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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필재(佔畢齋) 김종직(金宗直)1431년(세종 13)~1492년(성종 23) 계온(季昷), 효관(孝盥) 선산(善山) 문충(文忠)
성종 1 1470 경인 成化 6 40 즉위 후 처음 개설한 經筵의 應選者 19인에 들다. ○ 6월, 藝文館修撰 知製敎가 되다. ○ 일본사신 藺上人을 전송하러 薺浦에 나가다. ○ 겨울, 모친 봉양을 위하여 咸陽郡守가 되다.
성종 3 1472 임진 成化 8 42 봄ㆍ가을로 鄕飮酒儀와 養老禮를 시행하다. ○ 8월, 〈遊頭流錄〉과 〈觀海樓記〉를 짓다. ○ 鄭汝昌ㆍ金宏弼이 와서 수학하다.
성종 5 1474 갑오 成化 10 44 茶種을 심어 供上하다. 〈茶園詩〉를 짓다.
성종 6 1475 을미 成化 11 45 十考를 받아 通訓大夫에 오르고, 承文院事가 되다. ○ 郡人이 生祠堂을 세우다. ○ 〈申文忠公文集序〉를 짓다.
佔畢齋集卷之八 / 詩 / 游頭流紀行
先涅庵
門掩藤蘿雲半扃。雲根矗矗水泠泠。高僧結夏還飛錫。只有林間猿鶴驚。
議論臺
兩箇胡僧衲半肩。岩間指點小林禪。斜陽獨立三盤石。滿袖天風我欲仙。
宿古涅庵
病骨欲支撑。暫借蒲團宿。松濤沸明月。悞擬遊句曲。浮雲復何意。半夜閉岩谷。唯將正直心。倘得山靈錄。
中秋。天王峯不見月。
抽身簿領陟崔嵬。剛被良辰造物猜。霧漲寰區八紘海。風掀岩嶽萬搥雷。勝遊天柱知難繼。淸夢瓊臺未擬回。時有頑雲暫成罅。誰能取月滿懷來。
香積庵無僧已二載
携手扣雲關。塵蹤汚蕙蘭。澗泉猶在筧。香燼尙堆盤。倚杖秋光冷。捫岩海宇寬。殷勤報猿鶴。容我再登攀。
宿香積。夜半開霽。
飄然笙鶴瞥雲聲。千仞岡頭秋月明。應有道人轟鐵笛。更邀回老訪蓬瀛。
再登天王峯
五嶽鎭中原。東岱衆所宗。豈知渤澥外。乃有頭流雄。崑崙萬萬古。地軸東西通。幹維掣首尾。想像造化功。繄我乏仙骨。塵埃久飄蓬。牽絲古含速。玆山在雷封。省斂馬川曲。時序秋正中。試携二三子。翫月天王峯。捫蘿恣登頓。足力寄短筇。山靈似戲劇。霧雨兼顚風。齊心且默禱。庶盪芥滯胷。今朝忽淸霽。神其諒吾衷。遂忘再陟勞。絶頂窺鴻濛。浩浩俯積蘇。如脫天地籠。群山萬里朝。眼底失窮崇。北望白玉京。滅沒南飛鴻。溟海卽咫尺。際天磨靑銅。乖蠻與隔夷。雲水和朦朧。遠瞻若迷方。近挹忻奇逢。蒼虯舞素壁。赤羽低晴空。萬壑水奔流。逶迤拖玉虹。十洲隱積皺。指顧面面同。諸峯悉醞藉。有似兒孫從。般若欲爭長。紫蓋於祝融。懷哉靑鶴洞。千載秘仙蹤。長嘯下危磴。如將値靑童。飈梯起輕霧。返照明丹楓。雖負端正月。眞源今已窮。倐陰而倐晴。厚意牋天公。累繭不足恤。信宿靑蓮宮。明朝謝煙霞。繩墨還忩忩。
中峯。望海中諸島。
前島庚庚後立立。蒼茫天水相接連。似有雲帆疾於鳥。古來說得乘槎仙。岱輿員嶠更何處。巨鼇不動應酣眠。寄書紫鳳問舊侶。我今亦在方丈巓。
靈神菴
箭筈車箱散策回。老禪方丈石門開。明朝更踏紅塵路。須喚山都沽酒來。
靑鶴仙人何處棲。獨騎靑鶴恣東西。白雲滿洞松杉合。多少遊人到自迷。
千載一人韓錄事。丹崖碧嶺幾遨遊。滿朝卿相甘奴虜。妻子相携共白頭。
雙溪寺裏憶孤雲。時事紛紛不可聞。東海歸來還浪跡。秪緣野鶴在鷄群。
下山吟
杖藜纔下山。澄潭忽蘸客。彎碕濯我纓。瀏瀏風生腋。平生饕山水。今日了緉屐。顧語會心人。胡爲赴形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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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필재집 시집 제8권 / [시(詩)] / 두류산을 유람하고 기행시를 쓰다[遊頭流紀行]
선열암(先涅庵)
문은 등라에 가리고 문의 반쯤은 구름인데 / 門掩藤蘿雲半扃
우뚝한 바위 틈에선 찬물이 콸콸 나오네 / 雲根矗矗水冷冷
고승은 결하끝내고 다시 돌아다니는지라 / 高僧結夏還飛錫
다만 숲속에 원숭이 학이 있어 놀라누나 / 只有林間猿鶴驚
의론대(議論臺)
승복을 어깨에 걸친 두 명의 호승이 / 兩箇胡僧衲半肩
바위 사이서 소림의 선을 가리켜 말하네 / 巖間指點小林禪
저녁 볕 아래 홀로 삼반석에 서 있노라니 / 斜陽獨立三盤石
소매 가득 하늘바람에 신선이 되는 듯하구나 / 滿袖天風我欲仙
고열암에서 자다[宿古涅庵]
병든 몸을 지탱하고자 하여 / 病骨欲支撐
잠시 포단을 빌려 깔고 자는데 / 暫借蒲團宿
소나무 파도가 달빛 아래 들끓으니 / 松濤沸明月
구곡에 노니는 듯 착각케 하네 / 誤擬遊句曲
뜬구름은 또한 무슨 뜻인고 / 浮雲復何意
