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보내는 마음.....
Love You Every Second / Charlie Landsborough
There'll be days 오랜 세월이 흐른 후
When we must be apart 우리가 헤어져야만 할 날이 올겁니다
So I bought this small watch 그 시간을 헤아려보기 위해
For to measure the time 이 자그마한 손목시계를 샀어요
크리스마스가 내일 모레네요.
연말.... 이때쯤이면 한해가 또 다 갔구나 하는 망연한 마음입니다.
한해의 끄트머리에서 잠시 돌아봄은 이차저차한 마음이라지요.
길게는 서른해 동안 부단하게 부대껴온 직장 생활,
짧게는 한햇동안의 좌충우돌하듯 몸으로 때운듯한 나날들....
질곡의 세월과 나날들이었나 싶습니다.
지나진 행적을 반추해보며 그간에 살아내온것들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그것은...... 담배맛이라고 말꼬리를 흘립니다.
담배맛.....
뭔가를 한껀 한뒤 뿌듯하고 뽀송한 마음일적에 한대,
될까 말까 초조하고 조바심속에 기다리는 동안 한개피,
머나먼 길, 씨달픈 고갯길에서 저달보고 쭝얼거리며 한대,
애틋한 회한과 떠나 보낸 오랜 정그리워 고개 떨군체 한대,
산길을 땀에 홍건히 걸어 내리막에 참았던 한모금의 짜릿한...
내맘 같지 않더라 하여 허탈하여 씁쓰레한 한개피의 맛,
제자리에, 제몫을 다하지 못한 헛헛한 마음에 한대,
갈길이 멀다....가고 가도 그래도 멀다하여 한개피,
어울렁, 더울렁, 그러려니 하고지고 하여 한대,
출장길을 쪼개어 발길 머무르는 작은 여행길에 한대,
그냥, 그래서....그냥 한대, 한모금.....
그리고
이만하게나마 무난하게 지내온 한해가 대견하고 고마와 한대 사룹니다.
지난 일요일 오후....하얀 눈이 소복한 오후나절
불연 그곳에 가고싶다 하는 충동에 나선곳이 부천 영상단지(영화 세트장) 입니다.
전국에 내노라 하는 여러 세트장들이 있지만 이곳 "야인시대" 세트장이
유독 거기 있고프고, 그 마음을 묻혀내고픈 .....마치 거기에 서 있는듯한
애수의 소야곡 같은 그런 애잔한 마음이 가슴에 쐬 하게 저릿하게 저며오니까요.
일요일 오후지만 잿빛 스산한 날씨에 눈까지 수북한 세트장은
휑하게 텅 비어 있어서 딴엔 혼자 걷는 맛이 차라리 더 나았습니다.
싸박싸박...눈 발자국 소리에 푹푹 빠지는 종로 뒷골목과 청계천을 한바퀴 돌아
전차를 타고 우미관 영화관과 화신 백화점 앞을 거닐었습니다.
거기엔 유령같은 숨소리들이 같이 하였읍니다.
어릴적에 살던 그 동네들같은 이층집과 이발소, 복덕방...
국밥집
청계천이라 합니다.
얼마전 아침 드라마에 어쩌구 저쩌구 했던....
집사람이 디게 아는척하며 반가와 하고 신기해 하는모습이 더 우습습니다.
전차......그땐 대단한거였는데....이젠 세월의 뒤안길에 소품으로 남아졌네요
전차......그 자체로만으로도 낭만이자 그리운 회상이네요
어렸을적에 돈암동에서 잠깐 살았던때가...그때 미아리고개까지 전차가 다녔지요.
뒤에 화신 백화점이 보입니다.
당시 꼬맹이들(저도 그땐 꼬맹이)의 유행어에
"신난다 신신백화점, 화난다 화신백화점" 그랬던 기억이 아스라 하네요.
국회의사당
보신각
나무 전봇대 - 그래도 더 향수적이네요
금방이라도....넌닝구 바람에 누군가 삐죽거릴듯한...
세트 내부모습 - 재밌죠? 기막히고^^
선술집 같은 국밥집, 파전에 동동주도...그리고 라면도^^
낙서속에 지나간 사람들의 흔적이 숨소리 같이 들립니다
이만희 감독 "떠날때는 말없이"
그날밤 그자리에 둘이서 만났을때 똑같은 그순간에
똑같은 그 마음이 달빛에 젖은체 밤새도록 즐거웠죠
아~아~ 꿈이 었나 비오는데 두고 두고 못다한말
가슴에 새기면서 떠날때~는 말없이 말없이 가오리다
문정숙 신성일 주연 영화(식당에 붙은 포스터)
영화를 본 기억은 안나지만 주제가를 한때 불렀던 기억에
이밤사 다시금 불러 봅니다. 참 오래된 마음입니다.
