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동시지방선거일'이라 국정휴무일인데 아들은 알바 노가다를 나간다고 새벽밥을 먹고 나가고 난 모악산으로 향한다.
지난 일요일에 말리랑 둘이서 길게 둘러봤고 나름 충분한 운동효과를 거뒀는데 그것과 별도로 궁금한 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예전에 진국이랑 둘이서 뛰듯이 올라갔을때 내 기억으론 28분대가 나왔던 것 같은데 그때의 일지가 프리챌에서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데이터를 정확히 확보할 수 없지만 남은 것으로는 2003년 9월 13일엔 36분 20초가 확인된다.
06:40 무렵에 구이 주차장에 도착해 겉옷을 입은 채로 주차장 주변을 워밍업으로 돌며 10분 가까이 준비운동.
축구복 상하의와 칸투칸 등산화로 복장을 갖추고 07:13에 로타리 등산로 입구에서 기념촬영과 함께 출발~
요즘 스마트폰 사진에는 파일이름이 곧 날짜와 시간이기 때문에 복잡하게 확인하지 않아도 이런식의 계측에는 확실한 증빙이 된다.
마음 같아선 처음부터 끝까지 뛰어서 올라가고 싶지만 어림 반푼어치도 없고...
초입에서 다리를 두 개 건널 무렵까지만 느린속도로 달리고 이후부터는 속보로 전환했는데 경사가 워낙 급하게 계속되기 때문에 달리 방법이 없다.
표고차가 무려 700미터 가까이 되고 거리는 3Km에 이르는데 이걸 계속 뛸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형재영선수나 가능하려나?
안전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런닝화를 신고 오른다면 속도는 다소 빨라질 수 있을 것 같다.
걷는 대신 뛸 수 있는 구간이 조금이라도 늘어날 것도 같고
아무튼 숨이 계속 차오르는 부하를 유지하며 부지런히 속보로 걸어서 올라가는 와중에도 군데군데 사진은 찍어놔야... 랩타임이 나중에라도 참조가 되도록...
대원사 입구에 9'28"에 도착한 것을 보고는 30분 이내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부터 계단식 급경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거리상으로 1/3도 안되는 여기서 랩타임이 이렇다고 봐서는...
수왕사까지는 23:08가 걸렸다.
여기서부터 1Km쯤 될텐데 30분 이내는 택도 없지만 아무튼 힘을 더 내야 될 것 같다.
정상데크까지 열심히 힘을 쏟아 올랐더니 랩타임 11'45"가 찍히며 총 34:53가 기록된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77254B538FC1282C)
앞으로 몇차례 더 똑같은 코스를 반복하면 기록은 점점 줄어들겠지만 30분 이내로 오른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 할 것 같다.
모르지 또 대회같은 형식으로 여럿이 경쟁하며 달린다면 가능할테지만 혼자서는...
오르는 동안 이슬비인지 안개인지가 온몸을 적시고 땀 또한 충분히 흘러 내렸지만 데크 전망대에 잠시 서 있으니 금새 회복이 된다.
너무 이른 시각이라 막걸리 아저씨도 나오지 않았고 온 천지가 가려져 있으니 그냥 인증샷 정도만 찍고 하산길로 들어선다.
정상으로 이르는 바위길엔 데크형 계단을 설치 해놔서 많이 편해졌지만 그 밖의 등산로는 워낙 많은 이들이 오르내리기 때문에 갈수록 처참해지고 있다.
지리산 주능선도 그렇지만 머지않은 시기에 흙이나 돌을 밟지않고 인공구조물만 딛으며 등산을 할 날이 올 것 같다.
무제봉엘 들렀는데 운무가 적당히 걷히면서 세상풍경이 내려다 보이길래 쉬면서 여기저기 둘러보며 정상에서 누리지 못한 산이 주는 여유를 만끽한다.
하산길은 조심조심 하면서 시간에 제약을 받지 않고 걸었더니 47분이 걸려 총 1시간22분이 소요되었다.
운동 치고는 괜찮은 방법인데 아무래도 런닝 보다는 위험부담이 있기 때문에...
다음번에는 중인리에서 출발해 매봉이나 중간 능선으로 오른 뒤 북봉과 정상을 거쳐 비단길로 도는 순환코스를 가지고 돌아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