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의 화두는 반도체 주식인거 같아요
그 소용돌이가 너무나 거세서 멀찍이 떨어져있던 저까지 휩쓸려버렸습니다.
그 화제가 우리카페에서까지 이어졌구요.
방문객님이 주식장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는데...
'헐..붓다를 품고사시는 분이?' 라는 놀라움이 있었죠.
붓다를 품어 진제에 능통해지니, 주식의 혼란인 속제에까지 능통해진다? 진속원융이라는 단어를 애써 꺼내보게 되었다능 ^^
주식판이 화두로 떠오르는 것을 보며, 저 역시 최근 시장의 흐름을 공부하다가 문득 가슴을 치는 깨달음이 있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요즘 뉴스에서 연일 떠들어대는 거시 경제의 움직임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흡사 우리 몸 안에서 끊임없이 밀고 당기는 전자와 양전자의 역동적인 춤을 보는 것만같더라구요
그리고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다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의 환율 밀당,
안전과 위험의 경계를 하루가 다르게 오가는 미국 채권금리와 유가의 밀당,
그리고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던 삼성전자 노사간의 팽팽한 밀당까지...
내외 경제의 이 복잡한 밀당 관계를 바라보며, 겨우 첫걸음을 뗀 주린이인 저는 깊은 혼란과 슬픔, 그리고 한 푼이라도 더 쥐고 싶다는 숨길 수 없는 욕망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조금만 더 일찍 살 걸', '아, 파업하면 싸질 줄 알았는데…' 하는 조급함과 아쉬움에 마음이 시시각각 요동쳤습니다.
오늘 새벽, 주식시장을 파랗게 물들이던 미국채권금리. 유가. 삼성노조 파업 파업이라는 족쇄가 한꺼번에
풀려버렸네요. 게다가 앤비디아의 실적이 좋았다는 뉴스까지 합해져 주가가 오를만한 삼박자가 맞아버렸습니다.
오늘 엄청난 산봉우리를 보며 아쉬움과 한숨을 토해내게 됐네요.
삼전. 현대자동차..이것들이 어제꺄지 만지작거리던 카드였는데 저만치 달아나고 말았어요
그런데 말이죠. 이 판이
오르다가 내리다가, 순탄하다가 혼란하다가, 산으로 오르다가 계곡으로 떨어지다가...
와~~
우주를 지배하는 음과 양의 원리이자, 삼라만상이 균형을 찾아가는 거대한 이치가 거기에 그대로 있더라구요
주식 시장의 차트가 빨갛게 타올랐다가 파랗게 멍드는 그 음양의 순환 속에서, 부처님의 위대한 선언인 ‘인생은 고다’라는 가르침이 보이는 것은 역시 나는 붓다를 놓기만한 것은 아니구나 라는 깨달음으로 다가오네요.
우리 몸이라는 생명 시스템이 무질서로 달려가는 자연의 법칙에 맞서, ‘항상성’이라는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매 순간 에너지를 소모하며 저항하는 것 자체가 본질적인 고통이듯, 우리가 마주한 주식 시장과 세상 또한 질서와 무질서의 아슬아슬한 경계 위를 위태롭게 걸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더 싼 가격에 주식을 낚아채고 싶다는 이 주린이의 욕망, 타이밍을 놓쳤다는 슬픔과 혼란…. 이 모든 번뇌야말로 법화경에 나오는 불타는 수레 안에서 뛰어노는 우리 중생들의 참모습이자, 인생이 왜 고통일 수밖에 없는지를 증명하는 살아있는 화두더라구요.
저는 지금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들고 말았답니다.
그리고 욕망에 울부짖고. 쥐지못함에 슬퍼하고, 조금은 움켜쥠에 만족하며 롤러코스터를 타고 고통의 늪으로 계속 끌려들어가고 있습니다.
