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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우리 함께 시골 장터 구경한 건가?
예전에 모란시장인가 하는 데는
차로 쓰윽 지나가면서
얼핏 장날 광경만 보았더랬지.
장터에 차려진 허름한 밥집에서 먹은
막걸리며 순대며 족발이며 홍어무침이 어땠어?
엄만 그 음식들엔 사실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저 기분만 짱이었어.
너랑 함께 장터 구경하며
요것 저것 흥정하고 사면서
구석구석 돌아다닌 것만으로도
사람 산 것처럼 살아본 하루였어.
내 젖은 뺨을 이제 그만
네 손으로 씻어주기라도 하려는 듯
오늘은 네가 나를 몹시도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구나.
고맙다, 아들아!
첫댓글 이제 제대를 보름 남짓 남았네요.군인의 마음을 계속 가지고,사회생활 한다면 어려움이 없다.아들의 마음은 지금쯤이면 어떤일이든 다 할 수 있다고 본다.사회에 더 많은 봉사와 기여를...
오랜만입니다. 추석은 잘 보내셨구요? 군인정신으로 이 세상 산다면 아무 문제 없겠죠. 꼭 그러길 저도 바라는데......매미 피해는 없으셨죠? 이렇게 컴 앞에 앉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무척 행복하셨군요. 행복해 하시는 걸 뵈니 저도 행복해요. 어머님을 행복하게 만드신 임병장장님이 너무 멋져 보여요. 홧팅!!!
시장을 볼때마다 느끼는 것은, 진실하고 소박한 삶의 진실이 바로 이런데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천부적 글재주꾼이시죠? 제 친구 국문과 교수가 있어 석옥님 시와 병영일기를 소개해서 보게했더니 그 친구 결론이 왈, 글재주 타고 난 분이구나 하더이다. 처음으로 그런 극찬을 해본다나요? 그 친구 잘난 것도 없으면서 칭찬에 인색한 인간이거든요. 석옥님 음반도 하나 선물했는데 또 이러더이다 천부적 소리꾼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