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아시안 게임 축구경기가 막을 내렸다. 잘 아는데로 한국이 우승해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뼛속깊은 숙적인 일본은 준우승 즉 은메달이었다. 결과는 한국이 2대1 승이었다.한국은 아시안게임에 대단한 당근을 매달아 놓았다. 바로 금메달에 군면제라는 것이다. 이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였다. 예전에 먹고살기에 급급하고 한국전쟁 이후 세계에게 가장 가난한 국가 다시말해 북한에게 전기공급을 받아야 하는 그런 슬픈 역사를 겪었다. 불과 60년전 일이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신문에 호외 즉 특별판이 제작될 정도였다. 그러나 어느날 부터인가 아시안게임의 인기는 시들해지고 올림픽도 그다지 대단한 것이 아닌 것처럼 국민들이 판단할 정도로 한국은 전반적으로 그가운데서도 스포츠가 그러했다. 한국의 스포츠 스타들이 해외로 진출해 대단한 활약을 벌이기 시작한다. 넘사벽이었던 해외 프로축구가 대표적이다. 차범근 선수가 그랬고 박지성선수가 그랬다. 축구로 날이 밝고 날이 지는 그런 무대에서 당당하게 한국의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발목을 잡는 것이 바로 병역의무이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물이 오를대로 오른 선수가 병역 의무를 위해 2년정도 선수생활을 그만두면 사실 그것으로 선수생활은 종막을 고하게 된다. 정말 힘들게 키워온 재능을 그렇게 두는 것은 국가적인 손실이라는 여론이 일기 시작한다.그런 여론을 감안해 올림픽 축구에서는 너무 장벽이 높으니 상대적으로 우승가능성이 높은 아시안게임 축구게임에서 우승하면 병역면제를 주는 것으로 법 개정을 한 것이 아니였던가.
하지만 이번 중국 아시안게임에서 축구대표팀의 행보는 눈에 띄게 극성이었다. 지난 대회때 송흥민 황의조 김민재 선수들이 참가해 금메달을 거둘 때와 비교하면 이번에는 전세계에 유별나게 난리를 피운 상황이었다. 언론과 대표팀 감독의 탓이 지대했으리라. 손님을 끌려는 의도였는지 아니면 황선홍 감독의 유별성이 두드러졌는지는 모르지만 이번 중국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축구팀의 혼란상은 극치에 다달랐다. 그 가운데 중심에 놓은 것이 바로 이강인 선수이다. 그를 둘러싼 이런 저런 이야기들로 한국뿐 아니라 프랑스에서도 이제 이강인선수가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이유가 바로 병역면제라고 못을 박아 버렸다. 어찌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것이 병역혜택때문이었겠는가. 국가를 위해 나라의 명예를 위해 참가하는 것이 최우선이고 그 부산물로 병역혜택까지 받으면 금상첨화라는 시각이 아니라 오로지 병역혜택만을 위해 경기에 참가하는 것으로 인식되게 만들었다.
경기가 끝난뒤 중국과 일본의 언론과 네티즌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한국선수들 병역면제를 위해 혼심의 힘을 다해 저돌적으로 이기기위해 달렸다...그렇게 군대가는 것이 그렇게 싫은가...한국선수들에게는 너무도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바로 병역면제였다.그들의 눈에는 불길이 달아 올랐다. 군대를 가지않겠다는 처절한 의지였다... 등이었다. 특히 마지막까지 팀에 합류여부를 둘러싸고 여러 이야기들을 낳은 이강인 선수에 대한 말들이 많았다. 이강인 일병 구하기 대회였다는 라이언일병구하기를 패러디한 문귀가 상당했다. 지금 어린 나이에 세계적인 팀인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에 소속된 이강인을 위해 한국이 라이언일병 구하기에 나섰고 결국 라이언 일병 아니 이강인 이병을 살려냈다는 비아냥소리가 일본과 중국의 언론을 장식하고 있다.
틀린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다. 한국 언론들이 너무 호들갑을 떨었고 한국의 축구관계자들이 너무 이강인에 목을 맨 점이 충분히 있다. 마치 이강인 선수가 없으면 한국은 우승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초조감이었다. 그래서 아시안게임전부터 이미 축구에 있어서는 한국팀은 이강인에 너무 목매어 있고 이강인을 위한 이강인의 경기처럼 보여지기 충분했다. 사실은 그렇지 않았는데 말이다. 이강인 선수외에 다른 선수가 없었는가. 그렇지 않다. 선수 개개인 모두 대단한 한국의 선수들이었다. 선수 한명 한명이 최고의 선수들이었다. 그리고 이강인 선수가 합류하기 전부터 팀웍을 쌓아 대단한 조직력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 코칭스탭들의 호들갑이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 올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나머지 선수들 모두 엄청난 조직력과 팀웍을 구사하며 이번 대회 실절직인 우승을 일구어냈다. 그들 모두 챔피언이다. 비록 아시안권이지만 말이다.
