 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간다.
사내1, 의아한 눈으로 사내2를 본다.
사내2, 재빨리 가방에서 장부를 꺼낸다.
사내2: 아무래도 이건 자네가 맡고 있는 게 나을 거 같아.
사내1, 장부를 보더니. 조금은 심각해진다.
사내2, 고개를 끄덕이곤 다시나간다.
#16. 환풍기 안
정우가 뇌관이 설치된 폭탄의 작동 스위치를 켜고 재빨리 환풍기를 빠져나간다.
빨간 불이 점등되는 폭발물…….
#17. 엘리베이터 안
사내2, 3, 4가 타고 있다.
사내2: 탁 사장 이번엔 힘들겠지?
사내4: 모르지. 그 인간이야 원체 놓인 줄이 많으니까…….
사내3: 앞일 모르니까 서로들 조심하자구……. 욕심 너무 내다보면 그 꼴나니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1층이다.
사내2 내리려고 한다.
사내2: (내리며) 안가요?
사내4: 어, 우린 지하에 있어요…….
문이 닫힌다.
#18. 지하 주자창
사내3과 사내4가 나온다.
사내3, 사내4에게 간단한 손인사를 하고 자신의 차쪽으로 걸어간다.
사내3, 자신의 차에 오른다.
사내3의 차와 일렬로 서 있는 차의 가장 끝 쪽, 킬러들의 차안.
재영이가 총을 빠른 동작으로 거취한다.
그리고 그 일직선상에 놓인 사내3의 머리 부분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다.
소음기의 격발음.
그리고 그 사이 차들의 유리창에 작은 구멍이 생기며 사내3 머리가 고꾸라진다.
재영: (수신기에 대고) 하나 됐어.
반대편의 사내4, 자신의 차안에 올랐다.
이상한 분위기가 그를 덮는다.
사내4 백 미러를 보고 양쪽에 놓인 차를 본다.
아무도 없다.
그래도 이상한 분위기. 알 수 없는 공포에 휩싸이는 사내4.
조심히 자동차 키를 꺼낸다.
시동을 걸려는데 자꾸 이상한 기분이 든다.
조심스럽게 차의 시동을 켜는 사내4.
시동이 걸린다.
사내 그제서야……. 한숨을 내쉬며 긴장을 푼다.
차를 움직인다.
지상으로 올라가는 사내4의 차.
긴장이 풀린 사내. 자연스럽게 히터를 켠다.
차안 환풍기에서 스며드는 흰색연기.
사내4 눈이 껌벅이다간 정신을 잃는다.
악세레터에서 띄워지는 발
정지된 체 유지되는 계기판의 알피엠.
차는 오르막에서 내려오지도 않고 정지되어 있다.
#19. 지상 1층. 화장실. 밖 로비 (복도)
사내2가 일을 보고 나오는지 손을 씻는다.
화장실 밖
저쪽에서 경비원 복장의 상연이가 허리춤. 총지갑에 권총을 꼽고 사내2가 나오는 것을 본다.
사내2 뒤쪽으로 다가가는 상연 그때, 누군가가 뒤에서 상연을 잡는다.
상연 순간적으로 놀라 . 권총에 손이 가는데.
상연을 잡은 사내(조 검사), 입술 위에 손가락을 올린다.
조 검사: 쉬…….
조 검사 상연 눈앞에 경찰 신분증을 보여 준다. 그리곤 손으로 비키라고 한다.
상연 옆으로 물러난다.
사내2 입구에 나서자 이곳저곳에서 튀어 나오는 형사들…….
손에는 쇠파이프와 각목등을 들고 있다.
사내2, 재빨리 뛰어서 자신의 자동차로 들어간다.
형사들……. 그 차를 부시고 사내2를 끄집어낸다. 그리고 대기하던 자신들의 승합차에 싣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상연……. 일이 낭패가 된 듯 인상이 일그러지며. 뛰쳐나간다.
상연: (무전기를 들고) 재영아, 올라와 하나 놓쳤다.
#20. 지하 주차장
재영, 수신기를 뒷자리에 던지고……. 차를 급하게 몬다.
지상으로 올라가려는데 앞에 나타난 사내4의 자동차.
재영, 답답하다.
사내4, 고개를 숙여진 채 죽어 있고, 시동에 걸린 자동차는 오르막에서 정지 상태다.
다급한 재영, 잠시 머뭇거리다간……. 그대로 앞차를 박는다. 그리고 밀고 올라가는 재영의 차.
#21. 지상 주차장 입구
사내4의 차가 벽면을 긁히며 올라오고
그 뒤에 올라오는 재영의 차.
상연 오른다.
#22. 한화빌딩 반대편 건물
망원경으로 상황을 관찰하는 형사팀.
건물입구에서 김도신을 검거하는 광경을 확인한다.
형사1: 오케이. (수신기에 대고) 김도신 신변 인수했습니다……. 네, 철수하겠습니다.
형사들, 서로 고개를 끄덕이고 망원경에서 시선을 떼고. 다른 짐을 챙긴다.
시선이 띄어진 망원경의 렌즈로 카메라 다가가면 주차장에서 차를 밀고 올라오는 재영의 차와 상연이 그 타에 타는 모습이 나온다.
#23. 호송차 운전석
운전하는 형사와 조 검사가 타고 있다.
조 검사: (손목시계를 한번보곤) 한시간 안이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 일단 김도신이만 검거 했습니다.
전화를 끊는다.
순간, 번쩍 하면서 카메라 후레쉬가 터진다.
괴속 단속 카메라가 터졌다.
속도 계기판, 시속 130킬로다.
형사: (농담조로) 찍혔다. 칠만원. 벌점 15점……. 경찰차가 보면 사진발이 잘받드라구요…….
조 검사 씨익 웃어 보인다.
#24. 도로
재영 뒷자리로 가고 상연이가 운전한다. 재영은 분해놓은 총을 다시 결합한다.
재영: 어떻게 된거야? 경찰이야?
상연: 응…….
재영: 이 친구들은 뭐하는 친구들인데. 경찰이 잡아가?
상연: (자신도 알 수 없는 듯)……. 다 됐어?
재영: 오케이.
상연 차를 쫓아가는 경찰 차와 호송 차와의……. 간격을 좁히고 이내 옆으로 달린다.
호송차 옆면은 유리와 가는 창살로 막혀서 안이 잘 보이지 않는다.
재영은 총을 발 아래로 내리고
재영: 저 중에 누구야?
상연 호송차 안을 본다.
#25. 호송차 안
김도신 수갑을 차고 있고 그 주변에 형사들이 앉아 있다.
김 반장은 김도신의 가방을 뒤지고 있다.
김 반장: 이봐. 장부 어딨어?
김도신: 뭐요?……. 무슨 장부요? 그런 거 모르겠수다.
김 반장: 후후……. 잔대가리 굴리지 말고 건물 들어가기 전에 불어라……. 우리 본부 들어갔다가 또 나오게 했다간 그땐 진짜. 우리 돌아버린다 응?
