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화를 새로 장만했다.
등산용품 매장 점원이 말하길
--고어텍스 임돠,,,,,,,15만원인데 설날이라 특별히 4만원에 드립니다.
언능 구입한 후 집에와서 라벨을 확인하니 중국산 코어텍스였다.
그래두 괸찮다.
최근에 난 물건을 고를때 기능보다는 디자인과 색상을 우선시 하는 경향이 있다.
신발이 이쁘고 튼튼하고 가벼우면 최고 아닌가 ?
명절동안 10명이 넘는 조카들에게 새뱃돈 주려니 사채를 빌려야할 입장이 되엇다.
결국 난 빈 지갑으로 방콕하며 침대맡에 잔뜩 쌓아논 책과 데이트할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좀 어렵다고 생각한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군주론" 두권을
스타치스님께 강제로 빼앗겨서 새의선물을 읽기로 했다.
솔찍히 여류작가의 수다스로운 문체에 적응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얼마전에 마스터한 "옛우물"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럭저럭 진도나가고 있엇는데...
책읽는 것도 체력이 뒷바침되어야 가능한 일...
허리도 아프고 등골도 시리고,,,,
바로 그때,,,,,,,,
고이 고이 모셔둔 등산화가 징징 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등산화가 우는 소리를 듣다니,,,,,,드디어 내가 이기어산의 경지에 도달했단 말인가 ?
무작정 집을 뛰쳐나와 산을 향해 달렸다.
최초 목적지는 가지산
산오름에게 문자로 조언을 구해보니 아이젠 없이는 힘들꺼라나 ?
하여 경주 남산 용장골로 진로를 변경했다.
계곡을 따라 열심히 오르다보니 " 설잠교" 가 가장 먼저 반겨준다.
입에 단내를 풍기며 계속 오르자
지금은 빈터만 남아있는 용장사지가 쓸쓸한 남산을 지키고 있었다.
용장사지 바로 위 언덕에 석불좌상과 마애여래좌상이 나를 반겨준다.
나도 모르게 입에서 시한구절이 튀어나왔다.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불러도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
그렇게 난 천년이라는 시공을 뛰어넘어 신라 석공과 인사를 했고,
사라진 부처님의 얼굴을 애타게 떠올리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봉우리 위에서 삼층석탑이 수습은 새색시마냥
살그머니 모습을 드러낸다.
마지막 남은 힘을 다해 정상에 도달하니,
저 발밑으로 사바 세계를 굽어보고 있는 삼층석탑에 압도되어 한동안 멍하니 있엇다.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고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네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그래,,,,나도 뛰어봤자 부처님 손바닥 안이고,
결국은 대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왜이리 늦게 깨달았는가 ?
삼화령 정상에 올랐다.
좌청룡 고위산, 우백호 금오산, 북주작 통일전, 남현무 경주평야를 거느리고 있는 삼화령 정상에서
잠시 명상에 잠겼다.
매월당 김시습이 칩거하면서 최초의 한문소설을 썻고,,,
금오산의 이름을 빌려 " 금오신화" 라고 명명했던 그곳,,,
여기서 울나라 최초의 소설이 탄생했다는 사실이 내 가슴을 울먹이게 만들엇다.
(왜냐하면 나도 한때는 소설가 지망생 이었으니까 ㅠㅠ)
하산길,,,
오를때와는 반대로 마치 물찬 제비처럼 몸을 날리며 내려갔다.
10대 시절에 인생은 10km 로 달린다.
20대는 20km
30대는 30km
40대는 ??
..........
..........
.....................80km
50대는 상상초월
60대는 무한대....
내 인생이 과연 어디쯤에서 하차 할지 어찌 알수 있으랴 !
계곡입구에 도착하니 덩그러니 용장사지 푯말이 눈에 들어온다.
산행초입에는 너무 작아서 그냥 스치고 지나간 것이
하산길에 보이다니....
한때 고색찬연한 불교의 성지가 지금은 겨우 작은 푯말하나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니,,,
아,,,,내가 인생길을 하차한다면,,,
그 누가 내 이름을 기억해 줄것인가 ?
~~아름다운 이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할수 있을까 ?
해탈을 꿈꾸었으나,,,,,,반푼수 되어버린 그날,,,,
난 여러분들께 아름다웠다고 감히 말할수 있다.......용장골의 속살을 !
첫댓글 뭔말인지 몰것넹...ㅋㅋㅋ
저두 잘 몰라유 ,,,ㅎㅎㅎ
좋은 곳에 다녀오셨네요. 나도 가고 싶어...
꼭 가보세용 ^^
좋은 산행하셨네요.....작년에 남산 갔을 때 다른 쪽으로 올라가서 용장골에는 못 가봤는데 올 봄에 한 번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용장골로 올라갔다 금오산, 또는 고위산으로 하산하는 코스 강추합니다 ^^
멋진 사색산행이네요..ㅋㅋ
오를때는 그저 헥 헥 ^^
ㅎㅎㅎㅎ 멋진 설을 보냈구료~
저 신발 너희 미용실 밑에서 샀다는 거 ^^
잘보고 갑니다. 그러고보니 남산에 가본지도 꽤 오래되었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훈님 방가 방가 ^^;;;
제가 알기로 고어텍스는 일종의 방수기술의 이름이에요^^... 아마 4만원이면 올해 제품이 아닌 트렉스타 제품일듯하네요.... 트렉스타 제품 거의 마데 차이나에요. 그러니 좋은 신발 의심마시고 잘 신으셔요^^. 노스페이스도 거의 모두 중국산이랍니다. (회사에서 자주 등산다녀서 본의아니게 알게되네요...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