현미 노래로 기억됩니다. 이봉조선생님의 그윽한 저음의 테너섹스폰
연주에 아득한 옛향수가 번져나네요
이봉조씨
몹시 추운날....땡땡 꼬뎅꼬뎅 해진 몸뚱이를 라면 훌훌 하여 뎁히는
역시 라면은 꺼멓게 끄슬리고 우그러진 양은 냄비에....헛허허허
소리내서 후르르~ 먹는게 재밌다고 집사람이 한컷 티각~
부천 영상단지
그다지 넓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골목 골목이 옛생각과 향수에 거닐었습니다.
입구(매표소 1인 3000원)
담배맛이 또 제각각 이지요.
떠날때는 말없이 한대, 그때 그사람이 떠 올라서 한대
맨발의 청춘이래서 한대...찬찬찬 이라고 한대
인생은 네박자래서, 서울 탱고라서, 타향살이래서 한개피,
아~ 대한민국,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한대.....
도리도리에서 죄암죄암까지....이차저차하여 한개피 사루노라면
결국은 살아온 맛이 담배맛이라고나....
헛허허허허, 그렇다는게지요.
한해를 보내는 마음입니다.
거나하지는 못하였어도 걸죽하지 않았나 싶은
쪼들려 사는게 언제나 지만 좀 불편하게 그래 저래 지나온,
부대끼며 버벅대듯 싶었어도 틈새의 작은 여행을 챙기고......
거개의 모든분들이 비슷한 마음이 아닐까 유추하여봅니다.
무난 하시고, 건강하시고....
저기, 세트장 뒷골목, 마포우체국 옆 자판기에서 커피 한잔 뽑아 왔습니다.
한잔 하셔야지요. 헛허허허허
2006. 12. 25
까망가방하양필통입니다.
P.S
결코 담배는 삼가하십시다.
저는 즐기는 편이지만 횟수를 부쩍 줄이었습니다.
첫댓글 까망님의 신실하신 부부애가 덧보이는 한해가 시작도려고 하네요 참 구수한 글맛 정이갑니다. 새해에는 감사한일들만 가득하소서.
까방님의 발길따라 전국을 여행했었는데 오늘은 시간여행도 하게 해 주셨네요,, 감사한 일들을 꺼내보며 다시한번 새김질 해 봅니다,,
까망가방님 ! 옛날 서울모습을 보니 저도 그곳에 가보고싶어집니다 .제가 중학때 서울엘 혼자같지요 .기찰타고서울역에서내려 .버스를타고 ,종삼에내려야 비원옆 큰집에 가는데 잘몰라 육가를 지나동대문인데 아차아니데싶어내려 .타박타박걸어큰집을와서 또 다시 명보극장 옆에 사시는자근숙부댁 에 할머님이계셔서 또 몇부룩을지나 걸어다니적이있어요 .옛날있던 그자리엔 아직도 비원이며 종각이며 명보극장 ,등이 옛그대로지요 .숙부께선 날데리고 명보극장구경해주시고 맛있는도시락집엘가서 차조가들어있는 잡곡밥 도사주시며 시골고향의궁금함을 이것저것 물어보시며 향수를 달래셧답니다.눈이싸인 세트장이 정말 똑같읍니다 ,
틈새의 작은여행이란 말씀이 가슴을 쿵 칩니다. 갑자기 옛날이 그리워지네요...
돈암동에서 시작되는 전철 등하교길에 만나곤 했는데 땡땡땡 앞뒤도 없이 다니던 전차 하늘엔 어지러이 이어진 전차선이 신기 했었어요.
바로 옆동네 살면서도 한 번도 못가본 부천영상단지...가방님의 사진과 글을 보니 한번쯤 들러보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양은냄비라면 ~~ 저도 먹고 잡네요 ㅎㅎ^^*
가끔~ 지나다녀도 들어가보진 못했는데 ..저는 고향이 대구라서 전철 한번 못보아서. 어머나 ~!!! 신기하네요 꼭 함가봐겠어요.. 까방님 감사 함미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