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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누가 농사를 짓는가? | ||||
미래없는 옥천군 농정, 귀농지원·농업교육 시스템 등 없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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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꿈을 가진 아이들은 없다 45명 중 장래 희망으로 농부를 써 낸 아이는 한 명도 없었다. 그나마 위로로 삼는 것은 45명의 학생 중 6명이 ‘미래에 농사를 지을 수도 있다’는 답변을 한 것이 전부였다. 45명의 학생 중에 29명의 학부모가 농사를 지었고, 농사짓는 학무모의 학생 29명 중 단지 4명만이 ‘부모의 농사를 이어받을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곶감과 고추, 인삼 등이 유명한 청산에서 가장 유명한 농산물을 학생들에게 물었더니 45명 중 △포도 26명 △인삼 8명 △곶감 2명 △고추 1명 △모름 5명이었다.
45명의 학생들에게 농사에 대해 연상되는 것을 물었더니 절반이 넘는 27명의 학생이 ‘농사일은 힘들다’고 썼다. 몇몇 학생은 ‘돈을 많이 못 벌 것 같다. 그래서 농사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고 답했고, 한 학생은 ‘미래에는 농사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힘들지만, 재미있고 보람이 있을 것 같다’라고 쓴 학생은 6명에 불과했다. ◆농업교육의 부재 반면, 청주 경산초등학교(교장 손정환)는 충북농협의 ‘꿈사랑, 벼사랑 체험농장’ 사업을 8년째 지원 받아 매년 학교 안에서 모내기부터 수확까지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면서 수확이 끝난 가을에는 학생들이 직접 재배한 쌀로 떡메를 직접 쳐 인절미도 만들고, 밥도 해먹는 등 한바탕 잔치를 연다. 또, 벼 재배를 하면서 관찰일기를 꾸준히 써 한 학생은 농림부 장관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도시 학교 학생들은 농업을 교육으로 제대로 승화시켜 가르치고 있는 반면에 농촌 학교에서는 좋은 지역적 여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아이들에게 농사의 교육적인 측면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귀농사모 카페 운영자인 정성근씨는 “교사들이 일단 농업에 대해 잘 알고, 그렇지 못하다면 지역과 연계해 같이 교육하는 방식을 택해야 농업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기술센터 이덕래 소장은 “아이들에게 농심을 가르쳐주는 것은 무엇보다 소중한 만큼 지적을 받아들여 친환경 농업 및 농심을 가르쳐 주는 것에 대해 학교와 지역 친환경농업인과 같이 논의해서 시범적인 모델을 만들어보겠다”고 말했다. ◆귀농지원체계의 부재 전국귀농운동본부(http://refarm.org) 박용범 간사는 “서울, 경남, 전주, 광주, 부산 등 5개 지역 귀농학교에서 매년 5∼600명의 수료생들이 나오고, 현재 본부 회원은 1천600여 명이다”며 “이들 중 대부분이 지역으로의 귀농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또 1만8천623명의 회원을 갖고 있는 귀농사모 카페의 정성근 회장은 귀농인들을 위한 배려 정책으로 △주민세 감면 △취득세 절감 △출산보조금 증액 △빈집 알선 및 수리비 지원 △폐교금지, 교육여건 개선 △작목반과 연계 시켜주기 등을 꼽았다. ◆농림부 사무장제도 시행 송윤섭 전 농민회장은 “사실 친환경농업마을로 앞서가고 있는 청성 산계뜰의 경우나 전통 테마마을로 지정돼 마을 가꾸기에 힘을 쏟는 마을 등도 가장 힘든 일로 하나같이 인적자원의 부족을 꼽고 있다”며 “자치단체에서 이런 귀농지원센터를 만들어 젊고 생각이 바른 귀농인을 지원해준다면 그것은 농촌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의미있는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귀농자이자, 귀농사모 충청인방장을 했던 김만수(53·동이면 석탄리)씨는 “옥천은 남한의 중심에 있는 만큼 교통도 편리해 귀농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는데, 지원시스템이 거의 없어 귀농인들이 다른 지역으로 가고 있다”며 “체계적인 귀농지원시스템을 갖춘다면 옥천은 귀농인들이 선호하는 1순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과 진안의 귀농지원시스템 이런 귀농지원시스템으로 지난해 한 해 동안 40여 가족이 전라남도에 귀농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2천만원의 정착지원금은 빠졌고, 40세 미만의 규정을 50세미만으로 완화해서 계속 기타 지원은 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북 진안의 경우, ‘내발적 발전과 주민상향식 발전’이라는 큰 목표를 세워놓고, 군내 11개 읍면에 한 개 마을씩을 으뜸마을로 선정해 재정지원을 해주고, 올해부터 ‘마을 간사’제를 도입해 11명의 귀농 인을 채용해 90여만원 정도의 임금을 지원해주며,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다. 진안군 정책개발실 곽동원 담당자는 “진안군은 기존 산업위주의 농업에서 소농으로, 단지 소득경제의 문제를 떠나서 지역의 역사, 문화를 주민들 스스로 가꾸며 마을공동체를 복원하는 방향으로 이미 선회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젊은 귀농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엄정한 심사를 거쳐 2:1의 경쟁률을 뚫고 올해 12명을 뽑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을 이장과 마을 간사와 매주 같이 만나 서로 어려운 점을 개선해나가고, 마을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며 “이것이 성공적으로 정착되면 진안군이 활력 있는 농촌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