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연습을 했어
여름이 올 때마다 너를 사랑하고 싶어 파랑이 가득한 세상은 아무래도 낭만적이겠지 우리는 그렇게 영원의 발음을 외웠다 여름 속에서 낭만을 찾다가 새벽을 같이 보낸 적도 있었는데
낭만 연습은 쉽지 않아 여름이 오면 보러 갈래?
/낭만적 여름, 정
나는 유찬의 가슴 언저리 위로 손을 가져다 대고는 동그란 공이라도 잡은 듯 손을 감싸쥐었다. 그리고 그게 사과라도 된다는 듯 한 입 베어 먹는 시늉을 했다.
“뭐 하는 거야?”
“보면 몰라? 방금 내가 네 여름 먹었잖아.”
“뭐?”
“네 가슴에서 자꾸만 널 괴롭히는 그 못되고 뜨거운 여름을 내가 콱 먹었다고. 이제 안 뜨거울 거야. 괴롭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을 거야. 두고 봐.”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이꽃님
나는 너의 어느 쪽을 밀어도 만지고 싶은 미래
기억은 자기를 알아보는 누군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린대
하지만 천국에도 지옥에도 그런 에피소드는 없었지
블러드 문이 뜬
바닷가
바닷가
천국이 지나간 자리
언니의 남자들은 언니 마음이 투사된 그림이야
키코, 그를 잠깐 사람으로 왔던 신이 쓴 글이라고 생각해
/여름 키코, 주하림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나의 여름이 모든 색을 잃고
흑백이 되어도 좋습니다
내가 세상의 꽃들과 들풀,
숲의 색을 모두 훔쳐올테니
전부 그대의 것 하십시오
그러니 그대는 나의 여름이 되세요
/도둑이 든 여름, 서덕준
내가 너 참 많이 좋아했어.
네가 빗소릴를 좋아하길래 침대 안쪽에 너를 재우고, 창문을 살짝 열고 방충망을 뚫고 오는 빗물을 맞으며 네게 손차양을 쳐줄 정도로.
더위를 많이 타서 오래된 선풍기를 틀고, 창을 반쯤 열고, 커튼 끝자락이 얼굴을 스쳐도 간지러운 거 다 참을 정도로.
전날 밤 내가 꾼 꿈의 주연이 너여서, 빗방울 하나도 너같이 사랑스럽다 일컬을 정도로.
/당신이 빛이라면, 백가희
우리의 여름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할래?
너는 가끔 여름에 대해 생각했다 푹 찌는 날씨가 우리를 껴안아더랬지 그렇게 다정한 하루였었는지도 모르고 떨쳐내기의 반복이었는데 말이야 사랑하는 것들이 모두 사라질 때마다 낙원에서 떨어지는 기분이었어 꿈을 꿀 때마다 너는 여름의 안녕을 빌었다 더는 꼬리처럼 달린 여름을 없애야 할 것 같다고 느껴서
/여름종말론, 정
여름은 적당한 것을 넘기지 못하고 기어코 끓게 만든다.
나는 여름이 정말이지 너무 좋았다.
/피리 부는 여자들, 서한나
당신이 아니고서는 아닐 수 없는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대꾸하듯 나는 잔광처럼 남아 한들한들 흔들리고 있는 검은 양산을 생각해본다 죽이고 싶다와 죽고 싶다 사이 여름 팔월은 얼마나 많은 사랑이 넘쳐날 것인가 내려놓은 사연 뒤편에서 나는 그렇게 되어버리고 있다
/여름 팔월, 유희경
첫댓글 여름이랑 작별인사 ~.~
고마워
좋드아
좋다아아 여름이다
우왕..넘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