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번호부/// 이창섭
두꺼운 책으로 만든 전화번호부가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전화번호부에서 이름을 찾아 장난 전화를 건 우스개가 있었지요.
'김만두'씨라는 이름과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습니다.
김만두씨댁인지 점잖게 확인한 후에 따끈한 고기만두 2인분 배달해 달라는 내용이지요.
그리고 끊고는 히히거렸다는 것입니다.
2탄도 있었습니다.
다른 개구장이 녀석이 그집에 다시 전화해서 김만두씨댁이냐고 물었습니다.
화가날 때로 난 김만두씨는 버럭 고함을 질렀지요.
아까 장난전화한 사람이 아니다고 상대를 진정시킨 그 꼬마는 아까 친구가 시킨 고기만두 2인분 왜 아직도 배달안됐냐고 물었습니다.
중학교 정도 때 들은 얘기입니다.
지금도 전화번호부가 인터넷판으로는 있지 않을까 싶은데 잘은 모르겠습니다.
이름과 주소에 전화번호까지 기록된 전화번호부 두꺼운 책으로 항상 집에 있었습니다.
개인편과 상호편이 달리 있었던 거 같네요.
전화 보급이 많아지면서 갈수록 두꺼워지다 눈앞에서 사라졌지요.
휴대폰이 저장기능도 하는 지금과 달리 그때에는 전화번호를 기록해두는 메모장도 있었습니다.
ㄱㄴㄷㄹ 등 이름과 상호를 순서대로 정리해서 찾기 쉽도록 한 개인 전화번호부가 아마 집집마다 있었던 거 같습니다.
앞으로는 또 얼마나 세상과 기술이 바뀔지 흥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