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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이후 국내 당뇨병 환자는 매년 평균 8.3%씩 늘고 있다. 2008년 병원에서 진료받은 당뇨병 환자는 160만명이 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의료계는 실제 환자는 이보다 훨씬 많아, 우리나라 30대 이상 전체 성인(약 2800만명)의 10% 정도는 당뇨병을 앓고 있다고 추산한다.
◆약 먹는다고 식사조절 안하면 약효도 안 나타나
처음 당뇨가 발견되면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으로 혈당을 관리한다. 경구용 혈당강하제(먹는 약)는 식사요법과 운동요법을 1~3개월 이상 진행해도 혈당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 복용을 시작한다. 작용 원리가 다른 5~7가지 계열의 약품이 있는데, 저마다 일정 정도의 부작용을 갖고 있다. 따라서 환자의 혈당 조절 효과를 유지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복용량을 결정하는 것이 처방의 관건이다.
처음에는 최저 용량부터 시작해 차츰 증량한다. 최고 용량을 써도 혈당 조절이 되지 않으면 다른 계열의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추가하는 병합 요법을 쓰거나, 환자가 직접 인슐린 주사를 놓는 치료를 고려한다. 이 경우에도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은 계속해야 한다. 혈당강하제를 먹는다고 식이요법을 게을리하면 혈당강하제가 듣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전체 당뇨병 환자의 5~10%는 혈당강하제가 결국 듣지 않게 되는데, 대부분 식사요법을 게을리한 탓이다.
◆혈당 조절 효과 높이면서 부작용 줄이는 것이 신약의 관건
▶1세대는 췌장 직접 자극해 인슐린 분비=가장 먼저 등장한 당뇨치료제는 1950년대 개발된 설폰요소제 계열이다.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혈당을 낮춘다. 저혈당을 유발하거나 체중이 증가하는 부작용이 있다. 1세대 설폰요소제는 현재 거의 쓰지 않지만, 같은 원리를 유지하면서 부작용을 줄인 2세대 설폰요소제는 요즘도 많이 처방한다. 아마릴(한독약품), 글리멜(동아제약) 디아릴(다림바이오텍) 등이다. 역시 설폰요소제를 개량해 약물 작용시간을 빠르게 한 파스틱(일동제약), 노보넘(노보노디스크) 등도 있다.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지만 작용 시간은 짧아 하루 3번 매 끼니마다 복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췌장 자극 하지 않는 약물 계속 개발돼=설폰요소제 이후에는 췌장을 직접 자극하지 않고 약효를 내는 약물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 '피 속에 당분이 있는 것'(혈당)은 간에서 포도당을 생성해 혈액에 포함시키기 때문이다. 비구아니드제 계열은 간의 포도당 생성을 억제해 혈당을 떨어뜨린다. 현재 당뇨병 1차 치료제로 가장 많이 쓴다.
다이아벡스(대웅제약) 글루코파지(머크) 글루코다운(한올바이어파머)등이 있다. 이 약은 약간의 체중 감소 효과가 있어 너무 마른 사람에게는 권장하지 않고, 중증 간질환이 있거나 신장기능이 약한 사람은 혈액이 산성화되는 요산혈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소화불량,메스꺼움, 구토 등의 위장장애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소화 과정에서 탄수화물의 흡수를 억제해 식후 혈당을 낮춰주는 약도 있다. 알파글루코시다제 계열로, 글루코베이(바이엘), 베이슨(CJ), 글루패스트(중외제약) 등이다. 이 외에 근육 등에서 인슐린의 작용을 촉진시켜 혈당을 떨어뜨리는 치아졸리디네디온제 계열인 액토스(릴리) 등도 개발돼 있다.
가장 최근에 개발된 약은 DPP-4 효소 억제제이다.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인크레틴 분비를 촉진시키는 원리로, 혈당이 높을 때만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는 장점이 있다. 가브스(노바티스), 자누비아(MSD) 등이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