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동북단에 위치한 산이라서 늧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10시가 되자 재룡, 종민, 정배, 등
세 명만 서너 정거장 남겨 놓았다고 연락이 왔다. 재룡이가 도착하자 종민이는 5분이내에 도착할 것이고
정배는 금방 쫒아 올 테니 먼저 출발하자고 독촉한다. 이때가 10시 10분경, 그래서 총무가 남아 종민이를
기다리기로 하고 출발하였는데 정훈 성이 총무혼자는 외로울 테니 같이 기다려준다. 그러나 이런 결정이
오랜 동안의 이별이 될 줄이야 누구도 예상치 못하였다.
총무가 미리 준비하지 못한 막걸리를 사느라 또 시간을 지체하다 보니 선두그룹의 꼬리가 저 멀리 가물가물.
평지 보도이니 곧 따라 잡으려니 생각하였으나 왠걸 총무가 예정하였던 길과는 반대 방향으로 빠져 버렸다.
한글비석길에서 잠시 보여 되돌아오라고 소리쳤으나 제 갈 길로 가버리고 만다. 서라벌고교 앞에서 만난 정배가
배낭을 벗어 놓고 달려갔으나 허사. 정배는 산에 오르기도 전에 땀으로 목욕 한번 하였다. 허기야 소수가 주류를
따라야지 비주류 쪽으로 끌어오려고 했으니 본말이 전도되었다. 본대를 잃어버린 4명은 한글비석길에서 산행을 시작,
더 이상 합류 방법을 찾지 않고 등산로 중간에서 만나기로 정하고 회장과 통화하니 불암중학교를 지났다고 한다.
총무와 함께 한 네 명이 가는 길의 이정표는 정상 100미터라는 이정표가 나온다. 어라 벌써 정상? 아니지 정상으로
향하는 갈림길까지겠지 라고하며 오르다, 내려오는 아주머니에게 물어보니 바로 저위가 정상이라며 불암산으로
가려면 다시 내려가 큰길을 건너서 올라야 한단다. 총무를 믿고 따라온 세 사람 어찌할꼬? 아직도 개발되지 않은 땅,
중계동 골짜기 마을을 통과하여 불암산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에 진입하여 본대는 어디쯤이냐고 물어보니 학도암
이란다. 막걸리 8병을 네 명이 지고가자니 힘들어 오르기 전에 초죽음이 될 것이라고 하니 학도암에서 기다리겠단다.
아무래도 2~30분은 더 걸리리란 생각에 잠시 쉬다 먼저 출발하라고 한 뒤 정상으로 오르는 갈림길에 다다르면 한 번 더
통화하자고 한다.
정배는 성큼성큼 앞으로 나가고, 2개월을 쉬고 처음 나온 정훈이 성님은 힘들어 하여 처지는 쪽에 보조를 맞추어
천천히 오르자고 한다. 정훈이 성님께 숲은 정신을 맑게 해주어 울화를 풀어주고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증진시켜주니
고우회에 빠지지 말라고 한다. 사실 매달 산을 오르고, 맑은 공기를 마시어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시킨다는
것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어려울 때를 대비하여 보험금을 조금씩 내듯이 미래를 보장하기 위한 수단일 진데 더 늙기
전에 보험금을 더 많이 내야하는 것이 아닌가? 최소한 월 2회 정도는 산에 올라 땀을 쏟고 맑은 공기를 순환시켜야
늙어 가면서도 팔팔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바람 잘 통하고 쉬기 좋은 바위에서 잠시 쉬며 막걸리 한 통을 비워 짐 무게를 줄였다. 감기로 목이 잠긴 나에게도
한 잔의 막걸리는 시원하고 꿀 맛 같기만 하다. 그래서 등산길의 막걸리는 필수품이라고 한 것 같다. 회장님과 통화하니
학도암 갈림길에서 정상을 향하여 출발했다고 하며 헬기장에서 만나기로 한다. 헬기장을 200여 미터 남겨둔 곳에서
본대와 조우하여 기나긴 이별도 끝났다. 또한 배낭을 꽉 채운 막걸리 통을 내 놓으니 내 어깨가 가벼워 진 것과 막걸리를
다투어(?) 마시는 친구들을 보니 그 기쁨이 두 배다. 헬기장에 이르니 어제 공부에서 성적을 올렸다는 진우가 빙과를
하나씩 돌리고 있다. 진우 성님 고맙소. 공부하여 좋은 성적 내어 고우회원들 갈증을 자주 풀어 주시오.
