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이 사회주의 리그라고? 무한 경쟁이 발전의 동력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들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사실에 가깝습니다. 미국에서 흔히 쓰이는 NFL의 별명입니다. 사실관계를 정확히 표현하면 공유경제라고하겠습니다.
(난 사회주의자가 아니라 케인즈언이다. 둘의 차이를 모른다면 본인 블러그의 '진보에게 왜 경제학이 필요한가?'를 읽어보기 바랍니다)
진보에게 왜 경제학이 필요한가 -1.서론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단일 국가의 단일 스포츠로써 가장 많은 돈을 버는 종목은 미국의 프로미식축구 리그인 NFL입니다. 물론 5대리그라는 영국과 스페인, 독일,이탈리아,프랑스 축구와 유럽챔피언쉽리그를 합치면 308.4억 달러로 NFL의 160 달러를 압도합니다. 이는 세계 스포츠로서 타국가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워낙 많아서 이기도 하고 유럽에 축구에 비견 될만한 프로스포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도 영향을 미칩니다. 미국의 경우 NFL뿐만 아니라 야구 메이저리그와 농구 NBA도 엄청나게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위 표는 갤럽이 정기적으로 미국인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를 묻는 질문에 대한 대답의 변화를 시대별로 정리한 것입니다. 1960년초 초반까지는 야구가 압도적 1위였습니다. 메이저리그는 1869년 신시내티 레드스타킹가첫 프로팀을 창설하고 1900년 첫 월드시리즈가 시작한 이후로 미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리그였습니다.
그러다가 1966년 슈퍼볼 시대가 열리고 NFL과 MLB의 순서가 역전 됩니다. 그 이후로 NFL의 인기는 계속 올라가고 MLB의 인기는 계속 내려갔습니다. MLB는 이제 NBA와 경쟁하는 관계입니다.
NFL은 MLB과 리그의 운영시스템에서 많이 다릅니다. 유럽의 축구리그와는 극단적으로 차이가 있다. 셋을 비교해 봅시다
NFL은 사회주의 리그라는 별명이 통용되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온갖 규제 투성입니다. 구단주가 아무리 돈이 많아도 유럽 축구리그처럼 돈으로 선수를 마구 사들일 수 없습니다. 샐러리캡(선수들에게 지급하는 총연봉의 제한)은 하드캡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캡을 넘을 수 없습니다. 미국의 프로스포츠 중에서 가장 강력한 규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인선수 선발로 고교 졸업 후 3년이 경과 된 선수 중에서 전년의 순위 역순으로 선발해야만 하고, NBA나 KBL처럼 확률에 의한 구슬 뽑기도 하지 않습니다.
가장 강력한 사회주의 시스템은 수익배분입니다. MLB나 NBA. NHL 어디에도 없는 제도입니다. 구단 수익의60~65%를 차지하는 중계권료를 NFL 사무국이 일괄 계약 한 후에 32개 구단에 N분1로 평등하게 나눕니다. 뿐만 아니라 NFL 상품 판매 수익의 100%, NFL 공식 스폰서쉽의 100%를 평등하게 나눕니다. 구단의 입장권 수익 중 60%는 해당 홈 구단이 가져 가지만, 40%는 모든 구단이 나누어 가진다. 구단이 100% 가지는 수익은 경기장의 네이밍 스폰서 금액과 경기장 내 매장과 주차장 수익 뿐입니다.
NFL은 적자 구단이 단 한개도 없습니다. NFL에서 빈익부 부익부는 없습니다. 모든 구단이 연고지의 크기와 상관없이 평등하게 우승 기회를 가집니다. 지금은 비록 약팀이어도 높은 순위의 드래프트 픽으로 전도유망한 신인을 뽑고,FA 시장에서 기존의 선수들이 기량이 떨어지기 때문에 텅 비어있는 캡을 이용해 우수 선수를 영입하면 강팀이 되고 우승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모든 NFL을 즐기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습니다.
