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여성시대 sungcheol2
나 원래 술 마시면 과거 썰 푸는 거 좋아하는데
요즘 통 사람을 못만나고 그래서
혼술하고 갑자기 옛날 얘기가 하고 싶어졌어
그래서 그냥 친구들한테 얘기하듯이 편안하게 썰 풀어볼게!
혹시 물공포증 있는 여시들 있으면 안 읽는 걸 추천!!
정확히 몇 년 전인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코로나 전에 내가 한창 해외로 여행을
많이 다녔던 시기가 있었어.
그때 마침 유럽 쪽에서 유학을 (진짜 짧게) 하고 있어서
걍 기차타고 비행기 타고 저렴하게 다른 유럽 국가도
여행하면서 재밌게 지냈지.
그러다가 우연히 어떤 나라에 갔는데
거기의 어떤 도시에 바다가 참 예쁘다는 거야?
게다가 그 나라가 흑해랑 지중해를
다 볼 수 있는 곳이라서 약간 일생일대의 기회다? 이런 느낌이 들었어.
사실 당시에 나는 지리적 지식도 뭐 없었고
걍 친구들 따라 여기저기 다녔던 거라서
어디가 어느 바다고 이 도시 이름이 뭐고
그런 거엔 관심이 없었어…(아직도 이게 젤 후회됨)
내가 서울 출신이라서
진짜 뭐 어디 근교에 물가라고는
한강밖에 없고, 낭만도 없고…
바다 가본 적도 손에 꼽을 정도로
말 그대로 우물 안 개구리였엌ㅋㅋㅋ
그런 상황에서 해외에 첨 나가보니까
너무 자유롭고 재미있고…
캠핑이며 차박이며 심지어 노숙까지
(겁도 없이) 다 하면서 지냈었지…
근데 내가 아주 어렸을 띠부터
왜인지 모르게 무서워했던 게 딱 두 개 있거든?
그게 물가랑 (강, 호수, 저수지, 바다…. 전부)
그리고 풍력발전기야..ㅋㅋㅋㅋㅋ 웃기짘ㅋㅋㅋ
그래도 서울에는 그 두개 다
그렇게 흔하지가 않으니까
내가 그걸 그렇게까지 무서워한다는 걸
모르고 살았던 거야.
그런 상황에서 난 걍 모래사장만 걷는 줄 알았는데
같은 무리에 있던 외국인 친구들이 갑자기 막
비키니며 뭐 그런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바다로 막 뛰어들고…
자기는 원래 바다 근처에서 살았다고,
특히 지금 이렇게 예쁜 바다에 왔는데
수영 안 하면 후회할 거라고 나한테 그러더라고…
게다가 당시가 여름이기도 했고
차타고 돌아다니면서 바다란 바다는 다 가니까
나도 뭔가 좀 몸에 물 좀 적시고 싶더라고?
그렇게 한 일주일 정도 로드트립을 다니다보니까
어느새 내 손엔 비키니가 들려 있었어….
무슨 배짱으로 산 건진 아직도 모르겠엌ㅋㅋㅋ
걍 바닷가 근처 식자재 마트 갔는데
비키니를 넘 싸게 팔길래 하나 샀어.
애들이 다 “너도 수영 좀 해!!”하기도 하구…
막상 처음으로 들어가 본 바다는 너무 좋더라고.
부력이 있으니까 생각보다 무섭지도 않고
그 나라 특성인지는 모르겠는데
파도가 잔잔하게 치는 해변가가 많아서
그냥 저냥 애들이랑 어울리면서 물놀이도 하고 그랬지.
그러다보니까 어느새 내가 바다를 좀 안 무서워하게 된거야.
근데 그거 있잖아…
뭔가를 처음 시작해서 딱 자신감 붙었을 때가
제일 위험한 거….
다른 친구들은 지네 나라에서도 뭐 수영 배우고
이런 애들이었는데 난 정말 수영장도 뭐
케리비안 베이 이런 곳 밖에 안 가봤으니
헤엄치는 법도 제대로 몰랐지.
그러다가 하루는 서핑족들이 엄청 많이 간다는 바다에
애들이랑 같이 가게 됐어.
그 의미가 뭔지 나도 잘 몰랐는데
가보니까 알겠더라고.
파도가 진짜 미친 것처럼 쎄게 쳐…
약간 … 심해 공포증 짤 중에 파도 속에
겁나 긴 미역 있는 짤 있잖아?
난 그게 현실에서 가능한 건지 그때 첨 알았어….
그래도 애들은 뭐 다 들어가서 둥실둥실 떠 있고
나 혼자 백사장에 앉아있기도 좀 그렇고…
그래서 우선은 애들이랑 합류를 해야 되겠다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
해수욕장에 보면 부표로 넘어가지 말라고 표시해두잖아.
