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광1동 사무소 3층 헬스장. 트레이드밀 위에서 팔을 앞뒤로 흔들며 가볍게 발을 놀리는 여자, 싸이클 타고 앉아 페달을 열심히 돌리는 여자, 허리에 진동 벨트를 걸고 살을 떨고 있는 여자....사방이 온통 여자 판이다. 헬스장이 온통 여자일수 밖에 없는건 개장시간이 08:30부터 17:00까지 이다보니 직장에 나가는 남자들이 있을리 만무다. 있어봐야 나같은 백수.
온통 여자판 속에 청일점, 아니 백일점이라야 맞지. 약간은 주눅이 들은것 같지만 그래도 백발을 휘날리며 용감하게 이것 저것 호기심에 전부 다 한번씩 차례대로 만져보는 싸나이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시몽~이었던 것이다.
엊그제 월요일. 유치원 입학하는 어린아이라도 된양 마눌님 손에 이끌려 동사무소에 들려 반 강제로 헬스교실에 등록을 당하고 만다. 불쌍~
그리고 오늘 첫 출석이다. 어제 밤 9시 이후로 물 한모금 못마시고 오늘 아침도 굶고 목동병원 가서 예약한 건강검진 받고, 점심때 학교에 들려 몇몇 후배들 불러내서 설렁탕 함께먹고 집으로 오자마자 옷 갈아입고 내몰리듯 헬스장에 간것이다.
도대체 지금 내가 하고있는 등산과 테니스만 가지고는 체력이 남아도는 줄 아는 모양이다. 그래서 주말농장에서 땀흘리게 하는것도 모자라서 이젠 아예 죽일 작정을 한 모양이다.
그럼 내일 목요일은 산행날이니 쉬어도 될까? 천만에 만만에 콩떡이다. 아침 8시 40분부터 시작하니 빨리 가서 운동부터 하고 온 후 산행하란다. (내일은 일구농장이라서 다행이다)
의구심이 생긴다. 이 나이에 헬스장에서 땀 흘리면 근육질이 되고 힘이 더 쎄질까? 아니면 오히려 체력이 바닥이 날까? 줄기세포가 튼튼해 질까? 시들해 질까? 두고봐야 겠다.
30여년을 여자들 속에서 생활했는데 퇴직후에도 산에가면 온통 아줌마들, 그것도 모자라 헬스장에 가서도 아줌마들 속에서 땀을 흘려야 하는 내가 여복이 많은건가? 아니면 여난이 많은건가? 그런데 내가 생각해봐도 아무런 실속이(?) 없었구나. 운수대통이 가소롭다고 웃겠다. 애구~시몽 팔자야. 뭡니까, 이게....마누라 나빠요.
|
첫댓글 와우! 정말 대단하도다. 등산에 테니스에 농삿일에 헬스장까지나. 이거 부러워 해야할지 겁내야 할지 헥갈리네요. 암튼 행복한 소리로 들리는 것 만은 사실이구먼요. 여복속에 우는 사나이! 그 이름 시몽. 대충 대충 삽시다요
금술좋은 부부 누구 약올리기 작전인가요
그새 건강검진을 끝냈다니? 게으른 짬송은 어찌하라고. 참 열씨미 부지런히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옥피리(옥선생님 아들)가 힘써준 덕택에 건강검진을 빨리 받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