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분회장의 큰 뜻과 맹렬한 의지를 종교 사회단체 대표들이 이어가겠습니다.
우리는 오늘 김소연 분회장의 단식을 말리고 그 강한 의지를 대신하기 위해 농성장을 찾았다. 그런데 지금 김소연 분회장은 이미 병원으로 이송되어 있었다. 기륭분회 조합원들은 며칠을 잠도 못자고 근육통에 심장 통을 앓으며 신음하는 분회장을 더 이상 지켜보고 있을 수만 없어 결단을 내려 병원에 재입원시켰다고 한다.
근육이라곤 단 한 점도 없는 사지, 링겔 주사 바늘마저 감당하지 못하고 터지는 혈관으로 하얗게 사위어 가는 김소연 분회장의 모습은 가슴 터지는 아픔이자 슬픔이자 인간다운 삶의 장엄한 극치였다. 하지만 인간답게 살기 위한 우리의 투쟁이 인간의 목숨을 끝장으로 몰고 갈 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종교 사회단체 대표들은 다시 원진녹색병원을 찾아가 양길승 원장님과 함께 간곡하게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아직도 활로를 찾지 못한 교섭이나 더욱 잔혹해지는 자본의 모습을 보고 단식 강행의지를 보이던 김소연 분회장도 분회 조합원들의 간곡한 마음과 종교 시민단체 대표들의 호소를 받아 드디어 단식 중단을 약속했다. 다행이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결코 밝을 수 없다. 오히려 더욱 진한 슬픔과 분노를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큰 열과 성의로 기륭투쟁의 완전한 승리와 비정규직 없는 나라 만들기에 배전의 노력을 다할 것을 결의한다.
기륭전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은 우리사회의 희망의 불씨였다. 김소연 분회장의 94일에 걸친 단식 투쟁은 희망을 잃고 실의에 빠졌던 이들이 길거리로 나와 촛불의 희망을 만들었듯이 비정규노동자들의 새로운 연대와 단결 그리고 사회적 확산의 버팀목이 되었다. 촛불과 비정규직이 만나고 노동과 사회적 양심과 연대가 더욱 크고 강하게 만나 ‘만인의 선언 만인의 행동’으로 번져가고 있다.
이 땅의 비참과 모순을 끝장내고, 못된 정권과 잔혹한 자본을 바로잡아 내는 거대한 물결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지금 시작되는 제2의 촛불은 노동자 민중이 일하는 현장에서 지펴지는 촛불이며, 네티즌과 민주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지역 속에서 지펴지는 촛불이다. 테러로 구속으로 촛불을 끄려하는 저들이지만 뿌리를 가진 제 2의 촛불은 횃불이 되고 들불이 될 것을 우리는 믿는다.
김소연 분회장님이 94일을 버티며 터를 잡은 기륭 농성장 바로 이곳에서 우리 종교 사회단체 대표자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통에 연대하고 비정규직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분회장의 뜻을 잇고 나아가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인간 존엄성을 위해 릴레이 단식에 들어간다.
이미 40일 가까이 릴레이 단식에 들어간 네티즌 촛불들! 학생 릴레이 단식단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그리고 이제 우리가 김소연 분회장의 뒤를 이어 기륭투쟁의 승리와 비정규직 없는 나라 만들기 릴레이 단식 투쟁을 전개하는 것이다.
오체투지로 희망의 십자가를 밀고가시는 신부님과 스님, 농성 1116일을 버틴 기륭 분회 조합원들, 허공중에 매달리고 쇠사슬을 동여 맨 KTX 비정규직 노동자들, 코스콤 이랜드 등 모든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우리는 긑까지 함께 할 것이다. 비정규직 없는 나라를 만들어 가자. 오랜 투쟁으로 심신이 아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환하게 웃는 사회를 만들어 가자. 자주와 평등이 사람마다 행복한 삶으로 피어나는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자. 그 길에 ‘너는 나고 나는 너가 되는’ 동반이 되자.
2008년 9월 12일
기륭투쟁승리를위한공동대책위
첫댓글 일단 단식을 중단하셨다니 다행이네요~~/이제부터가 다시 시작이네요!!!/더불어 사는 세상이 되는 그날이 올 때까지 늘 함께하겠습니다!!!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