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
藜口현腸者,多氷淸玉潔.袞衣玉食者,甘婢膝奴顔.
여 구 현 장 자 다 빙 청 옥 결 곤 의 옥 식 자 감 비 슬 노 안
蓋志以澹泊明,而節從肥甘喪也.
개 지 이 담 박 명 이 절 종 비 감 상 야
명아주로 국 끓여 먹고 비름으로 창자를 채우는 사람 중에는
얼음처럼 맑고 옥처럼 깨끗한 사람이 많지만,
비단옷을 입고 옥 같은 흰쌀밥을 먹는 사람 중에는
종처럼 굽실거리는 것을 달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
대저 지조는 담박함으로써 밝아지고, 절개는 비감을 좇음으로써 잃게 되느니라.
012.
面前的田地,要放得寬,使人無不平之歎.
면 전 적 전 지 요 방 득 관 사 인 무 불 평 지 탄
身後的惠澤,要流得久,使人有不궤之思.
신 후 적 혜 택 요 류 득 구 사 인 유 불 궤 지 사
살아 있을 때의 심지는 활짝 열어 너그럽게 하여서
사람들로 하여금 불평하는 탄식이 없게 하여야 하며,
죽은 뒤의 은혜는 길이 이어지게 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부족하다는 마음이 없게 하여야 하느니라.
013.
徑路窄處,留一步與人行.滋味濃的,減三分讓人嗜.
경 로 착 처 유 일 보 여 인 행 자 미 농 적 감 삼 분 양 인 기
此是涉世一極安樂法.
차 시 섭 세 일 극 안 락 법
오솔길 좁은 곳에서는 한 길을 머물러 서서 남을 지나가게 하고,
기름지고 좋은 음식은 삼 분을 덜어내어서 남에게 맛보게 하라.
이것이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편안하고 즐거운 방법의 하나일지니라.
☞ 窄= 좁을 착, 嗜= 즐길 기
014.
作人,無甚高遠事業,擺脫得俗情,便入名流.
작 인 무 심 고 원 사 업 파 탈 득 속 정 변 입 명 류
爲學,無甚增益工夫,減除得物累,便超聖境.
위 학 무 심 증 익 공 부 감 제 득 물 루 변 초 성 경
사람됨이 뛰어나게 높아 원대한 일은 못할지라도
능히 속된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이는 곧 명류에 들것이요,
학문을 닦음에 있어서 뛰어나게 공부를 더 많이 하지는 못할지라도
능히 물욕을 덜어 버릴 수 있다면 이는 곧 성인의 경지를 뛰어 넘으리라.
※ 擺= 열릴 파
015.
交友,須帶三分俠氣.作人,要存一點素心.
교 우 수 대 삼 분 협 기 작 인 요 존 일 점 소 심
친구를 사귐에는 모름지기 삼 분의 의협심을 가져야 하며,
사람됨에는 반드시 한 점의 순수한 마음을 지녀야 할지니라.
016.
寵利,毋居人前.德業,毋落人後.
총 리 무 거 인 전 덕 업 무 락 인 후
受享,毋踰分外.修爲,毋減分中.
수 향 무 유 분 외 수 위 무 감 분 중
은혜와 이익은 다른 사람에게 앞서지 말고,
덕을 닦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 뒤떨어지지 말라.
받아서 누림은 분수를 넘지 말고, 수양을 닦는 행위는 분수 안으로 줄이지 말라.
017.
處世,讓一步爲高.退步,卽進步的張本.
처 세 양 일 보 위 고 퇴 보 즉 진 보 적 장 본
待人,寬一分是福.利人,實利己的根基.
대 인 관 일 분 시 복 이 인 실 리 기 적 근 기
세상을 살아가는 때는 한 걸음 양보하는 것을 높이 여기니,
한 걸음 물러나는 것은 곧 한 걸음 나아가는 근본이 된다.
사람을 대함에는 일 분 너그럽게 하는 것이 복(福)이 되니,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 사실은 자기를 이롭게 하는 토대가 되느니라.
018.
蓋世功勞,當不得一箇矜字.彌天罪過,當不得一箇悔字.
개 세 공 로 당 부 득 일 개 긍 자 미 천 죄 과 당 부 득 일 개 회 자
세상을 뒤덮을 만한 큰 공로도 일개 긍(矜=뽑낼)자 하나를 당해 내지는 못하고,
하늘에 가득 찬 큰 죄도 일개 회(悔=뉘우칠)자 하나를 당해 내지는 못하리라.
019.
完名美節,不宜獨任.分些與人,可以遠害全身.
완 명 미 절 불 의 독 임 분 사 여 인 가 이 원 해 전 신
辱行汚名,不宜全推.引些歸己,可以蘊光養德.
욕 행 오 명 불 의 전 추 인 사 귀 기 가 이 온 광 양 덕
완전한 명예와 아름다운 절개는 혼자서 다 차지해서는 안 된다.
조금은 나누어 남에게 주어야 가히 그로써 재앙을 멀리하고 몸을 보전할 수 있다.
욕된 행위와 더러운 이름은 온전히 남에게 미루어서는 안 되니
조금은 끌어다 나에게 돌려야 가히 그로써 빛을 감추고 덕(德)을 기를 수 있으리라.
※ 些= 적을 사
020.
事事留個有餘不盡的意思,便造物不能忌我,鬼神不能損我.
사 사 유 개 유 여 부 진 적 의 사 변 조 물 불 능 기 아 귀 신 불 능 손 아
若業必求滿 功必求盈者,不生內變,必召外憂.
약 업 필 구 만 공 필 구 영 자 불 생 내 변 필 소 외 우
일마다 조금쯤의 여유를 두어 다하지 못하는 생각을 남겨 둔다면
문득 조물주도 나를 꺼리지 못하고 귀신도 나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만약 일마다 반드시 가득 차기를 바라고, 공마다 반드시 완전해지기를 원하는 사람은
안으로 변고가 생기지 않으면 반드시 밖의 근심을 불러들이게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