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라스vs메드베데프, 조코비치vs쉘턴
US 오픈 4강 대진이 확정되었습니다. 당연히 4강에 포함될 것으로 예측되었던 3명과, 아무도 예상못했을 한명의 멤버로군요.
1. 8강전 알카라스 vs 즈베레프 리뷰
3-0(6-3, 6-2, 6-4)의 세트 스코어로 알카라스가 즈베레프를 셧아웃 시켰습니다.
실제 경기 내용은 스코어만큼 압도적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즈베레프의 서브는 강렬했고, 백핸드는 날카로웠으며, 드롭샷을 받아내기 위해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모습에서 투지도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수차례의 브레이크 기회들을 즈베레프는 모두 날렸으며, 알카라스는 몇 번 찾아오지 않은 브레이크 기회들을 잡아내며, 일방적으로 보이는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달리 말하면, 알카라스의 승부처에서의 운영과 집중력이 돋보인 경기였으며, 흡사 조코비치가 자주 보여줄 법한 경기 같았습니다.
작년 US 오픈의 알카라스였으면 피터지는 난타전을 만들어냈을 것 같은데,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짓는 모습을 보니 알카라스가 정말 많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기 운영 면에서 알카라스의 최고의 경기였다고 평하고 싶네요.
2. 8강전 메드베데프 vs 루블레프 리뷰
3-0(6-4, 6-3, 6-4)의 세트 스코어로 메드베데프가 루블레프를 셧아웃 시켰습니다.
똑같은 3-0의 스코어지만 경기 내용은 알카라스 vs 즈베레프의 시합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메드베데프와 루블레프 모두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키는 데 애를 먹으며 엄청나게 브레이크를 주고받는 난타전이었습니다.
썩 훌륭한 경기내용이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멘탈이 많이 흔들려보이는 루블레프에 비해 자기 페이스를 유지한 메드베데프가 결과적으로는 손쉬운 승리를 가져왔습니다.
3. 4강전 알카라스 vs 메드베데프 프리뷰
예상이 참 쉬운 경기입니다.
와이드쪽 서브와 발리 또는 드롭샷의 콤비네이션에 메드베데프의 딥리턴은 알카라스에게 완벽하게 파훼당해왔으나, 메드베데프가 새로운 대응안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딥리턴을 버리지 않는 한, 메드베데프에게 승산은 없다고 보고, 메드베데프에게 딥리턴을 버리라는 건 송충이에게 솔잎을 먹지 말라는 것과 같아 보입니다.
알카라스의 손쉬운 압승을 예상합니다.
4. 4강전 조코비치 vs 쉘턴 프리뷰
누가 이기겠냐고 물으면 당연히 조코비치겠지만, 경기 내용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쉘턴은 작년에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으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ATP 투어 활동을 한 20살의 젊은 선수입니다.
경력은 비교적 짧으나, 전형적인 운동능력 괴물 타입의 선수이며, 처음 출전한 그랜드슬램 대회인 올해 초의 호주 오픈에서 8강에 들어 모두를 놀라게 한 바 있습니다.
그 이후 별다른 실적이 없다가 올해 마지막 그랜드슬램대회인 US 오픈에서 토미폴과 티아포를 연달아 잡아내며 4강에 올라 또 한번 사고를 쳤습니다.
쉘턴의 특징은, 왼손잡이, 강서버, 강력한 스트로크, 극단적 공격성으로 요약 가능할 것 같습니다.
조코비치는 이와 동일한 특징을 가진 상대를 이번 대회에서 이미 만난 적이 있습니다.
바로 4라운드에서 만난 고조 선수인데, 해당 경기에서 고조 선수는 초반에는 과감한 플레이들로 선전하는 듯 하다가, 자신의 플레이들이 몇 번 막히고 에러가 누적되자 무너지면서, 조코비치가 손쉽게 경기를 가져왔습니다.
쉘턴은 고조 선수에 비해 서브와 백핸드에서 더 강력하며, 스트로크의 정확도도 고조 선수보다는 나은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최고 149mph를 찍었으며, 140mph를 쉽게 넘기는 쉘튼의 서브는 일단 T존 근처에 적당히 들어가기만 하면 리시브를 잘하고 못하고 상관 없이 언터처블인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 시합의 관건은 쉘튼이 끝까지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고 보고, 티아포와의 대결을 보니 여간 배짱이 두둑한 선수가 아닌 것으로 보여 기대가 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조코비치에게 한 번의 브레이크를 얻어내고, 하나의 세트를 뺏어오는 것은 결코 녹록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 내용적으로는 쉘턴이 선전하더라도 3-0의 승부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지 않을까 합니다.
이제 US 오픈도 3경기밖에 남지 않았네요 (남자부만).
마지막까지 즐깁시다. ^^
첫댓글 알카라스가 딥리턴의 천적같은 스타일이죠.
와이드서브, 발리, 드랍샷까지 다 갖췄으니
경기의 재미를 위해 메드베데프가 딥리턴 이외에 무언가를 준비해 오기를 바라는데, 별로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ㅎㅎ
@沙野 메뎁은 어제 기사보니 날씨때문에 너무 고생아니 고통 스러울정도로 힘들었나보더라구요
@둠키 뉴욕 날씨가 지독히 더운가보더군요. 밤경기에서도 다들 육수를 뿜어내던데, 낮경기에서는 오죽했을까요. 메드베데프나 루블레프나 힘겨워하던게 역력히 보이더군요.
@沙野 그러게요. 정말 힘들더 보이더라구요
어제 쉘턴은 혼복까지 뛰더라구요.
보면서 속으로 얘가 지금 이 경기를 뛸때가 아닌데 하는 생각도 조금 들었습니다.
쉘턴 쫄지말고 끝까지 자기 경기 보여주길 바랍니다.
리뷰 프리뷰 정말 재미나게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쉘턴도 자기가 단식에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낼 줄은 모르고 복식도 나가지 않았을까요? ㅎㅎ
후회 없는 경기를 펼쳐주길 바랍니다.
@沙野 ㅍㅎㅎㅎㅎ 그러게요. 그래도 기권안한거 보면 기특하더라구요. 어떤 선수들은 자기 컨디션 조절로 복식 기권하던데..
그래서 저는 쉘턴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