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어떤 파시즘, 공산주의 정권도 평화롭게 정권 교체가 되어 자유 민주주의로 이행된 바 없다. 동구권이 베를린 장벽 철폐로 공산주의 진영에서 떨어져 나왔을 때 그들은 자연적으로 '민주화'되지 않았고 지금도 상당수 동구권 국가들이 권위주의적 독재 체제를 유지하고 정치적으로는 좌익인 경우가 많다.
북한은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 유고슬라비아보다 수만 배 경직된 공산독재 체제인데 관념적, 몽상적 통일을 꿈꾸는 한국 좌파 정치인들은 '평화가 경제다'는 헛소리나 하고 있다. 독재는 그 나라 국민들이 자성해서 타도 운동을 해서 쫓아내기 전까지 계속해서 정권 수명 연장을 위한 비법적, 불법적 행위만 계속하게 되어 있다. 북한으로서 독재를 영구화시키기 위해 구축한 것이 핵과 미사일인데 그것을 없애라는 것은 곧 김정은 정권에게 물러나라는 뜻이다.
본인이 가까이 지내는 기독교인 형제들, 그 분들은 좌익 운동권은 아니지만 사상은 많이 영향받고 있는 분들인데, 그들과 대화하면서 근본적인 벽을 느낀 것이 북한 인권과 자유의 증진에 대한 생각이 아예 다르단 것이다. 이 분들은 북한의 문제가 단지 식량이 부족하고 인프라가 뒤떨어지며 경제 시스템이 경직되고 후진적이라는 그 부분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그 사회가 유지되고 있는 사상적 기반이 중세식 농노제에도 못 미치는 주체사상이라는 것에 대해서 별로 감이 없는 것이다.
단지, 북한에 더 많은 돈과 물자를 수혈해 주고, 한없이 퍼주다 보면 김정은이 자기 친위 집단만 잘 먹이고 잘 입히는 게 좀 미안해서 일반 가난한 인민들에게 지원 물자와 자금을 풀어서 그들의 복지를 향상시킬 것이라는 식의 몽상론이다.
다시 말해 이것은 현실 정치와 독재의 습성에 대한 연구가 완전히 결여된 몽상적 이론이고 그 생각의 기반은 '김정은은 근본이 악하지 않고 선한 사나이다'라는 추측에 근거한 것이다. 그래서, 김정은이 권력자가 된 이래 자기 아비 김정일처럼 베일 속에 가려진 독재자 행세를 하지 않고 언론에 수시로 튀어나와서 얼굴을 디밀고 자기 존재를 과시하는 것에 대해서 '저 사람은 선대의 통치자들보다 더 희망적인 인물이다'라고 규정한 것이다.
상기 이야기한 바 그 기독교인 형제들이 바라는 목표는 '북한의 자유화와 기독교 허용'이라고 한다. 나 또한 동일한 바램을 갖고 있는데 그렇다면 기독교 까페들에서 사상 이념 논쟁이 일어날 필요가 없고 나와 그 형제들 간에 의견 대립이 일어날 이유도 없는 게 아니겠는가?
북한의 해방과 기독교 자유라는 가치가 얼마나 고귀하고 타협불가한 최고의 목표인가? 그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야말로 좌파건 우파건 인간으로서 상종 못할 자라고 할 수 밖에.
그런데, 세상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목표는 어디까지나 목표요, 이상도 마찬가지로 인간이 삶을 의미있게 영위하려면 필요하니까 잡아놓는 지점인 것이지 그것이 아무리 좋게 보일지라도 현실적으로 거기로 나아갈 방법을 지혜롭게 구사하지 못한다면 백마디 천마디 좋은 이상적 목표 설정은 허구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좌파들이 세우는 방법론은 매우 어리석은 단순함에 기초해 있다. 그들이 말하는 평화란 '우리가 먼저 무력을 내려놓고 적의 편에서 보여줄 아량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것은 정치와 군사의 논리에 있어서는 '자살 행위'인데 이런 식으로 시도해서 성공한 사례가 역사적으로 한 건도 없기 때문이다. 적의 아량을 바라면서 자체 무장을 해제한 국가들은 역사에서 흔적도 없이 소멸했다.
대한민국 국방부와 청와대가 북한에 대해 시종일관 보이는 태도는 '굴종과 아양떨기'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평화가 유지된다고 대국민 선동을 계속하면서 북한이 무슨 짓을 하건 계속해서 굴종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나마 현존하는 평화도 깨지고 무서운 전쟁이 닥친다고 대국민 협박도 한다.
현실적으로 전쟁을 누가 바라겠는가? 전쟁을 바라는 사람은 없으니까 전쟁보다 낮은 단계의 협박과 굴욕과 국가 자존심의 추락과 애국심의 저하 같은 부분은 감내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국가는 거저 유지되는 게 아니라 '국민의 집단 의식', 즉 애국심이란 게 있어서 유지가 되는 것이다. 계속해서 적 앞에 굴욕을 강요하면서 '이것이 평화'라고 세뇌하면 애국심이 없어지고 국민들이 이런 나라를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는 의식이 강해진다. 한국 같이 인적 자원 외에 내세울 게 별반 없는 나라는 애국심이 추락하면 곧바로 나라의 운명과 연결된다.
지금 국민 의식을 '노예의 평화'로 끌고 가는 주류 정치권 세력은 확실히 국가 해체를 염두에 두고 이 짓을 한다고 보고 있다. 그들이 대한민국을 해체하고자 하는 이유는 물론 기독교 박해를 위한 것이 1차적이다. 기독교는 한국 정치가 엉망임에도 이 나라를 유지해 온 원동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