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석 작가, 동서양의 책을 넘나드는 독서가다. 그는 자신이 읽고 꼭 추천해 주어야 겠다는 책을 독자들에게 넌지시 던져주고 있다. 그가 추천한 책은 함양이 넘치도록 충분하다. 그의 깊이 있는 독서는 아버지의 유전자 덕택이라고 한다.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었던 아버지의 책 읽기 습관 유전자가 고스란히 자신에게 전달되었다고 한다. 독서 유전자라! 책 읽는 습관도 유전으로 전달된다면... 거참 자녀들에게 좋은 유전자를 물려 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 아닌가. 그렇다면 나는? 내 자녀들은 ?
사실 나는 어렸을 적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 바닷가(동해시 묵호) 촌놈이었다. 무려 직장인이 되고서도 그런 습관은 변하지 않았다. 30대 중반이 되어서야 책 읽기의 필요성을 깨닫고 덤벼 들었으니 늦어도 한 참 늦은 거라. 따라서 내 자녀들에게는 선천적으로 독서 유전자를 물려 주지 못했을 가능성이 큰 것 같다. 하지만 위안을 삼는 것은 늦게나마 책을 붙들고 살아가려는 아비의 모습을 10대의 자녀들에게 보여 주고 있으니 다행 중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자화자찬) 텔레비젼도 없애고, 자녀들에게는 일체 스마트폰도 사주지 않고 있다. 툴툴거린다. 친구들 중에 핸드폰 없는 사람은 자기 밖에 없다고 볼멘 소리를 늘어 놓는다. 울기까지 한다. 그래도 끝까지 사주지 않고 있다. 아비의 마음을 알 턱이 없지.책 좀 읽으라는 무언의 압박인 것을. 그래서 그런지 너무 심심한 나머지 방 구석에 자리 잡고 책을 읽곤 한다. 만화책이긴 하지만. 큰 애는 역사 관련 만화책, 중간 애는 제법 줄글이 읽는 박현숙 저자의 책들, 막내 애는 도서관에서 습관적으로 빌려오는 애니메이션 만화책을. 나와 아내, 세 자녀들이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빌려 봐서 그런지 '올해의 책 읽는 가족 후보군'으로 올랐다고 도서관에서 전화가 왔다. 인적 정보를 확인한다며 주로 언제 도서관을 이용하냐, 도서관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느냐,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하냐 등등을 물어보는데 기쁜 마음으로 대답해 주었다.
장동석 작가가 <다른 생각의 탄생: 온전한 나를 위한 세상 모든 책과의 대화>에서 소개한 책들이 눈에 쏙 들어온다. 그 책들만 읽어도 지식인 층에 들어갈 것 같은 기분이다. 충분히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책들도 있지만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좋은 책들을 소개받는 것만해도 배부르다. 지독한 독서가처럼 오해할까봐 두렵다. 단지 책 읽는 것이 즐거울 뿐이다. 세상은 짧다. 그러나 읽고 싶은 책은 많다!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오롯이 책장을 넘기며 사색을 즐기는 일이고 싶다. 아직까지는. 바쁜 세상 속에서 사치스럽게 생각되지만 여유가 된다면 그렇게 살고 싶다는 뜻이다.
장동석 작가의 책들을 검색해서 도서관에서 꼭 빌려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