이번 결과에 대해 중국과 일본의 반응은 앞서 언급한대로 바로 병역혜택에 맞춰지고 있다. 한국선수들은 오로지 병역면제 즉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사력을 다해 싸웠다...눈에 불을 켜는데 어찌 그들을 당할 수 있겠는가 등등이다. 참으로 가소로울 수밖에 없다. 그래 너희 일본과 중국 젊은이들이 형식적인 아닌 강력한 의무적 군입대를 경험한 적이 있던가.그야말로 강력한 의무제로 군에 입대하는 징집제와 그냥 지원해서 가는 모병제는 하늘과 땅 차이이다. 그래 너희 중국과 일본이 한국 젊은이들이 운명적으로 겪는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강력한 병역의무를 어찌 알겠는가. 한국의 유행가중에 가장 많은 것이 바로 군입대와 관련된 것이다. 대표적인 노래가 바로 이등병의 편지이다. 집 떠나와 열차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부모님께 큰 절하고 대문 밖을 내설때. 가슴속에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지만 풀 한포기 친구 얼굴 모든 것이 새롭다.....뒷동산에 올라서면 우리 마을 보일런지 나팔소리 고요하게 밤하늘에 퍼지면 이등병의 편지 한장 고이 접어 보내요...이런 노래의 행간을 너희 중국과 일본이 어떻게 읽을 수 있겠는가.
그렇다. 한국 선수들은 그 병역면제를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을 상대로 한 경기 만큼은 병역면제가 아닌 정말 중국과 일본을 이기기위해 사력을 다했을 것이다. 한국 어린 선수들은 잘 알고 있다. 지금 한국에 존재하는 의무 병역제는 바로 일본과 중국때문에 생긴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이 한일 강제 합병을 하지 않았으면 또는 한국전쟁때 중국군이 개입하지 않았으면 한국이 분단될 일도 지금같은 휴전상태가 70년이상 계속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당연히 한국 젊은이들이 의무적으로 병역의무를 행하러 젊은 나이의 청춘을 2년동안 바치지 않았어도 되었을 것이 아닌가. 일본과 중국은 아는가. 젊은 나이에 이별을 말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떠난다는 것을 말이다. 혹시나 군시절에 고무신 꺼꾸로 신을까봐 그 두려움에 잠에서 벌떡벌떡 일어나는 이등병의 마음을 너희들이 감히 알기나 하는가. 고된 훈련을 마치고 혹시 가족과 여친의 편지가 도착했을까 숙소로 미친 듯 달려가는 한국 젊은 군인들의 심정을 어떻게 알겠는가.
중국과 일본에서 지적하는 이강인 일병 구하기라는 단어는 참으로 불편하다. 물론 패자들의 넋두리라고 받아드릴 수 있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너무도 강하다. 지금 한반도의 아픈 역사를 그들이 다시 되씹게 하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 언론과 대표팀 관계자들이 그런 분위기를 일부 조성한 면도 없지 않아 있지만 적어도 중국과 일본만은 한국 선수들에 대해 그런 지적을 할 자격도 그런 위치에 있지도 않다. 그들은 한국선수들이 그런 마음과 정신을 갖게한 주된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번 경기 결과로 이강인 이등병만 아니라 23명의 이등병 대상자들이 군면제를 받았다. 하지만 23명의 면제된 이등병후보들은 그들의 온전한 경기와 선수로서의 발전을 위해 기꺼이 머리깎고 열차타고 부모님께 큰 절하고 태어나 처음 가보는 두려운 곳으로 사랑하는 여친을 두고 떠나는 수많은 같은 나이의 동료 국민들의 희생이 있다는 것을 결코 잊으면 안된다. 그들은 당신들의 짐을 나눠지고 있다는 것을 한시도 망각하면 안된다. 그러기 위해 더욱 노력해서 기술 연마하고 조국 한국의 축구를 위해 뛰고 또 뛰어야 한다. 그것이 이번에 비야냥으로 등장한 이강인 일병 구하기라는 요상한 지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다.
2023년 10월 8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