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돈봉투’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압수수색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스1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29일 오전 송 전 대표와 전당대회 당시 송 전 대표 캠프 측 관계자 등에 대한 주거지 등에 검사와 수사관 등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 중이다. 또 송 전 대표를 후원하는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 사무실도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검찰은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당시 당대표 후보의 캠프 관계자들이 송 후보를 당선시키려고 민주당 현역 의원 등 40여 명에게 현금 9400만원을 뿌리는 과정에 송 전 대표가 관여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21년 4월 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강래구(전 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씨에게 “송영길 후보가 ‘(강)래구가 돈 많이 썼냐’고 (나에게) 묻더라”고 하는 내용의 통화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고 한다. 또 같은 해 4월 10일 강씨가 이씨와 통화에서 “영길이 형(송영길 후보)이 어디서 구했는지 모르지만 많이 처리를 했더라고” “내가 ‘성만이 형(이성만 의원)이 준비해준 거 가지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송 후보가) ‘잘했네. 잘했어’ 그러더라고” 등으로 말하는 대목이 담긴 녹음 파일도 있다고 한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4일 국민의힘 이종배 서울시의원이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하면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에 피의자로 입건됐다. 검찰은 송 전 대표에 대한 출국 금지 조치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 전 대표는 프랑스 파리에 체류하다가 지난 24일 귀국했다. 그는 파리에서 취재진에게 “돈 봉투 살포 의혹에 대해 전혀 몰랐다”고 거듭 말했다. 귀국 당시에는 취재진이 ‘돈 봉투 의혹을 몰랐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느냐’고 묻자 “제가 모르는 상황이 많기 때문에 이제 상황을 파악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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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전 대표는 변호인을 선임해 검찰에 자진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검찰은 “필요하면 출석을 통보할테니 그때 협조해주셨으면 한다”며 “의견이 있으면 서면진술서를 제출해 달라고 했다”고 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 12일 돈 봉투 살포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혐의가 있는 강래구 전 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과 윤관석·이성만 의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 10여명의 자택과 사무실 2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지난 19일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살포된 돈 봉투 9400만원 중 8000만원을 마련한 혐의 등을 받는 강래구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지난 28일 강씨를 다시 불러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