한밤중엔 바위 골짜기 닫혀 있구나 / 半夜閉巖谷
오직 정직한 마음을 가진다면 / 唯將正直心
혹 산신령의 비록을 얻을는지 / 倘得山靈錄
중추절에 천왕봉에서 달을 보지 못하다[中秋天王峯不見月]
직무에서 빠져 나와 높은 산에 올랐는데 / 抽身簿領陟崔嵬
마침 좋은 시절이라 조물의 시기를 받았구려 / 剛被良辰造物猜
안개는 하늘 땅과 사방 바다끝까지 끼었고 / 霧漲寰區八紘海
바람은 바위산의 수많은 천둥을 일으키누나 / 風掀巖嶽萬搥雷
천주의 즐거운 놀이는 잇기 어려울 듯하고 / 勝遊天柱知難繼
경대의 맑은 꿈은 이루지 못하게 되었네 / 淸夢瓊臺未擬回
이따금 구름이 잠깐씩 틈을 보이기는 하나 / 時有頑雲暫成罅
그 누가 가슴에 가득 달을 취해올 수 있으랴 / 誰能取月滿懷來
향적암에는 중이 없은 지 이미 이 년이 되었다[香積庵無僧已二載]
서로 손 잡고 운관을 찾아드니 / 携手扣雲關
속인의 발자국이 혜란을 더럽히네 / 塵蹤汚蕙蘭
계곡의 샘엔 아직도 홈통이 있고 / 澗泉猶在筧
향불의 재는 아직 향반에 쌓였구려 / 香燼尙堆盤
지팡이 기대니 가을빛은 썰렁하고 / 倚杖秋光冷
바위 오르니 온 세상 넓기만 하네 / 捫巖海宇寬
은근히 원숭이와 학에게 알리노니 / 殷勤報猿鶴
내가 다시 오르기를 용납해다오 / 容我再登攀
향적암에서 자는데 한밤중에야 활짝 개었다[宿香積夜半開霽]
생학이 표연히 구름 가르는 소리 들리고 / 飄然笙鶴瞥雲聲
천 길 봉우리 꼭대기엔 가을 달이 밝구나 / 千仞岡頭秋月明
응당 도인이 철적을 시끄러이 불어대면서 / 應有道人轟鐵笛
다시 회로를 맞아 봉래 영주를 찾으리라 / 更邀回老訪蓬瀛
재차 천왕봉에 오르다[再登天王峯]
오악이 중원 천하를 진압하되 / 五嶽鎭中原
동쪽 태산이 뭇 산의 종주인데 / 東岱衆所宗
어찌 알았으리요 발해의 밖에 / 豈知渤海外
이렇게 웅장한 두류산이 있을 줄을 / 乃有頭流雄
곤륜산은 아주 오랜 옛적부터 / 崑崙萬萬古
지축이 되어 동서로 통하여서 / 地軸東西通
천지의 머리와 끝을 연결했으니 / 幹維掣首尾
조화의 공을 상상할 만하도다 / 想像造化功
아, 나는 선풍 도골이 못 되어 / 繄我乏仙骨
속세에 오래 떠돌아 다니다가 / 塵埃久飄蓬
옛 속함고을에 원이 되어오매 / 牽絲古速含
이 산은 뇌봉안에 들어있는데 / 玆山在雷封
마천 구석에서 가을걷이 살피니 / 省斂馬川曲
절서는 가을의 한 중간이었네 / 時序秋正中
시험삼아 두서너 학도를 데리고 / 試携二三子
천왕봉에서 달 구경을 하기 위해 / 翫月天王峯
등라를 붙잡고 힘차게 오르면서 / 捫蘿恣登頓
발의 힘을 지팡이에 부치었는데 / 足力寄短筇
산신령이 꼭 희극이나 하는 듯이 / 山靈似戲劇
안개비에 거센 바람까지 불어대기에 / 霧雨兼顚風
마음 재계하고 또 속으로 기도하여 / 齊心且默禱
가슴 속에 끼인 것을 씻어버렸네 / 庶盪芥滯胸
그런데 오늘은 갑자기 맑게 개이니 / 今朝忽淸霽
신령이 내 마음을 살펴준 것이로다 / 神其諒吾衷
마침내 재차 오르는 노고를 잊고서 / 遂忘再陟勞
절정에 올라 천지 자연을 엿보고 / 絶頂窺鴻濛
광대하게 겹겹이 쌓인 경관을 보니 / 浩浩俯積蘇
천지의 울안을 벗어난 것 같구나 / 如脫天地籠
뭇 산들은 만 리 밖에서 조회하는 듯 / 群山萬里朝
눈 밑에는 높은 것이 하나도 없어라 / 眼底失窮崇
북쪽으로 백옥경을 바라보니 / 北望白玉京
남쪽으로 날으던 기러기 사라지고 / 滅沒南飛鴻
큰 바다는 바로 지척에 있어 / 溟海卽咫尺
하늘과 맞닿아 청동을 가는 듯하네 / 際天磨靑銅
멀리 떨어져 있는 오랑캐 섬들은 / 乖蠻與隔夷
구름 물과 섞이어 시야가 흐릿하니 / 雲水和朦朧
먼 데를 보면 방향이 헷갈린 듯하나 / 遠瞻若迷方
가까이 보면 좋은 만남이 기쁘구나 / 近挹忻奇逢
푸른 소나무는 절벽에서 춤을 추고 / 蒼虯舞素壁
붉은 태양은 나직이 창공에 말끔한데 / 赤羽低晴空
수많은 골짝 물은 세차게 흘러서 / 萬壑水奔流
구불구불 옥 무지개를 끄는 듯하네 / 逶迤拕玉虹
십주는 쌓인 자락 속에 숨어 있어 / 十洲隱積皺
돌아보면 저마다 모두 같은데 / 指顧面面同
여러 봉우리는 모두 온순하여 / 諸峯悉醞藉
마치 자손이 부조를 따르는 듯하고 / 有似兒孫從
반야봉은 높이를 겨루려고 하여 / 般若欲爭長
자개가 축융에 대해서와 같구려 / 紫蓋於祝融
그립기도 하여라 청학동에는 / 懷哉靑鶴洞
천 년토록 신선의 자취 숨겨졌기에 / 千載祕仙蹤
길이 읊으며 높은 비탈 내려가니 / 長嘯下危磴
