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앞으로 병사들은 제초, 제설작업 없어진다? 그리스의 최고 사상가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인간은 정치적(사회적) 동물이다’라고 했다. 즉, 사람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사회를 구성하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서만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인간은 자기는 노력을 가장 적게 하고 남의 이익을 가로채려는 가장 이기적인 동물이어서 공공의 선을 위하여 법과 제도가 등장했다고 본다. 그리고 인간이 사는 집단에는 꼭 그 집단의 영위를 위하여 고전적 의무인 납세의무와 국방의무는 필수 불가결이었다. 많은 나라들은 제방을 미리 만들어 평상시에 홍수를 예방하고 가뭄 조절을 대비하는 것처럼 군대도 국가의 외침을 미리 막기 위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본다. 최소의 정부가 최선의 정부였던 야경국가 시대에도 군대는 필수적 존재였다. 이렇게 국가는 군대의 육성과 유지의 목적은 타국의 침략이 아니고 자국의 국민과 영토 그리고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목적에 있다. 일찍이 영세중립국을 표방한 스위스도 국민 개병제(國民皆兵制)를 실시하는 것을 봐도 군대는 국가유지의 최 일선이며 최후의 보루(堡壘)이다. 우리나라 고대국가들은 평온한 시기에도 군대 훈련은 게으르지 않았으며, 농경민족의 정책에 걸맞게 병영 내에서 직접 농사를 지어 식량과 부식 조달에 한몫하여 백성과 더불어 사는 병농일치(兵農一致)를 운용했던 것으로 안다. 요사이는 국가 각종 재난 현장에 군대의 참여 봉사 활동에 믿음직하고 대견스러워 많은 국민들은 군대의 주된 목적과 부가적인 활동에 공감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국민 여론을 떠보기 위한 일환인지 ‘앞으로 병사들은 제초, 제설작업 없어집니다.’ 등을 언론에 툭 던져 놓았다. 전쟁은 일요일도, 우천도, 밤낮도 관계없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거론하면 폭설이 내렸는데 전쟁이 발발하여 진군(進軍)이 불가능하다면 군과 계약된 민간업체가 폭설 전장(戰場)에 도착할 때까지 군은 대기하고 있다가 적의 공습에 포위되어 몰살해도 된다는 국방계획의 전술인지 되묻고 싶다. 현대전은 첨단 전자무기의 전쟁이지만 그래도 야전(野戰)의 종식은 병사 각자의 육탄전으로 마무리되기에 평상시에 강인한 체력단련은 물론 맨몸으로 정글과 극한적 자연재해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전술의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 최근 청년 실업률은 가히 청춘을 포기하고 극단적인 수단까지 생각하는 수치란다. 기성세대 입장에서 나 때문에 청년들에게 불행을 떠밀려 준 것처럼 미안하고 염치없어 가슴이 아프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건강한 청년들은 누구나 취업 전에 필수 코스인 병역의 의무가 대기하고 있어 취업의 걸림돌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마는 국방정책 입안자가 포장마차 가게에서 소주 한 잔 걸치면서 취중에 발상한 정책이 아니고서야 그런 정책을 입안하여 언론에 슬그머니 미끼를 던지고 국민들 입질의 눈치를 보는 것으로 몹쓸 생각이 든다. 취업도 안 되고 정부의 가장 큰 이슈인 청년들의 고민과 불만을 달래주기 위한 사탕발림 식의 발상이라면 참으로 한심하고 너무나 어안이 벙벙하여 철부지 같은 국가 정책이 한심스럽다.
최근 일본은 “대졸 취업률 98.0%"의 취업 호황 일본”이라는 뉴스가 보도된 적이 있다. 여의도의 한량님들 푸른 기와집의 양반님들 쌈지 속의 동전 몇 잎과 꼼수에만 만지작거리지 마시고 다른 때는 별별 핑계로 외유(外遊)도 잘하시더구먼, 정부가 출장비 안 주면 가까우니 헤엄쳐서라도 일본에 건너가셔서 대졸 취업자들을 어떻게 98.0%를 만들어 냈는가를 벤치마킹하여 불쌍한 청년들을 구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장 극한적인 상황 폐쇄된 곳에서 청춘을 묶어 놓고 누구나 똑같이 제로의 출발점에서 극기(克己)와 극한적 생의 탈출을 체험하는 유일한 시기는 병역의무 기간 중이라고 본다. 요사이는 아기도 적게 낳아서 부모 역시 하나밖에 없는 아들에게 무한의 정성으로 키우고 있다. 생리적인 해결만 본인이 해결하지 모든 수발은 부모에 의해서 해결되고 있다. 일반 학교에서도 청소 대행업체와 계약하여 학교 청소도 해결하는 시대이지만 그래도 사회와 격리된 군대에서는 부대 내·외 병영 전체 청소작업, 제초작업, 제설작업, 장비 정비 손질 작업등을 통하여 처음으로 나와 남을 위하여 피동적인 일에 참여하지만 나름대로 성취감과 뿌듯함을 느껴보기도 한다. 설령 전쟁이 아니더라도 전역 후 사회의 막다른 골목에서 혼자만의 삶의 개척과 순간적 기지(機智)의 발상은 군대에서 익힌 제초작업과 제설작업 때의 각오와 방법이 응용될 수도 있다. 세상은 돈과 물건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경우가 무수히 많다. 유대인의 교육 전서 탈무드에서“물고기를 주지 말고, 그물 짜는 법을 알려주세요!”가 떠오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