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출처 : 여성시대 휴우
안녕 여시들! 내가 어제 본집을 갔다가 내가 태어나기전에 죽은 큰오빠에 대한 얘기를 듣고 왔는데
뭔가 소름이 돋기도 하면서 사람 사주 팔자라는게 진짜 있구나라는걸 느끼기도 해서
한번 그 이야기를 써볼려고 해 절대 어디서 퍼온얘기 아니고 100% 우리집 얘기야
일단 내가 태어나기전에 우리집은 큰오빠, 작은오빠 이렇게 둘만 있었다고 해
이 얘기를 나는 초등학교 고학년때쯤에 처음 들었고
사진으로도 본적은 없어 왜냐면 남아있는 사진이 없었거든
근데 우리 가족들 말을 들어보면 내가 큰오빠를 정말 많이 닮았다고 했어
옛말에 애가 10살이 되기전에 죽으면 그 다음에 태어나는 애가
죽은 아이를 닮아서 태어난다라는 말이 있다던데 내가 그런 케이스였나봐
쨌든 난 초등학생때 큰오빠의 존재를 알았고 그냥 어렸을때 아파서 죽었다 라는 말만 들었지
그 이야기의 자세한 내막은 잘 몰랐어 근데 엊그제 본집에 갔다가 듣게 된거야
일단, 큰오빠는 태어날때부터 천식으로 많이 아팠대 엄마 말로는
한달에 25일을 밤에 응급실을 급하게 갈정도로 심했다고 해
그 어린 애기가 어렸을때부터 그렇게 아파서 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되게 차분하고 어른스러웠대
큰오빠가 우리 외가쪽에서 제일 첫 손주라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었는데
우리 외할머니께서 큰오빠에게 '아이구..우리 ㅇㅇ이 이렇게 아파서 어떡해'
라고 하면 큰오빠는 가방을 가리키면서 '괜찮아요 할머니 저 가방에 (흡입기 사용하는 행동을 하면서)이거 있어서
안아파요!!' 이랬었대
아프다라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신경이 쓰이고 안쓰러운데 그 어린것이
투정이나 이런것도 없이 자신의 아픔을 이해하고 오히려 가족들을 위로하는게
더 마음이 아팠다고 하더라고
그러다 큰오빠가 7살, 작은오빠가 4살이 되던해에
외할아버지가 예순잔치를 하셨어 그래서 잔치가 끝나고
모든 가족들이 외가에 모여서 같이 하룻밤을 보내고
우리 가족은 점심쯤에 출발을 할려고 했대
근데 아침부터 큰오빠 상태가 안좋은거야
약도 안들고 애가 막 숨이 넘어갈듯 그래서
우리 가족은 급하게 출발을 하게되었는데
출발하기전에 우리 외할머니께서 아빠한테 그랬대
원래 다니던 병원말고 일단 이 시내쪽으로 나가게되면
그 근처에 있는 병원을 일단 좀 들렀다 가라고
이러다 애 잡겠다고 그래서 일단 알겠다고 하고 출발을 했는데
엄마는 그때 조수석에서 큰오빠를 안은 상태로 앉아있었는데
계속 달래주고 토닥거리면서 조금만 참자 ㅇㅇ아 이제 병원갈꺼야
그랬는데 아빠가 시내쪽으로 가는게 아니고
고속도로를 타더래
그래서 엄마가 왜 시내쪽으로 안빠지고 집가는 길로 가냐
빨리 병원에 가야한다 그랬는데
아빠는 계속 병원은 가던데로 가야 더 빨리 봐주고 처치를 해줄꺼다
지금 차도 안막히니까 밟으면 빨리 도착할수있다
이러더라는거야
엄마는 계속 걱정되면서 정신도 없고 그래서 일단 그럼 빨리 가라고 이러다 애 잘못되겠다고
그랬는데 어느정도 지나니까 큰오빠의 거친숨도 좀 잦아지고 진정이 되는거 같더라는거야
그래서 엄마가 나름 안도 했었대
그러고 이제 다니던 병원에 도착을 해서
엄마가 큰오빠를 흔들어 깨우면서 'ㅇㅇ아 병원 다왔어 좀 일어나봐'
그랬는데 미동도 없더래
그 순간 느낌이 싸해진 엄마가 큰오빠를 자세히 보니까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
엄마품에서 죽은거야..
아파도 아프다고 칭얼거리거나 그러지도 않고
그냥 혼자서 거친숨만 몰아쉬다가 조용히 우리 엄마품에서..