근데 바닷물 때문에 눈 따갑고 뭐
코에도 소금물 들어오고 그런 상황에서
눈을 뜨고 수영을 하질 못했어 내가…
그래서 막 정신없이 개헤엄을 치다 보니까…
저~~~~ 앞에 있어야 할 친구들이
저~~~~~~~~~~~ 뒤에 있는 거야..ㅋㅋㅋㅋㅋㅋㅋ
부표를 넘어서 온 거지..ㅋㅋㅋㅋㅋ
애들이 내 이름을 막 외치고 비명지르고 그러는데
난 수영하느라 하나도 못 들었던 거…
와… 진짜 그때 이미 난 숨도 너무 차고
발도 (당연히) 땅에 안 닿고
부표며 친구들이며 엄지 손가락 만하게 보이는 거리에서
눈물 밖에 안나더라고…
그래도 거기서 계속 떠 있을 수는 없으니까
어떻게든 헤엄을 쳐서 다시 애들이 있는 방향으로
가려고 애를 썼어.
근데 희안하게 올 때랑은 전혀 다르게
속도가 전혀 안 붙는 거 있지…?
알고 보니까 조류 방향 때문에
물이 다 안쪽으로 빠지고 있는 타이밍이라
내가 아무리 애를 써도 그 자리에서
몸부림을 칠 뿐 움직일 수가 없는 거였더라고.
막 발을 아래로 저어 가면서
억지로 물 위에 떠 있는데
자꾸 얼굴이 물 아래로 잠겨서
바닷물이 코며 입이며 다 들어오고…
귀에도 물이 고여서 소리도 안들리고…
왜 거기에는 구조요원도 없는지…ㅋㅋㅋㅋㅋ
걍 해변에 사람들이 다 모여서
날 구경만 하고 있는 거 있지...?
애들 말로는 내가 계속 막 허우적거리면서
그래도 파도를 타고 둥실둥실
자기네들 쪽으로 오는 것 같길래
괜찮은 줄 알았대..
°✶ 🎀 𝒮 𝐼𝐵𝒜𝐿 🎀 ✶° 난 죽어가고 있었는데…
그러다가 어느 순간 물 밑으로 내가 쑥 들어가더니
그 다음 5초 동안 나오지를 않더래..
그쯤 되니까 애들도 이제 좆됐다는 걸 깨달은 거야…
뭐 흔히들 죽기 전에 주마등이 스친다,, 이러잖아?
난 ㄹㅇ 아무런 주마등도 안 스쳤어…
걍… 걍 이렇게 죽으면 시발 내 시체는 어디로 가나
우리 가족은 내 장례식도 못 치루겠네 이럼서
눈물만 계속 났어…
그러다가 코에 물이 너무 많이 들어와서
켁켁 거리는 사이에 정신을 잃은 것 같아…
그리고 눈 딱 떴는데 뭍이었으면 얼마나 좋았겠어
눈을 떴는데 씨바 내가 어떤 사람 팔에
헤드락을 걸린 채로 물에 떠 있는 거야…
(그땐 당황했는데 이젠 알아.. 그게 구호 포지션인거…)
그래서 막 비명 지르면서 팔 긁고 난리를 쳤는데
알고 보니까 같이 놀던 친구 중 한 명이더라고
나 죽을까봐 걱정 돼서 거기까지 헤엄쳐 와가지고
방금 막 날 건졌는데 내가 갑자기 깨어나서 걔도 놀랐대…
웅… 뭔가 마무리 어떻게 지어야 할 지 모르겠는데
그 상태로 헤드락 걸려서 영겁 같은 세월동안
헤엄을 쳤어… 물론 헤엄은 걔가 쳤고
난 걍 뒤에서 둥둥 떠서 따라왔지만…
그리고 바닷물을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그 이후로 폐렴 걸렸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첨 쓰기 시작했을 땐 거창했는데
막상 마무리 지으려니까 별 거 없네…
무튼… 그 날 이후로 난 바닷가 근처에도 안가…
파도가 진짜 무서운 거더라…
나 그 전까진 몰랐어…
방금 전까지 여기 있었는데
파도 함 치면 저어어어엉어어기 가있드만….
무튼,,, 이제 곧 여름이니
여시들도 바다 조심 물 조심 해...!!!
이건 그때 그 바다 사진....
여시들 보여주려고 갤러리에서 뒤져왔어..