주식 시장의 숫자에 일희일비하는 우리네 마음을 탓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그 요동치는 시장 속에서 현금을 딱 쥐고 느긋하게 폭풍우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현명한 투자자의 모습이, 어쩌면 탐·진·치 번뇌의 파도 속에서도 마음의 중심을 잡고 여여하게 깨달음을 기다리는 수행자의 모습과 닮아있는거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시장이 빨갛게 물들든 파랗게 질리든, 결국은 음양의 균형을 찾아가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겠죠.
모든 것은 조건지어짐이 과정으로 드러나는 것이니까요
그 과정의 세계에서 일체가 과정임을 알아챈다는 것은 멋진일이고, 그 과정을 꿰뚫어보는 힘을 기르는 것이 바로 주식장인이 되는길인거 같습니다.
붓다의 제자인 방문객님이 주식을?
아 붓다의 알아차림에 능통했기에 주식장인도 되는거구나 ^^
오늘 하루도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나를 무너뜨리려는 세상의 무질서에 맞서 꿋꿋하게 자신만의 마음의 질서를 세워나가는 단단한 하루가 되시기를 빕니다.
첫댓글 저는 뭐... 손해를 안보는 쪽을 중요시해서, 그렇게 실적이 좋지는 않습니다.
적었듯, 삼성전자만 놓고 보자면 3월에 500주에서 2500주로 늘리고... 4월부터는 상황에 따라 사기도 했지만 파는 쪽에 비중을 둬서, 지금은 1500주 정도 있습니다. 특단의 변화가 없다면, 앞으로도 조금씩 비중을 축소할 예정입니다.
주식의 본질은 '도박'이고, 그래서 '운'이 절대적입니다. '운'은 '무지'의 다른 이름이기도 한데, 운 즉 무지에 달린 것을 가지고 소위 포모를 느낀다는 것이 얼마나 황당한 자세입니까?
그러니 놓친 기회에 연연하지 말고, 현실에 기반하여 그 기회를 살리려면 어떤 마음 자세로 어떻게 했으면 좋았을지를 생각하는 기회로 삼는게 좋습니다.
무지에 입각한 끊임 없는 출렁임, 주가도 그런 것들의 하나입니다.
늘 무지는 두려운 것이고, 우리가 두려워 하든 말든 세계는 끊임 없이 흘러갑니다.
인생은 슬픔도 기쁨도 모두 삼키고 가야 할 기나긴 여정이고, 결론은 버킹검이며...
누구나 가보지 못한 길은 있고...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고, 잃는 것이 있으면 얻은 것이 있으니... 언제나 이해득실을 따지기는 어렵습니다.
행복하고 평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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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1년 정도 전부터 어린 시절 포기했던 주제를 한번씩 떠올리는데요.
'돈'이란 뭘까?
조폐공사에서 돈을 찍어낸다는 것을 처음 알았을 때, 나름 충격이었습니다. 찍어낸다고? 그렇다면 돈은 뭐지?
암만 생각해도 모르겠더라구요. 그래서 일단 포기하고 미뤘는데요.
최근 1년 정도, 다시 그 주제를 떠올리거든요. 그런데 여전히 모르겠어요.
돈... 분명 작용은 있어요. 그런데 그 실체가 뭔지 모르겠어요. 작용을 성립시키는 더 근원적인 무엇을 모르겠다는 거죠. 있기나 한 걸까? 그래서 '공'인가?
죽기전에 뭔가 선명하게 붙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물론 현재로서는 별 가능성이 없어 보이지만, 어쨌든 그 의문이 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돈... 초국가적이다... 엄청나게 거대한 압력이다... 그런데 그 실체를 모른다... 누가 던져놨는지도 모른다... 인간에게 있는 거니까, 누군가 만든 거 같기는 한데... 아니면 우리 인간의 마음의 구조에서 파생된 건가? 구조주의에서 말하는 등가교환 같은 거...
세상은 거대하고, 무지는 두렵고... 알려져야 할 것은 알려져야 하고, 행해져야 할 것은 행해져야 하나니... 그렇게 태어남은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