마치 청동을 만날 것만 같구나 / 如將値靑童
바람부는 잔도에 가벼운 안개 일고 / 飇梯起輕霧
석양빛은 단풍을 환하게 비추니 / 返照明丹楓
비록 단정한 달은 구경 못했지만 / 雖負端正月
진원은 이제 이미 다 탐색하였네 / 眞源今已窮
언뜻 흐리다가 언뜻 개곤 하니 / 倏陰而倏晴
하늘의 후의에 전문 올려 보답하리 / 厚意牋天公
발 부르튼 건 걱정할 것도 없이 / 累繭不足恤
청련궁에서 이틀 밤을 묵노니 / 信宿靑蓮宮
내일 아침에는 연하를 하직하고서 / 明朝謝煙霞
다시 직무에 허둥지둥 바쁘리라 / 繩墨還悤悤
중봉에서 바다 가운데 여러 섬들을 바라보다[中峯望海中諸島]
앞 섬들은 드러누웠고 뒤 섬들은 서 있는데 / 前島庚庚後立立
아득하게 하늘과 물이 서로 연접하였네 / 蒼茫天水相接連
멀리 보이는 구름 돛은 새보다 빠른 듯한데 / 似有雲帆疾於鳥
옛부터 전하는 말이 뗏목 탄 신선이라 하네 / 古來說得乘槎仙
대여와 원교는 다시 어느 곳에 있느뇨 / 岱輿員嶠更何處
큰 자라는 안 움직이니 응당 깊이 잠들었겠지 / 巨鼇不動應酣眠
자봉각에 글 부쳐 옛 동료들에게 묻노니 / 寄書紫鳳問舊侶
지금 나 또한 방장산 꼭대기에 올라왔다오 / 我今亦在方丈巓
영신암(靈神菴)
전괄과 거상을 두루 산책하고 돌아오니 / 箭筈車箱散策回
늙은 선승의 방장에 돌 문이 열리었네 / 老禪方丈石門開
내일 아침엔 다시 붉은 먼지를 밟아 가리니 / 明朝更踏紅塵路
원숭이 불러서 술을 사오도록 해야겠구나 / 須喚山都沽酒來
청학 탄 신선은 어느 곳에서 사는고 / 靑鶴仙人何處棲
홀로 청학을 타고 동서로 마음껏 다니겠지 / 獨騎靑鶴恣東西
흰구름 골에 가득하고 솔과 삼나무 어우러지니 / 白雲滿洞松杉合
수많은 노는 이들 들어오면 절로 길을 헤매네 / 多少遊人到自迷
천 년의 세월 속에 일인자인 한 녹사는 / 千載一人韓錄事
붉은 절벽 푸른 고개서 얼마나 노닐었던고 / 丹崖碧嶺幾遨遊
조정 아득한 경상들은 노예 됨을 감수하는데 / 滿朝卿相甘奴虜
처자들을 거느리고 늘그막까지 함께하였네 / 妻子相携共白頭
쌍계사 안에서 최고운을 생각하니 / 雙溪寺裏憶孤雲
분분하던 당시의 일을 들을 수가 없구려 / 時事紛紛不可聞
동해에 돌아와서 도리어 유랑을 했던 것은 / 東海歸來還浪跡
다만 야학이 군계 속에 끼었기 때문이로다 / 秖緣野鶴在鷄群
산을 내려와서 읊다[下山吟]
지팡이 짚고 산을 겨우 내려오니 / 杖藜纔下山
맑은 못이 갑자기 사람을 담그네 / 澄潭忽蘸客
굽은 물가에서 내 갓끈 씻으니 / 彎碕濯我纓
빠른 바람이 겨드랑이서 나오누나 / 瀏瀏風生腋
평생에 산수를 몹시 탐해오다가 / 平生饕山水
오늘은 나막신 한 켤레 다 닳았네 / 今日了緉屐
마음 맞는 사람들에게 말하노니 / 顧語會心人
어찌하여 형역에 붙따른단 말인가 / 胡爲赴形役
[주-D001] 결하 : 우기(雨期)에 해당하는 음력 4월 15일부터 90일 동안 중이 한 곳에 조용히 있으면서 불도(佛道)를 닦는 일을 말한다.[주-D002] 소림의 선 : 소림은 중국에 있는 소림사(小林寺)를 이르는데, 중국 선종(禪宗)의 초조(初祖)인 달마대사(達磨大師)가 일찍이 여기에서 9년 동안 면벽 좌선(面壁坐禪)을 하였었다.[주-D003] 소나무 파도 : 소나무에 세차게 부는 바람 소리를 비유한 말이다.[주-D004] 구곡 : 강소성(江蘇省)에 있는 산명인데, 양(梁) 나라 때 은사 도홍경(陶弘景)이 일찍이 벼슬을 버리고 이 산에 은거하였었다.[주-D005] 천주 : 하늘을 괴고 있다는 큰 기둥을 이르는데, 여기서는 곧 큰 산봉우리를 비유한 것이다.[주-D006] 경대 : 천태산(天台山)의 서북쪽에 위치한 산봉우리의 이름이다.[주-D007] 생학 : 선학(仙鶴)과 같은 뜻이다.[주-D008] 회로 : 당(唐) 나라 때의 도사(道士)로서 팔선(八仙)의 한 사람으로 일컬어진 여동빈(呂洞賓)을 가리킨 것으로, 소식(蘇軾)의 유효숙회호구시(劉孝叔會虎邱詩)에 나타나 있고, 또 소식의 회선생과호주시(回先生過湖州詩)에 의하면, 소식의 당시에 회도인(回道人)이라 자칭한 은사(隱士)도 있었는데, 여기서는 누구를 가리키는지 자세하지 않다. 《蘇東坡集 卷十一, 十二》[주-D009] 속함 : 함양(咸陽)의 고호이다.[주-D010] 뇌봉 : 현(縣)이 보통 사방 백 리인데, 천둥이 치면 그 소리가 백 리쯤 진동한다 하여 현령(縣令)을 뇌봉이라고 한다.