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시고 오심이 비록 하늘의 뜻이라 지만 가시겠다는 말씀 한 마디 없이 그렇게 홀연히 가시다니요. 가시고 난 자리 이처럼 크게 보임은 가시기 전 주신 사랑 너무 커서 입니다. 가 없이 주신 사랑 너무 그립습니다.
♡━┓ ┃나┃보다는 항상 남을 위해 사셨던 어머니! 남편을 위해 자식을 위해 나약한 몸 돌보지 않으시고 살으시다 가셨네요. 주시고 주시고 또 주시고도 더 못 주셔 그처럼 애타심은 어머님의 희생이요 자비였습니다.
♡━ ┃다┃ 른 것은 모른다 해도 다시 살고 싶지 않으셨을 어머님의 삶을 기억합니다. 다시 살아보기조차 싫으셨을 가난 다시 또 올려보기도 싫으셨을 자식들과의 이별 육 남매를 낳으셨다가 다 키워보시지도 못하고 사 남매나 먼저 보내셨을 때, 다른 어떤 고통보다도 더 컸을 어머님의 아픔을 압니다.
어머님은 늘 그러셨지요 내가 네 형제들 먼저 보내고 돌아올 때 내 넋은 다 나갔다고요. 압니다, 그 고통 그 절망 어머님 생애 가장 큰 아픔이었을 것을.
♡━┓ ┃라┃일락 향기 그윽한 고향 마당 거기에는 늘 어머님의 따스한 사랑의 열매가 가득했죠. 감나무, 앵두나무, 살구나무, 복숭아나무에 그득 열린 그 열매 들 쌀, 콩, 꽤, 고추며 메주 등 철 따라 마당 가득했고 어머니는 그것들을 꼬박꼬박 보내셨죠. 이제 그 사랑의 열매 언제 다시 받아볼까요?
♡━┓ ┃마┃음 속 깊이 어머님이 그립습니다. 가난 이기려고 갈퀴 손 되셨던 어머님의 손 마디가 그립습니다. 자식 하나 잘되라고 칠성 님께 간절히 기도하시던 어머님의 모습이 그립습니다. 한평생 욕심 없이 남 한 번 원망 없이 다 받아드리고 사시던 어머님의 마음이 그립습니다.
아버지 쓰러지셔 칠 년 고생하실 때 헌신하시던 어머님의 희생이 그립습니다. 아, 어머님이 그립습니다.
♡━┓ ┃바┃라고 또 바라옵지만 다시는 어머님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가시고 난 지금 후회한들 무엇 하리오만 살아 생전 섬길 일 못다 한 것 정말 후회스럽습니다. 가시고 난 지금 애닲다 서러워 하면 무엇 하리오만 계실 때 잘못 모신 죄 죄스러워 서럽습니다. 이제 다시 어머님을 꼭 한 번 만이라도 뵈올 수 있다면 세상 그 어떤 얻음보다도 더 큰 얻음일 것 같은데 바램으로만 끝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 ┃사┃무치게 그리운 나의 어머니! 어쩌다 이 불효자가 '아버지 꿈에 보았다' 하면 어머니는 늘 그러셨지요. 나는 너의 아버지 꿈도 안 보이신다고. 어머니 그 말씀 속에는 나도 너의 아버지 꿈에라도 한 번 뵙고 싶다는 간절한 바램이었겠지요. 이제 아버지 곁에 가 계시니 어머니 바램은 이루셨나요? 어머니 아버지 그리 듯 이 불효자 오늘도 사무치게 어머님이 그립습니다.
♡━┓ ┃아┃무리 불러본들 답할 리 없고 아무리 그리워 한들 가신 어머님 내 곁에 오실 리 없네요. 세상 이치 다 그런 것 만나고 헤어짐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어머님과 헤어짐은 왜 모든 것을 잃은 것 같을까요.
어머님 보내심이 내 뜻이 아니었고 어머님 가심이 어머님 뜻 또한 아닐진 데 사(死)로서 헤어짐은 다시 할 일 못되네요. 어머님, 저에게 다시 한 번 와 주실 수 없는 가요? 꼭 한 번 만이라도 뵈올 수 없는 가요? 꼭 한 번 만이라도 뵙고 싶습니다.
♡━┓ ┃자┃꾸만 되뇌어도 무엇 하랴. 자꾸만 안타까와 해도 무엇 하랴. 한 번 가시고 오시지 않으시니 이 보고픔을 어떻게 달래랴 꿈에라도 자주 오셔 이 곁에 계셨으면 해집니다. 꿈에라도 만나 어머님 사랑한다 말하고 싶습니다. 어머님 불효자 용서 하십시오 하고 빌고 싶습니다.
♡━┓ ┃차┃가운 겨울에 홀연히 가신 후 돌보지 못할 산소 아니 만들려 납골당에 어머님 모셨지요. 가까이 모셔두고 보고프면 단숨에 뛰어가리라 했건마는 역시 불효자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자주 가뵙지 못함은 거리가 아니었고 바로 불효지심이었습니다. 어머님, 용서하십시오 이 불효자를.
♡━┓ ┃카┃나리아 새 울어 대던 고향 산천 어머니의 일 터였고 생명줄이었지요. 나무 해서 부엌에 땔감으로 때셨고 철 따라 나물 캐서 식욕을 돋우셨으며 쌀, 보리, 콩, 팥, 꽤, 고구마 심어 삶을 이어가셨네요.
아버지 칠 년 중풍 치매 고생하실 때 그 산천은 바로 약 터였네요. 그 고향 산천 보고 싶지 않으세요? 그렇게 불러 대던 고향 산천 언제 다시 한 번 오셨다 가시렵니까?
♡━┓ ┃타┃향 살이 육십 오 년 일을 핑계 대고 가까이 하지 못한 불효가 크네요. 일 년에 한두 번 억지 문안 인사로 때우고 살아온 불효 달리면 세 시간 길 그 길이 뭐 그리 멀다고 자주 찾아뵙는 것조차 못하였던가! 아버지 칠 년 중풍 어머니 지극 정성 다 해 모실 때 이 불효자 모시지도 못하고 보내드렸고, 아버지 가신 지 사십 년 동안 아버지께 드리지 못한 불효 어머님께도 드리지 못한 것이 한이 되옵니다.
♡━┓ ┃파┃란 하늘은 오늘도 역시 파래 있고 철 따라 꽃 또한 피고 지건 만 한 번 진 우리 어머니는 다시 피지 못하는 구나. 사람도 피고 지는 꽃이라면 이 엄청난 후회는 없을 걸 가시고 못 오시니 파란 하늘이 파라면 무엇하고 꽃이 다시 피면 무엇하리오. 한 번 진 우리 어머니도 다시 피기 기원해 보지만 언제 다시 피어나시리.
♡━┓ ┃하┃늘에 계신 나의 어머니 먼저 가신 아버님 만나셨지요? 어머니, 아버지께 이 불효자가 지은 불효 낱낱이 적어 드리세요 이 불효자 아버지 어머님 뵈옵는 날 하나 하나 꺼내어 용서 받으렵니다. 이 불효자, 엎드려 용서 구합니다. 이 불효자, 아버지 어머님 사랑합니다.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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