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의원, 3년전 청문회 때는 "칭찬드릴게 많다" 엄호 최근엔 월성원전 감사 지휘하는 崔원장 앞장서 저격
“자료를 준비하다 보니 칭찬해드릴 부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이 부분과 관련해 국민들께 알려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후보자께서 병역 명문가(家) 집안으로 알고 있는데 맞습니까? 3대가 모두 현역으로 복무한 경우, (국방부가) 병역 명문가로 지정하고 있는데요. 맞으신 거죠?” (2017년 12월21일, 최재형 감사원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탈(脫)원전 정책에 대한 고강도 감사를 벌이는 감사원과 최재형 원장을 겨냥한 여권(與圈)의 흔들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경기 수원을)의 180도 달라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검사 출신 정치인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백 의원은 과거 최 원장이 후보자 신분이었을 때만 해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랬던 백 의원이 3년여 만에 ‘최재형 저격수’로 돌변했다.
백 의원은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 원장을 향해 “감사원장이 추천한 분이 검증에서 떨어졌으면 인사권자(문재인 대통령)의 의사를 존중해서 제청해야 되는 것이 맞지 않냐”며 “인사권에 대한 제약을 감사원장이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앞서 최 원장은 지난 4월 공석(空席)이 된 감사위원에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제청해달라는 청와대 요구를 최소 2차례 받았지만 ‘코드 인사’ 논란을 피해야 한다며 이를 모두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원장을 향한 백 의원의 독설은 이날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달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에선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결정에 비판적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최 원장에게 앞장서서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백 의원은 “월성 1호기 감사와 관련해 문제점이 없게 감사가 진행돼야 할 거 같다”며 “그런데 담당 국장 교체한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원전 감사가 지지부진하자 책임자를 교체한 최 원장의 인사를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최 원장이 “좀 더 치밀한 감사를 위해 교체 필요가 있었다”고 답하자 백 의원은 “감사의 방향이 틀렸기 때문에 교체한 것 아니냐”며 몰아붙였다.
당시 백 의원이 ‘저격수’ 역할을 하자 다른 여당 의원들은 사퇴까지 운운하며 최 원장을 압박했다. 이후 친문(親文) 성향 네티즌들은 “윤석열2” “원전 마피아”라며 소셜미디어(SNS)에서 최 원장을 난타했다.
이같은 백 의원의 태도를 두고 “침이 마르도록 최 원장을 칭찬하던 3년 전과 달라도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느냐”는 말이 나왔다. 2017년 12월 청문회장에선 ‘병역명문가’를 언급한 백 의원 말고도, 여당 의원들이 판사 출신인 최 원장이 사법연수원 시절 몸이 불편한 동료를 매일 업고 출퇴근시킨 일과 아들 둘을 입양해 키운 사연 등의 미담을 앞다퉈 소개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이 24일 감사위원(차관급) 제청이 늦어지는 데 대해 “정치적 중립성과 (감사원의 직무) 독립성을 지킬 인물을 제청하는 것이 헌법상 감사원장의 책무”라고 말했다.
앞서 최 원장은 지난 4월 공석(空席)이 된 감사위원에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을 제청해달라는 청와대 요구를 최소 2차례 받았지만 이를 모두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최 원장은 감사원의 중립·공정성 원칙과 '코드 인사' 논란을 피하기 위해 법관 출신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출신인 김 전 차관은 조국·추미애 등 현 정부 법무부 장관 편에 선 친여 인사다.
최 원장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청와대에서 (제청 요청을) 했는데 제청이 안 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자 “제가 추천했던 사람 때문에 지연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최 원장은 김 전 차관 대신 현직 판사를 감사위원으로 제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 판사의 다주택 문제 등을 들어 ‘부적합 판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백 의원은 “두 분이 (검증을) 통과했으면 두 분 중에 감사원장이 제청의 당사자를 정할 수 있겠지만, 감사원장이 추천한 분이 검증에 떨어졌으면 인사권자의 의사를 존중해서 제청해야 되는 것이 맞지 않겠냐”며 “인사권에 대한 제약을 감사원장이 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에 최 원장은 마스크를 벗으며 다음과 같이 답했다. “(감사위원을) 감사원장의 제청에 의해서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도록 돼 있는 헌법의 조항은 감사원장에게 감사원의 적극적인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인물을 제청하라는 감사원장에게 주어진 헌법상 책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에게 맡겨진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감사원장을 포함해 총 7명의 감사위원으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는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타당성 감사 등 각종 감사 사항을 최종 의결하는 감사
최 원장은 2017년 12월 본인 인사청문회에서 "청와대로부터 특정 인물의 제청을 요구받더라도 과연 그 인물이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의지가 있는 분인지 검토해 적임자를 제청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었다. 최 원장을 감사원장으로 적극적으로 추천한 인물은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