[주-D011] 백옥경 : 임금이 있는 서울을 미화(美化)하여 일컬은 말이다.[주-D012] 십주 : 신선이 산다는 열 개의 섬. 즉 조주(祖洲)ㆍ영주(瀛洲)ㆍ현주(玄洲)ㆍ염주(炎洲)ㆍ장주(長洲)ㆍ원주(元洲)ㆍ유주(流洲)ㆍ생주(生洲)ㆍ봉린주(鳳麟洲)ㆍ취굴주(聚窟洲)이다.[주-D013] 자개가 축융에 대해서와 같구려 : 자개와 축융(祝融)은 모두 산봉우리 이름으로, 형산(衡山)의 72봉(峯) 가운데 축융봉이 가장 높고, 자개봉이 그 다음이라고 한 것을 이른 말인데, 일설에는 자개봉이 가장 높다고 하기도 한다.[주-D014] 청동 : 선인(仙人)의 심부름을 하는 사람으로, 즉 선동(仙童)과 같은 뜻이다.[주-D015] 단정한 달 : 특히 음력 8월 15일 밤의 달을 가리킨 말이다.[주-D016] 진원 : 선도(仙道)의 본원(本源)을 이른 말이다.[주-D017] 청련궁 : 불사(佛寺)의 이칭(異稱)이다.[주-D018] 대여와 원교 : 발해(渤海)의 동쪽에 있다는 다섯 선산(仙山) 가운데 두 산의 이름이다.[주-D019] 큰 자라 : 동해(東海) 가운데 있는 신산(神山)을 머리에 이고 있다는 자라를 이른 말이다.[주-D020]
전괄과 거상 : 전괄은 화살 끝처럼 좁은 산마루를 말하고, 거상은 마치 수레의 짐칸처럼 우묵한 골짜기를 말하는데, 또는 전괄령(箭筈嶺)과 거상곡(車箱谷)의 명칭으로도 쓰는바, 두보(杜甫)의 망악시(望岳詩)에 “거상의 골짝에 들어서니 돌아갈 길이 없고 전괄로 하늘을 통하는 문 하나가 있구려[車箱入谷無歸路 箭筈通天有一門]” 한 데서 온 말이다. 《杜少陵詩集 卷六》[주-D021] 방장 : 옛날 유마거사(維摩居士)의 거실(居室)이 사방 일장(四方一丈)이었던 데서, 즉 국사(國師) 등의 높은 스님이 거처하는 곳을 일컫는 말이다.[주-D022] 한 녹사 : 고려 때의 명사(名士) 한유한(韓惟漢)을 말함. 그는 지리산(智異山)에 은거하면서 조행(操行)이 고상하고 조촐하여 세상 일을 간섭하지 않았는데, 《고려사(高麗史)》에 의하면, 한유한이 처음 서울에 살았으나, 최충헌(崔忠獻)의 정사가 잘못되어 가는 것을 보고는, 장차 난(亂)이 일어날 것이라 여기고, 처자(妻子)를 데리고 지리산에 들어가 세상과의 인연을 끊고 은거하였는데, 뒤에 나라에서 서대비원 녹사(西大悲院錄事)를 제수하여 불렀으나 끝까지 취임하지 않고 깊은 골짜기로 들어가 종신토록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新增東國輿地勝覽 卷三十》[주-D023] 최고운 : 고운은 최치원(崔致遠)의 호이다.[주-D024] 형역 : 마음이 육체적 생활의 노예가 되어 사역(使役) 당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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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영(濯纓) 김일손(金馹孫)1464년(세조 10)~1498년(연산군 4) 계운(季雲) 탁영자(濯纓子), 이당(伊堂), 운계은사(雲溪隱士), 소미산인(少微山人), 영귀학인(咏歸學人), 와룡초부(臥龍樵夫), 반계거사(磻溪居士) 김해(金海) 문민(文愍)
성종 20 1489 기유 弘治 2 26 4월, 藍溪에 가서 鄭汝昌을 방문하고 함께 頭流山을 유람하다.〈頭流紀行錄〉 ○ 6월, 예문관 검열이 되다. ○ 〈送崔玉果序〉를 짓다. ○ 7월, 忠淸道 木川에서 禮山 金氏와 결혼하다. ○ 사직소를 올리고 三事(酒色射)를 아뢰어 加資되다. ○ 朱溪君 李深源과 治道를 논하다. ○ 경연에 入侍하여 李胄와 함께 史官의 記事之規를 논하여 윤허받다. ○ 9월, 차자를 올려 治道에 관한 12事를 아뢰다. ○ 10월, 탄핵을 받고 金寧(金海)에 유배되었다가, 석방되어 田里로 돌아가다. ○ 11월, 遼東質正官이 되어 중국에 가다.
성종 22 1491 신해 弘治 4 28 2월, 禮部員外郞 程愈에게서 「小學集說」을 얻다. ○ 3월, 귀국하여 「소학집설」을 바치자, 상이 校書館에 명하여 中外에 간행ㆍ반포하도록 하다. ○ 사간원 정언이 되다. ○ 4월, 홍문관 수찬이 되다. ○ 5월, 龍驤衛司正으로서 「綱目」을 校讐하다. ○ 10월, 「강목」의 교수를 마치고 箋과 함께 올리다. ○ 忠淸都事가 되다.
