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 이송원 기자 | 입력 2011.10.03 03:25 | 누가 봤을까? 30대 여성, 서울
지난달 29일 애리조나주(州) 투산 출신의 패트릭 브루너(23)는 뉴욕 월가 인근의 주코티공원을 가리키며 "이제부터 이곳이 나의 새로운 보금자리"라고 밝혔다.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대의 언론·홍보 담당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달까지 침대와 책상만 들여놓을 수 있는 작은 방에서 살았지만 방세를 내지 못해 최근 시위대의 텐트촌으로 공식 이사했다고 했다.
↑ [조선일보]패트릭 브루너
브루너는 "아주 오래전부터 이 나라에서 일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현실 인식이 존재한 것 같다"며 "사람들은 이 나라의 잘못된 시스템에 대한 자신들의 불만을 직설적이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나타내기 위해 이곳 월가(街)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들은 미국 인구의 1%만이 시민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이 나라 시스템에 자신이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활력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가를 점령하라'의 공식 웹사이트에는 '우리는 모든 인종·성(姓), 신념을 가진 사람들로 이뤄졌다. 우리는 99%(다수)다. 그리고 우리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이다'고 쓰여 있다.
자신을 '자유 예술가'라고 불러달라는 테오 빈센트는 "나는 내 친구들과 가족들, 지난 몇년간 같은 고난을 겪어 왔던 모두를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했다. 그는 "우리로부터 모든 것을 앗아간 특정한 1%가 있다. 이들은 우리를 전쟁에 나서게 했고 우리는 잘못된 일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4일 시위대를 진압하는 경찰이 뿌린 최루액에 맞았다는 여학생 엘은 "(최루액을 맞은 이후에도) 나는 결코 두렵지 않다. 오히려 모든 시위와 행진에 참여해야 할 이유를 더 많이 느낀다. 나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데모크라시 나우'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이들로 이뤄진 시위대가 특정 정책에 반대한다기보다는 자신들의 목소리로 분노와 소외감·불만을 표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고 지난달 30일 전했다.
"난 오늘도 어김없이 배달을 한다/ 또 시작된 딸배/ 돈을 벌겠다고 시작한 알바가 직장이 되었다/ 배달을 가면서/ 이리저리 곡예를 부리며/ 차들을 제낀다/ 위험한 인생이다/ 그래도 난 돈을 벌 것이다/ 그것이 살 길이다"(김모군의 '딸배(배달) 인생')
서울의 한 실업계 고교 학생들이 시집 < 내일도 담임은 울 삘이다 > (나라말)를 냈다. '울 삘'이란 말은 '울 것 같은 표정(feel)'이라는 학생들의 은어다. 이 학교는 대학 진학률이 낮은 편이다. 교실에는 빈자리도 많다. 자퇴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국어 담당 김상희(27)·정윤혜(41)·조혜숙(41) 교사는 2008년 이 학교에 부임했다. 세 교사는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이 학교에서 처음 교직 생활을 시작한 김 교사는 매일 밤 울었다. 아이들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았기 때문이다.
세 교사는 고민 끝에 아이들에게 시를 써보라고 했다. 교사들은 2008년 9월부터 3년 동안 학생들과 함께 시화전을 열었다. 아이들은 마음속에 담겨 있는 것들을 글로 풀어냈다. 3년 동안 쓴 시를 모아 지난달 20일 이 시집을 냈다. 청소년 문예지에 학생들의 시를 보냈는데, 출판사에서 학생 78명의 시를 모아 책을 내자고 한 것이다. 시는 아이들의 고통을 말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학교 수업보다 아르바이트를 더 생각하더라고요. 하도 답답해서 '알바할 생각만 하느냐'고 야단을 쳤는데, 그게 왜 그런지 나중에야 알게 됐어요."(김상희 교사)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는 다양했다. 한 아이는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어쩔 수 없이 생계에 내몰렸고, 또 다른 아이는 이가 썩었는데도 치과에 가지 못해 임플란트를 해야 할 지경이 됐다. 그러나 아르바이트를 통해 자존감을 느끼는 학생도 있었다. 김 교사는 "세상에서 무시당하는 아이들에게 일하면서 돈 버는 것이 자존감을 맛보는 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모군이 쓴 '네네치킨'은 김 교사의 말을 이해하게 해준다. "나는 네네치킨에서 일한다/ 나는 배달부장 이 부장이다/ 나는 이 동네 배달 업체를 주름잡는 사람이다. (중략) 깔끔한 포장과 큰 닭의 맛이 일품인/ 나의 사랑 네네치킨/ 오늘도 고객들을 위해 지도를 보고 엑셀을 땡긴다."
'막노동'이란 시를 쓴 이모군(19)은 "초등학교 때 시를 써보고 처음 다시 썼다. 수업시간에 자유롭게 뭔가를 했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졸업한 뒤 청량리의 한 백화점 매장에서 일하는 이군은 "우리 집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은 내가 처음"이라고 했다.
지금은 다른 학교로 옮긴 조혜숙 교사는 "학생들 중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이 많아서, 어떻게 자신을 사랑하게 할 것인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항상 무시당하던 아이들이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시집을 내고 난 뒤 조금 달라진 것 같습니다. 고2 학생들도 '우리도 시집을 낼 수 있느냐'고 물어요."(김상희 교사)
교사들은 "시집을 내기 전 학생들은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말할 기회가 없었다"고 했다. 담담하고 차분하지만 세상을 깊이 있게 바라보는 시를 읽다보면 그동안 그들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못한 학교와 사회의 잘못이 느껴진다는 얘기다.
"어렸을 때 아버지와 다닌/ 이 골목길과 주위의 나무/ 근처의 가게/ 전부 사라지고 없는데/ 남은 건 아빠와의 추억이 담긴/ 설렁탕집인데/ 이 집마저 없어지면 슬플 것 같다/ 그래서 일요일만 되면/ 아버지랑 형이랑 나의 추억을 쌓으러 간다"(양모군의 '설렁탕 한 그릇')
첫댓글미국만이 아니다 우리나라를 봐도 비슷한 맥락인듯...mb의 한나라당이 하는 그 꿈같은 거짓말은 상위1%만을 위한 정책들 아니던가 신자유주의로 망쳐진 전세계가 쓰레기가 되고 있는 현실 금욕과 권력만 탐하는 구조로 인해 인류가 구축한 문명이 위로부터 붕괴되고 있다. 집 2200채를 소유한 자들이 넘치고 4200명이 서울집의 36%를 차지하고있는 우리도 다를바가 없는데, 대다수 서울 천민들은 여전히 부자들을 지지하고 그들을 지지하면 빵부스러기가 많이 떨어질거라고 생각한다.
첫댓글 미국만이 아니다 우리나라를 봐도 비슷한 맥락인듯...mb의 한나라당이 하는 그 꿈같은 거짓말은 상위1%만을 위한 정책들 아니던가
신자유주의로 망쳐진 전세계가 쓰레기가 되고 있는 현실 금욕과 권력만 탐하는 구조로 인해 인류가 구축한 문명이 위로부터 붕괴되고 있다.
집 2200채를 소유한 자들이 넘치고 4200명이 서울집의 36%를 차지하고있는 우리도 다를바가 없는데, 대다수 서울 천민들은 여전히 부자들을 지지하고 그들을 지지하면 빵부스러기가 많이 떨어질거라고 생각한다.
노예근성이 뼛속까지 쩔어들은 쌍놈자본주의!
내주 토론토서 캐나다판 '월가 점령' 시위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1/10/03/0200000000AKR20111003028200009.HTML?did=1179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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