김도신, 입을 다물고 시선을 창밖으로 피한다.
김도신 시선에 들어오는 옆 차선의 차량.
김도신의 눈이 커진다.
킬러의 차 안.
상연: (소리를 지른다.) 가운데. 창 쪽…….
그 얘기가 끝나자 마자
재영, 자신의 다리 아래에 놓았던 총을 들어 어깨에 견착 시키고 방아쇠를 당긴다.
사내2 고개가 떨궈진다.
상연 핸들을 틀어 차를 다른 길로 향한다.
#26. 한화빌딩 앞 공원벤치
빌딩이 잘 올려다 보이는 벤치…….
그곳에 정우와 하연이가 앉아 있다.
정우는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한다.
#27. 빌딩안 회의실
사내1……. 장부 같은 서류를 보다간 울리는 전화를 본다.
테이블에 위에 놓인 장부.
사내1 전화기를 향해 다가간다. 영화는 그 전화기를 주목한다.
인서트 되는 화면. 환풍기 안에서 불이 켜져 있는 폭탄.
사내1. 전화를 받는다.
사내1: 여보세요.
순간. 전화기의 라인을 쫓아가는 카메라…….
그 전선의 끝은 벽을 통해 환풍기 안의 폭탄으로 연결된다.
환풍기 안의 폭탄의 불……. 깜빡거린다.
정우: (소리) 네. 저기요 방금 천장에 폭약 설치하고 나온 사람인데요…….
사내1: 뭐요?
정우: 아직 안 터졌나요?
사내1: 당신 누구야?
환풍기 안의 빨간불 깜박거림을 멈추었다.
그리곤…….
꽝 하는 굉음과 함께 집무실이 날아간다.
#28. 정우와 하연이가 있는 벤치
정우. 수화기에서 시끄러운 굉음에 귀에서 떨어트리며 인상을 쓴다. 그리곤 다시…….
정우: 여보세요……. 여보세요…….? (하연을 보곤) 전화가 안되네…….
둘씨익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올라오는 타이틀 킬러들의 수다
#29. 도로 킬러들의 차안. 밝은 아침…….
킬러들 차안에 타고 있다.
어디론가 가고 있는 킬러들…….
재영이가 운전을 하고 있고, 상연은 점잖게 앞을 보고 간다.
정우는 뒷자리에서 양아치처럼 꾸부정한 자세로 앉아 계속 흥얼거린다.
하연이는 창문을 열고 바람을 맞는다.
하연이는 차안의 다른 이들을 슬쩍보곤 다시 창밖 풍경을 본다.
하연의 나레이션이 시작된다.
하연: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다.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날이다. 예수님이 왜 세상에 오셨는지 잘은 모르지만 여하튼 예수님이 태어나서 달라진 건 빨간 날이 하나 더 늘었다는 거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이 세상을 구원하러 오셨다고 주장 하지만 난 한번도 세상이 누군가에게 구원 받을 만큼 위험해졌다. 란 걸 느껴 본적이 없다. 어쩌면 예수님도 와보니 그다지 위험한 거 같지 않아서 젊은 나이에 일찍 하늘로 올라가신 지도 모르겠다. 우린 킬러다. 돈을 받고 의뢰인이 의뢰한 사람을 죽인다.
하연: 운전을 하고 있는 형이 재영이 형이다. 국가 대표 사격선수였다고 하는데 기관총에서 새총까지 방아쇠 있는 건 다 다룬다. 향상 일이 끝나면 성당에 가서 신부님에게 뭔가 얘길 한다. 그 얘길 하고 나면 무슨 이유에서인지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인서트
재영이가 성당 고백성사실 앞에 있다.
기도하는 모습.
뒷자리에서 불량한 얼굴로 창밖을 보는 사람이 정우 형이다.
폭약 뇌관 설치 전문가이지만 내 생각에는 주먹싸움이 주특기이다.
성질도 드럽고 입도 걸다. 다리가 두꺼워서 고등학교 때까진 장거리 육상 선수였다고 하는데 길눈이 어두워 포기했다고 했다.
인서트
마라톤에서 일등으로 치고 나오는 정우.
화면 바뀌면 엉뚱한 곳에서 뛰다간 주위를 두리번 둘러본다.
내 앞에 앉아서 무게를 잡는 있는 사람은 우리 친형이다.
너무 대장 같이 구는 게 재수 없지만 그래도 어쩔수 없다.
형이니까……. 형은 일을 의뢰받는다.
어떤 경로로 어떻게 의뢰를 받는지 잘은 모르지만 형은 언제나 많은 작업을 가지고 온다.
사람들은 왜 그렇게 다른 사람들을 죽이려 한는지 난 아직 잘 모른다. 하지만 옛날 사람들이 예수님을 원했다면 요즘의 의뢰인들은 우릴 원한다. 조금 다른 건 우린 약간의 수고비를 받는다는 것이다.
# 30. 도로 노변 카페
킬러들의 차에 길가에 선다.
상연과 재영만 내린다.
상연 길 옆 카페에 간다.
정우와 하연은 내리지 않고 상연을 지켜만 본다.
상연과 재영 어떤 사내 앉은자리로 간다.
사내는 일어서서 상연을 맞는다. (나중에 나오겠지만 사내는 탁 문배의 심복이다.)
반가운 얼굴이다.
상연 자리에 앉는다.
사내: 뭐 좀 드시겠습니까?
상연: 아니요……. 친구들이 기다려서…….
사내 상의에서 봉투를 꺼낸다.
사내: 대단하십니다. 사실 의뢰하면서도 조금은 긴가민가 했었습니다. 원체 어렵고 힘든 일이라서……. 근데 정말 소문대로 이시네요…….?
상연: 소문 같은 거 안났을텐데요…….
사내, 머쓱하다.
재영, 카메라를 꺼낸다.
상연, 사내 옆으로 다가가서 앉는다.
사내는 조금 어리둥절하다.
상연: 괜찮습니다. 그냥 기념이니까…….
사내 뭣도 모르고 사진기를 보고 웃는다.
재영, 찰카닥.
상연, 씨익 웃는다.
상연 곧 일어나,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31. 주씨의 작업실 안
밖이 내다보이는 창문 앞에서 나른하게 이 집의 주인인 주씨 아저씨가 졸고 있다.
단순하고 조용해 보이는 작업실
졸고 있던 주씨가 무슨 소리에 눈을 뜬다.
창 밖으로 킬러들의 차가 서고 킬러들이 내린다.
주씨: 후……. 죽일 놈들…….
시간이 잠시 경과하고 주씨 작업실의 문이 열리고 킬러들이 들어온다.
킬러들……. 손에 과일이랑 술이랑 몇 봉지를 들고 각각 어울리는 인사를 하며 밝게 들어온다.
상연: 주무셨어요? 너무 일찍 온 거 아니죠?
