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관 등 세종문화타운 조성하자
청원군 "도시계획법 손질 등 어려움 많다" 난색
토론회·공청회 등 통한 대안마련 노력 등 절실
초정이 간직한 소중한 가치는 크게 네 가지다.
우선 초정리에서 나오는 탄산약수는 미국 샤스터 광천, 영국 나포리나스 광천과 더불어 세계 3대 광천수로 공식 인정받고 있다.
역사적인 측면에선 세종대왕이 눈병치료를 위해 117일간 머물면서 한글창제를 완성한 곳이다. 세종이 넉달 정도 있으면서 당시 초정은 임시수도 역할을 하기도 했다.
또 세종은 초정에서 눈병치료와 한글창제 업무를 병행하면서도 어려운 백성들을 돌보고 지방관들이 문안 인사를 오지 못하도록 하는 등 참다운 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초정과 세종과의 각별한 인연을 활용, 초정에 세종문화타운을 조성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나기정 전 청주시장과 일부 학자들은 이미 세종문화타운 조성의 큰 그림을 완성한 상태다.
이들은 세종이 초정에 내려와 머물렀던 행궁을 복원하고 한글창제 과정과 한글의 우수성을 홍보하는 한글관을 건립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또 세종시대의 과학, 문물, 제도를 소개하는 세종박물관을 짓자고 말하고 있다.
초정을 세종특구로 조성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초정약수 개발사업을 병행해 호텔과 유스호스텔을 건립하고 민속과 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서예박물관도 마련하자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초정 인근에 위치한 손병희 선생 생가와 운보미술관 등 주변의 역사문화시설 개발도 함께 진행한다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고 이들은 분석하고 있다.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세종문화타운 조성을 위해서는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하지만 아직은 움직임이 없는 상태.
나기정 전 청주시장은 "자치단체들이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며 "공무원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 전 시장은 "내가 청주시장으로 재직할 때 직지의 세계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정을 추진한다고 하자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노력 끝에 결국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며 "해보지도 않고 안 된다는 생각은 공무원들이 버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와 관련, 청원군은 세종문화타운 조성을 위해서는 도시계획법부터 손을 봐야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는 입장이다.
세종문화타운 부지를 마련하기 위해 개인이 소유한 땅을 매입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군은 밝혔다.
군은 세종 30년 화재로 소실된 행궁 위치를 놓고 학자간의 의견이 엇갈리는 어려움도 있다고 전했다.
군 관계자는 "올해 중단된 초정 약수축제를 바꿔보기 위해 노력중에 있다"며 "지금보다는 세종과 관련된 행사가 많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문화타운을 조성하자는 측과 자치단체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토론회 등을 통한 대안을 모색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끝>
청원군 내수읍 초정리에 마련된, 세종대왕이 눈병을 치료하는 모습의 조형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