남은 여정을 어찌할까 의견이 분분하였지만 대체로 바위를 타야하는 정상에는 오르지 않는 것이 좋겠단다. 실제로
반대편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것이 쉽고 바위와 밧줄을 타고 오르는 이쪽 방향의 길은 더 위험하다고 생각해서다.
더구나 물기에 젖은 바위를 오르는 것은 우리에게는 모험에 해당한다고나 할까. 정암사 쪽으로 방향을 잡아 내려가다
넓은 장소를 잡아 가져온 점심으로 배를 채우기로 하였다. 10여 분 내려오니 간단한 체육시설을 갖춘 족구장이 있다.
족구장에 둘러 앉아 싸온 음식을 풀어먹기 시작한다. 고우회에 참석한 이후 이렇게 평평하고 넓직한 장소는 처음인
것 같다고 이구동성으로 좋아한다. 시간은 1시 반, 배를 채웠으니 한숨 잘 사람은 자고, 공부하는 사람들은 벌써 판을
벌리어 계산하기 바쁘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응원소리도 들린다.
좀 더 쉬자는 사람, 빨리 내려가자고 외치는 파, 산을 더 타자는 친구, 산에 오면 왜 이리도 의견이 나누어지는지?
영호와 저녁 때 약속이 있다는 종민이는 먼저 하산하고 다른 사람은 2시에 떠나기로 한다. 먹은 자리를 정리하고
내려오니 상계중학교 앞에서 옹기종기 모여 있다. 아무래도 그냥 헤어지기에는 아쉬운가보다. 회장님께서 생맥주
한 잔 하고 헤어지자고 한다. 와중에 몇 몇은 당구 치러 빠졌지만 상계역 앞 로망스에서 더워진 몸을 생맥주 한
잔씩으로 몸을 식히고 셋째 주에 만나기로 하고 오늘 산행을 마감하였다.
오늘의 참석자는 24명으로 모두들 먼 곳까지 와 주었다. 오후 차편으로 지방으로 간다고 1시간정도만 동행할 예정인
창효도 멀리서 왔으며, 일산에서부터 출발한 종민친구는 2시간이 넘게 지하철을 타고 서울을 관통하였다.
오랜만에 나온 왕식이 성님은 고발금이라고 하며 고우회 발전기금을 쾌척하였다. 사진을 인호 성님이 책임졌는데
생생하게 잘 담았으리라 믿습니다. 참석하신 친구들 감사합니다.
참석자; 강창효, 김기창, 김인호, 김왕식, 김정배, 김정훈, 김진홍, 김화영, 박종민, 신재선, 안태인, 오의균,
유호문, 유춘성, 윤광헌, 정하선, 심준보, 조영회, 이봉수, 이영호, 이진우, 이추석. 최동준, 하재룡,
첫댓글 인호 성은 완전 찍사가 다 됬뿟네..회장님, 총무님이 수고가 만구만요..아아들 챙길라, 후기까지 챙길라카이..
더운날씨 , 수고했습니다 ,
고우회==중턱산우회 중간이 좋아요.
회장님,총무님 수고하쎴읍니다.산행후기는 맛깔스럽게 재미있고 실감나게 잘 썼읍니다.감사합니다.
고우회 총장님, 뒷바라지 하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회장님, 인호성님께도 감사합니다.
엄청 수고하셨구랴~~~늦게온 친구가 누구라고? ㅋㅋㅋ
못가 미안....얼굴 잊어버리겠네~~~~~~
전에는 탁월한 글솜씨의 정훈이 성님의 산행후기를 읽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한동안 뜸해 섭섭했던차에... 새로 시작한 추석이 총무님의 산행기를 접하니 무척 반갑고 재미있게 잘 보고 있습니다. 아까운 글 솜씨 썩히지말고 앞으로도 계속 산행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