주씨 인상을 살짝 찌푸린다.
하연의 나레이션
하연: 주씨 아저씨다. 향상 아침 잠을 깨운다고 우릴 밉게 보지만 사실 우일 좋아하신다. 우리에게 무기와 장비들을 공급해주신다. 그 중에서 영화에 나오는 신기한 것들도 있지만 아저씨가 직접 제작한 요상한 물건들도 많다. 난 그래서 주씨 아저씨가 좋다.
아저씨는 발명가고 또 엔지니어다.
나레이션 사이를 흐르는 화면
주씨……. 창고 같은 은밀한 방에서 무기 박스를 들고 나온다.
박스를 열면 그 박스엔 온갖 총기류들이 있다.
재영: (소총 하나를 들고) 와우……. 에스지(SG)네, 뭐야 이건?……. 551? 아저씨 무슨 전쟁 나가요? 이런건 다 어디서 들여 온 거예요?
주씨: 독일꺼니까 독일에서 들여왔지…….
재영: 이거 별로 안 좋아요……. 비오면 총열 녹도 금방 슬고……. (독특하게 생긴 권총 하나를 들고 ) 이거 또 뭐야? 아나콘다네……. 영화 찍어요?……. 아저씨 우리말고 어디 딴 데랑 거래해요? 뭐, 이렇게 신기한 게 많아요?
주씨: 시끄러워 임마. 그거 들어오는데 몇 명이 소금물에 잠겼는데…….
정우: 잠수로 들고 와요?
킬러들……. 그 총기들을 신기하게 만져 본다.
하연……. 권총 한 자루를 든다.
하연: 이건 무슨 총이에요?
재영: 베레타 92.
하연: 좋아?
재영: 맞으면 죽어. 영웅본색 주윤발이 쏘던 거…….
상연: (하연에게) 총놔라.
하연 눈치를 보다간……. 총을 논다.
주씨 고글(투시경)과 전선이 연결된 총을 재영에게 건네준다.
주씨: 여기……. 부탁하던 거다. 젊은 놈이 벌써부터 눈이 침침하냐?
재영: 눈 나빠서 그러나요? 밤이니까 그렇지.
주씨: 야맹증엔 등푸른 생선이 좋다더라. 꽁치. 고등어……. 댕겨봐라
정우: (냉장고를 열며) 물이 어떤거죠?
주씨: 먹는 물 그 안에 없다. 수도꼭지 틀어 마셔라.
재영 투시경에 눈을 갖다댄다.
주씨, 불을 끈다.
어두운 암흑 그때, 총성 몇 방 들린다.
불꽃도……. 정우 비명을 지른다.
다시 켜지는 불.
재영 고글 눈을 땐다.
벽면에 타켓에 정확히 뜷려 있는 총구멍.
주씨: 내일 쏜다구?
재영: 네.
주씨: 건전지 약 넣어가라 혹시 모르니까. 이건 상연이꺼…….
작은 동전 폭약을 준다.
주씨: 돌리고 줘라. 3초 있다가 터진다. 팔만 하나 날아가면 된다고?
상연 고개를 끄덕인다.
상연: 왼쪽 팔목이래요. 오른쪽이면 안되고…….
주씨: 회한한 놈들도……. 참……. 늙은이한테 너무 어려운 것만 만들라고 하는 거 아냐? 이건 007도 아니고……. 뭐 이리 요상한 게 많아…….
상연: 일단 오늘밤 작업은 정우가 혼자 맡아
시간이 잠시 경과하고 주라. (정우 고개 끄덕) 재영이 하고 하연인 오페라 하우스 작업 준비해야 하니까…….
정우: 누구라고?
상연 봉투를 던져 준다.
재영: 야, 총으로 할거야?
정우: 나라고 맨날 칼이나 다이나마이트만 하니?
재영, 씨익 웃더니…….
총 한정과 소음기를 밀어서 정우 쪽으로 건넨다.
상연: 아저씨 극장 건이 있는데. 나중에 좀 부탁드려요. 골치 아픈 게 몇 가지 있어서…….
주씨: 커?
상연: 조금
주씨: 돈을 바가지로 긁어모으는 구나……. 나중에 가마……. 보자.
킬러들 씨익 웃는다.
#32. 경찰서 취조실
탁 문배가 앉아 있고 형사들 두 명이 취조를 하고 있다.
순간 문이 열리면서 조 검사 들어온다.
형사들, 인사를 한다.
조 검사, 조금은 난폭한 얼굴로 들어와서 탁 문배를 노려본다.
조 검사 형사들을 고개 짓으로 내보낸다.
조 검사 탁 문배 주변을 천천히 걸으며 돈다.
탁 문배 조금은 겁을 집어먹는다.
조 검사 탁 문배의 앞에 앉는다.
조 검사: 김도신 사장 알지?
탁 문배: 네…….
조 검사: 친하지?
탁 문배: 아우님 아우님하며 지내죠…….
조 검사: 친하다고 그러더라…….
탁 문배 씨익 웃는다.
조 검사: 미안하다. 김도신 사장이 죽었다. 경찰서로 호송하던 도중에 살해 당했다.
탁 문배: 뭐……. 뭐라고요?
조 검사: 미안하다. 정말……. 지켜 주질 못해서……. 꼭 살리고 싶었는데…….
탁 문배 슬픈 듯 흐느끼기 시작한다.
조 검사 가증스러운 듯이 우는 탁 문배를 바라본다.
조 검사: 정말……. 미안하다. 꼭 살려서 이곳에 데려오려고 했는데……. 그렇게만 된다면 널 목 매달 수 있었는데……. 정말 미안하다. 할말이 없다. 조금만 참고 실망하지 말아라. 그래도 우리가 힘내서 최선을 다해볼게.
탁 문배……. 울다간……. 멍한 표정으로 조 검사를 바라본다.
조 검사 나간다.
#33. 경찰서 복도
최부장과 조 검사, 김 반장 진형사가 걸어간다.
조금은 급한 걸음으로 어딘가를 향해 간다.
최부장: 됐어 신경 쓰지마. 탁 문배 잡아넣은 건 이상 없어. 그놈의 자식 죄목에다 불법 무기 유통 및 소지에 살인 청부까지 추가해 버려. 쌍놈의 새끼 이젠 총질까지 해? 그 개새끼 목매는 거 보곡 옷 벗는다……. 내가. 그리고 그 밑에 애들도 죄다 싸그리 잡아 드려.
조 검사: 근데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최부장: 뭐가?
조 검사: 스타일이 탁 문배랑은 안어울립니다.
최부장 걸음을 멈춘다.
조 검사: 차가 130킬로로 달렸습니다. 날라온 총알은 한방이었고……. 김도신이 목을 관통했습니다. 사시미 들고 깍두기들이 한 타스로
날뛰었다면 모르지만 이건 탁 문배 애들 솜씨가 아닙니다.
최부장. 한숨…….
다시 움직인다.
