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 문화 > ART(인터뷰) / 편집 2014-11-05 06:00:26 / 2014-11-05 14면기사
스타 첼리스트 정명화 대전서 협연 메시지는
11일 대전시립교향악단과 협연 - 첼리스트 정명화 인터뷰
▲오는 11일 대전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하는 첼리스트 정명화는
오케스트라의 많은 악기들과 대화하듯 협연을 통해
드보르자크의 예술적인 감성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사진=대전시립교향악단 제공
깊고 부드러운 열정의 첼리스트 정명화. 일흔의 나이에도 변함없이 매년 독주회와 협연 등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가 11일 오후 7시 30분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에서 대전시립교향악단과 함께 협연을 펼친다. 첼로는 그녀의 목소리를 제일 닮은 악기이자 영혼의 울림이다. 첼로를 처음 잡게 된 11살, 그는 첼로와 자신의 내면이 마치 연결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와 첼로의 운명 같은 만남은 현재 그의 나이 70이 돼서도 숙명처럼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정명화, 정경화, 정명훈으로 구성된 정 트리오의 활약은 1978년부터 지금까지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클래식 스타로 대중들에게 각인돼 있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후학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또 대관령 국제음악제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녀의 음악인생에 대해 e-메일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다음은 그녀와의 일문일답.
- 대전시립교향악단, 금노상 예술 감독과 함께 협연을 하게 됐다. 전에 협연했던 적이 있는지?
"금노상 지휘자와는 오래전에 한번 같이 협연한 일이 있었는데, 느낌이 참 좋았지요. 이번 다시 하게 돼 기쁩니다. 대전시립교향악단과는 처음 함께합니다. 요즘 주목받는 오케스트라로 성장하고 있는 대전시향과의 무대는 저를 무척 설레게 합니다."
- 이번에 선보이는 드보르자크의 곡들은 무엇에 중점을 두고 연주를 진행할 생각인가?
"제가 생각하기에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은 최고의 작품이며 첼로곡 중 제일 중요한 곡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첼리스트들이 모이면 하는 말 중에 이 곡이 안 쓰여졌다면 첼리스트가 솔리스트(Solist)로 활동하는데 지장이 있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으뜸가는 걸작입니다. 이 곡을 통해 드보르자크는 첼로라는 악기가 큰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그 영향으로 그 후에 나온 작곡가들이 첼로와 대 편성의 오케스트라와 연주할 수 있는 첼로협주곡들을 쓰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많은 경우 위대한 작곡가 옆에는 위대한 연주가들이 있어 그들과 협력하며 그들을 위하여 작곡한 경우가 많은데, 드보르자크 역시 하누슈 비한(Hanus Wihan)이라는 당대 최고의 첼리스트에게 이 곡을 헌정하였지요. 그래서 나는 이 첼리스트께도 감사를 하지요. 이 곡에서 오케스트라의 반주 역할 외에 많은 악기들과 첼로가 실내악 같이 '대화'를 나누는 곳이 많아 이 부분에 특히 집중하면서 연주할 예정입니다."
- 독주와 협주가 각각 지니고 있는 특색이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독주도 물론 피아니스트와 같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또 오랫동안 저는 실내악도 많이 해왔고요. 아무래도 오케스트라와 협연은 더 화려하고, 그래서 더 많은 청중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요. 반면, 독주나 실내악은 좀더 작은 규모의 홀에서 나의 음악을 집중적으로 표현하고, 또 음악적으로 뜻을 같이하는 주자들과 같이 만들어내는 심오함이 더 가미된 형태이지요."
- '정 트리오' 하면 한국 클래식 계에서 가장 유명한 단어라고 할 수 있는데 세 남매가 같이 연주할 때의 좋은 점이 있는가?
"피아노 트리오는 각기 특성을 가진 세 악기가 각자의 특성을 살리며 잘 어울려야 하는데, 우리 셋은 각자 다른 강한 개성이 있지만 같이 자랐기 때문에 같이 느끼는 영역이 넓어 많이 도움이 되고 음악이 자연스러워진다고 생각합니다. 세 사람의 각자 스케줄 때문에 요즘은 정 트리오 공연을 거의 못하고 있는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 지금까지 유럽의 거의 모든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했는데 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훌륭한 오케스트라와 지휘자와 같이 또 카네기홀 같이 유명한 콘서트홀(Concert Hall)에서 연주할 때는 항상 특별하지만 아마 런던의 페스티벌 홀(Festival Hall)에서 거장 루돌프 켐페(Rudolf Kempe)가 지휘하는 로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Royal Philharmonic Orchestra) 협연으로 동생 경화와 함께 '브람스 더블 콘체르토(Brahms Double Concerto)'를 연주했는데 BBC TV 와 라디오에서 전국에 생방송을 했지요. 또 실상 런던에서 오케스트라 협연 데뷔였고요. 그래서 그런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 이제는 한국 연주자들이 전 세계 클래식 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대 선배로서 후배들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아주 흐뭇합니다. 감사하구요. 계속해서 길고 긴 음악여정을 훌륭하게 해냈으면 합니다. 중요한 국제 콩쿠르를 이기기도 힘들지만 실상 그 후가 더 중요하고 어렵기에 꾸준히 연마해서 훌륭한 아티스트로 성장해 주기를 바라지요."
- 현재 한국종합예술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강연과 직접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좋은가?
"둘 다 좋습니다. 연주는 50년을 했고 또 제 예술적 마음을 직접 표현할 수 있으니까 참 좋지요.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사랑하고 존경하는 스승님께 배운 것과 내 자신이 오랫동안 경험한 모든 것을 학생들과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보람 있고 행복한 일입니다."
- 마지막으로 공연장을 찾을 대전 시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한다.
"언제나 따뜻함이 느껴지는 대전에 사는 음악 애호가들께 인사 드릴 수 있게돼 기쁩니다. 첼로의 최고 협주곡을 여러분의 자랑인 대전교향악단과 연주하는 만큼 많은 분들이 찾아오셔서 음악의 위대한 감동을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최신웅 기자
첼리스트 정명화는 정명화는 서울시립교향악단과의 협연으로 국내 무대에 데뷔했다. 그는 1971년 동생 정명훈을 반주자로 동반하고 참여한 제네바 국제 음악 콩쿠르에서 1등으로 입상하면서 그의 이름을 유럽 무대에 알리기 시작했다. 1969년 주빈메타 지휘의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과 루돌프 켐페, 안달 도라티, 줄리니 등의 명지휘자들과의 협연으로 정상의 첼리스트로서의 위치를 다졌다. 특히 첼리스트 정명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지휘자 정명훈으로 구성된 정 트리오의 활약은 1978년 시작부터 세인들의 관심을 끌며 방송과 언론으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1992년 5월 30일 정 트리오는 유엔마약퇴치기구(UNDCP)의 친선대사로 임명돼 5년여 활동을 하는 동안 비엔나 본부와의 협조 하에 마약 퇴치를 위한 음악회를 열었고, 이후 정명화는 1999년 12월 한국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임명됐다. 뉴욕 메네스 음악대학의 첼로 및 실내악 교수로 본격적으로 강단 활동을 시작한 정명화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후학 양성을 하고 있다. 또 동생 정경화와 대관령 국제음악제의 예술감독으로 활약하고 있다. 최신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