濯纓先生文集續上 / 詩○七言律詩 / 四十八詠賡韻應製
梅窓素月
曾移寒樹斸江莎。邀月窓間碧映紗。暖玉煙生香黯淡。素裳風舞影攲斜。姸窺杯面欺淸聖。冷透詩腸退劣魔。讀了仙經花共睡。洗心聊復試龍茶。
竹逕淸風
回環三逕繞東皐。佳友來時證結交。看得虛心參爾雅。誇將淸節補離騷。叢音玉碎和煙淡。葉色金翻映日高。最是滿林風可愛。宮商不斷四時號。
日本䕽
花出扶桑東更東。向人呈笑露華籠。杜鵑愁雨樹相似。芍藥殿春香亦同。衫色映肌紗捲翠。酒痕通臉粉生紅。憐渠不復歸蠻土。解逐群英侍蕊宮。
海南琅玕
玉樹叢靑不見根。鐵貓探得海無痕。瘢疑螺瓦蘚鱗篆。紋看鴨波魚眼奔。愛潤可方君子德。好奇當戒帝王尊。癡人作佩媚兒女。何似買經遺後孫。
翻階芍藥
風拂雲階花氣夭。流香嫋娜愛淸標。一心通白含煙重。半面攲紅醉露妖。葉喜金圍居相府。根羞玉擣訪仙橋。記曾草罷丹泥詔。更取新詩詠積嬌。
滿架薔薇
萬朶春光恰恰依。輕陰一架傍園扉。蘭香和露移蜂股。金粉迎風上蝶衣。日映遮幃蒙翠密。雨催裁錦綻黃肥。刺尖莫使人攀折。對月猶堪引玉巵。
雪中冬柏
吹殘二十四番風。殿却群芳立雪中。染夜還羞稱國色。爭春那肯倩人功。葉凌霜氣經年碧。花守氷心抵死紅。幽逸南鄕堪翫賞。君王不惜寓重瞳。
春後牧丹
落盡群紅別一般。花王富貴最人間。囊香噴雪裁金縷。酒暈烘霞醉玉顏。剛怕狂蜂紛欲妬。休敎逸馬亂相干。倘知宮鹿銜來意。肯使環妃押筍班。
墻頭紅杏
東君點化艶陽枝。活色生香會有時。觀物不須要爛熳。探春切莫到離披。脣開朱嫩呼鶯侶。袖拂靑嬌舞蝶兒。領取光風勤護惜。勿敎紅雨泛瓊巵。
屋角梨花
雪樹生春氣轉和。金羅蹙葉淡開花。縞袂凌霜愁粉蝶。靚糚迷月妬靑娥。風態輕盈香信到。雨容寂寞淚痕斜。縱然瀟灑不塗抹。也勝紅桃矜麗華。
熟睡海棠
柔紅無力眼生花。未抵昏昏睡意挐。西子酣羞春晩室。眞妃浴困月明家。綵垂南土無雙艶。香遍東沙第一嘉。夜起臨風嬌欲舞。低眉笑拂綠裙遮。
半開山茶
鶴頂丹砂一捻稱。旗槍春纈暗相矜。藏羞臙臉撩人早。欲語香脣惱客曾。嫩綠堪招松竹友。腴紅不怕雪霜凝。臨糚含笑增嬌媚。高似山梅更一層。
爛熳紫薇
紫薇花近紫薇堂。湛露朝朝潤肺腸。金縷攢鋒當檻細。靑裙簇繡滿庭芳。臨風草詔香侵硯。對月開樽影上廊。爲惜東園桃杏盡。誇紅百日不成忙。
輕盈玉梅
啄木敲門鳥使經。羅浮消息又南榮。月宜來照元同色。雨欲侵凌更助香。氣壓閒花春造化。神傳寒玉雪平生。嬋娟一種開何晩。題品靑邱譜外名。
忘憂萱草
堂北孤根托幾時。鸚翎鳳爪綻香遲。仙人養性知能藥。兒女療愁寄所思。秀拔草光蘇子興。侵凌雪色杜翁悲。擎花願得慈顏破。遊子歸心不自持。
向日葵花
一丈名花解殿春。梢頭緗萼倚墻垠。奸臣衛足佞焉用。烈士傾心義可親。鵝暈初匀誇點額。犀瓠半露見開脣。知渠向日元天性。愧殺千秋背主人。
門前楊柳
風動樓簾碧玉摐。毿毿萬縷拂華龐。春深陶宅知辭祿。煙鎖隋堤戒喪邦。學葉畫眉嚬淺黛。折芳隨笛怨新腔。爭如栽向金鑾殿。移得淸陰入瑣窓。
檻外芭蕉
輕風拂拂雨疏疏。骨相玲瓏半卷舒。數幅翠羅斜製扇。一緘靑紙倒抽書。培成氣質由來軟。吐盡心腸畢竟虛。驗得日新元有理。靜中觀物果何如。
籠煙翠檜
嵐藏雨護鬱蒼兮。綠樹偏從老柏齊。靜入風園聲霧豹。高臨月戶影雲猊。盤根定壓金鼇背。深葉還容彩鳳棲。寒雪埋腰猶不死。香枝歲暮碧煙迷。
映日丹楓
日照霜林耀苑隅。透明紅葉映人膚。天機繡掛三千幅。上苑花開十萬株。杯酒斟猩同好友。囊詩翦錦付奚奴。天工費力知何限。茜染休敎紫亂朱。
凌霜菊
水邊籬落晩躕躇。楚楚寒英暗笑予。金坼小包霜降後。鈴垂新蕊露乾初。重陽佳節秋無限。五柳先生酒有餘。不向春園爭爛熳。幽香獨自繞山廬。
傲雪蘭
淺碧花開傍小軒。光風雪畹耀新繁。調琴響谷傷尼父。紉佩臨江愛屈原。貞靜韻標端友蕙。馨香品格直超蓀。蓬林混迹羞人見。暗護淸芬絶世喧。
萬年松
婆娑百尺勢凌雲。瘦甲疏髥送暗芬。好得月明留鶴羽。曾經雷霹坼龍文。護霜翠色垂幢蓋。和雨寒聲奏瑟塤。饒笑朱門槐柳樹。秋風搖落日黃曛。
四季花
四時元氣太和團。寄旺花神着處安。胸抱麝臍溫沁汗。顋將獺髓巧醫瘢。笑他丹桂三秋落。羞殺紅薇百日看。爲是東君偏厚意。頻頻春色不敎殘。
百日紅
碧裙紅袖競嫣然。一種濃華浥露鮮。獨占風流當夏艶。不將顏色競春姸。怕痒還擬爬仙爪。忍笑休敎狎禁筵。別號誰煩題品妙。薇垣草詔憶芳年。