최부장: 일단 회의땐 아무말 하지마……. 지금은 밀어붙여야지. 괜히 어설프게 대했다간 탁 문배도 날아가고 우리도 개망신이다.
조 검사와 최부장 일행……. 회의실로 들어간다.
#34. 회의실
폭약 전문 팀의 브리핑이 있고 수사팀과 중역들이 있다.
테이블 위엔 몇 가지 폭약이 있다.
전문1: CCTV는 23시 15분서부터 작동이 멈춰버렸습니다. 사건들은 R 이후에 모두 일어났습니다. 중앙 통제실로부터 장악 당한거죠. 그 전까지의 CCTV자료는 회수해서 정밀분석 중입니다. 현재 기자들한테 노출된 건 18층 북쪽 회의실 폭파인데……. 전기식 액체폭약이었습니다. 장악시키고 9 볼트면 충분하죠. 그런데 라인은 집무실 전화기에 설치되었습니다. 전원 스위치나 격발기가 아니구요. (앞에 놓인 수화기를 들어 보인다.) 꽝!……. 게임 같죠?
최부장: 여하튼 전기식 폭약이 터진 거 아냐. 됐어……. 다음 놈은?
건물1: 지하2층 주차장에서 사망한 차경필과 주정만입니다. 차경필은 저젹입니다. 차 여섯 대 유리창 열 두 개를 뜷고 갔습니다. 5.56미리 KTW 탄이 탄착점까지 정확하게 재서 머리에 맞혔습니다.
최부장: 오케이……. 이놈은 총 맞아 죽었고……. 딴 놈은?
전문1. 최부장의 성격에 한숨을 쉰다.
전문1: 주정만은 부검이 나와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질식사 같습니다. 주차 구역에서 지상으로 올라가다 죽었는데……. 주행거리를 보면 강한 신경 가스 같습니다. 사체 반응으로 보면 타분 종류의 G 가스 같습니다.
최부장: 마지막 독가스 맡고 죽었다. 오케이 알았어…….
전문1, 어이가 없는지 웃는다.
전문3: 야, 최, 거 우격다짐으로 하지 좀 마라. 우리가 공고에서 자격증 따 온 애들이냐?
최부장: 뭘……. 또?
회의실 안에 약간의 긴장감이 돈다.
전문3: 전화기 수신 충격으로 뇌관 터뜨리는 놈들이 대한민국에 몇이나 될 거 같니? 우리 애들……. 짤리면 모를까, 그거 만들 수 있는 놈들 없어. 야……. 최 KTW 탄이라고? 들어봤냐? 너나 나나 경찰학교건 현장이건 쏴 본 적도 없어? 철갑탄이야. 탱크 뜷는거……. 국제적으로 판매도 금지된거야. 알아? 야 너 G 가스가 뭔지 알아?
최부장: 독가스 아냐?
전문3: 너……. 타분 같은거 한주전자 들고 와서 명동에다 뿌려볼까? 몇 명 죽나? 신경가스로 부비 츄랩 만든 놈들이야……. 장담 컨데……. 공무원이 아닌 이상 대한민국에는 없어. 15분 사이에 007 영화 한편 찍고 간 거야…….
최부장: 아, 시발 그럼 어떻게 하라구? 야 박! 니들은 과학 과학 하는데, 막말로 과학적으로 입증 안되면 니들은 믿지는 거 없지.? 대한민국 서울에서 폭약이 터지고 총질로 사람이 죽어 나자빠지는데……. 십년 전만 해도 니들 부를지 않고 그냥 간첩이라고 발표해버리면 끝나. 근데 지금 어떻하라고? 아홉시 뉴스에 발표 해야 되……. 알아? 아침 신문 마감도 아홉시야……. 근데 가서 뭐라 말하라고? 영화 촬영 했다고? 뭐, 00……. 8찍었다고 할까?
전문3: 아. 몰라 . 니가 잡어. 너 그거 잡는 놈이잖아. 왜 나한테 지랄이야…….
최부장: 거 시발 농담인줄 아나…….
조 검사: 가스폭발로 가죠. 다들?
최부장: 뭐?
조 검사: 일단은 가스 폭발로 인한 화재로 가시죠. 기자들 쪽엔 폭약이나 뇌관은 노출 안됐습니다. 주차장 살인사건도 아직은 비공개입니다. 일단 발표는 그렇게 하시고 박 팀장님 쪽에 시간을 좀 드리죠.
최부장: 발표하면 끝났지……. 시간은 뭘. 발표 번복하면 그건 더 쪽팔려.
조 검사: 이 정도 관짤 놈들이라면 이거 말고도 또 합니다. 그때 잡죠 탁 문배 잡아넣기엔 오히려 이번 게 더 좋습니다. 네 명 죽었습니다. 네 명이면 목맬 수 있죠?
---잠시 정적
최부장: 가스폭발로 발표해. 국방부 애들 끼어들면 복잡해.
일어나서 나간다.
나가다가
최부장: 박, 들어가라. 삐지지 좀 마라. 같이 먹고살자.
부장……. 씨익 웃으면서 나간다.
#35. 경찰서 복도
조 검사의 김 반장 그리고 여행사인 진형사가 걸어간다.
조 검사와 형사들은 조금은 힘이 없는 얼굴이다.
김 반장: 일단 기동대 친구들은 원대 복귀 시켰습니다.
조 검사: (고개만 끄덕)
진형사: 힘내세요…….
김 반장: 잡을 놈들이 많아졌습니까……. 이것도 일복이죠.
조 검사, 자신의 방문 앞에 멈춘다.
조 검사: 쉬세요. 범인이 없어서 조서 쓸 게 없으니까 이건 편하네요…….
진형사: (가려다가 뒤돌아) 검사님, 메리 크리스마스예요, 쉬세요.
조 검사: ?
진형사: 오늘 크리스마스예요.
조 검사: 지금이 12월이야?
조 검사 씨익 웃으며 간다……. 김 반장과 진형사도 씨익 웃는다.
조 검사, 복도의 모퉁이를 돌아 자신의 방으로 향한다.
그때 옆으로 지나가던 정복의 경찰이 경례를 한다.
조 검사 경례를 받고 스쳐 지나가는데…….
그의 눈에 그 경찰의 허리에 찬……. 권총과 권총집이 눈에 들어온다.
순간……. 머리 속에 스쳐가는 작은 기억들…….
어디서 봤더라…….
낮익은 총과 총집…….
조 검사 걸음을 멈춘다.
조 검사 로비에서 경비로 변장한 상연과 스쳤던 것이 생각난다.
경비가 허리에 찼던 건…….
진짜 권총이었다…….
조 검사……. 표정이 변한다.
그리고 상연의 얼굴을 떠올린다. 희미한 얼굴…….
#36. 성당
웅장한 성당의 천장과 벽의 스테인그라스
카메라 느슨히 지나가는데 신자들 사이에 재영이가 있다.
