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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봉 시집
『산과 산 사이 정기로』
978-89-7787-991-1 / 116쪽 / 130*210 / 2021-03-31 / 10,000원
■ 책 소개 (유튜브 영상 바로보기)
호당 박승봉 시인이 네 번째 시집 「산과 산 사이 정기로」를 펴냈다.
5부로 나누어 실은 시인의 시에서는 청명한 산의 정기 같은 기운이 서려 있다. ‘시고 떫은’ 시련의 삶을 건너오는 동안 세상의 좋은 소리를 가릴 줄 알게 된 시인이 우리 모두에게 ‘꽃 같은 싱그러운’ ‘보약 같은 소리’를 건네고 있기 때문이다.
한 무리 지어 일제히/ 깔깔 웃는다/ 그래그래 웃는 네 얼굴 보니/ 내 시름 쑥 들어간다/ 한 세상 건너는데/ 어찌 웃음만 있겠나/…/ 나의 괴로움을 속으로 삼켜/ 환한 얼굴 지으면/ 서로 보기 좋아하지 않겠니 (「분홍바늘꽃」)
…/누구나 좋아서 살아서 피우는/ 냄새도 좋지만/ 호랑이 가죽 남기듯/ 죽어서 피우는 냄새/ 그것도 곰삭을수록/ 짙고 오묘한 냄새/ 누구나/ 회자膾炙할 수 있는 냄새를/ 홍어의 아릿한 맛처럼/ 나는 피울 수 있을 것인가 (「홍어」)
■ 저자 소개
박승봉
- 경북 봉화 출생
- 자유문예 신인상
- 대구광역시문인협회 회원
- 시집
『찾아온 늦가을』
『흐르는 강물은 멈추지 않는다』
『동구 느티나무』
『산과 산 사이 정기로』
■ 목차
자서
1
다향 / 비염 / 나침반 / 한로 / 고정관념 / 태풍 전야 / 귀 멀어지다 / 백수 / 분홍바늘꽃 / 육체와 정신 사이 / 녹슨 호미 한 자루 / 산과 산 사이 정기로
2
산국 / 직각 / 꽃샘추위 / 사과 / 파계사 / 산을 안고 / 처방전 떼는 날 / 만나보고 싶은 친구 / 시월 마지막 날 / 나생이 생각 / 홍어 / 냄새의 내부 / 빛 좋은 개살구 / 토종닭
3
심증적 / 홍시 / 부부 / 원아들 / 오늘의 운세 / 이름 없는 풀꽃 / 황사 / 소금 / 샤부샤부 / 도도하게 흐른다 / 크레바스 / 나팔꽃 / 입술의 물집
4
산 댓잎 / 어긋난 시차 / 겨울나무 / 내 뒤를 / 스투키 화분 / 취업은 별이다 / 꽃 / 시련 / 봄날은 간다 / 샤스타데이지 / 가을의 문턱
5
수변공원의 개나리 / 먼지떨이 / 알면 안 되니껴 / 한재 미나리 / 부엌 가스 밸브 / 전신마취 / 가장 뜨겁게 흘릴 땀 / 미친바람의 행로 / 수성못 / 망각 / 내압
해설│박윤배 – 고정관념 허물기, 직각에서 둔각으로
■ 출판사 서평
‘내 콧속엔/ 허름한 허당虛堂 하나/ 온종일 쌓은 허욕이 있다(「비염」)’라는 구절에서 보듯, 날카로운 은유로 흡사 수행하는 듯 시를 쓰는 현자 시인의 칼날 같은 자기반성이 두드러지는 시편도 있다.
…/ 한겨울에도 미끈한 푸른 다리 뻗는다/ 진실한 마음에 새긴 너의 몸짓에/ 더 푸르러지고/ 날카로운 성깔 누그러질지/ 모진 시간 견디며 푸르게 커왔다/ 바스락바스락/ 예리한 칼날 세워/ 세월을 건너는 산댓잎 (「산댓잎」)
“지고지순한 자신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길잡이로서의 시, 경전 같은, 어록 같은 시 말, 좋은 시를 쓰기 위한 시인의 고뇌가 삶의 심연에서 우러나온 의미심장한 직관을 만들어내고 있다. (박윤배 시인)”
『산과 산 사이 정기로』에서, ‘너무 쉽게’ ‘빨리’ 삶을 얻으려는 우리의 허망’을 비우게 하는 지혜의 ‘독경 소리, 목탁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박승봉 시인의 시는 시인이 스스로에게 가하는 일종의 채찍 같은 것이거나, 일상의 삶에서 좀 더 승화된 지고지순한 자신으로의 도약을 꿈꾸는 길잡이로서의 시일 것이다. 그것은 먼저 세상을 살다 간 부처나 공자나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다양한 선인들의 경전 같은, 어록 같은 지침들과 다를 바 없는, 시인 자신의 시말로 자신을 컨트롤하려는 것이 아마도 시인의 시들이 아니겠는가? - 박윤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