三色桃
錦樹天然三兩梢。春來白間又紅交。愁風臙頰肩相倚。泣露氷姿淚各抛。一面杏霞烘日暖。半邊梅雪絶塵淆。眞妃西子無雙艶。齊入靑宮詠鵲巢。
金錢花
陰陽巧冶鑄盈盈。箇箇花錢着翠莖。名貴堪誇三品重。價高還笑四銖輕。楡莢飛紅輪樣在。苔紋篆綠範圍呈。用時可使蒼生富。聖主應先貯水衡。
玉簪花
瓊姿瑤魄屬仙家。不意人間有此花。斜揷金冠瞻白帝。輕簽雲髻認靑娥。妙香濃比蕙蘭淨。絶色皎如氷雪嘉。便欲載回天上去。戲從月娣好相誇。
梧桐葉
森聳孫枝金井傍。碎花濡毳對朝陽。圭堪靑削王無戲。詩可朱題我故將。雲簇繁陰喧夜雨。風飄孤影報秋霜。薰琴已遠誰能斲。願和簫韶待鳳凰。
梔子花
俗態塵容盡掃除。階前玉樹不敎鋤。點糚氷雪淸無比。裁翦瓊琚巧有餘。春護粉顋羅幌邃。曉啼珠淚璧房虛。秋來尖實增顏色。金顆離離映竹廬。
苔封怪石
夢遊楓嶽石崎嶇。嵌玉堆蓮大海頭。龜蝕靑錢緣短壁。鶴垂玄髮浴淸流。春林月照仙宮靜。暝壑雲生鬼穴幽。左肱飛來花影曉。玲瓏骨相十分侔。左肱似誤今難訂正
藤蔓老松
蛻骨杈枒瘦欲斜。凌霄靑蔓繞長蛇。深秋霜打無紅葉。靜夜風生聽白波。剝落龍鱗羞鱔獺。輪囷虎魄笑金砂。未逢匠石無人識。歲暮空林奈爾何。
浥露黃橙
蟠蜿佳樹楚江濆。秋實金黃染十分。芼鮮擣臼添奇味。按酒登盤助暗芬。根蔕遠隨梅驛使。色香高壓橘封君。嚼如霜蔗堪療渴。甘露沾脣不見痕。
凌波紅蓮
翠蓋紅幢護晩芳。亭亭孤影倚金塘。嬌方浴水神魂蕩。艶故臨風笑語香。仙女襪移輕重步。宮娥鏡照淡濃糚。今人誰識眞君子。莫把淸標擬六郞。
蜀葡萄
漢家三十六離宮。新蔓抛絲帶雨濛。馬乳休論靑玉瑩。龍鬚先愛翠雲濃。槎回南浦星光宛。瓮釀西州酒氣融。遺母均添甘露降。小兒歸自法筵中。
安石榴
染茜高枝倚畫墻。玳紋皴殼老秋芳。千珠作骨誰誇異。百子同包可獻祥。玉椀盛留紅豆粒。氷壺滴凍紫瓊漿。如何博望中君欲。使節虛勞十八霜。
假山煙嵐
愚山半落小平泉。尺壑拳峯列檻前。石氣蒼流明月地。林光翠滴白雲筵。鼇頭戴髻蟠三島。星頂聯珠墮五躔。欲問桃源無覓處。飛花溪上舞回旋。
盆池雲月
輕雲淡月映春除。盆樣華池鏡面如。朝影晴涵瓊葉動。夜光圓浸玉輪徐。風生微浪搖錢荇。雨滴纖紋漾寸蕖。也識水深纔數尺。應難容畜化龍魚。
瑠璃石
十目丁寧聖戒嚴。好奇不惜價還兼。夜騰星彩通身瑩。天削珠稜聳頂巉。雲月有光知道在。鏡花無迹證禪參。何如擲向東園裏。領得遊人更顧瞻。
硨璖盆
蚌紋蛤理斸山深。珍器窪然抵海琛。風皺鏡湖生細浪。雲烘璇月逗輕陰。明通可玩金魚隊。虛受堪裁玉樹林。一種玻瓈兼瑪瑙。空敎喪志更勞吟。
麝眠園草
爲汝宮林借一廛。宜春苑裏百花前。行常留迹豈逃世。死不噬臍能任天。身近靈臺依聖主。夢歸瀛島伴神仙。乍眠芳草香風起。憶惹爐煙到日邊。
鶴唳庭松
來去雲霄不記年。松枝踏雪降丁仙。疏髥作伴看飛舞。偃蓋爲巢識變遷。月露傳聲丹頂立。天風送響縞衣翩。儘知靈囿非沙苑。莫向秋林怕聽弦。
籠中華鴿
一群嬌鳥羽毛舒。弄日盤雲更引雛。傍屋棲籠開錦繡。馴筵啄豆踏氍毹。風鈴遠去春相愛。雨翅低來晩自呼。塞雁傳書徒浪語。飛奴到是善承趨。
水上錦鷄
身出高巖性愛湖。雲飛煙宿自歡娛。抱暉吐綬情相媚。舞鏡翻衣影不孤。波映繡翎臨水立。香粘紅觜啄花趨。瑞世堪隨鸞鳳侶。莫遣樊籠苦護扶。
巢樑燕
訪主營巢畫閣幽。芹泥隨觜意悠悠。花銜絮蹴烏衣巷。舞去歌來白玉樓。錦被褪雲驚午夢。紗窓掩雨說春愁。倚欄待見相思字。十二珠簾盡上鉤。
躍沼魚
一鑑澄澄半畝潯。金鱗活潑綠荷陰。沈浮眞有相忘意。動靜渾隨自在心。祇信乾坤如許大。那知江海幾何深。憐渠牣躍皆王化。觀物仍成道體吟。
木覓晴雲
五色晴薰近紫宮。南山佳氣太和融。從龍只合商霖注。變狗休敎舜日籠。靜避殘霞藏石底。行隨明月到天中。相逢莫說襄王事。堪恨千秋未發蒙。
仁王暮鍾
月在西峯暮色蒼。疏鍾響處是蓮坊。塡途馬迹歸城市。吼地鯨音出梵堂。老釋警昏禪夢幻。先儒聽夜道心長。誰將蘭若臨京闕。謾使吾民學渺茫。
原韻
此四十八篇。卽成廟御製次匪懈堂安平大君瑢四十八詠。示湖堂諸學士求和者。依上魯陵子規詞例。謹附之於此。
梅窓素月
一樹寒梅傍碧莎。小窓晴夜映屛紗。幽香淡淡春如早。疏影離離月欲斜。姑射精神來水佛。太眞嬌態嗅詩魔。拈吹玉笛聲高處。愁斷何人啜雪茶。
