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창아, 이거 한번 봐라. 전주에 있는 상산고등학교라는 곳이다. 시험에 합격해야 입학할 수 있는 사립고야.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모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너에게 도움이 될 거야.”-동기부여(목표설정)
중학교 1학년 겨울방학을 앞둔 어느 날이었다. 학원 선생님이 이근창 군(14·강원 원주시 남원주중 2)에게 한 학교의 홍보책자를 건넸다. 넓고 푸른 잔디축구장, 전교생이 생활하는 기숙사…. ‘수학의 정석’으로 알려진 홍성대 박사가설립한 자립형사립고인 전주상산고였다. 이 군의 가슴이 설레기 시작했다.“운동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눈에 띄는 상위권도 아니었고요. 그런 저에게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모이는 학교를 소개해주시니까 뭔가 내가 특별해진 기분이 들었어요.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중학교 1학년 때까지 이 군의 성적은 반에서 5∼8등에 머물렀다. 목표가 생긴 이 군은 눈빛부터 달라졌다. 그해 겨울방학을 ‘터닝 포인트’로 2학년 때는 학급 1등을 놓친 적이 없다. 이번 중간고사에서는 평균 99.57점으로 전교 2등을 했다.
○ 자기주도 학습? 그게 뭐예요?중학교 1학년 때까지만 해도 이 군은 ‘마지못해 공부하는 학생’의 표본이었다. 종합학원에도 다녔고, 학습지 공부도 했다. 하지만 ‘내가’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이 해주는’ 공부를 듣거나 외우는 방식이었다. 성적은 그럭저럭 나왔지만 한계가 있었다.
“집에 오면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앞에 앉아서 시간가는 줄 몰랐어요. 잠깐인 줄 알았는데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날 때가 많았고요. 그날 해야 할 일을 다 하지 못하고 미루는 게 습관이 됐어요.”
깜박하고 과제를 하지 않거나 차일피일 미루다 날짜를 지키지 못했다. 과목에 따라 20∼30점까지 배점되는 수행평가에서 평균 점수가 조금씩 깎였다. 빈틈으로 새는 점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땐 알지 못했다.
매일 일정 분량을 공부해야 하는 학습지도 밀릴 때가 많았다. 아침마다 30분씩 테이프를 듣고 공부하는 학습지를 일주일간 단 하루도 하지 않은 채 방문교사를 만날 때가 많았다.
○ 스스로 세운 첫 공부계획‘상산고’라는 목표가 생긴 이 군은 180도 달라졌다. 겨울방학 땐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촘촘히 학습계획을 세워 공부했다. 이 군이 스스로 세운 첫 번째 공부계획이었다. 입학과 직결되는 정보를 얻기 위해 상산고 홈페이지에서 입시전형을 꼼꼼히 살폈다.
“상산고는 국어능력인증시험에서 4급 이상인 학생에게 특별전형 지원자격을 줘요. 2학년 2학기와 3학년 1학기 수학, 영어 내신 성적도 최상위권에 들어야하고요. 방학 동안 이 조건을 만들려고 노력했어요.”A4용지 한 장에 칸을 나누고 날짜를 써서 당일 해야 할 내용을 적을 계획표를 만들었다. 방학 동안 공부해야 하는 과목을 국어, 영어, 수학으로 크게 나누고 교과서와 문제집 진도를 빼곡히 적었다. 공부를 마치면 진도 아래에 특이사항을 기록했다. 예를 들면, ‘영어=15, 16강(새로운 공부법으로) 복습(○)’ ‘수학=문제집 62∼66쪽(계산 많음, 오래 걸림, 곱셈 공식 7개) 복습(○)’ ‘국어=사설 63∼90쪽 읽음(순우리말) 복습(×)’ 같은 방식이다. 진도 아래에 ‘인수분해 마지막 공식 이해 안 됨’ ‘매우 어려움, 5번째 식 이해 안 됨’ 등 기억할 내용을 메모하고 주간단위로 복습할 때 보충했다. “학원 수업은 3시간은 하루 8, 9시간 학원에서 공부했어요. 누가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늘 시간을 지켜 공부하게 됐어요. 겨울방학이 지나니 자신감도 생겼고 뭔가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 ‘필기+매일 복습’으로 목표 앞으로!