첫댓글 나도 물 좋아하는데 바닥 안닿는 곳 이상은 못 감 ㅜ 한 번 밀물때 진짜.. 금방까지 발 닿앗는데 물때 한 번 들어오더니 바닥이 한 참 안닿는거야.. 나 진짜 죽는줄 알앗어. 죽는구나햇어 ㅠ그 뒤로 바다 바닥 안닿음못들어가
바다 진짜 무섭지.. 나는 수영 정말 좋아하고 수영장 오래 다녔었는데 진짜 당연한 얘기인지는 몰라도 수영장이랑 바다랑은 아예 별개더라 ㅋㅋㅋ 수영장에서 수영 잘한다고 바다에서 잘하는 거 x... 바다는 그냥 인간이 이길 수 없는 듯
씨이이이발ㅠㅠㅠㅠㅠㅠㅠ홍샤 나 왜 눈물나는지ㅠㅠㅠ무사해서 진짜 다행이다 진짜로...ㅠㅠㅠㅠ물먹으면서 앞도보기힘들고 체력도 떨어져갔을텐데 물론 소리도못듣고ㅠㅠㅠㅠㅠ얼마나 얼마나 무서웠고 괴로웠을지ㅠㅠㅠㅠㅠㅠ진짜 무사해서 다행이야....몰입해서 봤어....바다가 진짜무서운것같아 많이들 사고나는것같고..ㅜㅜ나도 물에빠진적이있어서 물놀이 안가...바다가도 무릎위로는 안들어가고ㅜㅜㅜ정말 살아있어서다행이다 그친구 생명의은인이네...정말 감사하다 진짜 복받으실분이셔..ㅠㅠ목숨걸고 와주신친구분 로또1등되시길ㅠㅠ
나도 바다에서 진짜 어이없게 갈뻔한적 있엇는데 허리까지 물이 오는 정도에서 사람들이랑 막 잇고 아빠랑 물놀이 하면서 노는데 뒤로 자빠졌거든? 근디 시발 뒤로 자빠졌는데 내가 당황해서 발로 땅을 막 밟으려고 애쓰는데 물 부력때문인가 몸이 안세워지고 자꾸 뒤로 기우뚱한 상태? 에서 발로 땅을 차니까 자꾸 뒤로만 가는거야;; 숨은 못쉬겟고 눈도 못뜨겟는데 미치겟던데...그러다가 아빠가 딱 잡으면서 뭐하냐고 그랫는데 그이후로는 그냥 물엔 안들어가...
살아서 정말 정말 다행이야,,
나도 바다는 오리발없으면 안들어가
수영장하고는 차원이달라 무서워
바다수영은 진짜 진짜 진짜 위험해! 나 5살때부터 수영 취미로 배워서 민물에서는 수영 잘 하는 편인데 바다는 발 안 닿는 곳으로 절대 안 감.
물에 빠지면 진짜..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그 상황이 너무 무섭지 ㅜㅜ 고생했어 진짜
무서워ㅜㅠㅠㅠㅠ
글만 봐도 미역짤 생각나면서 무섭다…… 다리가 막 간질간질해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ㅇㄱㄹㅇ인게 바다에 빠진 사람들 구조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었나? 거기서 봤는데 '진짜' 위험한 상태인 사람들은 막 소리 지르거나 팔 허우적거리거나 그렇게 못한대 ㅋㅋ 오히려 완전 차분해 보인대... 왜냐면 살기 위해서 숨 쉬는 거에만 집중하기도 벅차니까 그럴 여유가 없어서 ㄷㄷ
다행이다 댓글에 여시들 모두 다행이야
진짜 큰일날뻔했다...별탈 없어 다행이야. 목숨 구해준 고마운 친구네 ㅠㅠ
서핑할 수 있는 바다가 진짜 위험한거 같아 파도가 커서.. 나도 발리에서 해변에서 수영하다가 파도 치고 밀릴 때 뒤로 확 밀려서 발 안 닿아서 진짜 죽는 줄 알았어... 지나가는 아저씨가 구해줌 모래로 나와서 물 토하고 3시간 동안 기운 못 차림..
어무 다행이야ㅠㅠㅠㅠㅠㅠㅠ다행이다ㅠㅠㅠ
헉스 ㅜㅜ 친구가 수영 잘했나보다 다행이다 무서워...
바다수영하는게 내 꿈이었는데 살며시 접게된다...
아시발 존나무섭다
나 바다공포증인건가? 글읽으면서 부표 저 멀리에 구명조끼도없이 떠있다 생각하면 난 이미 죽었을거같아 존나무서워
죽음이 무서운게 아니라 바다에 그렇게 떠있는게 너무무서운느낌..아니 난 구명조끼나 튜브있었어도 존나울엇을듯 개무서워
그래도 여시 너무다행이야...ㅠㅠㅠㅠㅠㅠ
나도 초딩때 썰물에 딸려들어가서 부표밖으로 나간 적 있었는데.... 튜브만 하나 있었는데 바위인지 뭔지에 찢고가지고 구멍나서 바람새고 있었음.. 한손으로 구멍 막고 한손으로 앞으로 나가려는데 계속 계속 떠내려가더라 20년 넘게 지났는데도 아직도 물 무서워해 바다는 커녕 수영장도 계곡도 못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