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시댁에 갔었어요~
식구들끼리 밥이나 먹자 해서 형님네, 아주버님네 이렇게 다 모였거든요...
명절 아니면 이렇게 모이기 참 드문데~ 어제는 다 모였어요..
횟집에 가서 저녁을 먹는데 아버님이 식구들 혈액형을 묻더라구요~
그러다가 아버님 말씀이
"O형이라서 화통한가보다 하하하"
이러는거예요~
무슨 저희 신랑 절대로 화통하지 못하거든요. 시댁네 식구 전부 소심덩어리예요..
소심해서 제가 마트에서 억울한일 당해도 참아라, 맞고들어와도 보상만 받아라 할 사람인데 말이예요
그래서 제가
"누가요?? 이 사람이요?? 아버님~ 여기에 화통한 사람 아무도 없어요~!! 누가 화통하다고 그러세요!! 하하하하 이 자리에 화통한 사람 아무도! 없어요~~"
이랬어요
ㅡㅡ;;
이제는 천사표가 되진 않겠다고 제가 시댁에 출발하기 전부터 신랑한테 경고 했었거든요 ㅋ
그랬더니 분위기 조용해 지대요~~
그리고 다음달 아버님 환갑에 식구들 가족사진을 찍기로 했거든요.
그래서 제가 형님한테 "아주버님(시누 신랑)도 오실테죠?"
했더니 시누가 "여름 휴가랑 안맞으면 오기 힘들어~ 안될듯 한데~"
그러는거예요. 어제도 안오셨어요.
그랬더니 아버님이 그런게 어딨냐고 와야지! 그러대요~?
그래서 제가 한술 더 떠서 "당연히 오시겠죠~~ 자주 모이는것도 아니고 일년에 몇번 얼굴 본다고..... 당연히 오실거예요~ 사진에 한명 덜렁 빠지면 보기 좋나요~? 오셔야죠"
이랬습니다
그랬더니 형님 입 딱! 다물대요....
아무 말도 안해요...
속으로 흐믓~~ ^^;;
엄마가 봉투에 5만원 넣어주면서 시엄니 용돈겸 갖다드리래서 이블로 형님,아주버님 앞에서 봉투 두개로 하나는 엄마가 주는거구요~ 하나는 저희가 담았어요 하면서 당당하게 드리구요....
아!!
아주버님네 딸이 초등생 1학년인데 학교도 안가고 여기 왔거든요~
아이가 조금한 손톱만한 장난감 가지고 놀다가 동네 하수구에 던졌어요~
그러면서 아이가 징징 대면서 찾아 달라네요?
저는 딱 잘라서 못찾는다! 어떻게 하수구에 들어가서 찾아내냐! 안된다! 했어요
그랬더니 아이가 더 징징 대면서 찾아달라네요?
울 신랑 갑자기 내려가서 찾으려는거예요!
시골에 모기가 오죽 많나요?
장난감이 숲에 가려서 보이지도 않고, 그 하수구쪽으로 내려가서 어떻게 찾겠다고?
그 장난감 백원주고 뽑으면 나오는 이상한 손톱만한 장난감 찾아주겠다고 하수구로 내려간다네요?
그래서 제가 내려가지 말라고, 아이가 버렸는데 왜 그걸 찾아주냐고, 그런데 휘말리지 말라고, 하수구에 모기가 오죽 많냐고, 다 뜩기지 말고 올라오라고, 왜 쓸데없는 짓을 하려고 하냐고 그랬어요
이블로 시누랑 아주버님 앞에서요...
아주버님도 내려가지말라고 그러대요...
그리고 참외를 금방 따서 3살 된 아이가 들고댕기대요?
그거 밭에서 딴지 5분도 안된거고 씻지도 않아 안깨끗하거든요~~
근데 아이가 가슴에 안고 다니는거예요~
그래서 제가 시누한테 "아휴! 저거 농약 덩어린데..... 뺏지..." 그랬더니 아이가 휘쭉휘쭉 울듯 지 엄마한테 안기대요...
그리고 논에서 아주버님, 시누가 무거운거 양손에 들고 내려오시더라구요~
근데도 전 아무것도 안받아주고 그냥 내려 왔어요...
좀 못됐다 싶지만, 굳이 오바를 하면서 "제가 들어드릴께요~" 하는 착한 동서,재수씨 되긴 싫거든요...
그리고 8살된 아이가 막 까불면 예전에는 짜증나도 같이 놀아줬는데 이제는
"숙모는 애들이 이렇게 설쳐대는거 싫어하거든? 가만히 좀 있어라~ 숙모 너무 힘들거든?"
이랬어요...
그래도 조카는 저 무지 좋아해요.. 그래서 말 들어요...
예전에는 애들이 아무리 식당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도 가만 냅뒀는데 어제는 가만히 좀 있으라고 분답다고 했어요...
착한 며느리, 착한 재수씨, 착한 동서도 좋지만 이젠 그렇게 천사표가 되긴 싫어요.
또 아버님한테 "농사 다 짓고 시원해지면 어머님이랑 여행도 다니고 하셔요~ 저희 엄마 아빠도 종종 두분이서 여행 다니시는데 참 보기 좋아요~ 작년에는 일본도 다녀오셨어요~"
그랬더니 아버님 말씀
"니들이 보내줘야지"
헐~~~
기가 멍 막히대요...
