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데스거리지 않고 진지하게 좀 써보자면,
일단 실장석이 먹는 사료의 퀄리티는 중요하지 않음. 다 썩어가는 음식물 쓰레기를 집어먹어도 멀쩡한게 실장석이라는 설정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음.
노동용으로 부리자는 실장석에게 보다 나은 음식을 보급한다는 것은, 실장푸드 같은 (비교적) 고급식량을 배급하는 식량에 섞자는 것이라기보다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을 늘리는 방향이라고 볼 수 있음. 애초에 내가 생각한 것도 그거였고, 처음 관련 글을 쓰면서 본문에 언급하기도 했었음.
후타바 해산물의 경우 멀건 음식물 쓰레기국에 음식물 쓰레기 건더기가 조금 섞여있는 정도로 묘사되었음.
그리고 실장석들은 그것을 먹으면서 서서히 말라비틀어져서 결국 생존을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함.
성과에 따라서 식량을 차등배급한다는 소리는 없었으니, 마지막편에서 바싹 말라서 죽어가던 자실장이 다른 실장석과 비슷하게 먹었다고 가정해볼 때, 그 자실장 뿐만 아니라 다른 실장석들도 기아상태에 직면해있다고 볼 수 있음.
이런 상황에서 실장석에게 배급하는 음식물 쓰레기에서 건더기의 양을 좀 늘리기만 하면 큰 문제는 없음.
게다가 어차피 다 썩어가는 음식물 쓰레기니, 많이 먹는다고 해봐야 '올리기'에 해당되지는 않음.
먹는 퀄리티는 똑같은데 양만 늘어나는 거니까.
만약에 그러고도 더 나은 대접을 요구하면서 땡깡부리는 놈들은 즉결처분될테니 억제하는 효과도 날테고.
즉, '실장푸드 좀 섞으면 되지 않느냐'라든지, '별사탕이라도 좀 주는쪽이 낫지 않느냐'는 등의 내용은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똑같은 음식물 쓰레기를 먹이면서 생존에 문제가 없을 정도의 양분을 섭취할 수 있는 정도로만 만드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생산성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
이래도 제가 애호파입니까
그리고 비용상승건에 대해서.
현재 일반적으로 운영되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는, 종량제 봉투를 업체에서 판매하고 그 수익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드는 비용을 충당하고 있음.
거기에 뭐 정부지원도 받거나 할 수 있을테지만 자세한건 잘 모르겠고.
그리고 그렇게 수거한 음식물 쓰레기는 어딘가에 매립하거나 비료로 재활용하는 등 별도의 처리과정을 거쳐야함.
음식물 종량제 봉투 가격에 음식물 쓰레기 수거와 처리에 소모되는 비용이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될 듯.
여튼 음식물 쓰레기는 환경을 오염시키는데다 수분도 많고 해서 처치곤란한 쓰레기에 해당됨.
그래서 이걸 수거해서 처리하는 것이 곧 돈이 되는 사업임.
이미 이 카페에서도 실장석을 이용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산업은 몇 번 다루어진 소재이기도 하지.
후타바 해산물 같은 '노동실장을 부리는데 노하우가 있는 곳'이라면, 인근 지역에서 음식물 쓰레기 처리업을 병행하면서, 수거한 음식물 쓰레기를 실장석에게 배급하는 방식을 사용하는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고, 무리한 설정도 아님.
공짜로 음식물을 수거하는 것도 아니고, 음식물 수거에 소요되는 비용은 수거비를 받는 것으로 충당할 수 있음.
그리고 매립하거나 비료로 가공하는데 드는 비용이 별도로 들지도 않음. 실장석이 다 처먹을테니까.
즉, 더 많은 음식물 쓰레기를 노동용 실장석에게 배급하는 것은 비용상승도 없을 뿐더러, 실장석이 기아상태에서 일하다 사고치고 죽거나 상품을 훼손하는 사태도 방지할 수 있으며, 어차피 먹이의 퀄리티는 똑같이 밑바닥이기 때문에 '올리기'도 아니라는 얘기임.
아마 별사탕이 어쩌고 하는 얘기는 후타바 해산물에서 운영하는 실장석용 매점에서 별사탕 같은 사치품을 바가지 씌워서 팔아먹는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나온 것 같은데, 이건 별개의 사안임.
'올렸다가 떨어뜨리기'는 전통적이고 효과적인 '학대'의 방법으로 사용됨.
노동용 실장석이 뼈빠지게 일하면서 겨우 모은 돈으로 별사탕을 사려고 하지만, 기껏해야 마리당 하나 정도밖에 살 수가 없었더라....하는 것 역시 '올렸다 떨어뜨리기'를 위한 학대인거지.
학대물의 입장에서는 적절한 선택이다. 이건 맞음.
하지만 노동용 실장석을 굳이 학대한다? 개연성이 없음.
그럴바에야 그냥 애초에 봉급이나 매점 등의 시스템을 운영하지 않는게 나음.
후타바 해산물 5화에서 보면 실장석에게 월급 지급하는 방법에 대해 여러가지 시도를 했지만 신통치 않아서 바코드를 이용한 방법을 사용한다고 명시했음.
즉, 월급을 이용해 사치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운영하는데 '추가비용'이 발생한다는 소리임.
그리고 마찬가지로 5화 첫머리에서 월급지급과 매점운영이 '실장석의 사기진작을 위한 여러가지 혜택'이라고 명시해놓음.
즉, 후타바 해산물에서 사치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실장석의 장기생존을 위해 도입한 복지혜택이라는 소리임.
하지만 그 결과는? 앞에서 말했듯이 '올렸다 떨어뜨리기'라는 학대가 됨.
먹이의 퀄리티가 올라간다, 그러니까 '한 번이라도 별사탕을 주면 입맛이 올라가 계속해서 고급식량을 요구한다'는 것이 문제라고 하더라도, 먹이 이외의 사치품을 제공하면 그만임.
아니, 사치품이 아니라 생필품 정도라도 무난함.
후타바 해산물에서 실장석에게 기본적으로 지급하는건 주거용 골판지 상자와, 매번 일괄적으로 신문지 두 장을 지급하는게 전부임.
이 상황에서 실장석용 매점에서, 작중에서 실장석 일가가 구입한 '조잡한 싸구려 모포' 같은 것을 적당한 가격에 판매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실제로 실장석 일가는 조잡한 싸구려 모포를 구입함으로서 삶의 질이 대폭 올라감. 만약에 이게 차후 실장석 노동력 저하로 이어진다면, 애초에 그걸 판매해서는 안되겠지?
그러니 싸구려 모포 처럼 삶의 질을 약간 올려주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후타바 해산물측에서 판단했다는 소리고, 이건 작가가 언급한 '복지정책'에도 해당된다고 볼 수 있음.
결국 후타바 해산물은 '실장석을 길게 끌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그러기 위해서 '복지정책'을 운영하며, 거기에 '추가비용'을 소모하고 있는 상황임.
그런데 그 결과는 결국 올렸다가 떨어뜨리기.
그럴거면 회사입장에선 아예 비용절감에만 주력해서 복지정책이 없는게 나을 수도 있음.
첫댓글 내가 신경 쓰였던 부분이 바로 이런 거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