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봄이 오면 잊을 수 없는 일이 떠오른다. 우리 아파트 뒤에는 조그 만 야산이 있는데 우리가족은 그곳에 자주 간다. 몇년 전 어느날 산에 갔다 오는데 쓰레기통 주변에 아기새 한마리가 떨어져 있었다. 털도 다 나지 않아 그냥 두면 죽을 것 같아서 두손으로 잘 받쳐 들고 집에 와서 십자매 기를 때 쓰던 새장에 넣고 먹이와 물을 주었다. 그러나 아기새는 전혀 먹지 않고 목을 빼고는 울기만 하는 것이었다. 저러다 죽으면 어쩌나 안타까움에 불쌍하기 짝이 없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아기새에게 가 보았다. 나는 너무나 신기한 광경이 벌어지고 있음에 놀라 온 식구를 불러댔다. 글쎄 어미 새가 어떻게 아기새의 울 음소리를 듣고 찾아 왔는지 입에 벌레를 물고는 아기새가 있는 베란다 유리창 앞에서 날개짓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어머니! 빨리 문을 열어 주세요. 어미새가 먹이를 먹여 주게요."
두 아이의 애타는 목소리에 살그머니 창가로 다가가 살짝 유리창문을 열어 주었다. 어미새는 얼른 들어와 아기새에게 물고온 벌레를 먹여 주고는 벤자민 나무가지에 앉아서 아기새가 먹이를 먹는 모습을 보았다. 말 못하는 한갖 작은 새지만 자기 새끼에 대한 사랑이 지극함을 알 았다. 어쩜 사람보다 더 낫다는 생각도 들었다. 요즈음 부부의 갈등으로 자식을 버리고 나가는 어머니도 있고 심지어 부모가 자식을, 또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는 경우도 있다고 TV뉴스에 나오던데 저 어미새의 새끼사랑에 비교하면 얼마나 기가 막힌 일인가! 우리 가족에게 사랑을 가르쳐준 작은새는 영 원히 우리의 가슴에 살아 남을 것이다.<서초구 반포동 미도A. 305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