우리 엄마는 정말 너무 놀라고 믿기지가 않아서
장례식을 치루는 와중에 눈물이 나오질 않았대
그냥 멍하고 아무런 생각도 들지도 않았고
근데 이제 여기서 우리 엄마가 정말 화가 나서 쌍욕을 한일이 생기게 돼
큰오빠가 그렇게 죽고 장례식을 치루니 친할머니가 오신거야
오셔서는 영정사진 앞에 앉아 곡소리를 내면서 우는데
그때 하는 말이
'아이고! 아이고! 스님이 그믐달에 집에서 멀리 나가지 말라고 했었는데
결국 이렇게 되버렸네 아이고!!'
근데 이 말을 들은 우리 엄마는 시어머니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화가나서
진짜 말그대로 쌍욕을 하면서 내쫒았대 왜 그랬냐면
외할아버지의 예순잔치가 있기 몇달전에 친할머니께서 스님께 점??을 보고 우리집을 왔었대
그래서 우리 엄마가 '어머니 점은 잘 보고 오셨어요?? 스님께서는 뭐라셔요??'
이렇게 물어보니까
할머니는 '그냥..뭐..니들이 나한테 잘 하라고 하더라'
이러고 말았대 근데 알고 보니까 그날 스님께서 할머니한테
'큰 손주가 많이 아픈 것 같은데 그믐달에는 집에서 멀리 나가지 못하게 하세요.'
라고 말을 했었는데 할머니는 무슨 이유인지 이 말은 쏙 빼고
그냥 니들이 나한테 잘하라고 하더라 이렇게만 말을 한거야
만약에 우리 엄마한테 저 말을 다 말했으면 우리 엄마는 외할아버지 예순 잔치에 안갔을 꺼래
근데 할머니는 다 알고있으면서 그 날 말해주지도 않고 하다못해 가기전날에 예순잔치라서
친정에 간다고 했을때도 아무말도 안해줬으면서
죽은 다음에나 장례식에 와서 얘기를 하는게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나서
면전에 대고 쌍욕을 하면서 여기서 당장 나가라고 소리를 쳤대
그랬더니 고모들도 할머니를 끌고 나가면서
'아니 엄마는 그걸 ㅇㅇ이 엄마한테 진작에 말을 해주던가 말을 안할꺼면
끝까지 말을 하지 말지 그걸 왜 장례식에 와서 얘기를 해!'
이러면서 자식들마저도 할머니한테 한소리씩 했다더라고
그리고 외할아버지도 마찬가지도 애 잡아먹은 놈이라며 욕을 먹었어
외할아버지가 젊었을적에 진짜 속을 많이 썩였대
도박, 여자문제, 생활력 없고 등등의 문제로
근데 그 시대에는 이혼이 큰흠이 되던 시기라
외할머니께서 가장 노릇을 하면서 살아왔대
근데 이제 본인 예순이라고 잔치를 해달라고 해서
무슨 예순잔치를 하냐면서 가족들이 전부 반대를 했는데
그래도 아버지니까, 남편이니까 해줬는데 이렇게 되버린거지
그래서 이 얘기를 듣는데 뭔가 소름이 돋으면서도
진짜 사주 팔자가 있기는 한가보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한번 써봤어
그리고 우리 엄마가 오빠들과 나를 낳기전에 무당한테 점을 보러가면
엄마 사주 팔자에는 딸이 절대 없다고 했는데
큰오빠가 그렇게 죽고나서 4년만에 낳은 애가 나야
근데 나를 낳고 나서 온가족이 정말 놀랬다고 해
죽은 큰오빠와 너무 닮아 있어서
그래서 우리 가족들은
큰오빠가 아들이 아닌 딸로 태어났어야 했는데
성별을 잘못 가지고 태어나 다시 태어난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대
그만큼 내가 성격도 큰오빠와 많이 비슷하다고 하시거든!
그리고 그 날 들었던 말중 다른 것도 있는데 추가하자면
우리 외할머니께서는 내가 20살이 되던해에 돌아가셨어
막내 삼촌께서 할머니를 모시고 살았었는데
그 집을 내부 리모델링을 하고는 지금의 작은 외숙모를 만나셔서
살림을 합치셨는데 외숙모께서는 우리 할머니를 본적이 없으셔
근데 최근에 수도가 터져서 업자를 불러 공사를 할려는데
그 중심부??를 아무리 찾아봐도 못찾았었는데
그날밤 외숙모 꿈에 어떤 할머니가 하얀 소복을 입고 어떤 애기 손을 잡고는
우리 시골집 뒤에 약간 언덕진곳을 가리키더라는거야
그래서 외숙모가 삼촌한테 말해서 다시 업자를 불러 거기를
파보니까 중심부가 거기에 있었대
그러면서 삼촌이 아무래도 엄마가 외숙모 꿈에 나와서 알려준거 같다고 그랬는데
같이 듣던 엄마가 옆에서 그 애기가 우리ㅇㅇ이(큰오빠) 인가보네..
