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하찮아 보이는 상수리 한 톨도 청설모에게는 생존의 절대적인 조건이다. 그 한 톨을 만들기 위해 햇빛과 수분과 바람이 모여 "이파리의 물기 다 마르도록/ 온 힘 다해" 일한다. 그 한 톨을 하찮게 여기는 것은 인간뿐이다. 갑자기 불쑥 나타난 인간 앞에서 떨고 있는 청설모에게 그 "끼니"는 "아주 사소한 소리로도 휘청, 떨어뜨리기" 쉬울 정도로 위태로운 것이다. 이제 인류는 이 약한 선성 앞에 무릎 꿇어야 한다.
김재환 시인
ㆍ2022년 계간 『시산맥』 등단. 제1회 시산맥기후환경문학상 신인상 수상.
ㆍ제33회 성호문학상 본상 수상. 제7회 시산맥창작지원금 선정.
ㆍ시집 『각시붓꽃』 『그래서 언제까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나』(2026, 도서출판 달을쏘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