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새벽 2시까지 술을 마시는 자리에, 아 놀라워라, 명가 식구들이 모두 모여 단 한 사람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식구라면 직원과 아르바이트 학생들과 업저버들. 그 학생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안명규는 새해 덕담을 했다. 술 취해 자는 척하면서 들어보았더니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 "새해에는 자기 목표를 정해놓고 도전해보자.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내용은 이것인데, 표현은 달랐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안명규는 대구에서 또 유명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하는, 자기를 형이라고 부르는 사장과 내기 당구를 자주 친다고 했다. 내기에 거는 것은 CD. 그 날도 이탈리안 식당 주인이 CD 5장을 들고 왔는데, 냉큼 빼앗아 버렸다. 왈 "명가에 있는 CD는 이렇게 모았어요."
1월3일 수요일 아침 10시에 안명규와 10시에 명가에서 만나자고 했다. 커피 한 잔 마시고 헤어지자고. 아침을 먹고 달려갔는데, 아, 나오지 않았다. 직원에게 메세지만 남기고 울산으로 뜨다.
대구에서 2시간이 넘게 걸렸다. 삼산동이라고 하는데 빈스톡을 찾아가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박사장과 여러 번 통화한 끝에 찾아간 곳은 2층의 커피숍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공간 자체가 둥글다는 느낌을 준다.
주방에는 아무 것도 없다. 가정에서 쓰는 가스 용기와 주전자, 드립퍼가 전부. 생콩과 볶은 콩이 바닥에 즐비했다.
다음에 또. 일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