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한 시인의 십 이 연 가을 환영사
백화 문상희
못된 놈!
여름아, 여름아
네가 황우 장수라도 된다더냐?
폭염에, 폭우에,
그리도 만백성 괴롭히더니
못 가겠다고, 못 가겠다고 그렇게 몽니를 부렸지!
이놈아,
세월 앞에는 장수가 없다더라!
네가 버틴다고 세월이 멈추어 준다더냐?
나도 이놈아
젊어서 장수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 본들 이제는 은발에다 눈썹에 서리까지 내렸다
나를 두고 아리랑 노래도 있지
십리도 못 가서 발병이 난다더라
이제는 발버둥도 아무런 소용없겠지 이놈아!
한반도의 사계,
안토니오 비발디의 여름은 나도 좋아하지만
아니더라, 아니더라 너의 심술은 도를 넘었다 이놈아!!
가거라, 여름아!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구나 이놈아!
내년에 또 몽니를 부리면 엎어치기로 패대기 칠거다.
공기 좋고 물 좋은 곳
그곳에서 정신수양 좀 하거라!
제발, 제발, 정신 좀 차리고 내년에 또 보자꾸나!
포기했던 가을아!
온다면 온다고 기별이나 할 것이지
며칠 사이 느닷없이 천지개벽을 하였더냐?
기다리다 기다리다
육신이 피폐해져 지쳐버렸다
그래도 반갑구나 가을이 네가 드디어 왔구나!
온다고 기별하던 가을이,
한 달은 지각에 이제야 가을이가 왔나 보다
환영사에 플래카드 걸고서 격하게 격하게 반기노라!
찬바람 불어오니
언감생심 가을이라 가슴이 두근두근
산하에 붉은 열풍 시인의 가슴 온통 긁어놓았다.
첫댓글
머뭅니다..........
사랑을
가을에게 던져두고~~~~
@박현환 작가
사진도
멋지게 잘
찍으시고 ~
참 좋습니다그려!
@박현환 작가
올여름 더워도 너무더워 여름이가
미워서 써봤습니다 ㅎㅎ 느닷없이
찾아온 가을이가 너무 반가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