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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건으로 측정이라도 해야 하나.
축구계 최고의 스프린터를 꼽는 이번 주제의 적임자는 로벤이다. 로벤의 스피드는 이미 수치적으로 검증받았다. 100m를 10초대에 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던 로벤은 지난 1월 레알 마드리드가 실시한 피지컬 트레이닝 주력 테스트에서 다시 한 번 100m를 10.9초에 달리며 축구계 최강의 스프린터임을 증명했다.
차 순위인 드렌테와 페페를 훌쩍 앞섰다. 100m 세계최고 기록 보유자인 우사인 볼트의 9.69초와 견주는 것이 지나치지 않을 엄청난 스피드다. 1979년 서말구가 세운 한국 최고 기록인 10초34와 차이가 크지 않다. 물론 축구 선수에게 필요한 스피드는 100m가 아닌 2,30m 단거리 민첩함이다. 또 나 홀로 주력을 넘어 공을 드리블 하면서 달리는 속도감이 중요하다. 로벤은 이 부분에서도 팀 내 1위를 고수했다.
로벤에게선 마크 오베르마스의 체취가 묻어난다. 네덜란드 출신의 오베르마스는 축구 역사상 최강의 스프린터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98월드컵에서 한국에 뼈아픈 패배를 안겼던 오베르마스는 아약스, 아스날, 바르셀로나 등에서 활약했다. 좌우 측면을 오가며 번쩍이는 스피드 돌파를 시도했던 오베르마스의 잔상은 로벤의 모습과 많이도 닮아 있다.
일순간 가속도를 붙이는, 직선형태의 드리블을 즐긴다. 속도도 속도지만 교묘하게 밟는 스텝과 탁월한 왼발 드리블링에 수비수들이 무너지곤 한다. 수비수가 로벤의 스피드 돌파를 막기 위해 전진하면 또 제치고 돌아가는 통에 이래저래 막기 쉽지 않다. 스피드와 개인기를 겸비하고 있어 로벤의 돌파는 위험하기까지 하다. |
자주 듣는 질문 중에 이런 게 있다. "100m 기록이 가장 빠른 축구 선수는 누군가효?" 흐음, 100m 기록이라…
몇 년 전, '아우토반' 차두리 선수에게 100m 기록을 물어본 적이 있다. '몇 초쯤 나올까' 기대하며 묻던 내게 돌아온 답은 뜻밖에도 '모른다'였다. 그 때까지 단 한 번도 100m 기록을 재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모든 선수가 100m 기록을 측정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이 기록을 재는 게 축구 선수들의 필수 사항은 아니라는 얘기였다.
하기사, 따지고 보면 축구장에서 100m, 아니 하다 못해 50m라도 전력질주하는 장면은 찾아보기 어려운 게 사실 아닌가. 따라서, 축구에 필요한 스피드는 1) 100m보다 훨씬 짧은 거리에서 얼마나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여주느냐 2) 공을 가진 상황에서도 빠른 스피드를 발휘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귀결된다.
오늘 이 부문 '최고'로 소개할 시오 월콧 역시 100m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 것 같다. 월콧은 2년 여 전 <포포투> 영국판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아스널 동료였던) 앙리와 당신 중 누가 더 빠른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앙리와 100m 경주를 한 적이 있는데 앙리가 저보다 많이 앞서서 골인했어요. 하지만 5초 동안 40m를 주파해야 하는 훈련에서는 제가 늘 (앙리는 물론) 팀 내에서 가장 빠른 기록을 냈지요."
영국 언론이 월콧에게 붙여준 'Jet-heeled'라는 별명은 '발 뒤꿈치에 제트 엔진이 달린 선수'라는 그 뜻답게 공을 몰고 상대 진영을 헤집는 월콧의 스피드가 가공할만한 수준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일종의 공인인증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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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을 세 번 놀라게 했다. 박지성과 로벤은 아인트호벤 동료였다. 히딩크 감독이 아인트호벤을 이끌던 시절 팀원으로 함께 활약했다. 박지성이 2003년 아인트호벤에 입단해 로벤을 보고는 세 번 놀랐다고 했다. 너무 빨라 놀랐고, 너무 잘해 놀랐고, 알고 보니 자신보다 세 살 어려 놀랐다고 했다. 기량과 외모만 보고는 연상인줄 알았다고.