눈을 감고……. 기도하는 듯
벽 쪽의 고해성사실 등이 들어와 있고 신자들 몇이 줄을 서 있다.
#37. 고해 성사실 안
신부가 앉은 칸과 신자가 앉은 칸이 있다.
두 공간은 작은 쪽간으로 연결되어 있고 상대 쪽의 코 입 목선 등이 보이지…….
재영이가 작은 창구로 보인다.
신부: 네……. 고백성사 본지 얼마나 됐죠?
칸막이 구멍으로 재영의 얼굴
재영: 안녕하셔요.
신부: ……. 윽! 또 왔구나……. 미치겠네“
신부: 후……. 그래 고백하시고…….
재영: 이번주는 일을 그다지 많이 하지는 않았어요.
신부: 아…….그래요?
재영: 다섯 정도……. 죽였습니다.
신부: 저런……. 그래……. 농구부 한 팀이구만……. 그래도 행결 조금 죽였네요. 사이……. 후……. 무슨 말을 할까?
신부: 그래……. 아무튼 될 수 있으면 사람을 죽이지. 말고 정 힘들면, 그렇게 숫자 좀 줄여나가고……. 휴…….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그래. 보석으로 묵주기도 한단 하시고 가는 길에 성당 주변 쓰레기 좀 주우시고…….
재영: (죄를 모두 씻어 밝아진 얼굴로) 네…….
신부의 얼굴.
#38. 성당 앞 도로
재영이가 차에 오른다.
정우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우: 거기서 죄를 말하면 속이 편해져?
재영: 그치……. 아무래도……. 우리 하는 일이 어디 가서 대놓고 말할만한 건 아니니까…….
정우: 우리가 하는 일이 그렇게 큰 죄야?
재영: 죄라긴……. 좀 뭐하지만……. 그냥, 뉴스에는 나오니까…….
정우: 야, 뉴스에 나오면 다 죄냐?
재영: 야, 자식 거 정말……. 아무튼 가서 고백을 하면 좋아……. 기분이, 너도 해봐 언제……. 그러면 알아.
차는 떠나고……. 정우의 얼굴은 야릇한 표정…….
#39. 도로
김 반장과 조 검사가 도로 위에 서있다.
그 둘 위엔 과속 감시 카메라가 있다.
조 검사, 손을 올려 카메라 방향에다 대어 본다.
김 반장, 그런 조 검사를 본다.
조 검사: 반장님, 그날 밤 11시 삼 십 분부터 12시까지 저 카메라에 찍힌 사진 좀 찾아 주실래요?
김 반장, 조 검사와 카메라를 번갈아 본다.
#40. 도로, 김 반장의 차안
달리는 차안
조 검사. 뭔가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
조 검사……. 그러다간……. 속도 계기판을 본다.
조 검사: 김 반장님……. 속도 좀 내 보실래요?
김 반장: 네?……. 네…….
속도계 올라간다.
시속 130을 가리킬 때…….
조 검사: 됐어요……. 유지해 보세요…….
130킬로 달리는 차. 조 검사 숨을 고른 뒤 갑자기총을 견착시키는 자세로 유리창 밖으로 겨눠본다.
김 반장, 조 검사가 자신 쪽으로 총을 겨누는 동작에 깜짝 놀란다.
조 검사, 창 밖으로 총을 겨눈 동작…….에서 멈춰 본다.
손이 흔들린다. 정확하게 겨눌수 없다.
조 검사……. 자세를 풀고 앞을 본 채 씨익 웃어 본다.
그의 표정엔……. 센 놈을 만났다는 묘한 즐거움이 들어있다.
#41. 도로 밤
정우의 자동차……. 어떤 차를 쫓고 있다.
느슨히 그 자동차를 쫓는다.
정우의 옆자리엔 총 한정과 의뢰서.
의뢰서는 우편물로 온 건지 뜯어진 우편물밖에 나와 있다.
여인(이후 화이라고 부른다.) 의 사진. 잘 안나와 얼굴의 식별은 어렵다.
화이의 자동차 신호 대기에 걸려 서 있다.
정우의 차가 화이의 차 옆에 다가서서 선다.
붉은 신호등, 정우, 총을 장전한다.
그리고 옆의 운전석에 겨눈다.
정우: (혼잣말로) 긴장하지 마세요……. 잠깐이면 끝나요. 아프게 안 할게요…….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옆차의 실내등이 커진다.
그리고 화이의 모습이 정우의 눈에 들어온다.
정우 무엇엔 가 에 홀린 듯 방아쇠에서 손가락이 풀린다.
화이, 차안에서 무엇인가 찾는 듯 모응 움직이며 뒤척인다.
그러다간 신호가 바뀌자. 화이의 차 움직인다.
정우 멍하니. 있다간 아차 하며 그 차를 다시 쫓는다.
#42. 화이의 아파트 앞
화이가 차를 세우고 들어간다.
그 모습을 정우가 저편 자신의 차안에서 보고 있다.
숨을 고르는 정우.
#43. 엘리베이터
정우, 엘리베이터 안에서 있다.
숨을 고르며……. 엘리베이터 벽면에 반사되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혼자 말을 한다.
엘리베이터 램프는 점점 숫자가 올라가고 있다.
정우: 헤이, 왜 그래? 촌스럽게……. 짜증난다. 괜히 폼잡지 말고 시원하게 끝내라…….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44. 화이 아파트 문 앞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정우, 몸을 화이의 문 앞으로 돌리려는데,……. 문에서 나오는 화이.
정우 자연스럽게 몸을 반대편 문 앞으로 돌린다.
정우, 아무렇지 않게 맞은 편 대문 문고리를 잡고 이리저리 돌리다간 주머니를 뒤지며 열쇠를 찾는 시늉을 한다.
화이 그런 정우를 살짝 본다.
화이: 저기요…….
정우. 몸이 굳는다. 왜 말을 시킬까…….
정우: 네?
화이: 안녕하셔요…….
정우: 네? 아네……. 전 이정우라고 합니다.
화이: 네? 아, 이름을 왜 얘기할까?
정우는 여자와의 대화는 무척이나 서툰 듯이 긴장하고 있다.
그때, 정우의 시선에 화이의 얼굴이 자세히 들어온다.
아, 이쁘다. 근데……. 헉…….배가……. 남산만하다.
아기를 가졌구나…….
화이: 잠깐만요…….
화이 다시 집안으로 들어간다.
정우 어떻게 해야될지를 모른다.
주머니를 뒤져 권총을 꺼내 총알을 확인하고 다시 넣는다.
엘리베이터를 누르고 다시 내려가다가…….
화이가 다시 나온다.
손에 작은 접시를 들었다.
화이: (접시를 주며)……. 이거
정우: 이게…….
화이: 떡드세요. 진작에 인사를 드려야 되는데……. 늦었어요. 이사오고 정신이 없어놔서…….