신시내티 벵갈스는 19~20시즌에 2승14패로 32개팀 중 꼴찌였지만, 이때 확보한 전체 1픽을 이용해 대학미식축구를 평정한 조 버로우를 뽑고 FA에서 적절한 영입을 한 후 21~22시즌 준우승, 22~23시즌 4강에 올랐습니다. 20~21,21~22 시즌 연속 전체 꼴등 잭슨빌 재규어스는 22~23시즌에 8강에 올랐습니다.
※ 신시네티 벵갈스는 어떻게 강팀이 되었나?
유성상 아침빛나의 대학농구,미식축구,전쟁사,경제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NFL은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하느냐의 싸움입니다. 와이드리시버와 런닝백등 스킬포지션에게지나치게 많은 자원을 투입한다는 비판을 받던 디트로이트 라이온스는 NFL 대표 약팀이였습니다. 그러나 작년에 미식축구의 근본이라는 오라인과 디라인 (둘을 합쳐서 트렌치라고 부른다)에 강화에 주력하면서 9승8패로 5년만에 5할 승률을 달성했습니다.
15~19년 5번의 시즌 중에 4번이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신흥 강팀 휴스턴 텍산스는 구단주가 보수 개신교에 빠지면서 비전문인 목사(잭 이스터비)를 실세에 임명하고, 기량보다는 신앙심 높은 선수를 모으는 트레이드 한 끝에 최근 3시즌 동안 11승 1무 38패로 몰락 하였습니다.
지난 30년동안 22번이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NFL의 대표 강팀 그린베이 패커스가 있는 그린베이는 시민의 수가 겨우 10만입니다. 돈 많은 대주주도 없는 시민구단입니다. 2시즌 연속 8강에 오른 버팔로 빌스의 연고지 버팔로시는 28만입니다.
NFL이 이 사회주의 시스템을 바꾸려고 한다는 애기는 전혀 없습니다. NFL의 성공을 사회주의 시스템에서 찾고 있습니다. 반면 MLB는 연고지의 규모와 평균소득이 강팀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의 양키스와 2대도시 LA의 다저스는 1976년 FA 시대가 열리고 나서 영원한 강팀입니다. 그래도 유럽축구리그 보다는 평등해서 그 둘이 우승을 나누어 가지지는 못합니다.
무제한의 경쟁이 성장을 만든다는 믿음으로는 NFL의 성공을 설명 할 수 없습니다. 스포츠 시장에서 분배와 평준화로성장하는 대표 모델입니다.
모든 구단의 전력을 평준화 할 수는 없습니다. 22시즌 최고 승률 팀은 .824의 캔자스시티 칲스였고 최저 승률은 .176의 시카고 베어스였습니다. 그 두 팀에게 기회는 평등하게 주어졌습니다. 그것을 잘 활용한 팀은 슈퍼볼 우승을 했고, 그렇지 못한 팀은 꼴찌를 했습니다.
(2017년 드래프트에서 현 최고의 쿼터백 패트릭 마홈스를 뽑을 기회가 베어스에 먼저 주어졌으나 세기의 먹튀 트루비스키를 뽑았습니다)
첫댓글 읽으면서 내내 그럼 베어스는? 베어스는? 이랬는데 나오네요. 저는 왜 하필 이 팀의 팬이
되어서…
픽다운님과 같은 팀을 응원하시는군요. 제가 벵갈스를 응원하는데 오랫동안 고통 받았습니다. 올해 드래프트에서 1픽 팔아서 여러명 보강 했고, 내년에 더 할거니까 강팀으로 거듭나겠죠.
@유성상 mimin님도 베어스팬십니다.
이 팀은 진짜 전형적인 안되는 일만 하고 있어서.. 모르겠네요.
오호 수익배분은 정말 신기하네요 ㄷㄷㄷ
NFL은 정말 미국이란 나라의 시장 크기를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저도 미국과 유럽의 스포츠 운영방식이 정반대인 것이 정말 신기합니다 ㅎㅎㅎ
와 엄청 재밌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NFL의 독특한(?) 면 중 하나가 커미셔너가 최고 연봉자라는... 사무국 권한이 그만큼 강한 것의 방증이지 않나 싶기도 하고 그러네요.
무척 재미나고 유익한 글이었어요.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