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촌중학교 2학년 다닐 때, 어느날 아침, 차비가 한푼도 없었다.
엄마 보고 달랬더니...진즉 달래지 아침에 내노라칸다꼬 지청구를 바가지로...
조선 여인같이 인자하기만 했지, 남한테 아쉬운 소리를 못하는 울엄마 융통성은 내가 익히 아는 바라,
제 딴엔 엄마보다 야무진 하늘타리...이웃집에 가서 차비 좀 꾸어달라캤다.
그랬더니 그 집도 돈이 한푼도 없단다.
그러는 사이 조가터에서 버스는 떠나고
지금 향숙이네 사는 안골로 해서 삼포까지 걸어가려고 무거운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500m도 못가고 냇가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 때 만약 걸어간다면 수업이 두 시간은 끝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쪽 팔려서 안가기로 했다.
냇가의 딱딱한 자갈밭에 주저앉아 물고기가 유영하는 것을 하릴없이 바라보았다. 내자신의 처지가 너무도 한심했다.
훗날 선생이 되어 시골에 계신 부모님을 찾아가면 엄마는
우리 홍선생님 오셨느냐고 버선발로 달려나오셨다.
그러면서 가끔, 차비가 없어서 중학교 때 내가 학교에 결석한 이야기를 하셨다.
하루는, 앞 집 아줌마가 돈을 꾸러 오셨다.
"낼 아침에 애들 중핵교 갈 차비가 없어요."
"아유, 학교에 못가면 쓰나?"
엄마는 흔쾌히 돈을 꾸어 주셨다.
ㅎㅎ
아직도 부자는 아니지만 배우고 먹고 살기에 부족함이 없으니
그 얘기가 우습고 아련한 에피소드로 남았다.
작년 여름을 계기로 몇십년만에 만난 고향 친구들도 어렸을 때 보단 다들 갑부가 되어 있었다.
오늘 쓸쓸하지만 뱃속 편한 스승의 날을 맞아 어렵던 학창시절과 엄마 생각이 나서 한 줄 적어보았다.
돈의 고통 없이 사는 현재의 삶을 자축하며....
또 모두들 부자가 된 친구들을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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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래 전에 스승의 날 행사한다고 강의실에서 파티를 연적이 있었는데 각기 반응이 달랐던 것 같았다.주고 받는 선물에 더 큰 의의를 두는 분도 있고 그저 마음이 고맙다고 유쾌하게 웃는 분도 있었다.
한번못주신걸같고...흐흐 차비, 조가터(조씨가많아)서 삼포핵교까정 15원 그게 매일없어서 난아침에나 토욜오후엔 걸어댕기고 저녁에만차를탔다 다리없는강을 세네번은 양말신발벗고 치마걷어올리고 건넜다 그게과연 공부일까싶었다,그때 차안타도되는 삼포 성산애들 정말부러웠다
우린 그 때 산 공부를 한겨. 죽은 공부가 아닌... ㅎㅎ 그 때 차비가 15원이었나? 기억력이 짱이네~~~
그런데 요즈음 봐라 돈들여서 죽어라고 산에 오르고, 죽을동 살동 조깅에 마라톤에 걷기.마치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곧 죽을 것 처럼 난리잖아.지금은 돈들여서 체육 과외도 하잖아.그 시절엔 서러운 추억이었을지 모르지만 건강엔 많은 보탬이 됐을거야.지나면 다 아름다운 돈주고도 못 살 추억이란다.
대낮인데 서러운추억이란말에 눈물이날것같아유 훌적훌적
전혀모르는이야기네 . 학교앞에산내가미아하네. 지금같으면 다울집에와다니라고할것을..ㅉㅉㅉ
그러게 말이야. 말이라도 고맙다. 울 동기중에 맘짱은 춘란이다. 누가 뭐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