竹逕淸風
幽逕陰陰竹掩皐。蕭森叢影映秋交。輝輝淨日翻湘淚。颯颯淸風寄楚騷。製律粲然韶盡美。聽梅凄也韻孤高。歲寒祇賞氷霜氣。何用區區六七號。
日本䕽
曉霞奇艶出天東。活態淸香笑翠籠。夢斷蠻風王化近。色隨春日故園同。映階蜀錦凝眸絢。向檻吳姝倩臉紅。幾惜花神糚巧態。對人如在玉華宮。
海南琅玕
滄溟鐵索繫雲根。鉤出蒼然玉樹痕。苔蘚磷磷魚甲動。輝光燭燭水紋奔。斸珍也得心機巧。玩物寧遺德業尊。但取鏗鏘金玉韻。欲方君子付兒孫。
翻階芍藥
傍砌翻紅媚日天。靜看霞碎赤城標。葉藏翡翠層層嫩。蕊襲臙脂箇箇妖。曉露精神題白管。暮煙情態寄溱橋。領春蜂蝶閒喧處。不耐軟芳倚檻嬌。
滿架薔薇
重重疊疊影相依。滿架濃陰羃檻扉。砢綠抹條構翠幄。雌黃點蕊照春衣。風吹猩血鶯聲老。花送臍香蝶意肥。手折若無拚處刺。肯敎秋菊泛瓊巵。
雪中冬柏
不隨桃李占春風。稟性常敷歲暮中。臘氣凝朱烘日色。寒心膩玉保天功。玲瓏硬葉含霜綠。爛熳腴花映雪紅。料得群芳無伯仲。東皇先許寓靑瞳。
春後牧丹
眞宰無私化萬般。憐渠華譽擅人間。春風艶麗饒嬌態。晴日沖融燦醉顏。傾國哲王先已遠。含花野鹿豈能干。群紅落盡增明媚。更似西施押禁班。
墻頭紅杏
一株團雪糝靑枝。脣倩晴霞雨後時。紅襯短墻當午醉。艶烘春日帶風披。花間粉蝶高輕翼。葉底黃鸝護落兒。試遣仙姝糚映燭。月中嬌婉捧金巵。
屋角梨花
多情春日叶淸和。屋角梨開白雪花。院落溶溶藏皓月。亭欄艶艶醉仙娥。濃薰透骨荀爐煖。淡影披風越襪斜。玉貌天然司手妙。子規淸哢記年華。
熟睡海棠
東風裊裊海棠花。開遍春階手可挐。繞燭照糚元不俗。與梅爲聘奈無家。玉眞嬌足沈香睡。金谷香聞綉閣嘉。欲識此紅淸絶處。影搖斜月半樽遮。
半開山茶
少媛淸孤久著稱。凜然高趣挾霜矜。馨多此日春先最。吟苦何人句續曾。點綴紅英裁錦綻。扶疏靑葉間煙凝。歲寒一種風流艶。須畔高樓耀九層。
爛熳紫薇
幾抱穠條向玉堂。蘇仙淸玩洗詩腸。風標雅合詞臣對。細艶偏宜禁省芳。雨着纖臙摸彩畫。影搖新月轉長廊。丰茸紫綬裁何密。疑是仙娥巧手忙。
輕盈玉梅
漠漠輕寒好雨經。紛然糝雪占春榮。軟枝無力攲風煖。素蕊多情照日香。淸韻渾隨明月見。氷姿宜向禁園生。隔欄鬪巧看何厭。欲秉銀燈細訪名。
忘憂萱草
融吹南薰解慍時。微花自發故遲遲。可憐但作堂中樂。焉得能銷世上思。淸馥度窓閨女笑。朱華映日戍人悲。纖蕤眞是忘憂號。樹背應先孝子持。
向日葵花
已資天賦占靑春。立輒憑垣照日垠。衛足自驚趨利汚。傾暉能勸事君親。幽香最入詩人腹。濃態還輕歌女脣。開向小軒忠節著。陰山一朶噉名人。
門前楊柳
靑嫋腰肢春日摐。含煙含雨映朱龐。莫敎飛雪留三月。幾別遊人困一邦。高出亞營憑壯氣。纖低陶宅壓愁腔。黃鶯微鳥何先識。長送嬌音伴綠窓。
檻外芭蕉
攪醉醒眠滴雨疏。階風鳴玉翠旗舒。蠟靑高揷無煙燭。緘綠斜開沒字書。淸性有根看葉茂。嫩姿爲榦愛心虛。繞身羅扇眞蕭灑。霽月梧桐却不如。
籠煙翠檜
凌轢霜雲與雪兮。亭亭獨立榦無齊。烈風吹櫛驚靑鶴。凍雨凝凘掛碧猊。根到九泉人不識。葉深千尺鳥難棲。參天黛色看無厭。此賞期無抵死迷。
映日丹楓
曉來寒氣砭山隅。一樹楓林變綠膚。千點紫霞籠翠壁。數重紅錦羃靑株。明翻落日驚秋色。絳勝荊人利木奴。堪歎奇姿眞有異。莫言霜岸詎施朱。
凌霜菊
誰題黃菊勸躊躇。喜對淸風數起予。日泛金英搖露際。香標朱檻叫鴻初。亭臺霜冷情無限。籬落秋深態有餘。盈把龍山吹帽日。幾巡浮酒上瓊廬。
傲雪蘭
依依雪逕映晴軒。日照疏花淺碧繁。顏色旣嫌桃李徑。性情那欲艾蓬原。睛童耀影翻成竹。鼻觀通芳擬掩蓀。琴操淸風江谷振。春林不禁鳥相喧。
萬年松
偃蓋長松鎖翠雲。鬱然蒼瘦復胎芬。妙靈龜窟靑蟠地。剝落龍鱗紫綾文。逃斧幾年能合抱。遇風淸夜自鳴壎。亭亭更鬪巖巒力。欲制頹齡鎭歲曛。
四季花
誰肯安排稟一團。嫩紅嬌態四時安。也知眞宰無私手。却恨昭材有灼瘢。酒色上肌飛燕醉。芳心溢面綠珠看。高標迥與群英絶。好對淸霜賞未殘。
百日紅
幾年封植自天然。却對淸風滿眼鮮。姚魏不逾三日艶。杏梅才作數旬姸。憐渠細萼裁琅苑。更傍朱欄照錦筵。爛熳芬芳過百日。醉將詩句慰流年。
三色桃
台溪落艶出墻梢。紅白誰敎爾汝交。日色烘霞春塢漲。臙容浥露粉闈抛。暖香薰鼻看無厭。嬌態傾人近可淆。最愛和風雨絳雪。不驚蜂蝶占危巢。
