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한 마을에 두 처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두 처녀에게는
남몰래 품고 있던 같은 사랑이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사랑한 사람은
바로 같은 마을에 살던 한 총각이었습니다.
그는 신라의 화랑이었습니다.
두 처녀는 서로가 같은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총각이 전쟁터로 떠나게 되면서
두 사람은 비로소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얼마 후,
전쟁터에 나갔던 총각이 전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두 처녀는
너무나 슬픈 나머지
그가 살았던 마을의 연못에 몸을 던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두 처녀가 죽은 자리에서
신기하게도 두 그루의 나무가 자라났습니다.
바로 등나무였습니다.
그런데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전쟁이 끝난 뒤,
죽은 줄만 알았던 그 화랑이
기적처럼 살아서 마을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사랑했던 두 처녀가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슬픔에 빠진 화랑은
두 처녀가 몸을 던졌던 바로 그 연못으로 가
그 역시 목숨을 끊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화랑이 죽은 자리에서는
팽나무 한 그루가 자라났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두 그루의 등나무가
화랑의 넋이 깃든 팽나무를
서로 감싸듯 휘감으며 자라기 시작한 것입니다.
마치 두 처녀가 죽어서도
사랑했던 사람의 곁을 떠나지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며
등나무에는 두 처녀의 사랑이,
팽나무에는 화랑의 넋이 깃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두 처녀가 같은 남자를 사랑한 것은
사랑의 이치를 거스른 일이었기에
등나무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간다고 합니다.
또 등나무가 다른 나무를 너무 세게 감아
결국 그 나무를 죽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등나무 곁에는 다른 나무를 심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경북 월성군 현곡면에 전해 내려오는
등나무꽃의 전설입니다.
두 사람의 사랑이
나무가 되어도 끝나지 않았다는 이야기.
그래서 오늘도 등나무를 바라보면
서로를 꼭 끌어안고 있는 두 사람의 모습처럼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