정우: 네?……. 아네……. 이사를 오셨죠……. 안 그래도 소문이……. 그러니까……. 이사를 오셨다는 소문이 동네에 돌던데……. 어. 환영합니다. 저희……. 동네에 오신 걸…….
화이: 고맙습니다.
둘……. 서로 어색해서 할 말이 없다.
화이: 그럼…….
화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간다.
남아있는 정우 떡 접시를 들고 멍하니 혼자 서 있다.
아~ 뭐 하는 거지…….
#45. 킬러들의 아지트
킬러들이 모여있다.
정우가 총을 들고 도로에서 옆 자동차에 겨눈 표정.
모두들 그걸 보고 있다.
정우 상황 설명을 하고 있다.
재연되는 그 때 상황과 함게 보여진다.
정우: 그 차가 서고 내가 딱 옆에 가서 섰거든 그리고 내가 총을 장전시키고 겨눴거든…….
(도로인서트)
인서트속의 정우. 차를 화이 차 옆으로 세우고 총을 화이에게 겨눈다.
정우: 그리고 댕길려고 하는데…….
재영: 소음기 끼고?
(도로인서트)
재연 화면 속의 정우, 뭔가 생각하더니……. 자신의 총에 소음기를 낀다.
정우: 소음기 꼈지……. 도로 한복판인데. 그래서 총을 겨누고 댕길려고 그러는데…….
하연: 차 유리 안 내리고?
(도로인서트)
재연속의 정우, 유리를 내리려고 한다.
그 순간 들리는 소리.
정우: 유리……. (잠시 생각하다가)를 안 내렸지, 내리면 밖에서 보이는데.
재연 속의 정우, 다시 유리를 올린다.
재연 속 정우의 표정. 이래라 저래라 드러워서 못해먹겠다.
정우: 그래서 그 여자 머리를 보고 땡길려고 했는데…….
상연: 그쪽 차안이 보였어?
인서트 속의 화이, 그 소릴 들었는지 얼른 차안의 실내등을 끈다.
정우: 안보이지 밤이니까……. 내 말은 그냥 머리 쪽을 향해서 겨눴다는 말이지…….
상연: 그리고?
정우: 그리고 뭐……. 고민하나? 그냥 땡길려고 그러는데……. 중간에 오토바이가 들어오는 거야.
(도로 인서트)
화이와 정우 차 중간에 양아치 같은 폭주족이 뒤에 깻잎머리 기집애를 태우고 들어온다.
재영: 아니, 오토바이가 끼어 들어왔다고 못 쏴…….
정우: 야!……. (잠시 생각하다가) 경차르 오토바이였단 말이야.
(도로인서트)
양아치……. 복장만 경찰복으로 바뀌어있고 뒤에 기집애는 그대로다.
기집애만 앞에 양아치를 한 번 보고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상연: ……. 쏘긴 쏜 거야?
정우: 결국엔 못 쐈지……. 신호가 바뀌어서 따라가려고 했는데……. 아니……. 갑자기 차가 말을 안 듣는 거야…….
(도로인서트)
재연 화면 속의 정우, 차를 몰려고 하는데……. 핸들이 빠진다.
빠진 핸들을 잡고 해도해도 노무 한다 라는 인상을 짖는 재연 속의 정우.
상황 설명이 끝났다. 모두 잠시 침묵
상연: 스캐줄 차질 빚지 말게 해라. 큰 작업 앞두고 괜히 골치 아파지니까…….
일어서서 자리를 뜬다.
정우: 근데 그 여자……. 애기를 가졌던데……. 몰랐었어?
상연 의외다.
상연: 뭐?
정우: 배가 이렇게 부르던데?
하연: 그래, 임산부를 죽이면 돈도 따블인가?
상연, 잠시 생각
상연: 차안에서 배부른 게 보여?
정우, 이번엔 대답을 못한다.
상연, 들어간다.
재영: 후후……. 내가 들어본 니 일화 중에 이번게 최고다.
재영도 일어난다.
식탁에서 하연이가 밥을 차리는걸 보며
재영: 뭐야, 이건? 와……. 맛있는데…….
하연: 누가 왔어.
재영: 누가?
하연: 어. 옆집 아줌마가…….
재영: 어휴……. 이거 비싼 건데…….
정우는 내심 불안한 얼굴이다.
#46. 아지트 거실
킬러들 모여 앉아 있다.
상연은 미니어처를 조립하고 있다.
그 모양은 극장 구조다.
재영은 총기를 수입하고 정우는 머리에 다른 생각이 가득한 모습이다.
컴퓨터 방에선 하연이가 모니터의 그림을 보며 체크를 한다.
모니터에는 몇 가지 평면도와 입면도가 떠 있고 전기 배선을 찾고 있다.
#47. 화이의 아파트
화이 오디오를 켜고 작은 스피커를 손에 든 채 자신의 배에 갖다댄다.
그리고 리모콘을 누른다.
잔잔한 클래식이 흐르고 화이는 스피커로 배를 슬며시 어루만진다.
배속으로 가는 음악, 화이 발이 조금씩 움직인다.
그녀의 발은 어느새 춤의 스텝인 양 박자를 맞춘다.
#48. 아지트의 방
거실 쇼파와 마루 바닥에서 재영과 하연, 정우 잔다.
정우 머리 속에 온통……. 화이 발목……. 얼굴……. 목소리……. 순으로 나타난다.
정우: 자니?
재영: 왜?
정우: 우리 이거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재영: 오래하자. 왜? 재미없어?
정우: 아니……. 그냥…….
하연: 신문에 났더라. 우리 폭파시킨 건물…….
재영: 그래?……. 가스 폭발이래지…….?
하연: 응…….
재영, 웃는다.
정우: 야. 니네 여자랑 자봤지?
재영: 자식……. 자봤지. 니가 제일로 많이 자봤잖아.
정우: 아니야. 사실 나 많이 안자봤어.
재영: 다 뻥이었어?
정우: 나 한번도 자본적 없어.
재영: 왜?
정우: 그냥……. 별로 재미없어……. 근데……. 여자랑 자서 애기가 생기면 기분 좋을 꺼야 그치?
재영: 누가?……. 애기가?
정우: 다……. 엄마도 애기도……. 아버지도…….
재영: 기분 좋지.
정우: 니네 그 여자 못 봤지? 애기 엄마…….
재영: 왜? 예뻐.
정우: 어, 예쁘더라, 얼굴이 요만해…….
그 모습을 보는 하연……. 나레이션이 흐른다.
하연: 사람에겐 자기가 놓칠 수 없이 좋아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정우형은 나무를 좋아하고 숲을 좋아한다.
하연의 나레이션을 타고 영상은 비현실적인 몽환인서트로 넘어간다.
(몽환인서트)
정우가 숲 속에서 커다란 나무에 손을 대고 얼굴을 대고 있다.
정우의 반대편엔 어느 여인이 비슷한 모양으로 있다.
정우의 손과 여인의 손이 서로 스친다.
커다란 나무에 달라붙는 남, 여의 모습이다.