2학년 1학기부터 이 군의 수업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 최상위권 친구들의 장점을 벤치마킹했다. 문제집으로만 공부했던 과거 습관을 버리고 교과서와 노트필기에 충실했다. 선생님이 강조하는 것은 놓치지 않았다.
“암기과목이 특히 약했어요. 프린트만 보고 시험공부를 했거든요. 최상위권 친구들을 보니까 교과서부터 차근차근 정독하더라고요. 교과서의 중요성을 알았죠.”
예를 들어 국사 3단원에서 ‘나당 전쟁’을 정리한다면, 특정 문단에 표시를 한 뒤 그 아래에 ‘한계=①당의 도움을 얻었다는 점 ②대동강 이남 지역에 한정되었다’라는 선생님의 설명을 메모했다. 나당 전쟁의 의의를 정리할 때도 ‘①최초의 통일 ②민족문화를 이루는 중요한 계기 ③신라가 당의 야욕을 물리치고 통일을 완수하였다는 사실은 신라인의 자주적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쓴 뒤 중요한 단어엔 동그라미와 밑줄로 표시했다.
“선생님께서 그날그날 복습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한 번씩만 읽어봐도 복습효과는 충분해요.”
‘전 과목 매일 복습’이 원칙. 학교, 학원 수업이 끝난 후엔 주요과목이 아니더라도 빠뜨리지 않고 복습한다. 우선 교과서 필기내용을 중심으로 한 번 읽는다. 그 다음엔 개념이 정리된 프린트나 공책 필기 위주로 공부한다. 개념이 완벽하게 정리되면 문제를 풀었다.
“정말 많은 문제를 풀었어요. 학교시험을 보면 어려운 문제는 있어도 처음 보는 문제는 거의 없을 정도였어요. 이미 풀어봤던 문제니까 과정만 고민하면 해결할 수 있었죠.”
이 군은 2학년 2학기 중간고사에서 전 과목에서 한 문제를 틀려 평균 99.57점을 받았다. 만점에 가까운 성적의 비결로 이 군은 ‘문제를 많이 푼 것’을 꼽았다. 학교 수업을 충실히 듣고 매일 복습하면서 개념을 공부했기 때문에 문제를 풀 시간적인 여유가 많았다. 시험 기간에는 원주시내 모든 중학교의 기출문제를 구해 모조리 풀었다. 쉬운 문제부터 심화문제까지 놓치지 않았다. 시험에 나오는 문제유형은 기출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 군은 9월 가족과 함께 상산고 입시설명회에 다녀왔다. 홈페이지와 책자로만 보던 학교에 직접 가본 것이다. 작은 대학 캠퍼스처럼 잘 꾸며진 교정, 강당을 가득 채운 학생들을 보며 이 군은 마음을 다잡았다. “교복을 입은 선배들의 모습이 왠지 특별해 보였어요. 많은 친구들과 경쟁해야겠지만 저도 최선을 다할 거예요. 예전의 제가 아니니까요.”
이 군의 말에선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엿보였다.
첫댓글 아이 보여 주려고 신문찢어 왔는데, 오름교육 사이트에 들어오면 여러신문에 나오는 교육정보는 다 있는 것 같아 너무 좋아요.
목표를 구체화 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가고 싶은 학교를 직접 방문하는 것이 좋은 동기부여가 되지요. 단! 아이가 진짜 가고 싶을때...
아 읽어보니깐 정말 저렇게 하는것도 쉽진 않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한번 마음먹었을때 제대로 해야 할텐데... 교과서 위주의 공부라... 좋은 정보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