살아생전에 그렇게 예뻐하고 죽고나서도 그렇게 그리워 하시더니
둘이 드디어 만났나보네..이러는데 그걸 듣는 나도 눈물이 핑돌더라고..
얘기를 어떻게 끝맺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쨌든 평소에 사주팔자 이런건 없지않나?? 라고 생각했던 나인데
이 얘기를 들어보니까 진짜 존재하나봐..
우리집에서 이런 일들이 있었다고 하니까
뭔가 신기하면서 소름돋고 좀 슬프고 그랬었어..
+
여시들 댓글보고 조금만 추가할께!
우리집 아빠나 할머니 둘다 별로였어..
그래서 나 어렸을때 이혼했구 나는 엄마랑 같이 살았어!
아빠는 도박+가장 역할 제대로 안하고
남은 자식이였던 작은 오빠랑 나 방치하고 그랬어
얼마나 쓰레기 였는지 엄마가 먼저 집을 나갔는데
나랑 오빠 둘다 케어도 안하고
심지어는 나 3-4살 오빠는 12살때쯤에
앞에 앉혀두고는 나는 예쁘장하니까 미국으로 입양
오빠는 고아원에 데려다 놓겠다 그랬대..
나는 기억이 안나지만 오빠가 다 기억하더라..
그리고 엄마 말로는 겨울에
우리들을 전기장판 켜놓고 그위에 재우고
일하러 나갔다 들어와보면
아빠가 우리는 방바닥에 밀어두고
지가 그 위에서 자고있고 그랬대..
하지만 엄마도 나도 그때 아빠가 왜
계속 다니던 병원에 가자고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마도 좋은 이유는 아니였을거 같아..
그리고 할머니는 엄마말로는
자식들한테 되게 대접받고 싶어했대
대접을 해줘도 계속 더더 요구하는
그래서 엄마 생각에는 스님이 그렇게 말했다고 하면
엄마가 할머니를 떠받들꺼라 생각해서
그랬을꺼라고 하더라..
자세한건 잘 모르고 그냥 추측일뿐이지만
쨌던간에 친아빠나 할머니 둘다 그렇게
좋은 사람들은 아니였어..
우리집도 참 다사다난했었던거 같아..
첫댓글 안타까워ㅠㅠ...친할머니께서는 왜 어머니한테 말씀 안해주신건지 몰라...? ㅠㅠ
응..그걸 모르겠어..우리 엄마는 큰 오빠가 그렇게 되고 나서 옷도 사진도 아예 싹 다 태워버리고 그 당시에는 이 얘기 하는 걸 싫어했대 그래서 물어보지도 않았던 것 같아..
사주팔자라기 보다는 운명이라는게 있는것같다..ㅠ 스님이 하셨던 말씀을 전달하지 않은것도, 하필히면 아빠가 외할머니 말을 안들으신것도..
할머니 개뿔 자기한테 잘하래 미친 아 열받아...
할머니 인생도 참 기구하시네... 여러모로 맘아프다
사돈 경사 앞에서 정확하지도 않은 안좋은말 하기 그래서 그러신 것 같기도... 안타깝다 좀...
에고ㅠㅠ 너무 가슴아퍼 귀한자식 품에서 떠나보내다니...눈물나는구먼..
어떻게 길에서 떠나보낼수가 있나...
아버님도 죄책감 크시겠다 나름 자기 아들 치료 제대로 받았음 하는 마음에서 일부러 다니던 곳으로 가신 걸텐데...
난 모르겠네.. 장례식장에서 말하신건 경솔했지만 그냥 사돈댁 예순잔치 가는걸 괜히 반대하는것처럼 보일까봐 말씀 안하신거 아닌가....
아빠 잘못이 젤큰듯 병원 가까운데부터 가셨어야지ㅜㅜ...
@자욱 경솔하다고는 생각해 그냥 말안하신 이유에 그런것도 있지않나 싶어서 뭐 까먹으셨을수도 있고... 나같으면 무당말이 중요한게 아니라 남편을 장례식장에서 두들겨팼을텐데 냅두고 시어머니를 더 쫒아낸게 이해안가서
외할머니가 첫째오빠 살릴 수도 있었는데 아빠랑 친할머니가 죽게한거나 다름없네 에휴.. 아님 그때 죄책감때문에 이후에 놔버리신건가 ㅠ 안타깝다
아 참 마음 아프다...오빠가 어린 나이에 참 어른스러웠네 어머님한테 여시가 얼마나 귀하고 사랑스러울까
좋은 일만 있길 바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