로벤의 아인트호벤 시절 활약은 실로 대단했다. 또 한 명의 스프린터인 데니스 롬메달과 함께 측면의 절대강자로 군림하며 아인트호벤의 절정을 과시했다. 아인트호벤 이적 첫 해 신인상인 요한 크루이프상을 받기도 했던 로벤은 리그와 슈퍼컵 우승 타이틀을 팀에 안기며 2004년 첼시입성에 성공했다. 당시 맨유가 로벤의 영입에 무척이나 공을 들였는데 만약 로벤이 올드 트래포드에 입성했다면 박지성과 또 다시 한 팀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을는지 모른다.
유로2004의 로벤 기억을 빼놓을 수가 없다. 아드보카트 감독에게는 아픈 기억일 것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로벤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체코전 후반 그를 벤치로 불러들였고 결과적으로 네덜란드는 역전패를 당했다. 대회 이후 아드보카트 감독 해임의 배경 중 하나였다. 유로2004의 기억이 남다른 것은 그 해 로벤이 고환암을 앓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딛고 일어선 로벤이었기에 향하는 시선이 더했다.
첼시와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하며 팀 컬러의 상징 혹은 에이스로 칭송받기도 했다. 특히 올 1월 레알 마드리드 반격의 선봉이었다. 하지만 로벤은 연이은 부상과 경기력의 기복, 독단적인 플레이 등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기도 했다.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가 새로운 회장 등장 등 안팎의 변화 요구로 큰 폭의 개혁이 불가피, 로벤의 미래를 둘러싼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
'영원한 유망주'에 머물 것 같던 월콧에게 다시 한 번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예선 크로아티아 원정 경기.
이 날 월콧은 탁월한 스피드를 바탕으로 해트트릭을 달성한다. 특히, 자신의 세 번째 골 장면에서 월콧은 수비수 바깥 외곽에 빠져 있다가 공이 투입되는 순간 공간을 질주해 들어와 쉬운 득점 상황을 만들어냈다. 수비수 입장에서는 마냥 붙어 있기도, 그렇다고 공간을 미리 차지하고 있기도 쉽지 않은 장면.
월콧의 스피드는 골이 아닌 어시스트 상황에도 빛을 발한다. 가장 빛났던 순간은 2007/2008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전. 리버풀 원정 경기로 치러진 이 시합에서 월콧은 경기 종료 5분 전, 아크 서클 부근에서 수비수가 내준 볼을 이어 받아 질주를 시작했다.
이후 속도를 완급 조절하며 상대 진영으로 침투한 월콧의 스피드는 놀라웠고 상대 수비수들이 견제할 거리도 허락하지 않은 채 공을 몰고 무려 75미터 가량을 전진한 뒤 문전에 있던 아데바요르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이후 5분 동안 추가골을 두 골 터뜨린 리버풀이 결국 아스널을 꺾고 극적으로 4강에 합류하기는 했지만 이 날 월콧의 스피드는 경기장 안의 모든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월콧은 아직 마무리와 패스 연결에 허점이 많은 선수다. 하지만, 전성기 티에리 앙리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탁월한 스피드는 월콧이 그 누구와 비교해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탁월한 강점이다.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
첫댓글 당연히 로벤이지 지금은-ㅅ- 메시급이던대 ㅎㄷㄷ
당연히는 아닌듯
종합적 실력이라면 로벤이 우위겠지만 주제가 스피드이니....
주제가 스피드라...ㅠㅠ 한때는 오웬, 마르틴스 등도 스피드 하면 항상 이름을 올리던 때가 있었는데 ㅋㅋ
오베르마스
월콧의 순간속도는 정말 ㅎㄷㄷ....
박지성이 2003년 아인트호벤에 입단해 로벤을 보고는 세 번 놀랐다고 했다. 너무 빨라 놀랐고, 너무 잘해 놀랐고, 알고 보니 자신보다 세 살 어려 놀랐다고 했다. 기량과 외모만 보고는 연상인줄 알았다고.<-들었던 이야긴데 지금도 웃기네..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꺼는 그나마 좀 괜찮네요. 월콧이 스피드 하나는 제대로 먹어주죠. 문제는 스피드 하나만 제대로 먹어준다는거...
예전에 서형욱해설이 자신의 생각으로 스피드만 보면 epl에서는 레논이 가장 빠르지 않을까 합니다 라고했었는데 ㅡㅡ;;
그러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피드라면 월콧이지만 나머지는 ㄷㄷㄷ
월콧은 레논이랑 붙여야지
월콧이랑 레넌이랑 붙여야하지않나
스피드라면 월콧이지만 우리 로벤옹은 다른걸 다 잘하니..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