하연: 그리고 오늘 어떤 여자를 좋아하게 된 것 같다. 남자가 여자를 좋아하게 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킬러가 사람을 죽여야 되는 것도 참 당연한 일이다. 정우형은 당연한 일들에 관해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른 이를 미워하는 만큼 누군가를 좋아한다.
그건 우리들도 마찬가지다.
#49. 경찰서……. 실내 사격장
조 검사가 권총을 조준한 채 표적지에 총알을 발사한다.
표적지의 탄착점이 옆 모니터에 나타난다.
조 검사를 비롯한 옆의 형사들……. 모두가 정자세로 총을 쏜다. 그러다가 갑자기 조 검사. 자세를 풀고 한 손으로 총을 쏜다.
폼이 멋있지만 훈련받은 폼은 아니다.
옆 모니터엔 표적지 정 중앙에 구멍이 뜷린다.
#50. 아침 아지트
환하게 밝은 아침
정우의 소리: 뉴스한다. 뉴스한다!!!!
#51. 아지트 거실
모두 자다 일어난 얼굴로 텔레비젼 앞에 앉아 있다.
열심히 뉴스를 보는 킬러들
행복한 얼굴들이다.
뉴스에서 여성 앵커인 오영란이 뉴스를 보도한다.
오영란: 오늘 아침 마약거래와 폭력 조직 결탁, 그리고 살인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소환 조사를 받았던 경방살업 대표 탁 문배씨가 이틀동안의 밤샘조사를 마치고 무혐의로 귀가조치 됐습니다. 부산 수출 단지 제2 부두 하역장에서 대 규모 마약 제조 밀수 조직망이 검거되며 소환됐던 탁씨는 마카오를 거점으로 하는 거대 마약 조직의 국내 판매 유통을 맡았다는 제보에 의해 이틀 전 검찰에 소환되었습니다. 검찰에 나가있는 이동진 기자 불러 보겠습니다. 이동진 기자.
하연의 나레이션
하연: 우린 킬러치고 꼬박꼬박 뉴스를 보는 편이다. 거진 하루도 안빠지고 뉴스를 본다.
그런데도 사회 돌아가는 것에 그리 밝은 편은 못 된다.
우리가 뉴스를 보는 이유는 물론 다른 사람들과는 조금 다르다.
정우: 이쁘지?
상연: 응……. 근데 오늘은 표정이 좀 어두워 보인다.
재영: 어두운 표정도 이쁘지?
상연: 그야 그렇지…….
킬러들 동심의 얼굴로 여자 아나운서를 바라본다.
오영란 앵커의 모습 흘러가며 보여진다.
하연: 우리는 향상 아침뉴스만 본다. 이유는 바로 오영란 이란 여자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 여자는 참 이쁘다. 우리가 그토록 매일 뉴스를 봐도 세상 물정을 모르는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그녀는 언제나 우리에게 세상 돌아가는 애길 들려준다. 그리고 언제나 좋은 하루가 되라고 인사를 해준다.
오영란: 12월 26일 모닝 뉴스를 마치겠습니다. 좋은 하루가 되십쇼.
오영란 인사를 하자……. 킬러들 같이 고개를 숙인다.
#52. 아침 정류장
상연 어딘가로 가려는지 버스 정류장에 서 있다.
그 옆에 여고생으로 보이는 여일이가 서 있다.
여일: 아저씨.
상연……. 누굴 부르는 거지……. 난가……. 나니(손짓)
여일: 저 모르시죠?
상연: 우리 어디서 봤던가.
여일: 아니요. 처음뵈요.
상연: ?????……. 어…….
여일. 돌아서 옆의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는다.
그리곤 상연에게 가져다준다.
상연: 나?
여일: 드셔요.
상연: 허허……. 왜? 그래 고맙다.
한모음 마시고…….
얼굴이 살짝……. 찡그려진다.
여일: 블랙 안 좋아하셔요?
상연: (어이가 좀 없지만 슬쩍웃으며) 어. 쓰잖아. 설탕 안넣으면…….
여일: 아저씨……. 저……. 누구 좀 죽여 주세요.
상연……. 순간. 굳는다.
애써. 태연하게…….
상연: 응?
여일: 죽이고 싶은 사람이 있거든요. 꼭 죽여야 되요.
상연: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여일: 아저씨, 킬러죠? 부탁드려요…….
그때 버스가 한 대 쉬익…….
그리고 다시 떠나면 여일이 절망적으로 혼자 남아 있다.
그러다간 뒤에 오는 택시를 탄다.
#53. 공원
아침공원
상연, 벤치에 앉아 있다.
그 옆엔 고와 보이는 할머니…….
할머니: 너무 새벽같이 봐서 피곤한 건 아닌가 모르겠네.
상연: 괜찮습니다. 일찍부터 일하면 좋죠 뭐…….
할머니: 여기 있수. 말하신 서류하고 각서하고……. 돈하고…….
상연: 네.
상연 봉투 안의 서류를 확인한다.
할머니: 젊은 양반이 좋은 일 하시는 구만……. 이런 건 뭐 벤처 같은 건 안되나?
상연: 후후……. 아니요…….
할머니: 오늘 아침 뉴스 보셨수?
상연: (고개 돌려 당당하게) 늘 보죠.
할머니: 뉴스에서도 그러두만. 우리 같은 늙은이들. 상대로 하는 장사가 유명하다고……. 실버산업인가 그러데……. 하긴 늙은이들 주머니 돈이야……. 몇 푼 안되는 것 같아도 그게 어디 샐 데가 있나. 쓸데가 없어서 재워둔 게 솔찮겠지…….
상연: 후후……. 서류는 됐고요……. 금액은 전액을 다 주셨네요……. 칠십 프로만 주시고 일 끝난 후에 주시면 되는데…….
순간, 할머니 상연의 손을 덥썩 잡는다.
상연의 눈을 바라본고
할머니: 그 사람 꼭 보내주쇼……. 하루라도 빨리 우리 그 양반 좋은데 좀 보내주쇼……. 더 이상은 못 보겠어. 똥오줌 받아내는 거야 일도 아니라지만 말 한마디 못 혀고 등창이 썩어져 나가는데 그 모냥을 더 이상 못 보겠소. 그 양반 내 눈을 보고 어이 죽여 달라하는데 인자 그 눈도 못 보겠어. 나 얼마안가 죽어요. 근데 나 못 죽겠어요. 그 양반 보내 놓고 그 담에 내가 갈라한 게……. 우리 영감 꼭 좀 편하게 보내주쇼…….
할머니 차분하고 조용한 음성이지만 어느새 눈엔 눈물이 고여 흐른다.
상연도 할머니 손을 잡는다.
#54. 어느 건물 옥상
재영이가 옥상에서 야간투시경과 총을 거치 시킨다.
그 옆에 정우가 장비를 조립하는걸 돕고 있다.