金錢花
薄斂予無構大盈。名錢剩玩濟貧莖。範圍爐火鑄休重。官府銖星買可輕。飢歲欲誇民賴活。淸秋辜恨草憑呈。莫敎收貯還堪用。先禁豪家制折衡。
玉簪花
淸標評次衆香科。舊訝瑤池白玉花。浪說粉脂凝素女。端尋瓊屑襲仙娥。數莖雨露涵秋爽。一段精魂屬夜嘉。窓外托根爲底思。擬嫌桃李慣浮誇。
梧桐葉
翠葉陰陰玉井傍。行穿樹下踏靑陽。琴偸綠綺挑心響。圭削蒼姬信手將。菶菶衛宮參梓漆。亭亭嶧野老煙霜。涼來銷暑尤堪植。長護孫枝不起凰。
梔子花
幽姿淑態繞庭除。細雨嬌妖故不鋤。玉萼春暄糚有巧。芳心風拆腹無餘。低叉翠葉渾煙見。細翦霜蕤奈月虛。標格乏倫須可愛。一庭顏色摠宜廬。
苔封怪石
石有瘤疣似病軀。苔封蘚紐合溪頭。崚嶒擬步蓮花頂。蒼翠若涵銀漢流。盤路縈廻迷地軸。生雲縹緲逼山幽。往來掩靄依然裏。幾箇眞人羽化侔。
藤蔓老松
老榦危柯直復斜。繞軀風雨絡交蛇。一聲蕭瑟淸心竅。四節濃陰閱世波。翠蓋煙嵐增鶴唳。香蒸爐鼎鍊仙砂。蔓藤緣翠蒙休蔭。臘雪隆寒更付何。
浥露黃橙
香橙一樹洞庭濆。壓橘秋霜體亦分。玉臼擣皮搖手馥。芳醪借力透壺芬。格標不是柑梅使。名品誰評楚越君。一嚼淸泉流齒冷。燕賓尤愛醉無痕。
凌波紅蓮
雲機織錦散秋芳。紅膩仙花覆鏡塘。綽約出塵誇國色。嬋姸照水發天香。露啼輕下鮫人淚。風笑濃含玉女糚。恰似瑤妃新浴出。不勝羞澁惱三郞。
蜀葡萄
誰斸芳根獻帝宮。虯鬚盤引帶霜濛。聯圍翠架靑帷合。點綴明珠紫霧濃。瓊液擬療消渴杜。淸陰堪比擲騰融。尤憐漢使通西域。不死輜車萬里中。
安石榴
曉怪淸霜茜染墻。安榴垂實照庭芳。啄殘鸚鬪零紅粒。擎出姬爭頌子祥。錯認皮斑包帽殼。偏佳糝汁噀瓊漿。劈看淚濕臙脂臉。爪上堪疑十月霜。
假山煙嵐
拳矗奇巖竅瀑泉。怳然廬岳壓窓前。幾峯神女行雲雨。萬壑煙嵐映几筵。空洞壺中天地別。晦冥塵外往來躔。山中更憶靑蓮士。高訪何人問道旋。
盆池雲月
半畝池塘綠蘸除。天光倒浸象何如。漾淸錦段雲容靜。印白蟾輪月影徐。蛋島玲瓏藏怪石。繭花的㿨種新蕖。就中觀物無非理。上下飛鳶與躍魚。
瑠璃石
淸姿奚假挺茫嚴。映徹雲霄波浪兼。到手如擎氷片瑩。涵池疑蘸石微巉。呈輝回鏡要人玩。認寶穿山欲鬼參。不是磨礱無點垢。連城於此却遐瞻。
硨璖盆
自得陰陽長海深。璨然媚浪作南琛。淸輝閉月秋生脚。瑞彩騰星夜積陰。承露細功盛沃土。擎花餘態又芳林。芬華侈世誰渠右。春日階前費客吟。
麝眠園草
芳藪吾曾不雉廛。性馴香麝放溪前。春山乍過林生馥。秋夜閒眠露下天。濯濯好看靈囿樂。呦呦應伴閬園仙。幽人徑採黃精去。佇立空驚蕉夢邊。
鶴唳庭松
胎化神區去幾年。沖天警露是禽仙。昂藏自有林溪態。飮啄都忘歲月遷。華柱一歸悲世變。九皐淸唳屬時翩。庭松偃亞淸陰處。縮頸閒眠惜月弦。
籠中華鴿
日長朱檻暖風舒。恣散華籠合護雛。錦羽風鈴天面響。花糚春態日邊毹。玲瓏碧瓦嬉晴躍。搖曳淸溝競友呼。認主自應無賈禍。可憐崔李兩家趨。
水上錦鷄
性靈淸逸習江湖。精毓春花吐綬娛。蓮渚雨波晴自照。月溪霜夜宿長孤。浮浮日向紅荷影。箇箇時從綠藻趨。窺鏡秖披鸞鳳舞。看來飛燕政猜扶。
巢樑燕
鸚緣鴿夢玉堂幽。舊壘新修意更悠。帶雨雙飛垂柳院。銜泥齊入落花樓。錦詩千里傳香信。珠箔三春話遠愁。轉眄秋光將別恨。菖蒲如劍月如鉤。
躍沼魚
觀魚來坐玉堂潯。動處爲陽靜處陰。濟濟同游如有意。輕輕相觸却無心。避鉤不是知生死。潛水元非較淺深。活潑潑時誰所使。分明一理費長吟。
木覓晴雲
巒擁螺鬟對紫宮。層雲藹藹盪胸瀜。繞巖藏雨飛龍濕。映日摛文舞鳳籠。夢楚蹤回丹峽裏。歌汾影落畫船中。浮沈自在含靈氣。施澤山河大地蒙。
仁王暮鍾
天開西岳屼然蒼。掩藹中間有丈坊。暮色帶涼來寂境。寒聲和月落高堂。一撞千徑人蹤斷。連響黃昏夜意長。惟恨閒僧臨景福。朝朝掛衲倚蒼茫。
첫댓글 야학(野鶴) :
어떤 사람이 왕융(王戎)에게 혜연조(嵇延祖)는 뛰어난 품이 마치 야학이 뭇 닭들과 어울려 있는 것 같다 하였다.
어떤 사람이 왕융(王戎)에게 혜연조(嵇延祖)는 뛰어난 품이 마치 야학(野鶴)이 뭇 닭들과 어울려 있는 것 같다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