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성 성도 청두에서 한 초등학교 학생이 교사의 질책과 체벌이 두려워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중국 인터넷 사이트 쓰촨재선을 인용한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에 따르면 청두시 진장구에 있는 30층짜리 아파트에서 전날 초등학교 5학년 학생(10)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학생은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 내린 것으로 확인돼 단순 자살로 치부됐다.
하지만 이 학생이 국어교과서에 쓴 유서가 발견되면서 교사의 학생 지도 등 중국 교육 현실을 놓고 논란이 촉발됐다. 유서에는 "선생님 지시대로 반성문을 쓸 수가 없어요. 전에도 뛰어 내리려다 (무서워서) 몇 번이나 되돌아 왔는지 몰라요"라고 적혀 있었다.
자살한 학생의 담임 교사는 전날 그가 낭독회 시간에 떠든다며 1000자에 달하는 반성문을 써오라고 벌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뛰어내리라고 막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학생의 가족은 학교 교문앞에 '우리 아이를 살려내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학교 당국에 이번 사건의 진상을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설명할 것을 촉구했다. 진장구의 한 관리는 경찰이 이번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지나치게 엄격한 중국 교육관리 제도와 문화, 그리고 학생은 교사의 말에 무조건 순종하고 교사의 권위에 도전하면 안된다는 교육 풍토 등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미국에 있는 중국문제 전문가 셰쉬안쥔은 중국에서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는 사제지간의 사랑과 정이 없고 마치 당과 군중, 정부와 백성, 지배자와 피지배자, 착취 관계 등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중국에선 학생들의 자살률로 높은 편인데, 학생에 대한 교사의 잔혹함과 체벌도 자살 원인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고 RFA는 덧붙였다.
경향신문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