그래서 제가 "저희 엄마 아빠는 본인이 준비하셔서 가셨어요~ 노후를 즐기시려구요~"
이랬습니다.
글 읽으시는 님들은 무작정 철없는 며느리,동서,재수씨 라고 할지 몰라도
제 주위에 전후내막을 아는 사람들은 저더러 너무 참지 말고 앞으로 어제처럼 할말 다 해라고 해요..
저 참 많이 참았거든요..
시누 점때 울 신랑한테 "너는 기술이나 배워라, 장모님이 장사밑천 다 준비하실테니 일이나 배워라" 부터 시작해서 (지금 우리오빠한테 기술 배우고 있어요)
"외숙모는 덩치에 맞게 부채도 큰거 들고 댕기네~"
"니 처가 밥을 안줘서 저녁은 나가서 먹자"(이날 갑자기 들여닥쳐서 저녁은 사먹고, 아침은 대접했어요)
또 제가 아이를 좋아해서 옷이라도 한벌 사서 보내면 "잘받았어~ 근데 색깔이......"
저 시댁은 미워도 애들은 좋아하거든요. 애들도 절 잘따라요..
그래서 애들은 미워하지 않아서, 옷이나 학용품 엄청 사서 보내거든요.
그럼 시누 꼭 토를 달았어요.
저 어제 하루전만 해도 시댁 식구들이 한마디 하면 무조건 네네 천사표처럼 웃었는데
어제는 안그랬어요.. 평소에 친정에서 까탈스러운 딸 처럼 당당하게 할말 다 했어요..
아이들은 미워할수 없어서 올해 입학한 아이한테 1학년 교육과정에서 필요한 학용품도 사서 보냈어요..
책가방, 신발, 옷, 속옷, 크레파스, 물감, 연필, 지우개, 필통, 스채치북, 공책 1년치, 색연필등등 1학년에 필요한 교재품 다 준비해줬어요..
아이가 엄마가 없거든요...
그래서 제가 작은엄마니까 엄마처럼 다 준비해줘요..
아이는 순수하니까 미워할수 없잖아요..
전 며느리,작은엄마, 올캐의 도리만 다할테지, 천사표가 되긴 싫으네요..
아휴...
근데 왜캐 찜찜한지.....
어제 하루 못된 며느리 되었더니 누가 내 욕 하나봐요..ㅋ
카페 게시글
♣ 수다방
잡담
어제 시댁에 다녀왔어요~
초보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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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55
06.06.20 11:4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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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게 스타트랍니다...그런데 맘은 별로 안편하지요...그냥 쌓인 것이 많으면 글케 조금씩 푸는 것이지요
ㅋㅋ 청개구리 같아요.ㅎㅎ 수위조절잘하셔서 나중에 더큰 스트레스없이 잘~즐기시기를 바래요. 또 요즘은 초등 학용품도 간단하답니다. 공책 많이써야 일년에 두세권 써요. 학교 재정에따라 다르겠지만 가위 풀 스케치북같은경우는 거의 학교에 비치해두고요. 엄마가 안계시는아이라 세심한 배려가 많은 도움이 돼셨겠지만 때론 우리네가 좋아하는 현금이 젤일때도 있으니까요..ㅎㅎ암튼 환경이 천사날개에 흠집낸거같아 약간 그렇긴하지만 어찌하겠어요 주변인에게 천사되자고 내속 시커매지면 누가 청소해줘요. 같이숨쉬고 같이 웃고 살아야지... 너무 큰 폭탄은 함부로 터트리지마시고 여행건처럼 잘못해서 혹부치지않게 조심하세요.ㅎㅎ
신민경님의 쌓인게 많으면 그렇게 조금씩 푼다는게 정답인것 같아요~ ^^; 하하호호 웃으니까 절 너무 만만하게 보거든요~ 나이도 한참 어리지, 항상 웃기만 하지 하니깐 늘 싫은소리 들어야만 했거든요.. 엄마집에서는 막 승질 부리고, 짜증 내도 시댁에만 가면 24살 요조숙녀처럼 호호호 이랬어요... 이젠 안그럴거예요... 시댁에서 저한테 잘했으면 이렇게 독해지진 않았어요... 이제 담달 아버님 환갑때 절정을 보여주겠습니당ㅋ
예방주사도 넘 자주맞으면 아마 면역력이 없어질껄요. 적재적소에 필요할때 놓으셔야지... 그래야 뜨끔하고 한번더 생각하겠지요. 시도때도없이 태클걸면 역효과날수도.. 기왕 맘먹은거 소소한건 그냥 넘겨주시고 이건 아니다 싶을때 큰걸로 확실하게 해야지요. 짜증도 너무 잦아지면 옆에서 더 짜증나고 왜? 그러느냐보다 쟤는 왜저러니?로 받아들이기가 쉽거든요. 그 절정이 님을위한 절정이시길... 괜히 안하니만 못하면 뒷감당이 더 어려울수도.....
절정?? 헉!! 겁나는데요.. ^^
무조건 참는것만은 능사가 아니죠. 하지만 구지 꼭 반대의 말을 하면서 거스르는건 좀....왠지 찜찜한 느낌이 드는거지요. 좀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하셔요. 무조건 토를 달리지 마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