정우: 근데. 만약에 우리가 하는 하는일이 정말로 죄가 없다면 아주 단순하게 얘기해서 넌 왜 이 일을 하냐?
재영: 새끼, 거 정말……. 세상에 죄짓는 사람들이 많아. 근데 잡혀서 감옥에 가면 그건 죄인이고 안 걸리면…….그냥 시민 인거야 알아? 우린 그냥 평범함 사람들이야.
정우: 만약 잡히면?
재영: 그럼 당연히 죄인인거지. 그러니까 어떻게 해야겠어?
정우: 아하,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도 안 잡힐려고 하는구나…….
그때, 맞은 편 건물에서 누군가 나온다.
재영이가 투시경에 눈을 갖다 댄다.
어두운 밤인데도 환하게 보인다,
재영: 나왔다.
옆에 스위치를 올린다.
정우도 옆에서 망원 렌즈로 본다.
투시경에 조준점이 그려진다.
손으로 스위치를 컨트롤한다.
재영의 손 움직임에 맞혀서 총이 움직인다.
재영 투시경을 보며 손으로 스위칠ㄹ 컨트롤해서 밖으로 나온 한 남자(빡빡이라 부르자)의 머리에 조준한다.
그때, 입구에서 나오는 몇 명의 남자들.
갑자기 빡빡이를 두들겨 팬다.
네 다섯명에게 린치를 당하는 빡빡이.
재영 당황한다. 조준경에 여러 사람이 왔다갔다
빡빡이가 잘 조준되지 않는다.
재영: 꼭 이러지 않아도 오늘 안에 죽을 거 같은데…….
재영, 엉켜 싸우는 무리들 와중에
빡빡이를 조준을 하고 스위치를 누른다.
순간, 무리 중 다른 사내 하나가 비명을 지르며 어깨를 부여잡고 쓰러진다.
재영. 빗맞췄다.
사내들 쓰러진 사내를 보고 빡빡이를 다시 보며
사내1: 어쭈! 이 개새끼가 맞짱을 까네…….
사내들 빡빡이를 더 두들긴다.
재영, 고개를 갸우뚱하며 잘 안된다는 듯
다시 조준한다.
그러다간 눈을 땐다.
재영: 후, 안되겠다.
정우: 아, 정말…….
정우, 일어나서 내려간다.
#55. 맞은 편 골목
정우 싸움판에 끼어든다.
사내1: 넌 뭐야!
정우 맞은편 옥상을 한전 힐끗 보곤…….
정우: 저기요……. 오늘 그 사람……. 어느 정도까지 때리실거죠?
사내1: 뭐?
정우: 혹시 너무 많이 때려서……. 죽이실 계획까지 있나요?…….
사내1: 오늘 관 짜고 묻을라고 하는데 왜? 관심있냐? 관 좀 큰 거 짜서 같이 묻어주랴?
정우, 그 말을 듣고……. 고개를 젖더니. 한숨…….
그리곤 정우 그 사내들과 엉긴다.
치고 받으며 날쌘 주먹질로 사내들을 차례대로 눕힌다.
사내 몇 명 부축을 받으며 가고 나머지는 도망간다.
빡빡이 그제야 일어나 감격스러운 얼굴로 정우를 본다.
빡빡이: (비장하게) 고맙소, 어디 소속이시죠?
정우, 손으로 오지 말라고 하면서 거기 그냥 서있으라고 손짓한다.
빡빡이 말을 잘 듣는다.
감사의 미소로 여전히 감격스럽게 다소곳이 서있다.
정우, 옥상을 올려다본다.
작은 섬광. 빡빡이 쓰러진다.
#56. 작은 회의실
조 검사와 김 반장. 어두운 회의실에서 스탠드 불빛을 켜놓고 사진들을 보고 있다.
과속 단속 카메라에 찍힌 사진이다.
그 사진엔 조 검사가 탄 호송 차량도 있고…….
몇 대의 차량들이 있다.
김 반장: (사진을 보며) 이렇게 저렇게 참 세금들은 많이 내는 것 같아요.
조 검사, 사진들을 넘겨가다가…….
어느 사진에 시선이 머문다.
사진들은 킬러들의 차다.
운전석에 앉은 상연은 경비원의 복장이다.
김 반장. 그 사진을 본다.
김 반장: 아는 친구에요?
조 검사: 만난적 있죠…….
순간, 로비에서 스쳤던 상연의 얼굴이 또렷이 떠오른다.
조 검사: 차 번호 조회 좀 부탁드려요…….
김 반장: 네, 보고는 검사님이 직접하시겠습니까?
조 검사: 저기요, 일단은 김 반장님 하고 저하고 둘이서 훑어보죠.
김 반장, 의미심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둘의 모습을 진 형사, 궁금한 얼굴로 유리창 너머에서 바라보고 있다.
조 검사 사진속의 상연을 유심히 본다.
#57. 아지트 욕실
상연, 씻고 스킨을 바르며 거울을 본다.
그러다간 자세히……. 오늘따라 유난히 자세하게 자신의 얼굴을 보다간 화들짝 놀란 얼굴로 고함을 지른다.
상연: 야!!!! 나 눈에 구멍났다!!!!!
모두들 놀라 뛰쳐나와 상연에게 모였다.
상연. 자신의 한쪽 눈을 까뒤집으며…….
상연: 바늘구멍 같은 게 났어……. 이런 거 없었는데……. 다들 보다가는…….
재영: 눈물샘이잖아.
상연: 눈물 뭐?
재영: 눈물샘. 그거 원래 다 있는 거야. 새로 생긴 게 아니구……. 다른 쪽 눈에도 있어.
상연 다른 쪽 눈도 까뒤집어 본다.
상연: 진짜네. 왜 난 몰랐지?
정우: 몸에 신경을 안 쓰니까 그렇지.
상연: 이걸 눈물샘이라고 하는 구나……. 난 그냥 시 같은데 나오는 말인 줄 알았는데. 근데 이게 왜 있지?
정우: 그게 있어야 눈물이 나지. 그거 막히면 눈물이 안나오지.
상연……. 그 눈물샘을 신기하게 다시 보고 있다.
기분은……. 새로운걸 알았다는 듯 좋아한다.
그 모습을 하연……. 뒤에서 본다.
하연의 나레이션
하연: 형은 올해 서른 여섯이다. 형은 서른 여섯에야 자신의 눈에 눈물샘이란 예쁜 이름의 샘물이 있다는 걸 알았다. 형이 그걸 몰랐던 건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적어도 난 서른 여섯의 형이 우는 걸 본 적이 없으니까.
킬러들 각자 제자리로 돌아가려 뒤를 도는데……. 순간 모두 정지다.
그들 앞에 당돌히 서있는 조그만 여자아이……. 문 앞에 여일이다.
여일 그들을 빤히 처다보고 있으면서
여일: 계세요?
킬러들……. 저 말은 너무 늦게 나온 거 아닌가?
화면 점프하면
거실에 여일과 킬러들 앉아 있다.
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