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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골문(甲骨文)에 보이는 반(反)은 돌려 뒤집음을 뜻하는 엄(*)과 같은 부호와 손의 형태(又/手)가 결합된 회의(會意)에 속하는 글자이다. 몸의 앞쪽에 있던 손이 등 뒤로 돌아가 있음을 표현하려 한 것으로 (방향을) '돌리다'가 반(反)의 본래의 의미이다. 반사(反射) 반성(反省) 반응(反應) 반추(反芻) 반문(反問) 등에서처럼 쓰인다. 눈을 서로 마주치지 못하고 돌려 피하며 흘기는 것을 반목(反目)이라 하는데 이는 주역(周易)의 '부부가 서로 눈을 흘긴다[夫妻反目]'에서 비롯되었다. 등 뒤에 있는 손은 원래 위치와 정반대에 있으므로 '상반(相反)'이라는 의미가 파생되어 반면(反面), 반작용(反作用) 등에서처럼 쓰인다.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뒤집히다[反, 覆]'라 하여 반복(反覆)이라는 말은 예서 생겼다. 일의 상황 따위를 뒤집거나 상황이 뒤집힌다는 뜻의 반전(反轉)은 시경(詩經)의 전전반측(輾轉反側)에서 비롯되었다. '손바닥을 뒤집는 것처럼 쉽다'를 이여반장(易如反掌)이라 한다. 반전(反戰) 반동(反動) 반감(反感) 등과 같이 쓰인다. 반대가 지나쳐 규칙을 위반(違反)하거나 심지어 반항(反抗)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사람은 자기와 조건이 같으면 응하지만 다르면 반대한다.[與己同則應, 不與己同則反] 따져보지도 않고 무조건 반대하는 것도 문제지만 반대할 줄 뻔히 알면서 강행하는 것도 문제다. 한번 엎질러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反水不收].
김영기.동서대 중국어전공 교수 |
첫댓글 반대가 나쁜 것 같지만 사실은 반대가 있으므로 기쁨이 있고 보람이 있습니다. 반성할 줄 인간만 된다면 최고의 성자도 될 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